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조그마한 일터에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 휴가를 명 받았습니다.
공휴일까지 포함 6일을 온전히 내 숨터 바다에서 보내기로 하고, 6일 토요일 아침에 조랑말을 타고 혼자서
80km를 유지하며 고속도로 바깥 차선을 따라 유유자적 여수로 향합니다.
경차라서 고속도로에서 100km가 넘으면 중형차 버금가는 연비가 소모된다고 합니다.
또 요소요소에 숨어있는 속도 카메라 의식할 필요 없으니 한껏 여유를 부리며 가는 녹색의 여름길이 너무 좋습니다.
요즘 휴가 패턴은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休家)이라고 하는, 집에 머물며 책도 보고, 가까운 백화점 쇼핑
또는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며 보내는 휴가(머무른다는 뜻의 ‘Stay’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를
많이 선호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역마살로 살아 온 저로서는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며 자연속에서 정신과 몸을 쉬게하는 힐링이라는
낚시 휴가(休暇)만 있을 뿐..^^
도착한 오후에 막걸리(김종선님)이 주신 명주와 송갈치님이 인천에서 고속버스로 보내주신 살아있는 왕새우와
낙지, 아우님이 담양에서 갖고 온 죽향 한우 쇠고기를 놓고, 지인들과 회포를 풀며 향유하는 바닷가 파티는
삶의 터울거림과 허덕거림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합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잊지 않고 다음에 꼭 갚을게요..^^)
모두 출조를 떠난 고자누룩한 돌산 군내항의 밤은 적막감이 도는 정도를 떠나 괴괴합니다.
무수한 별빛이 내려앉은 이 항구, 잠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보니 세파에 찌든 몸이 한없이 가벼워집니다.
여기는 애면글면하던 일상의 괴로움과 번뇌 등 고민거리들이 범접치 못하는 우리만의 성이라는 생각이 들면서요..^^
출조 첫날 일요일, 뜸하던 저녁 타임이 지나고 8시가 되니 무서울 정도로 줄타기 입질이 시작됩니다.
씨알이 평균 3~4지, 왕갈치 5지도 중간 중간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니 예년 같지 않은 한여름 백도 밤바다가 더 뜨겁습니다.
2시경에 이미 쿨러 도장을 찍고 이후는 지인들을 위해... ^^
다음날은 전날이 비해 조금 조황이 떨어집니다.
여유를 부리며 채비를 고등어 위주로 공략, 30 여수의 고등어를 잡았습니다.
이유는 이 싱싱한 고등어로 일본인들이 즐기는 고등어 초절임회(시메사바)를 만들기 위해서이죠.
작년에 시도했던 이 시메사바(締鯖)를 대성공을 거두어, 지인들로부터 칭송을 받았던 기억을 살려
이번에 제대로 만들고 싶어서였습니다.
충무로에서 사업하던 시절에 일본의 교토에 갔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새콤달콤한 이 초절임회 맛에 반해 갈때마다 시메사바 거리인 사바가이도(鯖街道)에
자주 들리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맛을 기억하며 고등어 초절임회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제대로 양을 늘려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여러분께서도 만들어 냉동고에 보관하시면 맛도 좋고, 영양이 뛰어난 이 초절임회를 1년내내 드실 수 있지요.
산에 가신다면 안주로 이 보다 더 좋은 인기 메뉴는 없구요...ㅎㅎㅎ
* 고등어 초절임(시메사바)만들기 *
1) 양판뜨기(일명 석장뜨기)로 시작을 합니다.
찬물에 고등어를 씻어 바로 포를 떴습니다.
쿨러 아래 위로 얼음을 가득 넣어 가져온 고등어는 죽은 게 아니라 마치 잠자는 것 같은 선홍빛 싱싱함을 보여주네요.
이런 식으로 20 여마리를 손질하였습니다.
2) 그림으로 보시는 바와 같이 좀 많다 싶을 정도로 천일염을 뿌려 염장시켜 줍니다.
이 소금이 삼투압 현상으로 고등어의 수분을 빼내게 하는 것입니다.
보통 기준으로 1시간~1시간 30분가량 절여둔다는데, 저는 냉동고 속에 넣고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
조금 짜게 만들고 싶어 2시간 만에 건져 물에 씻어 물기를 뺀 다음....
3) 물기를 딲고 보니 무르던 고등어살이 이처럼 꾸덕꾸덕해지며 탄력이 생겼습니다.
4) 윤기 자르르 흐르는 20마리의 포를 쌓아 놓으니 제법 많아 보입니다.
벌써부터 먹고 싶어 군침이 돕니다. ^^
5) 식초에는 합성식초와 천연식초로 나뉘는데, 이는 몸속에서 분해되어 알칼리성으로 변하는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그래서 우리 몸의 산성화를 막을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되는 영양소이죠.
식초의 주성분인 초산은 피로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고 체내 노폐물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살균작용과 변비 예방에도
좋다고 합니다.
* 식초액의 준비물 (20마리 기준)
사과식초 또는 기타 양조식초 1.8리터 1병. 설탕은 종이컵으로 반컵. 청주는 종이컵으로 2잔. 레몬 2개. 양파 2개.
대파 2개를 잘게 썰어 잘 저어 준 다음, 2시간 전에 냉장고에 두실 것.
6) 식초와 설탕 그리고 청주를 붓고 기타 야채를 넣은 다음, 고등어가 완전 담기게 하여 1시간 반 정도 2차 숙성을 시킵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요즘처럼 더운 상온에서 식초에 담가두면 고등어 껍질이 녹아 잘 벗겨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식초액을 냉장고에 두거나 아니면 얼음을 조금 풀어 차게 한 다음 작업하셔야 합니다.
더불어 말씀드리면 선도가 떨어지는 고등어도 비닐막 같은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으며
살이 껍질에 묻어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7) 붉게 느껴지던 살이 숙성의 첫 단계를 거치면서 삶은 것처럼 좀 하얗게 변색되었는데,
아마도 적혈구의 헤모글로빈이 파괴되어 그렇겠지요..
성가신 일이지만, 핀셋으로 가시를 일일히 뽑아 주셔야 하며 아래 갈비뼈도 뽑아 주셔야 합니다.
8) 이렇게 손으로 잡고 가시를 빼 주는 손쉬운 방법도....
9) 냉수 식초액에 적정하게 담금과 직접 낚아 온 싱싱함이 더불어져 껍질이 아주 잘 벗겨집니다.
10) 드디어 10시간 이상을 소비하며 정성을 들여 만든 시메사바 절임회와 절임 초밥이 술상에 올라왔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탓에 만드는 과정과 레시피를 만들며 핸폰으로 촬영하는 프로세스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너무 힘이 들었어요..^^
그러나 외출하고 돌아온 집사람을 위해 저녁에 한상 차렸습니다.
너무 좋아해서 저도 힘든 줄 모르고 기뻤습니다. 인증샷 한 장 찰칵!~~^^
11) 완성된 고등어 초절임회....
작년부터 일부 맛 보신 고등어 시메사바의 레시피를 공개해 달라는 여러 조사님들을 위해 맛도 중요하지만,
긴장하며 비쥬얼쪽으로 무게를 두고 열심히 전문 쉐프를 따라서 흉내를 한번 내어봤습니다.
고등어 위에 다진 생강, 쪽파 썰고, 매콤한 고추냉이가 준비되지 않아 비슷하며 색깔도 이쁜 홍고추를 썰어 얹었습니다.
옆에는 옥상에 있던 파와 깻잎을 깔고 빨간 방울 토마토를 열十자로 칼집을 내어 벌려 꽃처럼 만들어 봤네요..^^
12) 초밥을 만들고 지난번에 잡아 냉동고에 보관한 문어 한마리를 데쳐 썰어 절임 고등어와 함께 초밥위에 얹었습니다.
일본산 간장에 와사비까지 곁들이며 청주 한잔씩 넘길때마다 내 마음은 백도 앞바다를 헤엄치는 듯한 환상에 젖어듭니다.
13) 김에다가 얹은 두 점의 시메사바, 비린내가 전혀없고 농후한 짭쪼름 식감과 혀를 감아도는 산미(酸味)의 세계가 주는
새콤달콤은.... 목넘김이 아까워 한참 입안에 머뭅니다.
비로소 청주 한잔이 섞여 목을 타고 넘어갈 무렵, 기대를 뛰어 넘는 충격과 전율의 풍미 깊은 맛에 취해버립니다.
* * *
여러분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잡히는 탐스런 고등어를 얼음에 잘 잠겨 오셨다가 그림을 따라 한번 만들어 보십시오.
비타민 2와 철 성분의 함량뿐만 아니라 오메가 3 지방산까지 듬뿍 들어 집에 계시는 노인분들이나 자녀들 한데
최고의 영양식품으로 자신 있게 권장합니다.
기억력 증진, 혈압까지 낮춰준다고 하니... 금상첨화가 아니겠습니까...
냉동실에 넣어두고 고단한 퇴근길에 가족과 함께 하는 단란한 시간도, 건강 챙기고
일석이조이네요...^^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야조사(16.8.14)
도전해보겟습니다 항상유용한 정보 감사드리고 행복
하시고 건강하십시요 저도병상에서 바다에 또 가야지
하는생각 으로 더회복이 빨랏던거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