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어1) 얘들아, 이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인간들이 떼로 몰려와서 우리를 잡아갈텐데 어떡하냐~~~
망둥어2) 야, 야, 우리가 고기냐? 고기 취급도 못받는데 그냥 대충 살어!!!
망둥어3) 이런~~~ 우리가 우럭보다 못한 게 뭐있다고 대충 살라고 그래!!!
비록 우리가 지저분한 뻘에서 살기는 해도 우럭이 하는 건 다하잖아!!!
회로도 먹지, 매운탕이나 지리로도 먹고, 말렸다가 쪄먹거나, 바짝 말려서 구워 먹거나, 그냥 졸여 먹어도 되고...
너도 먹어봐라, 국물맛이 끝내준다니깐~~~
망둥어2) 누가 맛이 없다고 그랬어? 어부지리에서 찬밥이니까 그냥 신세타령하는 거지...
망둥어3) 그렇다면 우리가 어부지리에 홍보를 해야 되잖아!!!
망둥어1) 야, 홍보고 뭣이고 간에 살아남아야 할 것 아니냐, 바보들아~~~ 니네들 몸 조심하고 애들도 함부로 싸돌아다니지 말라고 해라이~~
망둥어2) 그러지 뭐... 쩌~ㅂ...
망둥어3) 하여간 우리 이제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 마지막으로 우리 구호나 외치고 헤어지자. 따라 해봐!!!
“ 어부지리는 우리를 고기로 인정하라! 인정하라! 인정하라! ”
“ 킬러님은 우리 동네에 방문(탐방)하라! 방문하라! 방문하라! ”
망둥어...
참, 고기같지도 않은 것이 저로서는 남다르게 정감이 간답니다.
중학교 다닐 때 처음으로 낚시를 접하게 된 것이 망둥어 낚시지요...
그러다가 재작년에 우연히 인터넷에서 화성에 있는 ‘백미리’라는 곳을 접하게 되어, 옛 추억이 생각나서 애들 데리고 가봤는데, 완전 물반 고기반...
서울 가까이 이러한 망둥어 소굴이 있다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백미리의 장점으로는,
1. 가족단위의 낚시로 적격임(완전 소풍가는 기분...특히 애들이 좋아한답니다...)
2. 경비 대비 만족도가 큼(마릿수에 있어서 우럭보다는 확실한 조과 보장!!! ^-^)
3. 물때에 영향을 받지 않음(배낚시에 비해서...)
4. 주차장 바로 옆에 돗자리 펴서 휴식 + 취사 공간
5. 주차장이 넓음
6. 기타 등등...
백미리의 단점으로는,
1. 체력 소모가 많음(주차장에서 1km는 걸어가야 됩니다)
2. 공짜가 아님(청소비, 화장실, 수돗물 사용 명목으로 입장료를 받습니다)
3. 사람이 많이 몰림
4. 돈은 받는데 관리(쓰레기, 납 수거 등)는 별로...
주의할 점은,
1. 간조 타임을 미리 알고 가셔야 하고,
2. 사람이 적게 몰리는 아침시간대가 유리하고,
3. 미리 용변을 보셔야 낭패를 당하지 않습니다...
4. 제일 중요한 건 안전(특히 술드신 분)...
(재작년인가... 술 드신 분이 물이 들어왔을 때 물에 빠졌으나, 빠져 나오지 못하고 그만... 뻘에서 하게되는 망둥어낚시는 물색이 탁하여 물이 찼을 때 빠지면 발견하기가 어려우니 특히 조심하시길... 그 사고 이후로 백미리어촌계에서는 물이 방파제를 찰 때쯤이면 밖으로 나가도록 통제를 하더라고요...)
저는 애들 자연학습 시킨다는 핑계로 데리고 다녔지만, 사실은 저 자신을 위해서 사리 물때에 배낚시를 안가거나, 토요일 배낚시가서 조과가 시원찮을 때에 백미리에 가서 애꿎은 망둥어들에게 스트레스를 풀었답니다.
원투낚시대는 투박하여 손맛을 제대로 못느꼈는데, 루어대로 하니까 손맛이 죽여주더라고요(늦가을에 살찐 놈 3~5마리를 걸어 올릴 때는 완전히 환상적이랍니다...)
多걸이 요령은 우럭 잡는 방법과 동일!
따라서 모처럼 가족 나들이겸 자연학습을 시키려거나, 수전증을 저렴하게 치료하고 싶거나, 손맛의 한을 풀고 싶거나, 망둥어 요리의 별미를 느끼고 싶거나, 시간을 절약하고 싶으신 분은 백미리로 GO~ GO~~~ ^-^~~~!
망둥어 고기 맞는데요. 처가가 진도라 장모님께서 칼등으로 자근자근 다진 후(?)에
떠 주시던 망둥어 뼈회가 문득 생각나게 하시네요.
시골 막장에 찍어 먹던 그 고소한 맛...
망둥어 테마로 백미리 한 번 다녀와야 겠네요. 수도권에 인접하고 가족이 있는 풍경이면 어디든 못 가겠습니까?
풍산님께서 어제 선재도 망둥이 타령(?)을 하시더니 솔깃하시겠는데요.
작년엔 망둥어가 무지 늦게 붙었었는데, 올 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