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릴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실력에 고급은 어림반푼, 중고로 찾아본다. 운 좋게 다이와 저렴한걸 찾았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가끔 액정이 어두워지는데 작동 중에는 문제가 없어 그리 불편하진 않았다. 싼 맛에…
그리고 전동릴이 부끄럽지 않아야 하니
다시 인터넷을 뒤져가며 낚시 방법을 공부한다. 다 그런 내용이다.
나도 아는 것들이다.
내가 저렇게 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반대의 의견도 있으니 이것저것 다 해본 셈이다.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하나로 귀착이 되었다. 내 손의 감각이 무딘 것이다.
그러다가, 예전에서 몇 차례 봤던 어부지리를 다시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떤 글의 한 귀절에서 눈이 멈춰버렸다.
“이 유혹을 이기는데 몇 년이 걸렸다면 여러분 이해 하실런지요.”
다들 아실 구절이지 싶다.
이 글에서 과거의 나 자신의 낚시 패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무릎을 탁 친다. 그렇구나, 그랬었구나……
-. 감각이 떨어지니, 바닥을 찍고 가다가 어초를 만나면 어김없이 걸린다.
-. 운 좋게 감아 올려 어초 위로 올라서면 입질이 없다.
너무 감았나 해서 풀어주면 어김없이 걸린다.
-. 다행히 입질이 왔다 싶으면, 괴기가 머리를 쳐 박는 것을 미쳐 막지 못해
또 다시 어초에 걸어버린다.
그럼 그냥 들고 있으면 되는거여? 그런거여?
5월부터는 입질이 활발해져서 들고 있으면 올라와서 문단다.
이렇게 쉽다니. 이렇게 쉬운걸 지금까지 왜 못했지?
그건 앞에 적은 3가지가 이유였다. 그래, 그 것 외에는 없다.
그럼 예약해야지. 그리고 이왕 준비라도 잘하자.
채비도 직접 여유 있게 여러가지 유형으로 만들고 상황마다 써 보기로 했다.
6. 괴기를 만나다
안흥내항의 한 배를 탔다.
진짜 욕심을 버릴려고 한다.
그냥 낚시대를 읽은 글대로 담그고, 선장의 말대로 올리고, 기다리고,
그리고 또 내릴 것이다. 정말 그렇게 했다.
근데, 문다. 고기가 물어 준다.
가끔은 조금 기다리면 두마리도 물어준다.
주위 사람이 올리는 괴기의 반 수만큼은 올리고 있다.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만 반복해서 속으로 외쳤다.
이후 몇 차례 출조에서도 남들보다 많이 모자라지 않게 잡곤 했다.
해서 이제는 낚시를 간다고 하면 집에서 기대를 한다.
예전에는 “바람 쐰다 생각하고 잘 다녀오세요”가 전부였는데,
이제는 초밥거리 준비하겠다고 한다.
작으나마 먹을 만큼은 잡기 시작한 거다.
이 즈음에서 어부지리에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하겠다.
그 주옥 같은 글들이 없었다면 어땠을 것인가?
위의 글에서 전기가 찌릿하고 온 후에 거의 대부분의 글들을 섭렵했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많은 글들과 댓글의 의견을 쓰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또 한가지 예전과 달라진 점은 옆 사람과의 줄꼬임이 많이 줄었다는 거다.
거기다 낚시하는 폼을 보면 아 추가 끌리는 구나 줄 엉키겠네 하고
옮길 줄도 알게 된 것은 여유를 가지면서 얻은 추가 수확이다.
예전에는 점심때 매운탕거리를 수거할 때 아이스박스를 열어보고는
“언제 회로 다 떠드셨어요?” 했는데
이제는 “이거 한마리 가져갈게요” 한다. 달라진 거다.
7. 과연 “운칠기삼”인가?
과연 그런가?
이것부터 짚어보자.
어떤 이는 선장과 물이 95%를 좌우하고
꾼의 실력이 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은 5%에 불과하다고 한다. 과연 그런가?
<바다 물 속>,
이거야 사람이 어찌할 수 없으니 물때 좋을 때만 나가고,
아닐 때 가고 싶으면 대구 잡으러 가면 되니
조과에 미치는 영향은 많아야 30% 미만이라고 하고 싶다.
때로는 좋은 물때라고 나갔더니 물이 탁하더라 이러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이런 경우가 30%의 범위라고 생각한다.
이상이라고 하는 분은 물 때, 날씨 관계없이 막 나가시는, 한마디로 “광”인 분이다.
<선장의 실력>.
이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어떤 분은 전후좌우 골고루 대어주고,
붙이는 방향과 접근하고 있다는 상황까지도 상세히 알려주어 낚시를 도와준다.
그리고 비교적 잘 물기도 하고…
반면에 어떤 분은 잘 대는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선장도 있다.
우연히 탄 배의 선장이, 어쩌면 잘 하시는 분인데,
전날 과음을 하고 지금 숙취로 고생을 하느라 그럴 수도 있지만,
어쨌든 프로로서 그리하면 안 되는 것이기에 실력이 없는 것으로 말할 수도 있겠다.
이제 말을 바꾸자.
선장의 포인트에 대한 노하우와 포인트에서의 성의가 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꾼들은 어떤 배를 선택할까 고민한다.
사실 인기 있는 배에 예약을 하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
나가고 싶은데 예약이 꽉 찼다면, 할 수 없이 차선(?)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경험상 믿을 수 없는 배는 타지 말자.
이쯤에서 정리하면 잘하는 분과 중간 쪼금 미흡한 배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
나는 전체 조과의30%를 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사실 잘나가는 배와 그 다음 차선의 배의 조과 사진을 보면 잘 모르겠다.
사진 속, 손의 크기(?)가 조금 다르지만, 그냥 다 좋은 것 같다.
그럼 꾼이 제어할 수 없는 요인 중에 남은 것은 운이다.
그렇다 광어는 손님 고기이니 운이 있어야 만나는 거다.
그래서 잡아 올린 사람은 주위의 부러운 눈길을 한 몸에 받는다.
근데 요즘 찬찬히 주위를 살펴보면 그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 실력이 있으면, 운으로 얻을 수 있는 몇배의 광어 조과를 올리더라는 말이다.
또, 운이 나쁘면 계속 나쁜 건 아니다.
확률적으로도 계속 출조를 하다 보면 운으로 얻을 수 있는 조과의 량은 같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계속 운이 없다면, 낚시를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실 그 정도로 운이 없다면,
다른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대신 높다는 것 아니겠는가?
한두번의 낚시에서는 운을 말할 수 있을지라도,
계속된 출조에서는 운이 관여하는 폭은 매우 적다고 생각한다.
해서 이론은 있겠지만,
운이 조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저는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자신이 나머지 40%를 담당하는 것이다.
8. 과연 운을 뛰어 넘을 수 있는 낚시기술이 있는가?
언젠가 한 배를 탔다 만난 사무장이 있었다.
말이 약간 어눌한 느낌이지만, 묵묵히 여기저기 다니며 엉킨 줄을 풀어주고,
회도 떠주고는 한다.
그 부지런함에 감탄하고, 또, 왠지 인상이 좋아
내가 가지고 있는 간식거리를 나눠 먹은 적이 있었다.
이후 같은 배로 출조를 했다가, 사람이 적어 다른 한배로 묶어서 나간 적이 있었다.
한 배에 선장이 2명 사무장이 2명 탄 셈이었다.
해서 사무장 2사람 중 한사람은 번갈아 가며 낚시를 하게 되었다.
그 분이 내 옆, 옆자리 – 옆자리라고는 하지만 선수에 – 에서 서로 쳐다보며
낚시를 하게 되었다.
반가운 마음에 간식거리를 또 나눠 먹는다.
그리고, 예전, 들었던 말이 있어 유심히 보았다.
더구나 내 바로 옆자리 분이 멀미를 해서 가끔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한마디로 기가 막히는 조황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날 운이 따랐는지 배 전체적으로 조황이 괜찮았고,
광어를 2마리씩 잡은 사람도 몇 사람 있었다(저도 그 중 한사람 ^^).
근데, 그 사람은 낚시하는 시간은 다른 사람의 반이었음에도,
무려 6마리의 광어를 올렸다. 그것도 큰놈을 섞어서…
우럭은 마릿수를 얘기할 것도 없고 크기를 말해야 할 상황이었다.
일반 조사들이 아무렇지 않게 대하던 그 사무장이
깊은 바닷속 지형을 손바닥 보듯이 읽고
광어가 어디로 헤엄치는지 알고 있다고 해야 할 판이었다.
철수를 하는 뱃길에 선수 계단에 앉아있는데,
그 사무장이 다가 오더니 옆에 앉는다.
그리고는 자신의 낚시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어초 앞에서 줄을 내린 다음, 바닥에 닿으면 몇 바퀴 감고, 감각이 오면 또 어떻게 하고… "
그렇다 어부지리 어느 글에서 읽었던 그 내용과 - 세부는 조금 다르지만 –
비슷한 낚시법을 내게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 때 생각한 것이 “지금 내가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고수는 한길로 통하는구나” 였다.
이 분은 오랜 선상경험을 바탕으로 익힌 노하우였을 것이고,
어부지리의 글은 깊은 고민과 연구 그리고 실전을 통해 만든 경험일 것이다.
그 일 이후로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배 전체적으로 조황이 좋지 않아 선장에게 항의하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에도
적은 수지만 묵묵히 낚아 올리는 그런 분들이 있었다.
나는 그 분들에게만 운이 몰려갔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능력이 그 조황을 만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최근 배를 타면서 매번 조금씩 변형하여 직접 만든 채비로 낚시를 하다 보면,
어떤 채비는 낚시 줄 꼬임이 심하고,
어떤 채비는 바닥 걸림이 심하고,
또 어떤 채비는 입질이 덜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또, 출조 지역마다 조금 다른 채비구성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느낌을 갖곤 한다.
양호한 조황을 만드는 분들은
그런 것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9. 결국 길은 있는데…
선상 고수의 길에는 단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것도 모르던 초보단계,
갑자기 뒤죽박죽 엉켜버리게 되는 잘난척단계,
뭔가 하긴 하는데 결과가 없는 침체단계,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고 허탈해 하는 지금 나 같은 각성단계,
새로운 지식 또는 경험을 쌓아가는 수련단계,
묵묵히 낚시를 즐기며 조과까지 챙기는 고수단계,
그리고, 바닥을 읽고 괴기와 대화하는 단계는 신선의 단계일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각성의 단계에는 온 모양이다.
그리고 이제 몇 단계 남지 않았다. ^^
사실 단계를 더 만들어 봐야 까마득하게만 보일 테니
가지도 못할 거 기분상하게 멀게 만들 필요는 없을 터이다.
그리고, 이제 마릿수는 어느 정도 채운다고 생각하게 되니
크기에 대한 욕심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이것 또한 각성단계의 특징일까?
은근히 이 욕심이 사고를 치지 않을까 스스로도 적잖이 걱정이 된다.
나는 거의 혼자 낚시를 다니는 편이다.
주위에 낚시를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
사실 낚시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조용히 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배우는 게 너무 늦었다. 아쉬움이 크다.
배를 타 보면 다들 몇 분이 함께 오고 있으니 서로 배우는 것도 많을 것이다.
아마 그 분들이 저 같은 긴 침체를 겪지 않아도 될 것이니 얼마나 좋은가.
요즘 들어 느끼는 것은 단계별로 낚시하는 최적의 방법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초보면 초보대로, 이제 몇 년 경험이 쌓였으면 쌓인 대로,
손에 감이 붙으면 붙는 대로 구사해도 될법한 낚시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당신도 나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생각대로 손이 느끼지 못하고 반응하지 못할 뿐.
요즘은 가끔 눈을 감고 바늘이 되어본다.
물 따라 흘러가며 뻘을 지나, 자갈밭을 지나고, 어초를 만난다.
힘들여 어초를 올라서면 별천지가 보인다.
구석 구석에서 둥근 눈이 말끔히 쳐다보고 있다.
물이 빠르지만 않다면 저 틈 속으로도 들어가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후다닥 눈을 뜬다.
... --__--;;
욕심 부리다 바늘이 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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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아이디를 바꾸는 바람에 글을 수정하였습니다. (자유비행 -> 무상천)
한달에 16번도 타보고 취해 깨어보니 선실이었던 적도...-_-;;;;;;;;;;;;;;;;;;;;;;;
하나하나 더 해감에따라 왜 오는길에 오늘의 작전을 되집어보고
내일을 당장 기약하여 잠못드는 밤을 만들기도 하였는지..........^^;;;
중독............설레임.....^^;;;아마 여간하지않으면 못끊는 강력한 마약이지요...
늘 즐낚하시고 풍낚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