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 가면 온통 중국 사람들로 문성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딱 보면 어딘가 모르게 한국 사람과 다르게 보이는 그들,
생김새가 몽골쪽에 가까워 대부분 얼굴형이 통통하며 동그란 형이 많고
또 이마가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 보다 가장 넓고 턱이 짧은 편이라 금방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타고 온 버스에 ㅇㅇ旅䢟(여유)라고 적혀 있네요.
중국에서는 여행을 旅䢟라고 하고, 또 여행객을 遊客(유객)이라고 하는데,
한자를 풀이해 보면 여행이나 여행객이라는 표현보다 旅遊나 遊客이 오늘날
여행의 수단과 목적으로 봐서 정확하고 합리적인 어휘가 아닐까 생각을 갖게 됩니다.
여행은 사전적 의미로 집을 떠나 볼일이나 구경을 목적으로 나다니는 것으로 규정하지만,
旅遊는 이동하면서 보고, 듣고, 즐기는 행위의(遊)를 추구하는 또는 손님(客)이니
이 참에 우리도 바꿔보는 것이..^^
각설하고
낚시도 이제는 여행이라는 단순 잡는(낚는) 목적을 떠나, 산자수명과 기기묘묘한 바다의 풍광을
감상하면서 자연의 경이로운 속살을 더듬으며 즐기는 旅游(여유)의 조유객(釣游客)이
되어야 할 때라는 생각을 갖게됩니다.
모든 바다의 개체수도 이제는 급감하여 예전 같지 못하니
각 선사의 조황 보고에 너무 연연치 마시고 내 마음에 싹 들고 편하게 해 주는
단골 선사를 정해서 바다가 주는 만큼 얻고 즐기며,
정을 나누는 그런 낚시(樂時) 풍미를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2개월여 만에 떠나는 호젓한 남도의 열기+우럭낚시를 다녀왔습니다.
조용히 혼자 떠나고 싶어 딱 한자리 남은 예약을 얼른 하고선
준비물을 챙기는 마음이 여느 때보다 여유롭고 또 평화롭습니다.
지난번 갔을 때, 열기나 우럭들이 배가 불룩하고 생식공이 열려서
한참 새끼들을 바다에 쏟아낼 때라 생각하여 미안한 생각으로 그동안 출조를 참았거든요.
지금은 거의가 다 산란을 마쳐 홀쪽한 상태였습니다.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에 호남권은 비가 제법 내립니다.
비는 오지만 물바람이 없어 바다는 완전 장판 수준으로 배가 유리 위를 달리는 것 처럼 흔들림이 없습니다.
비옷을 꺼내입고 낚싯대를 잡으니 시원하고 기분이 참 좋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깊고 편안한 휴식, 찌든 감성까지 다 회복시켜 주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동승한 인천의 단체분들, 몇 분들은 채비나 운용이 조금 부자연스럽습니다.
착한 쿨러까지... 초보가 많은 듯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챙겨주며, 즐기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싱싱한 횟감을 놔두고 마른안주에 귀한 옥주를 나누는 모습을 보다가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열기나 쏨뱅이 한 마리씩 걷어 오시면 제가 회를 떠 드릴게요."
솜씨가 없어 대충 떴습니다.
용수철처럼 튀어 나르는 젓가락들,
마치 냉수 마시듯 옥배(玉盃)들의 현란한 춤.
저도 종이컵 고봉으로 두어 잔 받아 마셨는데, 목넘김이 비단길입니다..
주유백약지장(酒有百藥之長), 술은 모든 약 가운데 으뜸이라고 했지요.
오늘만큼은 간에 기별 정도 느낄 만큼 적당히 마시니 이 말이 실감 납니다.
이왕 얻어 마셨으니 밥값은 해야지요.
기분이 좋아 부지런히 여기저기 얽힌 줄 풀어드렸습니다.
저도 여유를 좀 부리는 것은 소위 말하는 먹을 만큼 잡았으니까요..^^
순한 바람에 가르는 물결 뱃전치는 소리, 이 즐거움 진실로 으뜸이네.
포인트 찾아 물살을 가르며 달리는 배, 일어나는 하얀 포말, 금방 잡은 어회에 소주 한잔,
한잔 술 들이키니 넓고 푸른 바다가 내 가슴에 있도다.
해무로 인하여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없어져 버렸습니다.
옥빛 바닷물 위로 우뚝 솟아난 갖가지 형상의 기암들로 이루어진 다도해 섬들,
여인의 속옷같은 실루엣속에 섬들은 그래도 세상의 진애를 말끔히 씻어주는 유토피아처럼
느껴졌습니다.
봄날 고요한 남해바다 벽옥같은 일렁이는 물결, 내가 이 그림속에 있구나..

전복의 먹잇감으로 양식하는 미역양식장, 우리나라 전복의 약80%를 생산하는 완도.
樂在風波不用仙(낙재풍파부용선) : 즐거움은 바람과 파도에 있고 신선이 됨이 필요 없어라.
(漁家子 - 張志和)
열기 시준 막바지에 사국지(열기,쏨뱅이,우럭,볼락)낚시를 했습니다.
열기는 시준이 끝난듯하고 이제부터는 우럭이나 갈치낚시를 준비하는 남도의 배들,
혹여 완초님들께 혹여 도움이 될까해서 이날 낚은 사국지 사진,
간단한 설명과 더불어 올려드립니다.
볼락과에 속하는 쏨뱅이, 생긴 모습은 민물이 사는 쏘가리와 흡사합니다.
같은과에 속하는 우럭, 열기나 볼락보다 색채가 더 화려하고 맛 또한 비교가 안될 만큼 육질이 좋아 최고로 쳐줍니다.
낚시하다보면 완전 바닥층에서 서식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닥층 맨 밑 바늘에서 자주 입질을 받으니까요.
노래미처럼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미 몸속에서 부화되어 몸밖으로 배출하는 태생(胎生)입니다.
해조류가 무성한 곳에 3~4회에 걸쳐 새끼를 내 보냅니다.
그래서 치어 생존율이 매우 높지요.
학명은 불볼락으로 흔히 '열기'라고 일컫는 예쁜 고기입니다.
주로 동물성 플랑크톤 또는 작은 어류를 어류를 섭식하며 난태생으로 2~5월경 치어를 방출합니다.
맛이 좋아 회, 구이, 찌개등 다양하게 이용되는데, 크기가 한계가 있어 횟감의 대중성은 인정받지
못하나 쫄깃한 육질 만큼은 쏨뱅이 다음으로 쳐 주는 고급 횟감입니다.
완도권하면 바로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이 왕열기낚시의 보고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줄타기를 하며 올라온 그 광경을 보고 '겨울 바다에 피는 꽃'으로 비교하기도 합니다.
학명은 조피볼락이라 하는데, 우리는 흔히 '우럭'이라고 부릅니다.
큰 녀석은 70cm까지 크기도 하지만 보통 개우럭이라고 하는 것은 40cm이상의 성장된 성어를 뜻합니다.
대중 횟감으로 모르는 분들이 없을 정도입니다. 서해에서 주로 서식하는 어종이죠.
체장이 비해 겁이 많아 침선이나 어초에 숨어 지내는 야행성 어종, 이 역시 태생(胎生)입니다.
남해 서부보다 남해 동부쪽 통영권에서 오히려 더 많이 잡히는 것으로 체장이 20~30cm정도로
볼락과에서 가장 작은 싸이즈입니다.
작은 관계로 횟감보다 오히려 젓갈용으로 더 유명한 어종입니다.
몸 색깔은 서식 장소와 수심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며, 회갈색을 지닌 것이 가장 많고
이 역시 난해성의 태생어로서 우리 나라 남부 연해에 많이 분포하며
서해쪽에서 잡히는 볼락과는 생김새며 색깔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낮익은얼굴,보고싶은얼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