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활한 바다, 그 가운데 홀로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을 뽐내는, 신께서 특별히 조각한 백도를
앞에 두고, 배는 헐떡이던 숨을 내쉬며 풍을 내립니다.
제법 파고가 있어 보이지만, 갈치낚시는 장판같은 바다보다 역시 파고가 좀 있어야 입질이
잦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죠.
세념(世念)을 다 채비에 묶어 바다 밑으로 침잠시키니 이제야 구년지수 해 바라듯한 꿈을
실감합니다.
맑은 공기와 눈을 시원하게 하는 바다가 참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두 팔을 뻗어 몇 번이고 만세 부르듯 기지개를 켜며 깊은 심호흡 합니다.
유유자적 호연지기로 가을 바다가 주는 신선한 해기(海氣)를 가득가득 가슴에 채웁니다.
왕갈치의 꿈
모두들 왕갈치의 꿈을 안고 또 쿨러를 가득 채울 꿈을 안고 떠나는 바다...
참 마음대로 안 되는게 바다입니다.
미끼는 뭐가 좋고, 채비는 어떻고, 생물들과 교감하는 어떤 뇌쇄적인 액션이 필요하고... 등등.
여수로 내려가는 버스 안에서 조옹(釣翁)의 오랜 경력의 무용담을 들으며,
역시「낚시는 연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의 연인(戀人)이 아닌, 연구하고 탐구하며 인내하는 연인(硏忍)말입니다.
***
이런 왕갈치를 낚으면 기분이 날아갈 듯 좋지요. 옆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말입니다.
창왕님의 표정도 역시 굿...^^
그런데 유독 잔 갈치보다 사진처럼 대왕갈치는 아니지만 대체로 큰 갈치를 잘 잡는 분이 계십니다.
정말 갈치가 사람을 알아보는 듯 말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이유를 말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이런 분일수록 갈연(硏)과 참을인(忍) 즉, 갈치에 대한 깊은 연인관계를 갖고 계시거든요.
옆에 있던 광어잡이님의 쿨러에도 이런 대왕갈치가 몇마리 놓여 있어 찍힌 사진이네요.
저도 연인관계에 있는 분들을 또 다른 각도에서 연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괜스레 옆눈길하며 째째하게 기술(?)을 훔치는 것보다, 당당하게 막걸리 한잔 나누며,
아니면 과자 한 봉지 건네면서 물어보면 기대 이상의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자만심을 버리고 연인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전날에도 쿨러 80% 채웠는데, 8시까지 입질이 뜸하자 같은 선단 3호의 연락을 받고 바로 이동을 결정합니다.
그렇게 해서 밤새 꾸준한 입질을 받았지요. 씨알도 좋았구요.
이어 이튿날은 초반부터 꾸준한 입질 행태를 보입니다.
새벽 1시에 벌써 쿨러를 이미 채웠습니다.
바닷물을 붓고 빙장을 좀 한 다음, 물을 빼니까 밑에 있는 얼음이 녹아 갈치가 내려 앉습니다.
때마침, 초릿대가 부러질듯 요동치더니 삼치가 채비를 낚아챕니다.
채비 손실로 여유가 생겼으니 고등어 썰어 숨겨간 소주 한 병에 옆사람과 나눔으로 추억을 만듭니다.
이번엔 아예 갈치 통미끼로 크고 길게 썰어 공략합니다.
시험삼아 집어등도 달지 않고 내려 보냈는데, 집어등 달 때와 별 상관없이 입질이 꾸준합니다.
지금까지 쭉~ 사용해온 집어등의 효과가 의문시 되는 순간이기도 하더라고요.
액정 화면에 표시된 45m에 고정, '먹을테면 네 마음대로 따 먹어라' 그냥 뒀더니 역시나...
조금후에 힘찬 입질을 보입니다. 바로 훅킹 시도...
잔 갈치들이 미끼를 조금씩 갉아 먹은 듯, 그러나 올라온 갈치의 미끼를 확인해 보니
미끼 끝쪽 갉아 먹은 흔적이 보이는 미끼가 있습니다.
다른 녀석들이 조금 갉아 먹어도 미끼가 어느 정도 있으면 큰 갈치들이 다시 취이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미끼는 뼈채로 엇썰은 큼직한 풀치가 으뜸이고, 올라온 삼치도 좋고, 천대받는 만새기도 아주 훌륭한
생미끼로서 갈치들에겐 큰 대접을 받는 호이(好餌)지요.
처음부터 잔씨알보다 큰 녀석만을 노리고 이와 같은 미끼를 계속 사용하시면, 량보다 질이 좋겠지요.
꽁치 미끼보다 대체로 질긴 생미끼인 이들의 챔질 방법은, 초릿대 약한 움직임에 신경 쓰지말고 입질층에
고정해두고 '에라~ 네 마음대로 먹어라'식으로 두다가 제물걸림으로 크게 초릿대를 처박을 때 쯤에 두 바퀴
정도 빠르게 감아 완전 훅킹시켜 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채비 회수 시간보다 조금 더 놔 두면서 계속 입질을 받아내는 것이 유리 하다고 하겠습니다.
미끼가 크면 확실히 작은 녀석들은 취이에 부담이 되는 큰 미끼를 피하면서 큰 녀석들에게 그만큼 기회를
준다는 것으로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쿨러에 쌓이는 것도 풀치보다 훨씬 재미도 있고 속도도 빠를 것입니다.
갈치들이 동중국해로 월동장을 떠나기 전에 적정수온이 유지되고, 그들이 아주 좋아하는 곤쟁이들이
바다를 빨갛게 떼지어 물들이고 있습니다.
게걸스럽게 먹어야 몸을 불리고 에너지를 축적, 먼곳으로 이동하는 힘을 갖게 되는 시기로서
이전보다 계절적으로 식탐이 강하고, 미끼에 대한 쟁탈전이 심한 이 때에 왕갈치 낚시가 제격입니다.
또한 이러한 식탐이 왕성할 때는 경계심까지 줄어들어 편안한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이들이 주로 바닥권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바닥에서 약 5m 정도 띄우고 입질을 받으면 상황에 따라 그대로 두거나 아니면 한 마리 정도 훅킹시킨 상태에서
서서히 릴링 하면서 줄태우기를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그날의 주위의 입질 패턴이나 선장의 지시에 따라 결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참고가 되어 떠나실 때, 즐겁고 유익한 갈치낚시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자 적어 보았습니다.
아주 간편한 집어등 걸이 만들기.
집에 나뒹굴고 있어 처지 곤란한 철사 옷걸이를 이용, 집어등 걸이를 만들어 봤습니다.
시중에서 팔고 있는 것 못지 않게 아주 좋네요.
그림과 같이 만들어서 낚싯대 고정기(일명 방아쇠)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바람이 불거나 배가 꼴랑거릴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간결하여 휴대하기 편하며, 쓰다가 잃어버리면 또 만들면 되고요..
잘 만들었다 생각하시는 분들께서는 댓글 칭찬 한 번 보내주십시오..ㅎㅎㅎ
감사합니다.
***
줄걸이용도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너무 간편하고 아주 유용 합니다.
참고 하십시오.

우~와 멋져부러요 형님~!
집어등 걸이 25.000원 하던데.....바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옷걸이가 잘 구부려 지는지....사진상은 쉬워 보이는데...하면 어렵겠죠)
그리고 즐낚하심이 그려집니다
다음에 가실 때는 저도 낑가주세요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