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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권 가을 삼치 트롤링

서해의 우럭은 수온상승의 영향인지 깊은 수심에서조차 호황의 소식은 없고
침선에서는 연일 왕대구가 자리를 잡은 것 같다.
아직도 수온은 높은 편이고 추석 이후나 되어야 근해쪽에도 우럭이 나올 것이란 것이
낚시업을 하는 분들의 공통된 생각인 것 같다.
우럭 조황이 안 좋은가보다.

얼마전 배를 타고 나가  미노우와 스푼을 이용한 삼치 루어 낚시를 다녀온 후 선상에서 먹어본
삼치회의 맛과, 집에서 예외적으로 반기는 삼치구이용 재료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친구 회사의
낚시 동호회 출조에 동행하게 되었고 우럭 낚시도중 커다란 대나무 장대를 내리우며 삼치를 잡는
모습을 언뜻 얘기로만 들었지만 몇가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상당히 궁금했는데,
직접 낚시(조업)를 해보니 궁금증을 한번에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어부지리님과 둘리님과 이른 새벽 안흥항에 도착하여 출항 전까지 고등어와 우럭을 잡기 위해
신진도로 향하고 여의치 않자 다시 안흥 내항으로 돌아와 어부지리님은 찌 낚시를 저와 둘리님은
루어대를 펴고 열심히 낚시 하지만, 어두운 테트라 포트의 위험과 한차례 쏟아지는 비를 피해
자리를 떠야 했다.
저번에도 똑 같은 시간에 비를 맞았는데..오늘도 역시…
요즈음은 비와 인연이 많은가보다..

신진도의 외항 주변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동안에도 비는 연신 퍼 붓고 몸이 일부 젖다보니
돌아가고픈 맘도 생긴다. 낚시점에서 친구의 낚시동호회팀과 만나 삼치 트롤링의 실력자로 인정받는
선장님의 배를 타게 된 것에 기대감에 승선하니
발에 묻은 흙을 직접 두레박의 물로 퍼 닦아 주는 호의를 베푸신다.
처음 있는 일인데….깔끔하신 선장님인가 보다.

배의 한켠에 자리잡은 삼치잡이용 어구를 눈여겨 보며
먼 곳에서 보던 대나무 장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한번 만저 보는 사이 배는 출항하고
목적지인 난도와 병풍도를 향해 아직도 어두운 새벽바다를 헤치며 나아간다.

신진항을 떠나며...


삼치 트롤링은 개인별로 진행하는 낚시가 아니니 할일도 없을 것이고
종일 햇볕 쏘이며 삼치회에 소주만 마시며 유람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느긋함으로
빈둥되고 시간 때울 생각을 했는데…나중에는 백병전을 치루는 보병처럼 아무 생각없이
지시하는 대로 신속히 움직이는 기계화 인간이 되어 버렸다.


알섬! 여기가 포인트인가보다.


목적지에 근접하자 선장은 조업 준비에 바쁘다.
커다란 대나무 장대가 30도 각으로 내려 지고 하나씩 줄을 묶고 내리는 사이
2knot 정도의 저속으로 움직이기에 잽싸게 루어대를 펼치고
배의 맨 앞에서 스푼과 미노우를 던졌다.

틈을 이용하여 루어 한번 날리고...


선장보다 먼저 삼치를잡아 보려 했는데 삼치는 올라 오지 않고 어느새 삼치잡이의
장비가 완료 되어 부랴 부랴 루어대를 접었다.
모두들 호기심에 배의 뒷켠으로 모이고 잠시나마 선장으로부터 삼치잡는 요령을
설명 듣는데…
아하~~~ 감이 왔다… 그렇구나!!
원리는 어찌 보면 간단 하지만 만만찮게 볼 수 없는 조구다.
먼저 배의 좌.우현으로 10m 정도의 긴 대나무 장대가 있고
대나무 끝에서부터 2m 정도의 간격으로 5섯개의 낚시줄이 있는것이다.
배의 좌,우현을 모두 합하면 10개의 낚시 줄이 내려지게 되고
낚시줄의 끝에는 삼치를 유혹하는 루어가 연결된다.

낚싯줄 준비에 들어간다.(가이드줄 먼저 준비하고)


삼치트롤링 준비 완료(고무줄 늘어나는 것만 보면 된다고?)


줄을 모두 내리면 당연히 서로 엉킬것인데..
줄마다 모두 길이와 무게(낚시줄에는 일정 간격으로 추가 달려있다.)가 서로 틀리고
배의 안쪽부터 짧고 무거운 줄을 사용하고 배 중심에서 벗어 날수록 길고 가벼운 추를 사용한다.
줄이 무게는 안쪽부터 2kg정도가 되고 두번째줄은 1.8kg, 세번째는 1.6kg..이런 원리로 보면 될 것
같다. 줄 길이 또한 안쪽은 60m정도이고 맨 마지막 줄은 100m가 넘는 것 같다.

결국은 배의 안쪽은 깊은 수심…멀수록 얕은 수심에 위치하여 다양한 수심을 공략하고 엉킴을 방지하는
과학적인 방법이라 사료되었다.
삼치가 루어를 물 경우 대나무와 낚시줄을 연결하는 부분에 탄력이 있는 고무 재질로(타어어 튜브)
연결하여 어신을 확인 하는 것이었다.

예술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얽힌 줄들이 전혀 꼬임이 없다.



조업이 시작되자 배는 3~4knot 정도로 움직이는데 곧바로  좌측5번…우측2번이란다..
무슨소린가??
말 그대로 2개의 낚시줄에 벌써 삼치가 걸려든것이다.
고무줄이 늘어난 정도로 어신을 확인 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경험이 많은 선장의 지시로
선택해준 줄을 감아 올리면 되고 올리는 줄은 즉시 바다로 재 투입되어 연속 작업이 되는 것이다.
처음 섬주변에서 올라온 삼치는 작은 씨알이다.

언제 어떻게 걸리나? 호기심...(그러나 이것도 잠깐이다. 좀 지루하다)



서로 당겨 볼려고 해보는데.. 삼치의 크기를 떠나 줄 무게와 배의 진행 방향과 조류의 저항으로
초반부터 팔이 아파오기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삼치가 60~80급이 되어감에 따라 하나 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굵은 씨알의 삼치는 쿨러가 좁아보이고 쿨러가 차올라 가면서 점점 힘이 든다.
이제 줄을 당기는 것이 힘에 부치고 미쳐 2개의 줄을 동시에 감아 들이지만 예약된(미리 걸려든)삼치가
늘어 난다. 종일 잡으면 200kg이상은 족히 잡을수 있을 것 같다.
옆사람보다 짧은줄과 작은 삼치를 올리면 더 좋아한다..ㅎㅎ

릴링이라고 해야하나? 꼭 두명만 동시에 할 수 있다.


삼치의 심한 몸부림은 배에 올라온 뒤에는 더욱 심했으며 무섭게 생긴 날카로운 이빨은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또한 삼치를 루어 바늘에서 빼낸 후 루어를 바다로 재 투입시에도 상당히 위험하다.
잔뜩 당겨진 루어 바늘에 신체의 일부를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치의 이빨에 살짝 스쳤는데도 손가락에 피가 비치고 고통을 참아야 하는 친구 모습이 안스러웠다.

올린 후 조심하지 않으면 크게 다칠 수 있다.



드디어 모든 쿨러가 가득 찼다.
대형 쿨러에는 큰 씨알 작은 쿨러에는 작은 씨알로 가득차고..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ㅠㅠ

기념사진은 늘 즐거워...(어떻게 잡았는지 지들이 알리 없지!^^)


기념사진


기념사진


장비를 철수 하는데도 30분이 소요되고 난도에 근접하여 부표에 정박하여 신선한 삼치회와 점심을 먹는데..
모두 지쳐서인지 입맛이 없어 보인다.
삼치회는 초고추장보다는 양조 간장과 겨자를 겸한 양념이 어울린다하여 먹어보니 그 맛이 괜찮다.
잠시 섬을 향하여 미노우를 던져 보지만 맑은 물에 해파리와 학공치 떼만 무수히 많을 뿐 반응이 없다.
오후까지 나머지 시간을 우럭 낚시로 변경하여 병풍도 궁시도 옹도 지역에서 우럭을 낚아 보지만 씨알이 20이 갓넘는 수준이고 쓸만한 씨알은 극히 드물다.
아직도 수온이 높다고 선장이 혀를 찼다.

아니 이동넨 우럭낚시에도 삼치가... 에구 질려...



들기 버거운 쿨러에서 삼치의 내장까지 정리후 얼음을 채운 후 무거운 쿨러와는 반대로 가볍고
즐거운 맘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아무래도 당분간 밥상에는 삼치구이가 빠지지 않을 것 같고…
이번 경험으로 당분간 삼치가 먹고 싶더라도 아마도 대형 마트나 생선가게에서 돈주고 사먹을 것 같다.
몇일이 지난 지금도 손과 어깨가 저려온다..
아무래도 비가 계속 오려나보다..



대물인지 아닌지 보기전엔 모른다.



뱃전까지 와서야 "4짜네 5짜네..."



요 순간만큼은 진지하게



찰나의 손맛(?)도 있다 1



찰나의 손맛(?)도 있다 2



찰나의 손맛(?)도 있다 3



찰나의 손맛(?)도 있다 4



3~40미터 앞에서 삼치는 수면으로 뜬다



오전에 쿨러채우고 전투 마무리 - 병풍도 우럭낚시로 이동



그러나 우리의 전사들은 픽픽 쓰러진다.



배에서만 맛 볼수 있다는 삼치
지친 우리의 전사들은 입맛도 없다나...
이렇게 남아서 갈매기밥으로 헌납했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그 고소함
삼치 고유의 은은한 향과 담백함은
와사비의 매콤한 맛과 어울려
마치 혀 위에서 차르르 맛 구슬이 구르는 것 같은
특이하고 오묘한 맛입니다.




삼치트롤링
분명 손맛이 어떻다고 말 할수 없습니다만.
그러나 입맛만큼은...


작성자 :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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