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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을 예약하고 돌산으로 떠나기 위해 새벽에 태우러 온 무적님차로 중동호수공원으로 떠납니다.
날씨가 무척 차갑고 바람도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인 것 처럼 느껴집니다.
6시에 출발 예정인데 4대의 버스가 모여 있습니다.
3대는 정시에 출발했는데 우리가 탈 차는 아직도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젠장, 다섯분이 30분 늦게 도착했습니다. 늦게 온 사람 때문에 평촌에서 수원에서 공주에서
이 추운데 모두 기다리며 떨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납니다.
단체로 출조길을 떠날 때는 반드시 시간을 엄수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30분 차이로 평촌으로 가는 길은 출근길과 맛물려 차들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평촌에 들러 광어잡이님과 함께 6분을 태우고 수원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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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돌산에서 첫날 이야기
많은 조사님들이 일찍와서 출항명부에 원하는 순서대로 적어 놨는데, 남은 자리 중 자리가 1번, 20번,
5번이 눈에 팍 들어옵니다. 무적님이 우리가 앉을 자리를 이렇게 적고 내가 1번으로 20번은 무적님, 그리고
광어잡이님은 4번으로 배정했습니다.
배는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벗어나 절해고도를 돌며 2시간 남짓 달립니다.
풍을 내려 놓고 바로 채비를 담그는데 앞뒤에서 벌써 갈치들이 노을빛에 현란한 지느러미를 나부끼며
춤을 춥니다.
예감이 좋아 배 전체에서는 환호성과 함께 파이팅을 외칩니다.
바다상황은 잔잔한 편입니다.
잔물결들이 자그락 자그락 말을 건네옵니다.
한없는 자유를 만끽합니다.
씨알은 좀 잘지만 계속되는 입질에 모두 부지런히 채비를 넣는데 오늘 처음오신 분이 계십니다.
5번에 앉은 잠실아저씨입니다. 바로 옆에 광어잡이님이 열심히 지도하고 있습니다.
결과는 광어잡이님보다 더 많이 잡았다는 거... 어떻게 이를 설명해야 하나요?..ㅎㅎㅎ
내일 자리가 있으면 하루 더 하고 싶다며 갈치 매력에 홀라당 빠져버린 아저씨입니다.
***
* 둘쨋날 이야기
오늘도 날씨가 아주 좋습니다.
선실에 누워있다가 잠이 오질 않고 하여 선미에 앉았습니다.
사방이 수평선으로 이 아름다운 바다는 온통 나를 감싸고 있습니다.
달리는 배위를 맴돌며 유유자적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뭔가를 찾고 있는 두마리 갈매기에게 과자
부스러기를 던지니까 어느새 수십마리가 찾아옵니다.
멀미나게 맴도는 갈매기 떼를 뒤로하고 또 추워서 선장실에 놀러 갔습니다.
***
한참 나가더니 배를 돌립니다.
띠 냉수대가 먼바다 쪽에서 형성되어 수온이 18도로 내려갑니다.
적정한 수온을 찾아 배는 이리저리 맴돕니다. 드디어 가장 높은 19.2도를 가리키는 곳에서 풍을
내리고 저녁을 먹고난 후 어둠이 깔리자 입질이 시작됩니다.
역시 명선장 답습니다...
오늘은 4명이 갑자기 예약하고서는 펑크를 내 버렸답니다. 선사에서는 가슴이 쓰릴것이 분명한데
내색도 하지 않고 출항 했습니다.
4명이면 20Ⅹ4 = 800,000원인데... 저런저런!~~ 그러면 안되지요!
그런 분들 덕분에 가운데 자리가 뻥~ 뚤려 제가 가운데 앉았습니다.
가운데 자리는 다들 선호하지 않는 자리지만 저는 이 자리를 좋아합니다.
벽에 기댈 수 있고 바람도 막아주며 쿨러에 앉아 편안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아주 좋은 자리거든요.
자리가 비어 있으니 우리 모두 사무장님도 낚시하라고 했습니다.
역시 관록이 있어 그런지 잘도 잡습니다.
저도 함께 재미를 보고 있는데 사무장님이 낚싯대를 걷고 자리를 비웁니다.
그런데 나에건 입질이 뚝 끊깁니다.. 앞뒤에서는 연신 신들린 무당짓으로 환호를 날리고 있는데....
아이고!~ 웬일일까??? 속이 탑니다..
할 수 없이 사무장님의 걷은 낚싯대를 다시 드리우고 나니 이때사 입질이 옵니다.
가운데 홀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으니 갈치들이 앞뒤에 총총한 미끼쪽으로 이동을 한 것이지요.
두대의 대를 운용하자나 무척 바쁩니다.. 선장님게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잡으시라고 했지요..ㅎㅎ
정신없이 올라옵니다. 큰놈들로 3~5지가 주종이고 간혹 6지까지...
쿨러를 채우고 스티로폼에도 하나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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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쨋날 이야기
이틀하고 올라 가려고 했으나 마침 2자리가 예약 펑크로 빕니다.
광어잡이님이 눈짓을 합니다. 사실 내일은 우리 아들과 사위가 같은 생일날이거든요~~
전화를 하니 아들이 토요일 저녁에 생일잔치를 하자고 합니다... 이것이 웬 횡재인감...
고마운 일이지요.. 바로 콜!~~ 했습니다.
미쳤지요.. 미쳐도 단단히 미친!~~~ 어제, 오늘 통틀어 잠은 딱 2시간 정도 눈을 부쳤을 뿐인데...
광어잡이님이나 나나 쌩쌩합니다. 우리는 갈치배의 사무장스타일이라고 스스로 부르며 웃었습니다.
근데 오전 하선할 때 많이 불던 바람이 오후들어 잠잠해 집니다.
출항증이 떨어지고 출항을 하는데 먼바다는 바람과 함께 배의 요동이 심합니다.
오늘은 19번 자리에 앉았습니다. 배가 높은 파도에 요동을 칠 거라는 예상 때문인지 풍을 내리는
곳의 19번자리가 쉽게 납니다. 20번은 모모 조사님이 어제에 이어 오늘도 연짱뜹니다.
파고가 높아 유리한 점도 있습니다.
자동 고패질이 되니 저절로 걸린 갈치들이 초릿대에 그대로 털털털털!~~ 신호를 보냅니다.
가끔씩 쳐박는 초릿대의 흥분은 곧 바로 6~7자로 연결됩니다.
예민한 낚싯대의 위력에 실감합니다.
삼치도 제법 걸려 올라오고....
배의 요동에 정신없이 올라오는 4~7피의 부르스에 다들 무아몽에 빠집니다.
선장님의 멘트는 계속 흐릅니다.
바닥을 찍고 5m권을 올려 모두 유지하라는 것인데 정확합니다.
근데 잠시 후 저는 입질이 추춤한데 내 앞의 모모님은 계속 4~7피를 뽑아냅니다.
입질층을 좀 알으켜 달라고 하니 " 전체가 다 입질층인디요." 퉁명스럽습니다.
귀신 곡할 노릇입니다. 그것도 큰 놈들만을 잡아내니.....
나는 기껏 1~3마리 잡아 내는데... 자존심이 팍!~~ 상합니다....
그의 동작과 채비를 내린 수심층 그리고 챔질 등을 엿보았습니다.
일단은 수심 54m에서 5m올린 입질층에서 릴의 손잡이를 잡고 입질이 오는 순간 2바퀴를 재빠르게
감아 두면서 연이은 입질이 오면서 계속 순간 릴을 감고 하여~ 30m권까지 줄태우기를 시도 합니다.
눈은 초릿대에서 떼지 않고 마치 적진을 살피는 순초(巡哨)처럼...
30m권에서는 빠르게 감아 삼치의 공격을 유도합니다.
맞아 떨어졌습니다. 1m가 넘는 삼치를 단번에 이끌어 냅니다.
손놈림은 카바레 고수모양 현란하고 어쩡대는 허튼데가 없습니다.
근데 무척 얄밉습니다.
수건을 가져와 물을 적시더니 꽁치를 무쟈게 썰어 수건을 돌려가며 마르지 않게 재어 개인칸에 넣어 놓습니다.
그리고서는 나머지를 갖다 썰어서 씁니다.. 미끼가 다 떨어지면 그 때 혼자서 쓸 심산인가 봅니다.
내가 좀 힘들어 의자를 갖다놓고 앉았습니다. 의자에 자기줄이 내 의자에 걸리자 서 있는 동안 내
빈 의자를 사정없이 저 멀리 차 버립니다.
하하하~~ 줄이 엉키자 내 줄을 흔들며 짜증을 부리는 눈치입니다.
내가 참자~~ 몸도 3일 연짱 뜨니 피곤도 하고 선실에 가서 누눴습니다.
금세 송장이 되었나 봅니다.
옆에 있던 철인 광어잡이님은 이미 눈치를 챕니다.. 하하하하~~
***
광어잡이님이 "지금 입질이 아주 좋으니 빨리 일어나여" 하고 깨웁니다.
2시가 넘었습니다. 잠시 잔 잠이지만 몸은 한결 가볍습니다.
채비를 넣자마자 물오른 과부 몸짓처럼 초릿대가 곤두박칠 치며 심한 요동을 칩니다.
아까 곁눈으로 배운 저 모모님의 조법으로 다가 줄줄이 사탕을 만들어 냅니다.
모모는 70쿨러를 이미 채우고 스티로폼박스에 두번째로 채우고 있는 중입니다.
미끼가 다 떨어져 갑니다. 뒤에 분들이 7~10번까지는 멀미로 거의 패잔병입니다.
그런고로 남은 미끼를 선장님이 가져다 줍니다.
겨우 철수시 까지 꽁치미끼가 맞아 떨어지는데, 이 모모님은 남은 미끼를 모조리 다 바다에 버립니다.
몹시 괴란쩍습니다.
물론 좋지요.. 갈치의 훌륭한 미끼가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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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선물했습니다.
쾌로(快路)의 참 좋은 취미생활이며 내게 주신 신의 축복인 갈치낚시....
만열에 차고 좋은 분들과의 만남, 그리고 나눔,
행복천사 광어잡이님께 배운 삶의 지혜입니다.
"정성이 지극하면 동지 섣달에도 꽃이 핀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공짜 치즈는 쥐덫에만 있다" 라는 러시아 속담도 있지요.
밤새우면 계속 입질층을 유도하고, 독려하는 정성가득한 선장,
열심히 갈치의 습성과 행태를 놓치지 않고 연구하는 조사,
선장과 조사님의 이런 콤비라면 맨날 대박 아니겠습니까?
남해바다는 느낌으로 물반 갈치반임이 분명 맞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야조사 씀
저멀리문경에서오신우송님두 뵙게되어 기뻣습니다
수고많이하셧구요 배려에 감사합니다
긴장문의 삼일간의 조행기작서하시느랴 겁나게 수고하셨습니다
주야행님 사랑합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