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군산권에서 다운샷이 활성화되고 있기에 다시 찾았습니다.
근 10년만에 찾은 비응항...뜻은 정반대의 의미이지만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군요.
예전의 모습은 한군데도 없네요.
국가의 예산을 모조리(물론...그럴 수도 없지만 ㅎ) 붓지 않고서야 이런 모습이 나올 수 있을까요?
달라진 국력을 보는 듯해서 뿌듯한 마음이 슬며시 들기도 합니다.
새벽 4시 반쯤 도착해서 일기예보를 보니 전날 이곳에 엄청난 비가 왔네요.
당일에도 새벽에 엄청 호우가 있을 것이란 예보구요.
마침 천둥, 번개와 함께 퍼붓더니 순식간에 계곡물 불어나듯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그간의 경험으로 저염도 상황이 생각나 "몰황의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약된 배가 들어옵니다.
배가 들어왔으니 천둥, 번개, 호우에도 일단 배에 올라탑니다.
고어텍스 상의만 걸친 탓에 순식간에 아랫 쪽은 상상초월입니다.
그래도 곧 선실에 들어가니 여름인 덕에 오전 중에 마릅니다.
배가 첫 포인트에 도착할 때 쯤 비가 그쳤는데, 덕분에 오전 10시 정도 까지는 아주 시원했습니다.
가게에서 50호를 추천해줬지만 낚싯대의 휨새를 고려해 40, 50호 각각 1봉지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40호추 채비를 담그는데 흘러가는 속도가 제주도 인치쿠낚시 저리 가라네요.
아...오늘 쉽지 않겠다...(군산권은 다운샷과 참돔 타이러버를 병행하는 듯 합니다.)
채비를 걷어들이고 재차 입수시키려는 찰라, 선장이 저와 제 동행 조우에게 "잠깐만...!"
잠시 후에 우리의 채비를 보더니, "이 채비론 한 마리도 못 잡는다." 하는 겁니다.
그리곤 제게는 " 한 마리라도 잡으면 선비를 되돌려주겠다" 하네요.
낚시를 시작하기도 전에 낚시꾼에게 이런 모욕적인 언사를 하는 선장을 처음 봅니다.
바다낚시 경력이 20년을 훌쩍 넘어가는데...이런 젠장!
참고로 저의 채비:
원줄 - 고센 슈퍼 에깅 0.8호, 쇼크 리더 - 에이스 3호를 직결,
바늘 - 캐츠 클로우 316 3/0호, 웜 - 캐츠 클로우 점박이 빨강색 5인치.
낚싯대 - 리쿠(Riku)사 갤럭시 ST 662 (Jig wt. 40~100g),
릴 - 다이와 루키나 100 HL
그런데 그 날... 참! 고기가 물지 않네요. 배에 탄 모두에게...
10시를 넘어서자 날은 엄청 더워지는데 그 상황이 이어지고 짜증이 나기 시작합니다.
짜증이 나면 날수록 선장의 그 말이 생각납니다.
결국 오전에 잔챙이 우럭 한 수 하고, 오후 2시반경 대광어(60 오버급) 한 수로 마감했습니다.
10명의 낚시인 중 3명이 꽝이시네요 ㅉㅉㅉ
그의 말대로 한 수 했음에도 선비를 되돌려주지는 않네요 ㅎㅎㅎ
지키지도 않을 말을 왜 그리 용감하게 했는지는...궁금합니다.
손님 속 뒤집어지라고 했을까요? 좋은 표현도 많이 있을텐데...
하다 못해 "요즘 4/0 에 잘 걸리네요" 라고만 했어도 말이죠.
선장의 이유론 저의 채비 바늘이 3/0 사이즈라 작아서 못 잡는다는 겁니다.
(참고로 다이와 루키나 설계자는 3/0을 기본으로 쓴다고 하네요.)
그렇더라도 자기 손님에게 "한 마리도 못 잡는다. 아니 한마리라도 잡으면 선비를
되돌려주겠다." 이러는게 무슨 망발일까요?
솔직히 저는 가끔 공동출조를 하기도 하는 점주입니다.
물론 당해 군산점주는 예전 단골이어서 잘 알지만, 선장은 예전 사람이 아니라 절 알지 못합니다.
독선이 아니면 저도 선비를 항상 냅니다.
그리고 동종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될 수 있으면 출조점, 선박을 이해해주려 노력합니다만
이 날은 "꽝"을 친 우리의 동료 조사의 편을 마구 들 수 밖에 없었답니다.
저와 같이 간 동료 한명은 잔챙이 우럭 한마리와 깻잎 사이즈 광어 한수에 그쳐(방생)
그야말로 열받았었거든요.
다행히 그 친구는 "선비를 되돌려준다"는 모욕을 당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었지요.
폭우, 폭염, 몰황인데다가 하루종일 모욕적 언사가 머릿속을 흔들어
아주 괴로운 하루를 보낸 군산의 바다였네요.
첨언
철수길에 생각해보니 선장,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데... 말을 가려서 하지 않은 것 같네요.
혹시 이 글 보신다면 날씨도 무더운데 꾼들에게 말조심하세요.
더 안써도 아시겠지요? ㅎㅎㅎ
예약이란! 지켜야 한다라는 고지식함에 저 역시 출조점으로 강행 하였지만요.
그런정도의 일기에는 취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구요.
새벽에 이미 비가 많이 오고 있었고요~~~~
우럭출조는 군산,격포 수시로 다녀봐서 선장님이나 사무장님의 손님대하는 서비스는 흠잡을데 없다 라고 생각하였었는데~~
이번 광어 출조를 처음으로 승선해 봤더니 윗 동네 충청도권 보다 뭔가가 2%부족한 느낌이랄까요...
그런게 저만의 느낌이었는지 모르겠지만요...
아마도 나이롱 님께서도 그런 기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