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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세요 배낚시



한달 전 격포K호 예약해 놓고 있었는데
출조일을 3일 남겨놓고 바라보는 해상날씨가 아리송송합니다.
북상하는 장마전선에 비소식도 있고 파고도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
출조를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비 맞으며 거친 파도와 맞서자니
동행하는 조우 중에 유독 멀미에 약한 분이 계셔 걱정이 앞섭니다.
이틀 전 바다상황을 설명해주고 출조가 괜찮겠냐고 물어보니 무조건 간다네요.
하긴 늘 멀미와 싸우면서도 낚시대 부여잡고 있는 친구이니...
출조 일정을 잡고 계획을 짜는 저로서는 이런 분들이 한없이 고맙지요.
출조 전일 다행히 장마전선이 북상하지 못하고 제주 이남에 머무르면서
비 소식도 없고 파고도 잔잔해지네요.
이 정도면 즐낚할 것 같네요.

출조일 사정이 생겨 이번엔 서울에서 격포까지 혼자 운전하고 내려가게 생겼습니다.
우앙... 전날 완전 날밤새고 잠 한숨 못잤는데...
또 날밤 새가며 격포까지 가야하네.... 휴...
정말 서해안 고속도로 휴게소 마다 들려가며 간신간신히 격포로 향합니다.
새벽 2시 30분 출조점 도착!
잠시 차안에서 졸고...
승선명부 작성하고 보니 항구로 이동,
배에 오르자마자 장비들 내팽겨쳐두고 선실로 들어가 딥슬립...
얼마나 이동했는지 모르지만 포인트에 도착했는데도 눈이 떠지질 않습니다.
보통 엔진소리가 잦아든다 싶으면 저절로 눈이 번쩍 떠지는데 말이죠!

간신이 몸 추슬러 갑판에 나와보니
하늘은 화창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파도는 찰랑찰랑...
즐낚하기 최적의 상황입니다.
자리 추첨도 우현 1번부터 3번까지... 4번은 빈자리!
대박을 예감합니다.
채비정리하는 손길이 바빠집니다.
동행한 조우들의 얼굴에서도 기대감에 찬 얼굴이네요.

첫 포인트 첫 입수!
바다가 완전 시커멓네요. 수심 75미터...
깊은 바다이니만큼 대물에 대한 기대감 급상승....
봉돌이 바다로 떠납니다. 퐁! 경쾌한 봉돌의 입수소리! 와우 굿캐스팅!
서서히 침선으로 다가가는 느낌!
선미부터 포인트에 접근.... 다들 조용...
포인트를 벗어났나 하고 기대도 없이 기다리는데 내게 이어지는 강력한 입질!
로드를 쭈욱 뽑아들고... 이어지는 우럭의 저항!
아싸! 나이스! 손 맛 좋고...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야 수면에 우럭이 뜨네요.
헉! 이게 뭐야? 30cm도 안되는 우럭이 올라오네요.
무게감이나 초릿대휨새로는 분명 4짜 중반 이상이어야 하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입수를 준비합니다.
사무장님 말로는 이 포인트는 대물터라고 하는데...
전원 채비를 바다속에 수장시킵니다.

이동 결정!
20분 포인트 이동... 초릿대는 잠잠...
30분 이동... 또 15분 이동...
바다상황은 분명 대박분위기인데 저 깊은 바닷 속은 잠잠하기만 합니다.
답답한 시간이 흐릅니다.

다시 도착한 포인트!
15미터급 침선인데 좀 특이하다네요.
바닥에서 3미터를 올라와 약간 평지를 이루다 다시 7미터까지 올라가고
다시 평지를 이루다 급격히 15미터로 높아진다네요.
웬지 재미있을 것 같네요.
일단 3미터권 유지!
그리고 입질... 아싸! 3짜 중반급! 좋아요. 아주 좋아요.
뱃전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오고 전동릴 돌아가는 소리에 활기가 넘칩니다.
다시 입수 이번엔 7미터권을 노립니다.
역시 강력하게 이어지는 입질...
로드 쭉 뽑아들고 손맛 즐기는데... 허거덕... 바로 15미터 직벽에 채비를 박네요.
흐미... 최소 4짜인데...
기운없이 올라온 채비에 봉돌만 달랑달랑...
계속 7미터권을 노립니다.
그러다 채비만 뜯기고...
하지만 이제부터 고구미님의 쑈타임이 시작됩니다!
4짜급 우럭을 쭉쭉 잘도 뽑아냅니다.
옆에 선 내가 봐도 얄미울 정도로 지속적으로 입질을 받아냅니다.
하도 바늘이 침선에 뜯기니까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바닥 16미터권에 봉돌을 정위치했는데
여기서 우럭들의 강렬한 짝사랑이 시작된 겁니다.
오매 부러운 거... (부러우면 지는건디...)
멀미쟁이님도 우여곡절 끝에 쌍걸이 완성...(생애 첫 쌍걸이랍니다. 축하축하!)
고기가 터져나오니 그 심하던 멀미도 안해요.
이어진 회타임에서도 우럭회 정말 맛있게 먹고요...
맞습니다! 우럭의 입질이 멀미 특효약이에요.
멀미쟁이님! 이젠 멀미하고 안녕을 고합니다.(하하하)
이후 물이 안가면서 입질도 끊기고... 포인트 이동!

섬 바로 앞 포인트에 도착했네요.
섬이 바로 코 앞인데 수심이 60미터가 훌쩍 넘네요.
3미터 침선입니다.
평상시대로 대충 50cm 정도 띄우고 침선으로 다가가는데...
후미부터 강력한 입질들이 들어옵니다.
우럭 4짜들이 여기저기에서 올라옵니다.
멍하니 있던 나는 침선에 그대로 헤딩!(이긍... 한두바퀴 감을걸...)
마음만 급해서인지 이때부터 난 완전 헤매기 시작합니다.
뱃전은 전동릴 윙윙거리는 소리와 웃음소리로 다시 활기차게 돌아가는데
난 중간자리에 계신 분, 좌현 분에 계신분, 옆 자리... 끊임없이 채비 엉키고
엉킨 줄 풀고 채비 보수하느라 입수도 못하고...
넣기만 하면 바닥 3미터 지점에서 4짜들 쭉쭉 올라오는데...
그냥 낚시대 확 뿌러트리고 싶은 마음만 드네요.
이런 나와는 상관없이 이제부터 멀미쟁이님의 쏘타임!
우럭 유영층을 어떻게 놓든 앞에서 들어가든 뒤에서 들어가든...
초릿대가 연실 꿈틀꿈들... 연실 4짜급 우럭들 뽑아냅니다.
좌우측 초릿대 입질 들어오는거 구경하다보니
이젠 기대도 들지 않네요.
이런 대박 상황에 벌써 몇 번을 그냥 지나쳤는 지...
선장님의 방송으론 이젠 물흐름도 바뀌었나 보다 라고 말하고
여기저기 아우성소리는 잦아들고 있고...
이젠 마지막인가보다 하고 봉돌을 내립니다.
(아! 입질층을 어디다 맞추어야 하나? 에잉... 채비가 뜯기던지 말던지???)
바닥 쿵 찍고 채비 정렬하고... 한바퀴 두바퀴 서서히 감아보는데...
쿡!
(어라? 이건 뭔 느낌? 침선에 도달할려면 좀 더 있어야 하는데... 이상하다!)
초릿대를 쭈욱 뽑아들어 봅니다.
컥! 뽑아든 초릿대가 바닥을 쳐박습니다.
한바퀴, 두바퀴 더 감아들여보는데...
이 육중한 무게감!
2-3초 간격으로 들어오는 쿡쿡거림이 없다면 거대한 산호초를 걸었구나 했을겁니다.
대물을 직감... 초저속으로 릴링합니다.
자기의 영역을 벗어남에 불안한 대물은 심한 반항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초릿대는 90도로 꺽이는 것도 모자라 로드 자체가 쑥 바다로 빨려갑니다.
와! 크긴 되게 큰가 보다!
로드 부여잡은 왼쪽어깨가 뻐근해지기 시작합니다.
3짜 우럭을 걸어도 4짜 이상의 느낌이 나는 로드인데...
최소 6짜 우럭이다 싶어 가슴은 쿵닥쿵닥... 손은 부들부들.... 머릿칼은 쫙 펴친 듯...
드디어 수면에 떠오른 우럭! 와우... 빵이 죽입니다.
무사히 뱃전에 랜딩하고 바늘을 빼고 들어보는데 요놈 잘 들리지도 않습니다.
무겁다! 정말 무겁다. 계측결과 54cm 오짜 우럭!
한 손으로 들고 있자니 팔이 부들부들 떱니다.
5짜 우럭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옆자리 멀미쟁이님 초릿대가 심상치 않네요.
전동릴이 서다 감기다를 반복하고...
와우... 이것 역시 5짜다 싶었는데 계측 결과 5짜에 육박하는 사이즈...
오늘은 사이즈가 모두 큼직큼직하네요.
마릿수가 조금 아쉽기는 한데...

돌아오는 길 여기저기 들려보지만 내만권 어초에선 우럭 구경하기 어렵네요.
이렇게 오늘낚시가 마무리됩니다.

오늘은 선상에서 대박조황을 이루는 법에 대해 많이 공부했습니다.
대박은 내가 잘 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그 날의 물 때, 바람과 물흐름의 방향, 그리고 수온 등 많은 변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이런 조건이 딱 맞을 때 대박이 이루어진다 하더군요.
같이 동출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정보를 나누어주고 싶어요.
다다음주 다시 한번 도전해 보고 자세히 말씀드리지요.

이제 특정 포인트엔 큰사이즈의 우럭이 들어왔음을 확인했습니다.
보름 정도 지나면 여기저기서 튼실한 우럭들의 앙탈거림이 보일 겁니다.
이젠 꽝조황의 부담을 떨치고 서해바다로 나가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친절하고 실력있는 선사 선택하시고요.
이상 해피피싱코리아 해피짱 김석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 '11'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11.06.13 14:45
    우럭 시즌이 도래합니다.
    말씀대로 드 넓은 바다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바다를 노래하고
    푸른 하늘에 회색빛 애환들을 적고서는 이슬이로 금방 지워버리는
    여유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생생한 서해 아랫녘 소식에 감사드립니다.
  • ?
    감성킬러 2011.06.13 15:54
    해피짱지기님~~ 우선 즐낚 축하드립니다. ^^*
    작년 가을 통영 갈치 때 처럼 한숨도 못주무시고 먼 길을 달려 가셨네요.
    그 열정이 만들어낸 행복한 조행기 숨도 쉬지 않고 읽어 나갔습니다. 헥헥~~~휴~~~
    바야흐로 서해 우럭의 본격 시즌인가요?
    이 때가 오기만 기다리셨던 분들에게 소나기처럼 입질이 쏟아지는 날들이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고구미님은 변함없이 동출 하셨군요. 더불어 즐낚 축하드린다고 전해 주십시요.
    <친절하고 실력있는 선사 선택>만 하면 만사 형통인 좋은 시즌~~~~
    스무명의 초릿대가 순서대로 쳐박히는 광란(?)의 군무(群舞)가 서해 바다 모든 곳에서 동시다발로 추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참!!!! 우럭의 입질이 멀미 치료의 특효약이라는 말씀!!!! 절대 공감합니다. ㅋㅋㅋ ^^*
  • ?
    김석태 2011.06.13 16:04
    주야조사님 오셨네요.
    님의 댓글 한자락이 늘 기운나게 합니다.
    올 시즌은 꼭 뵈야죠?
  • ?
    김석태 2011.06.13 16:06
    감킬님! 좋은 데 혼자 다니지 마시고 연락 좀 주세요.ㅎㅎㅎㅎ
    스무명 전원이 초릿대 쿡쿡 쳐박는 군무를 올해는 볼 수 있을까요?
    선미 또는 선수부터 차례로 쿡쿡 쳐박히는 장면 정말 장관인데...
    그 맛에 우럭낚시하는데...
    7월 2일 스케쥴 잡으셨어요?
  • ?
    감성킬러 2011.06.13 16:30
    7월 2일 어디 가시게요?
    연락 드릴게요~~^^*
  • ?
    김석태 2011.06.13 16:45
    7월 2일 물때로는 당연히 갈치 아니던가요? ㅎㅎㅎㅎ 쎈사리에 그믐 다음날인디...
  • ?
    감성킬러 2011.06.13 19:11
    아~~ 갈치....
    큰 바람이 한 번 불어 갈치 떼를 몰고 와야 할텐데요.
    조황 부지런히 확인해서 봉돌 던지러 한 번 가시자구요~~^^*
  • profile
    블루(유지영) 2011.06.13 19:13
    멀미의 특효약은 저와 같네요..*^^*
    한가지가 더 있다면 높은 파도로 아찔한 상황이 오면 멀미 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우럭의 계절인 것 같네요.
    즐낚하심을 축하드립니다.
  • ?
    둘리(이영택) 2011.06.14 10:06
    김석태님~
    훤한 인물의 사진과 글에서 당시 모습과 심정이 막 묻어나네요...
    즐낚과 손맛 보심 축하드려요...
  • ?
    김석태 2011.06.14 10:31
    블루님, 둘리님 축하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언젠가 선상에서 이슬이 한잔 올리겠습니다.
    늘 건승하소서...
  • ?
    백마강 2011.06.14 13:51
    멀미쟁이납시요!~~ 푸하하하하하!
    아직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있네요! 으히히히히..!
    웃는얼굴이 먼저이신 회장님 손맛제데로보고 즐낚했습니다!^_^
    항상고맙고 조만간에 또뵙죠!히힛 (쿨러는 제가 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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