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을 설치고 18일 05시 30분경 선사에 도착하여보니 출조할 인원은 10명이고 배는 "ㅈㅇㄷ호"가 아닌 "ㅊㅇ호"라는 것이었습니다. 선사사장 왈 "ㅈㅇㄷ호는 남해로 갈치잡이를 떠났다"네요. 그러하니 "ㅊㅇ호"로 출조하라는 거였습니다. 날씨도 별로 좋을 것 같지 않고 출조선도 바뀌었으니 그냥 돌아가고자 하였으나 선사사장의 권고를 못이기는 체하고 승선했지요. 한 시간 여를 달려온 곳은 천수만의 내만(죽도 뒷편 바다), 물은 뒤집어져 진한 간장물로 탁하기 그지없었지만 이곳에서 낚시가 된다는 선장(순전히 감에 의지하고 앞에서 가는 같은 선사 소속의 "ㅇㅇㄹㄷ호"에 따라 움직이는 연세 많으신 선장님)의 말을 듣고 낚시를 했으나 감감 무소식(나만이 아니라 출조객들 모두). 시간은 흘러가고 어쩌다 나오는 주꾸미 한 두 마리. 어느덧 12시가 되어 점심을 먹는데 별미로 즐기는 주꾸미라면이 아닌 잡은 주꾸미가 없으니 라면(주꾸미 한 마리 넣었다고 했음)에 찬 공기밥. 점심식사 후 또다시 도전했으나 여전히 소식없는 주꾸미. 이 날 잡은 주꾸미는 내가 2마리, 지인이 4마리, 옆에서 낚시한 분이 3~4마리 정도로 끝이었습니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귀항하는 속도는 왜그리 느린지?
소득도 없이 시간과 돈만 날리고 돌아오자니 어찌나 속상하고 화가 났던지 모릅니다.
최근에 쭈갑조황이 몰황이었고 더구나 예약을 받았던 배로 출조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사전에 공지하여 꾼들을 골탕먹이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출조한 나에게 잘못이 크지만, 사전에 말 한마디 없이 출조선을 임의로 바꾸고, 최근의 조황이 몰황인데도(그렇다면 예약을 받지 말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조황이야 상관없이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이러한 선사는 어찌하면 좋을까요?
맹세코 두번 다시 그 선사에 출조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저 뿐아니고 출조객 거의다 몰황이어서 예정보다 일찍 귀항하였습니다. 바다가 뒤집혀서 온통 흙탕물이라서 입질이 없었나봅니다. 그래도 님은 저보다 선비라도 4만원 싸네요. 선비에 교통비에... 혼자 썩은 가슴 부여잡고 꽉 막히는 저속도로 타고 귀가하였습니다. 그넘의 괴기가 왠수네요. 하지만 누가 알겠습니까? 그 시커먼 바닷속을... 어차피 지나간일인데 빨리 잊고 다음 출조 때나 기대해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