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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밤, 방송된 MBC의 '나는가수다'를 보며, 음유시인 조관우의 편곡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을
듣는 순간, 감동과 전율을 넘어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어
그만 넋을 잃고 깊이 빠져 들었습니다.
텁수룩한 얼굴, 보헤미안 스타일로 구사하는 팔세토 창법에 남자가 원곡자인 박미경의 키보다
두 키 정도 높은 소름끼치는 고음으로 멜로디와 가사가 주는 애절스럽고 슬픈 분위기를
편안하게 청아스럽게 소화시키는 특유의 가창력에 나도 감격하여 감탄의 박수와 함께
눈물이 글썽여질 정도였으니깐요.
특히 이 노래의 클라이맥스에 도달할때는 높은 가성에 관객들은 모두 기립박수의 환호로
감성적인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그대 내 곁은 떠나는 화요일에 비가내리면
하얀 그 빗속에 눈믈을 감추고 울어주리라.
아직 날 떠나지 않은 서글픈 추억에 젖어
가끔은 아무도 몰래 서러운 이 길을 걸으며 ... <후략>
가사도 너무 서정적이고 애절스럽기까지 한 이 노래가 너무 아름다워 저도 음미하며
눈을 감고 자주 따라 부르고 있습니다.
노래를 마친 조관우씨는 얼마나 이 노래를 연습했던지 “목이 완전히 가버렸다”고 말하며
그리고 결과에 상관치 않고 최선을 다했다며 만족해 하며 무척 행복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행복이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것이 아니라, 지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에 있다고 합니다.
내가 선택했건 불가피하게 하게 되었건 간에, 모두 지금 종사하고 있는 일이 있을 것입니다.
그 일이 순간순간 힘들거나 지루하게 느껴지더라도,
그 일을 좋아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행복한 삶, 성공적인 삶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에 놓여 있다는 생각입니다.
낚시를 하다보면 이왕 나왔으니 아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분은 채비며, 물때나 물색, 수온 또는 현지 바닥 상황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까지 미끼(웜)등
여러 채널을 통해 공부하며 연구하는 분으로서 잡기도 잘 잡습니다.
제가 잘 아는 지인도 조그마한 수첩에 깨알같은 글로 계절별,수온별,서식처별,취이성향,입질시
대처방법등 빼곡하게 쓴 데이터를 통해 인천권,중서부권에서 우럭이면 우럭, 갈치면 갈치,
광어면 광어 등 타의 주종을 불허하며 좋은 조황을 내고 있지요. 만족 또는 행복해 합니다.
물론 사방이 휑뚫린 바다에 와서 좋은 벗 또는 지인들과 함께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목적으로
빈 가슴만 가져오시는 분들은 애시당초 조황에 상관없이 실컷 즐기시고 가시는데.
이 방법도 엄밀히 따지면 자신이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니 성공까지는 아니지만
행복하다 할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先書보다 後書에 가까운 '역맛살의 자유로운 영혼'이 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생활이 넉넉한 사람은 아닙니다.
일이 있으면 죽도록 일에 매진하고 시간이 나면 우선적으로 어머니 품같은 바다로만
홀연히 또는 즐거움을 나눌 사람들과 떠나버리는 사람이죠.
골프도 당구도 그외 잡기(雜技)도 취미가 없으며 오직 '바다와 함께 춤을' 그것 뿐입니다.
그래서 유별스럽게 바다예찬, 바다행복을 다른 분들보단 많이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 * * * *
오월의 마지막 날,
약 달포전에 가끔(?) 몸담고 있는 회사 동료들이 간다하여 11명을 남항의 이 배에 예약을 하였습니다.
완초들이라서 장비까지 제것과 함께 나머지는 사무장님께 부탁을 드렸었지요.
그런데 출발 5일전에 낚시 기법이며 미끼(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기까진
좋았는데, 새벽2시에 떠난다고 하니....
서로 얼굴을 쳐다봅니다. 그러더니 새벽2시에 못 일어난다고 하며
그 중 한사람이 주중예보를 봤다며 비가 온다는 이야기까지..
하나같이 꼬리를 내립니다. ㅎㅎㅎ
취소하고 3사람만 가기로 하였습니다.
전날인 30일까지도 내일 중부와 남부까지 전역에 비가 온다고 하였습니다.
함께 동행할 2사람도 전화가 옵니다.
" 아이고!~ 내일 비가 많이 온다는데 어떻게 갈 수 있어욧? "
내심 안가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 비가 오면 내가 손에 장을 지져!~ 그리고 우비까지 내가 다 사놨어!~
무조건 가야하니까... 얼렁 일찍 자여!~ 새벽1시에 깨울테니.."
저도 알람을 1시에 맞춰놓고 눈을 좀 부칩니다.
잠결에 핸드폰 전화 알람이 울립니다.
벌써 1시가 되었나? ......
웬걸?
12시20분... 알람이 아니라 전화벨 소리입니다.
" 아이!~ 친구야!~ 나 지금 잠이 안오는디... 워떠케~ 비가와도 갈수 있데야? "
" ................... "
열이 팍!~ 오릅니다...
" 내가 직접 2시에 너 집으로 모시러 갈테니깐 두어시간이라도 얼릉~~ 자여~ 좀!~ "
* * * * *
경인고속도로도 잠을 자는 시간입니다.
앗!~ 빗방울이 차창을 노크합니다..
" 비가 오면.. 비를 마즈~먼.. 난, 감기 잘 걸리는디~~ 워쪄? "
충청도 서천출신 이 친구 차안에서 능청스런 사투리로 또 염장 지릅니다.
팍!~ 한대 쥐어박고 싶습니다.
경비며 선비를 진작 받았다면 팍!~ 밀어 고속도로 옆에다 밀치고 싶은 충동...
" 2시에 내가 인천 해경상황실에 전화하였더니 딱!~~ 20 방울만 비가 내리고
더 이상 안내린다고 했어!~ 이 $%^&* 아!~~ "
친한 동네 이 친구에게 욕을 좀 했더니 속이 후련합니다..
하하하하~~
정말, 비는 그 이후로 더 이상 오질 않았습니다.
저의 배꼽 예보가 기상대보다 오히려 더 정확했습니다.
* * * * *
배를 탑니다.
하늘의 별이랑 반달은 다 숨어서 숨바꼭질 하는 모양입니다.
반청반무이고 남항은 온통 연무로 뒤덮여져 있습니다.
물때도 날씨도 좋으니 매니아님들도 많이 오셔 출항배들도 많습니다.
우리가 탈 이 배의 정박지는 거의 몇 척의 배를 건너가야만 있습니다.
건너가는 중간에 천*5호가 있는데 우럭배 전문으로 많은 마니아들로 예약하기가 쉽지않은 배 이지요.
선주겸 사무장님인 비교적 젊은 이 여자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배우게 하며 깨우치게 하고
몸소 그 섬김을 실천하고 있는 분이죠.
제가 무척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구요.
배를 건너는 순간, 이 배의 손님중에 누군가 저를 보더니 인사를 합니다.
안산의 사랑하는 후배(프롤로그)의 친구라고 합니다.
덩달아 남은 라면이 있으니 드시고 가라고 이 배 사무장(일명 병아리)님도 권합니다.
참 고운 인정(人情)입니다.
배는 해무를 뚫고 빠르게 새벽물살을 가릅니다.
선실에 눈을 부치니 파도에 부딯치는 선파의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
쉽게 잠에 빠집니다.. 나의 숨결도 고요해집니다.
* * * * *
한~ 두시간 나갔나요? 숨을 토하더니 선장님이 채비를 담그라고 합니다.
비가 올거라는 예보에 취소된 인원이 있나봅니다.
정원보다 적으니 널널하여 우리야 좋지요...ㅎㅎㅎ
물때와 잔잔한 무풍지대 바다 상황이 너무 좋습니다.
그러나 입질이 소강상태입니다.
바다는 장판보다 조금 덜 잔잔히 일렁이는 비늘바다입니다.
바람도 어머니 숨결같이 간간히 살갗을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맑고 순결한 바다, 희망을 주는 블루오션,
도원경 이 바다에 몸만 왔을 뿐인데 스트레스로 가득한 일상을 그대로
짊어지고 온 것과 마찬가지 힘든 삶의 한 부분을 회복하고 싶어집니다.
배는 이리저리 계속 광어들이 놀고 있을곳을 예지력 또는 목측법으로
더듬어 나갑니다.
황금의 두뭇날에다가 바람도 고요하고 물색이 맑은 초록빛입니다.
아직까진 평균 작은사이즈로 1~3마리 조황인데 우리 모두가 앓고 있는
수전증의 치료약인 치풍주(治風酒)를 먹어야 하기에 안주가 필요합니다.
많이 거두지는 못했어도 물오른 청춘광어들이라 힘을 무척 씁니다.
선상에서의 회맛은 여러분들도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만,
이 환상적인 맛에 적합한 표현글이 없어 이만 생략합니다..ㅎㅎㅎ
치풍주 덕분인가요?
갑자기 사무장님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서로가 옆사람의 조법이나 바늘, 오늘 상황에 알맞는 웸까지 형탐해가며
묻기도 하고 웜을 바꿔 나갑니다.
여기 저기 적은 사이즈이지만 그동안 그토록 애태우던 광어와 우럭들이
조사님들과 더불어 바다의 선상무도장에서 춤을 추기시작합니다.
배도 신이나서 힘차게 이동합니다.
계속되는 입질에다가 간간히 올라오는 50~60급 대물광어까지 합세하니 배안의 우리
조사님들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저도 투툭!~ 쿠~~~욱!~~ 초릿대가 갑자기 요동합니다.
끙끙대며 올리는데 경험의 광어훅킹은 아닌 듯 했습니다.
50cm에 가까운 우럭입니다.
어망홍리(漁網鴻離), 물고기 그물에 기러기가 잡힌다는 이야기이지요.
광어잡으러 왔다지만 우럭이면 어떻고 대구면 어때요..
고래를 잡으면 더 좋지요...ㅎㅎㅎ
쥐노래미도 제법 큰놈 한수 했습니다.
물칸에 몇 수를 해서 넣었는데 물방이 좀 비좁습니다.
함께한 동료가 아까 그 회맛을 보더니 낚시는 하지많고 계속 이 물칸만 흡뜬눈으로 노려봅니다.
안되겠습니다.
전방지총(專房之寵)의 이 쥐노래미를 꺼냈습니다.
토실토실 항아(姮娥)의 몸매처럼 이쁜 이 노래미와 춤을 추며 사랑하고파
하얀 도마침대에 눞였더니 경찰에 신고할 태세로 발악합니다.
노래미 속살에 다시 더하는 한잔술은 아까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환상입니다.
우리만 먹기 뭐해서 주위분들 다 부르다 보니 몇 점 되질 않습니다.
곧 점심을 먹어야 하기에 더 이상 도마위에 눞이지 않았습니다.
* * * * *
아직도 한 수도 못하신 조사님들이 계십니다.
가 봤더니 바늘이 적습니다. 1/0을 사용하며 바늘이 웜속에 묻혀 보이질 않습니다.
입질이 포악스럽고 가을처럼 먹잇감에 대해 게걸스러울 때는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입질을 훅킹으로 연결시키기엔 좀 무리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적당한 바늘은 3/0이 무난하다고 봅니다.
웜의 색은 워낙 다양하게 나와 있고 또 적당하다는 웜이 각자 생각이 달라 딱 찝어 말씀
드릴 수는 없으나 이날 대체적으로 좋은 조황을 내는 조사님들의 웜을 봤더니 좀
진한 붉은색이나 어두운 계열의 웜을 많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가임(可姙)이 가능한 중짜 이상의 광어들은 지금 알을 낳을 수 있는 적정수온이 되길 기다리며
아랫먹이 단계의 작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놀이를 즐기는 점이지대쪽에서 바짝 엎드려
예민하게 생존에 최소한 간간히 먹이활동을 하며 대체로 입을 닫고 있는 듯 합니다.
대체적으로 이들이 입을 닫고 있다해도 머리위를 스쳐 지나가는 약올리는 먹잇감은 그대로
두지 않는것 같다는 선입견에 이들이 모여있는 산란하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아내는 선장의 포인트
선정도 한몫 하지않을까도 생각해 봤습니다.
* * * * *
이 싯점에서 양해 구할 일이 있습니다.
산란기철인 지금은 어선들은 금어기를 설정해 두고 출어를 못하게 하는 줄 압니다.
이런 산란기철엔 낚시선도 광어를 잡으면 안되겠지요.
허나 정부에선 낚시선까지는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잡더라도 이 상황을 좀 알고 있는 조사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챔질이야기를 한번 해 보겠습니다.
투둑!~ 하는 예신에 동물적 감각으로 바로 챔질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물론 광어나 기타 어종들도 성격적으로 사정없이 달려들어 단번에 포악스럽게
물고 달아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차 순간 흡입 후 적당한 미끼라도 판단되면
2차 완전 흡입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1차 흡입을 하게되면 순간 예신이 전달됩니다.
이때 챔질을 하게되면 몸통보다 바늘이 늦게 입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입질은 오나
훅킹이 잘 안되지요.
설령 훅킹이 되었다 하더라도 바늘이 입언저리에 살짝걸려 올라올때
조금만 바늘털이를 하게되면 곧장 떨어져버려 아쉬움이 더해집니다.
떨어지는 것들중에 몸무게 비중이 높을수록 잘 떨어지며 사람들은 놓친 고기가 더 크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그만큼 이유가 있지요.
2차 입안으로 바늘까지 다 들어가서 물고 돌아서는 소위 말하는 제물걸림때까지 기다리면서
초릿대 휨새로 느껴질때 챔질이 확실한 내 고기로 만들어 지는 경우라고 볼 수 있겠지요.
웜은 계절별, 물때, 날씨 상황에 따라 광어의 반응이 민감한 것 같습니다.
어느 것이 좋은지는 당일 출조하시는 선사의 안내를 받으시면 무엇보다 정확한 반응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에 여기서는 언급을 피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즐거운 5월 마지막 날,
꽉 닫혀있던 광어들의 성(廣魚城) 그 城門이 열리고 있는 인천 앞바다의 소식을 전합니다.
여러분!~
이제부터 기지개를 켜 보시고 떠나시지요..
★ 참!~ 한가지 힌트를 드립니다. ★
사용하고 난 후 찢어진 웜을 많이 버리시는데...
비싼 이 웜을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민물에 깨끗이 씻어 말린 후 상처 부위를 벌려 라이터 불로 지지십시오.
불이 붙을락 말락할 경우 서로 접합하여 눌러주시면 식은 후 딱 붙어 있습니다.
이때 필히 장갑을 착용하고 작업을 하셔야 뜨거운 화상을 입지 않습니다.
즐겁고 행복한 출조길 되시길 소망합니다.
2012년 6월 첫날에..
晝夜釣思 씀
종종 백마호 선상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