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주 낚시를 가기는 하지만,
매번 갈때마다 세가지의 즐거움을 나 나름대로는 느끼며 즐기고 있습니다.
낚시가기전에 하는 이번 낚시의 어종선택, 선사결정, 채비준비, 다른분들의 경험낚시법 유튜브 보기.... 이것이 제1락이고,
낚시를 하는 그날의 배위에서 그 좋은 바다를 보며 드리우는 낚시대 끝으로 전해지는 손맛... 이것이 제2락이고,
낚시를 마치고 돌아와서 집사람과 마주앉아 소주한잔과 같이 하는 입맛이 제3락이지요.
그런데...... 이번 출조에서는 그 중 마지막 제3락을 빼앗겼습니다...
아침에.... 상쾌한 바닷바람의 약간은 비릿한 냄새를 맡으며
비몽사몽간에 첫 포인트까지 가는 시간은 늘그렇듯... 너무나 설레는 시간이었지요.
그런데....
첫포인트에서 오늘의 주요 대상어인 농어가 너무쉽게 바로 올라오고서 들은 선장님의 멘트를 듣는 순간,
아.... 뭔가 잘못되었다....
" 오늘 잡는 고기는 모두 타이채워서 어창에 넣어주세요. 조황사진 찍겠습니다.
놀래미, 우럭도 모두 절대로 개인물칸에 보관하시지 마세요."
이잉?/??
농어, 광어만 어창에 넣는 것이 아니고 우럭, 놀래미까지??
그 멘트를 듣는 순간.... 아... 오늘은 회는 끝이다....
배 전체 조사들이 낚은 고기 모든 어종을 모두 모아 둔다면,
입항시에 피빼기는 거의 불가능한 수의 마릿수가 될꺼고....
어창에 들어간 우럭은 입항시에 거의 대부분이 배를 하늘로 하고 있을거니,
그 때 피빼기를 시도한들 이미 끝난 후일테니.....
아..... 선장님이 변하셨나.....
작년에 만난 이 선장님은 이렇게 까지 하시며 조황사진을 강조하시진 않았는데...
하긴..... 이 글을 쓰고 있는 결사도 그 조황사진들을 훑어보며 선사를 택하고 있으니...
(저도 반성합니다.)
너무도 열심히 하시는 선장님 덕에, 다른 배가 모두 입항한 후까지 낚시를 하다가,
그렇게 그렇게 오늘의 낚시가 끝나고,
너무늦은 탓에 조황사진마저 항구에 들어와서야 찍습니다....
농어, 광어, 우럭, 놀래미...
어창에서 나온 그 놈들을 선상에 펼치고 .... " 농어야 활 짝 웃어봐..."ㅎㅎ
( 참,,, 선장님들... 여름엔 불타는 갑판에서 이런 짓은 하지 맙시다... )
몇몇 대어(?)를 낚은 분의 개인사진까지 찍고나니,,,,
날은 어두워지지..... 집으로 돌아갈 우리 조사들의 맘은 급하기만 하죠....
그런 그 때엔 살아있는 농어 조차도, " 피 빼드릴테니 기다리세요..." 라고 선장님이 말 못하는 것은 당연....
행사(?)가 끝나자마자,
너무나 당연히...
우리는 자기 타이색이 매인 고기들을 (난장에서 싼 물건 서로 먼저 차지하려는듯) 달려들어
그렇게 아박이에 줏어담기 바쁩니다.
농어... 더구나 지금 시즌의 농어... 이거 회 아니면 어떻게 먹죠?
피 덜빠진 농어를 회떠본 경험이 있는지라, 피 안뺀 농어를 가지고 가신 분들의 표정이 선~ 합니다.
(참고로 저는 그날 애럭 몇마리로 개꽝이었습니다.)
저마저도... 아니나 다를까....
집에와서 늘~ 하던대로.... 집사람이 손질을 할 씽크대옆에 잡아온 고기가 든 아박이를 두고,
목욕탕에서 낚시장비 손질과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그런데... 늘~ 있던 회가 없다.....
ㅋㅋㅋ 쫄깃쫄깃한 우럭횟꺼리가 벌써 등따기당해(?) 절여져 있네요....
첫우럭 한마리 회뜨던 집사람이 물어보지도 않고 방향을 회에서 구이로 급선회해 버렸네요.
낚시꾼마누라 40년의 내공이지요.
피 안뺀 고기는 아무리 행주로 피닦으며 회를 떠도 안된다는 것을 아는 집사람의 긴급조치.....
선장님들......
피빼기는 최소한 입항전 30분전에 찔러서, 한 30분정도 다시 물속에서 놀게하여 주시면 안될까요?
그리고.... 우럭과 놀래미 피는 우리가 뺄께요.... 우럭 다 죽은 다음에 찌르면 뭐하나요?
조황사진은,,,, 아박이 모아서 찍으시면 되잖아요....
그 선장님.... 저가 참 좋아하는 배 선장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