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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147 댓글 21



                             봄이 왔는데 온 세상에 겨울 같은 역병이 몰아치고 있다.

                             뜻하지 않은 잉여살이, 마스크를 단단히 하고 인근 공원에 갔다.

                             평소 같으면 엄청 붐빌 운동기구도 낮잠을 자고 있다.


                             하얀 목련꽃이 벙그러져 피어 있다.

                             카메라에 담기 위해 목울대를 곧추세우고 찍는데,

                             흔들어대는 봄바람에 쉽게 초점이 잡히질 않는다. 


                              목련이 너무 예쁘다.

                              먼 기억 속 그녀의 우윳빛 가슴을 닮았다.

                              갑자기 불타는 열정을 담아 입맞춤하고 싶어 졌다.


                                         ***


                               이때쯤이면 꼭 생각나는 시가 있다.

                               자연을 소재로 일상의 생각과 성찰을 노래하는 서정시인

                               복효근 시인님의 '목련후기'이다.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 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다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미친 사랑의 증거가 저리 남았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봄의 찬란한 빛을 반사하며 흰 빛이 더욱 눈부신 목련 꽃잎.

                                          '순백의 눈'에 비유될 만큼의 아름다운 이 꽃이

                                           어느 날,

                                           누런 수의(壽衣)로 갈아 입고 맥없이 땅으로 낙하될 무렵,  

                                           꽃잎은 피돌기라도 하는지 약한 맥박과 호흡이 느껴진다.

                                           슬프다.

                                            마치 우리네 인생 같아서... 

                                                              ( 잠 못 이루는 새벽에.. 주야조사)

 

Comment '21'
  • ?
    용왕님 2020.04.10 05:09
    이 아침에 주야조사님의 불타는 열정에 쓸쓸한 눈물이 비춰지다니 ...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0 07:52

    대구낚시, 문어낚시, 열기낚시와 우럭낚시...
    예년 같았으면 몇 번이고 바닷바람을 쐬었을 터인데,
    두 달 전, 동해 황열기 낚시 다녀온 뒤로 창살 없는 감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모른척하고 그냥 가면 되겠지만, 가족의 만류를 넘어 겁박에
    역마살의 두 손이 꽁꽁 묶여 사는 이 현실을... 조사님도 잘 아실테지요.
    갈등과 혼란으로 이젠 그만 마음의 병이 생겨 잠도 오질 않아
    이런 푸념도 해봅니다.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미~이~잇!!!!~~씁니다...^^

  • profile
    이어도(강인병) 2020.04.10 07:40
    떨어지는 꽃잎에 슬픔을 느끼시다니..
    아직은 감성이 팔팔(?) 하십니다.^^
    떨어져서 슬픈게 있으면 올라오는 것에 기쁨을 누리시면 되죠 머^^..ㅋㅋ
    몇일 후 따스한 봄 햇볕을 맞으며 올라오는 우럭과 열기로 기쁨을 함께 누려 보시죠^^
    진도에서 뵙겠습니다.^^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0 08:06

    에효!~~ 야전생활 십 수년 하더니 직업 탓인가...
    이젠 감성도 눈물도 메말랐나 보다.
    떨어지면 슬픈 것이고, 올라오면 기쁨에 환희를 누리면 되지....
    ㅋㅋㅋ 허긴.... 그나마 나을거라는 제주도 아무개도 감성이란 것, 메말랐지...
    感性이 Killer된지 오래고... 이 봄에 감성 나눌 사람이 없어요.
    외롭네요... ^^

    열기와의 왈츠가 일주일 남았는데,
    무박3일 외박증이 나올 기미가 없어 걱정 태산입니다.
    부득이 무단 탈영을 해야지요.. 도와주세요.. ㅎㅎㅎ

  • profile
    이어도(강인병) 2020.04.10 08:47
    건강 걱정에 외박증을 끊으셔야
    외출이 가능하실 때가 행복하신거죠^^
    목줄 풀린 똥X마냥 어디를 나가고 들어와도 신경쓰는 이 하나 없는
    저 같은 신세야 말로 진짜 처량한것 같은데요... ㅋㅋㅋ
    가만히 보니
    걱정해주시는 분이 많다는 것을 대놓고 자랑하시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0 12:36

    아직 귀부인께서 60 성상이 안 넘으셨쮸?..^^
    60이 넘으면 여성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성격도 사회성으로
    반전이 되면서 다소곳, 얌전은 어디로 가고 약간의 공격성(?)을 띠게 됩니다.
    잔소리도 심해지고... 반찬 투정만 해도 눈팅이 멍드는 분도 있지요...ㅎㅎㅎ
    잔소리 안 하고 관심 덜 받을 때 행복한 줄 아세욧!~~
    자랑?.... ㅋㅋㅋ
    세월의 내리막 전차를 곧 타실 텐데.... 그땐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어도님!~

  • profile
    결사 2020.04.10 09:50
    ㅋㅋㅋ 꾼들의 지금 심정을 절묘히도 표현하셨네요...
    글타고 탈영은 하시지 마셔요.ㅎ
    저는 탈영(?) 한번 했다가... 두고두고 아들며느리 올때마다 마눌이 핀잔 전달합니다.ㅋ

    주야조사님은 열기와의 왈츠 1주일전..
    저는 우레기와의 탱고 1주일전..

    그 좋은 바다는 아직 거기 있겠지요??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0 12:43

    오늘도 넌지시 바다 이야기 꺼냈다가 그나마 쇠고랑 찰 뻔했습니다.
    이러하니 탈영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안 되는 상황...
    아직 일주일이 남았으니 지혜를 모아야지요..ㅎㅎㅎ
    정 안되면 딸라 빚을 내어서라도 환심을 살 예정입니다.
    60이 넘은 여자는 돈 세는 소리에 아주 만감하다고 들었거든요..ㅋㅋㅋ

  • profile
    루피 2020.04.10 10:07
    자 여러 조사님 다들 쉰 넘어셨죠. 마눌님 눈치 보느라. 힘드신거 공감 합니다. 그래도 마스크 쓰고 소독제 챙겨서 떠나 봅시다. 오늘 밤 출발 합니다. 손이 근질거려 안되겠어요. 저는 탈영감행 합니다. 아침에 장비 챙겨서 출근 했어요.ㅎ
  • profile
    결사 2020.04.10 10:15
    아..ㅎㅎ 루피님 넘 부러버~~~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0 12:50

    루피님, 잘 다녀오시고요.

    가정 무단 이탈죄를 각오한 탈영에 적극 찬성합니다.
    탈영은 곧 해방이니까요..
    우리의 해방구... 바다... 그 바다를 향해 홧팅!~~^^
    준비 철저히 하시고 대박 내고 오십시오.
    고맙습니다.

  • profile
    anioni 2020.04.10 13:44
    妻城 에서 바다로 향한 탈출은 無罪 입니다

    꽃 본 나비
    물 본 기러기
    어딘들 못가랴...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0 20:55

    일주일 후 탈출은 벌써 비밀이 샜나 예보가 썩 좋지 않게 나오네요.
    나비나 기러기 모두 비행에 문제가 생기겠어요...ㅠㅠㅠ

  • profile
    분당우러기 2020.04.10 21:56
    행님^^
    일탈하지마시고25일주작대기모임이나 집중하셔야할듯~
    며칠 안~남았네요~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1 03:48

    암, 여부가 있겠습니까... 집중해야지요.
    무척 기대됩니다.
    요즘처럼 울적하고 심란할 때는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란
    물질이 많이 감소된다고 합니다.
    이럴 때는 낚싯대도 좋지만, 주작대기 둘러메고 떠나보는
    낭만여행도 좋지요...
    감사합니다.

  • profile
    들풀의친구 2020.04.11 16:04
    허허참.
    낚시다니신지 한참되셨나 봅니다
    글에서 풋풋한소녀의 냄새가 나네요 ,,,,,
    얼떵 낚시가방 챙기시지요 ~~~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2 13:05

    낚시도 못 간 아쉬움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봄이 오니 나이 먹은 우리에게도 춘심이 살아나나 봅니다.
    님도 풋풋한 향기를 느끼셨다면 님의 맘에도 봄이 왔고요....^^
    서서히 채비를 챙겨야겠습니다.

    들풀님, 농사 준비를 하시느라 요즘 많이 바쁘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profile
    바다상록수 2020.04.12 19:45
    목련이
    피어 날때이면
    가거도의 우럭들이 생각납니다
    목련은
    봄을 알리는 수호신으로
    바다의 우럭꽃도 피어나지요

    바다와의 인연
    낚시와의 인연
    감사 드림니다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3 23:59
    ╋┏━┓╋♡╋┏━┓╋♡╋┏━┓┏━┓╋♡╋┏━┓╋   .* " ' " *.
    ★┃댓┃┃글┃┃에┃┃감┃┃사┃┃합┃┃니┃┃다┃★  :  ^-^  : 
    ╋┗━┛╋♡╋┗━┛╋♡╋┗━┛┗━┛╋♡╋┗━┛╋   "* . . . *' 。○ㅇ˚。
    바다를 좋아하고 낚시를 좋아하다보니 이런 행운의 인연도 생깁니다.
    늘 함께해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 profile
    옹고집 2020.04.13 10:13
    으휴~~
    저 위에는 서로들 자신들에 잘남을 자랑질 하느라고
    시끌 시끌 한데 신경 쓰지말고 다가오는 출조일에
    날씨나 신경쓰자고유 ㅎㅎㅎ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20.04.14 05:31

    누구?.... a 분?...ㅎㅎㅎ
    열 본 읽어봐두 자랑질이 아닌디유?...^^
    시끄럽지두 안 쿠유... 괜히 갈굼 당하시려고..ㅎㅎㅎ

    두 분이 어제 저 보고 180호 갈치 봉돌 가져오라고 하던데...

    옹고집님, 조심하셔요...

     
    채비박사님께서 이번에 제대로 된 채비 좀 만들어 민생들께
    나눠주세요. 며칠 남지않았습니다. 뵐날까지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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