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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낚시꾼에서 바다낚시출조점 출조기획실장으로, 또 지금은 출조점 운영자가 되었네요.
이젠 제가 낚시객과 선사/낚시점의 입장을 양측면에서 충분히 고려, 여러 다양한 신선한 출조를
기획, 진행해 보고 그 결과를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자, 이 글을 적습니다.
제가 출조점을 운영하는 입장이 되어 어쩔 수 없이 홍보성 글이 되겠지만,
그래도 제 글 안에는 여러분들 공통의 관심사 또는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도 많을 겁니다.
출조를 진행한 제 하루, 그저 일기처럼 편하게 적을 테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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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낚시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에 속칭 갈치꾼(?)들은 한달음에 달려가고파 엉덩이가 들썩거립니다.
사실 갈치낚시는 연중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투자 비용 대비 소득(조황?)이 신통치 않아 취미로서의 낚시에 부적합하여
일정기간은 출조를 자제하는 것이라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치에 열광하는 낚시객들에게는
일정부분 괜찮은 조황이 나온다는 소식은 분명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 곳에서 예년 보다는 이른 시점에 갈치낚시가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제 경우 작년도 갈치 첫출조가 5월 19일(토)이었네요.
올해 갈치 첫출조(5월 11일/토)를 앞두고 출조점 진행자로서 좀 더 차근히 갈치출조를 챙겨보기 위해
여수 진두항 청홍낚시 강사장님의 권유로 소속선단인 한하호를 타고 출조를 미리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감성킬러나 저나 심한 감기몸살에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일(?)이니까 또 관심분야이니까
무리를 해서라도 출조길을 나서 봤습니다.
제가 다녀온 길... 이 시기의 갈치 출조는 어떨 지...
이 글로나마 그 길을 여러분과 같이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가볼까요?
2013년 5월 8일(수)
AM 4:40
일(?)을 망각하고 내내 그려왔던 갈치 출조이기에
몸은 달을 대로 달아올라 잠도 오지 않고 조금 이르지만 바지런을 떨며 길을 나섭니다.
AM 6:00
감성킬러와 인천에서 조우! 드디어 여수를 향해 차를 몰고 달려봅니다.
가는 내내 올바른 출조진행 방향과 올시즌 갈치출조에 대한 여러 의견이 조율됩니다.
일(?)이긴 한데 이런 대화조차 즐겁습니다.
AM 11:10
부지런히 달려왔다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렸네요.
낮 12시 이전 출항 예정이므로 아무래도 출조일 당일 출발시간을 좀 더 당겨야할 것 같네요.
정성 가득했던 회 한접시, 우럭구이, 불고기, 갓김치 등과 함께 점심을 마치고
바로 진두항 청홍낚시 사무실 앞에 정박 중인 한하호에 몸을 실어봅니다.
AM 12:00
이미 멀리간다고 이야기는 들었는데 얼마나 어디로 가는 지 몰라 재차 물어보니
즉답은 피하시네요, 선장님 판단사항이라고.
하지만 최소한 5시간 이상은 나간다 하시네요. 대충 제주도 아래쪽???
오늘 총 낚시인원이 12명이라 선실은 그야말로 운동장!
정말 뒹굴러 다니며 잠을 푹 잤습니다.
3시간쯤 잤나 밖에 나와 보니 달리는 배 뒤로 저 멀리 희미하게 거문도가 보입니다.
후! 앞으로도 두시간은 더 간다네요.
선장님과 이런저런 얘기로 제가 챙겨야 하는 것들 챙겨봅니다.
참, 한하호 선장님 소개 좀 드릴까요?
일단 저 보다는 젊은 분입니다.
선장으로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기 때문인가요 배 운영능력은 탁월해 보였습니다.
사실 제 주제에 선장님 능력을 평가하는 건 어불성설이지만
적어도 원하는 곳 원하는 자리에 마음대로 배를 착착 대주시네요. 굿!!!
성격도 좋으세요.
손님들과의 대화도 마다않으며 늘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PM 5:15
드디어 포인트 도착!
풍이 내려지고 다들 채비 준비에 부산합니다.
날이 훤해 뭐 부지런 떨 필요는 없지 않나 싶은데 다들 맘이 바쁘신가 봐요. 어느새 저도...
PM 6:00
조금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칩니다.
사실 뭐 갈치낚시에 대한 기대감에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눈은 이미 초릿대 끝에 가 있습니다.
PM 6:30
수심 135미터! 휴... 깊다!
집어등 불이 켜지고 저는 바닥에서부터 수심 30미터권까지 저속릴링을 반복하며 전층을 훓어봅니다.
미끼도 싱싱하게 자주 갈아주면서...
오랜만에 갈치출조라 그런가요? 입질이라고 느껴지는 이상한 초릿대의 움직임에 시선 완전 고정!
PM 7:30
아직 확실한 입질은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깔작거리는 입질이 많았던 90미터권, 70미터권, 60미터권, 40미터권에 차례대로 고정,
싱싱한 미끼를 계속 밀어 넣으며 갈치의 입질을 유도해 봅니다.
로드를 툭 쳐보기도 하고, 로드를 훅 들었다 놨다도 해보고, 채비를 살짝 떨어트려 보기도 하고...
하지만 역시 수상쩍은 초릿대의 움직임만 보이고 미끼는 반토막이 납니다.
아직 갈치가 엄청난 활성도를 보이지 않는 것 같네요.
하긴 이제 집어도 안되었을텐데... 시간이 좀 지나면 낫겠죠!
전층에 갈치가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PM 8:30
드디어 여기저기 갈치들 얼굴을 보고 있습니다.
흠! 지금 나오는 것들은 씨알이 괜찮네요. 쭉 이런 사이즈만 나와줬으면...
감성킬러도 갈치 첫 수를 수확했네요. 지는 또 감성킬러한테 갈치마발이 소릴 듣습니다. 아놔!
PM 9:15
앗싸! 갑자기 제 채비가 붕 뜹니다. 아시죠? 이런 입질은 최소 4지라는 거... ㅎㅎㅎ
갈치마발이 탈출!
2013년 시즌 오픈 첫 갈치 수확!
우선 기념 사진 한 장 찍고...(아직 채비 다 올리지도 않았는데 사진부터 찍자네요.)
나머지 바늘 올리는데 큭... 4지라고 우기고 싶은거이 한 마리 더 대롱대롱...
마음이 한결 더 편해집니다. 아싸!!!
제 경우 수심 54미터에 입질이 집중됩니다.
이전과 비슷한 사이즈의 갈치를 몇 마리 더 수확합니다.
잠시 후...
감성킬러가 옆으로 와 자기는 이미 10마리 잡았노라고 염장질을 합니다.
“흥! 나 니 안부러워... 총무게는 내가 더 나가!”
이 한마디에 쿨러 살짝 열어보더니 자기 자리로 아무 말 없이 총총총...(아자! 아자!)
이후 시간은 하릴없이 흘러가는데 입질은 꾸준하게 얄밉습니다.
그나마 따문따문 비치는 갈치들의 사이즈도 맘에 안들고...
PM 12:00
배에 비치해둔 컵라면이라도 먹을까 하는데
선장님이 잡아놓은 갈치로 갈치회를 떠 주시네요.
난 오늘 밥값했다며 활짝 웃는 표정이 개구쟁이 같습니다.
아! 달다... 달어... 드셔보셨어요? 2013년 햇갈치의 속살!
술 마시지 않는 두 남정네 때문에 이슬이 한잔 못하는 바다향기님께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다음에 술 좀 배워 올까요???
이미 날이 바뀌었네요! 2013년 5월 9일(목)
AM 3:00
분명 전층에 갈치는 깔려있는데
후우! 이 놈의 간사한 입질은 멈추질 않네요.
잘 꼬시고 있는 분들은 이미 50여수를 넘긴 분도 있다 그러는데 저는 당최...
사실 제 왼쪽으로 한자리, 오른쪽으로 두자리가 비어있어 집어 하기가 어려웠어요.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여러 사람의 채비가 비슷한 곳에 머물며 갈치들 불러내야 하는데
이 점에서 좋은 조과를 내기 힘들었어요.
물론 감성킬러 같은 선수들은 그래도 잘 극복하고 있었겠지만...
아! 피로감이 급속히 밀려듭니다.
이만 갈치낚시는 접습니다. 이 정도 충분히 즐긴 것 같습니다.
이 시기 2~30마리 정도 갈치를 봤으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사이즈가 4지 이상급이면 더 좋겠지요!
며칠전 한하호 타고 7시간을 나가 4지 이상급으로 하룻밤에 100마리 이상 잡았다는
오늘 같이 한하호를 타신 분의 무용담도 들었습니다만
취미로 갈치낚시를 즐기는 제겐 아닌 것 같고요.
부족한 조황은 잠시 후 예정된 우럭으로 채우면 되지요 뭐... ㅎㅎㅎ
AM 7:30
우럭낚시를 준비하라는 안내방송이 제 단잠을 깨웁니다.
눈을 비비며 나와 우럭로드에 3단채비를 걸어봅니다.
그런데... 어라! 다른 분들은 열기로드에 열기채비를 장착하시네요.
여수분들은 다 그렇게 외줄낚시를 즐기신대요!
한하호의 이 곳 거문도 포인트는 우럭과 열기에 동시에 나온다 하네요.
침선의 포인트라 열기의 씨알도 좋구요.
흠... 얼른 열기 7단채로 교체합니다. 단차 40cm 7단, 20호 왕열기 전용바늘! 준비 끝!
준비는 다 끝났는데... 완벽한데... 생각만큼 조과는 따르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좌현 8번에 자리 잡은 제 주위로 우럭/열기낚시하는 분이 없어요.
제가 선장이라도 그 자리에 포인트 안대줄 것 같아요.
딱 저만 빼놓고 여기저기 우럭 6걸이, 5짜우럭, 올킬성(?) 열기 등 탄성과 함께 멋진 조과가...
또다시 시작된 감성킬러의 마발이타령...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 하며 긴장을 풀지 않고 마발이 수모를 맘속에서 지우고 낚시에 집중합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다들 쿨러에 우럭과 열기들이 차곡차곡 채워질 때
전 준수한 사이즈의 이쁜 옥돔 외엔 별다른 조과가 없습니다.
AM 11:00
바다향기님이 이런 제 모습 안쓰러웠나 봅니다.
막 잡은 3자후반급 우럭 한 마리를 석살이(?)로 제 쿨러에 살짝 넣어줍니다.
그리고 나서부터 석(?)이 살았는지 이제부터 해피짱의 쑈타임!!!
채비 내리는 족족 우럭과 열기들로 6단채비 올킬!
딱 1시간만에 갈치대장쿨러가 7부능선까지 차오릅니다.
이제야 후련하게 담배 한모금 훅 바다로 뿜어냅니다.
AM 12:15
제가 어느 정도 쿨러가 차오르자 선장님은 철수를 결정합니다.
얼큰한 김치찌개에 밥 한공기 후딱 먹고 철수길에 오릅니다.
PM 3:00
여수진두항에 입항 후 청홍낚시 강사장님과 조우!
준비하신 구수한 오뎅탕으로 속을 풀어주고 이번 주 토요일 출조 세부사항 마무리하고
차를 돌려 서울로 올라옵니다.
즐거웠던 탐사 겸 출조길이 이렇게 마무리되었네요.
사실 두가지 장르가 복합된 출조는 저로서는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한가지는 분명 부족할거고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다른 장르를 끼워놓는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제가 다녀왔던 병행 출조 부분은 그저 그런 생색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오늘 제가 느낀 건 분명 달랐습니다.
청홍낚시 강사장님이 열정적으로 준비한 갈치/우럭 병행 출조는
갈치낚시도, 우럭 및 열기낚시도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는 것 말입니다.
많은 선사가 그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저는 여러 장르를 복합해 놓은 출조에 안좋은 선입견을 깬 날이라 더 감사한 날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게 몇가지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수권에서 갈치/우럭 병행출조를 한다면
로드는 우럭로드, 채비는 7단 20호 바늘 기성채비를 몇 개 준비해 가시기 바랍니다.
혹, 열기로드나 기존 갈치로드를 사용하신다면 절대 비추입니다.
로드 핸드링도 부담스럽지만 그로 인해 밑걸림이 심한 어초는 아예 못갈 수도 있습니다.
1박2일 꽉채워 낚시를 하게 됩니다. 상황이 될 때마다 쪽잠이라도 푹 주무시기 바랍니다.
체력이 본인의 조과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시다시피 지금은 갈치시즌의 한가운데는 절대 아닙니다.
본인의 적당한 마릿수 목표를 세우시고 갈치낚시 자체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취미생활이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오랜만에 긴 장문의 글을 쓰게 되었네요.
어줍잖은 하루 일기였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주셨다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상 해피짱 김석태였습니다.
구수한 조행기~~~저도 그배에 타고 같이 갈치낚시를 하고 있는듯합니다.
내일 새벽에 갈치출조하시는데 좋은 조황으로 귀항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