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열기를 닮은 여인..(꿈은 이루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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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마다 하나둘씩 예쁜 색깔로 반짝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저만치 고금대교에도 밤무지개가 뜨고, 마량항의 돗단배 조형물도 형형색색 오색빛으로 물들어 가면서
어디를 향하는지 출항 준비를 서두르는 것 같다.
오다가 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을 먹어서 그런지 배는 고프지 않다.
걸어서 방파제를 한바퀴 돌고 조형물 앞 주차장에 앉아 인근 가게에서 빼내온 커피 한잔으로
벤치에 앉아 호젓함을 달래고 있다.
정말 작은 이 항구는 밤 풍경은 현란한 빛들과 함께 빛물을 머금은 작은 파도의 춤사위,
밤하늘 쪽달의 미소와 함께 마법에 걸린 꿈속처럼 몽환적이다.
7시가 넘은 이 항구는 가끔 횟집에 드나드는 사람이외 빼고는 한산하며 무척 적막하다.
일찍 모텔에 가서 쉬며 내일의 출조를 꿈꾸며 쉴까 했으나 이 아름다운 낭만의 밤을 감옥같은 쪽방에서 보내기 싫다.
차 한대가 불빛을 달고 저만치 멈춘다.
아니... 언넘들이여!~ 벌써 온 낚시꾼들? ...
좋은 자리를 잡겠다고 이 시간에 온 놈들이겠지 뭐... 혼자 중얼거리며
외면하려 했으나 혹시 아는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일어서진다.
가까이 가 보았다.
어~응! 여자 아니여? ...
분명 여자이고 혼자였다. 우린 서로 눈이 마주쳤다.
애써 눈을 피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여자는 차에서 내려 두리번 거리더니 저쪽 편의점으로 걸어간다.
상야등(常夜燈)에 비치는 그녀의 모습은 예사롭지 않다.
비싸게 느껴지는 질감좋은 군청색 바바리 코트에 목을 야실야실하게 감싸 실바람에 춤추는 실크같은
목플러이며, 박사모같은 헤어스타일, 미스코리아 정도의 훤칠한 키에 프로 야구 방망이 같은 미끈한 종아리,
검은색에 빨간 배색을 한 하이힐 신발의 경쾌한 워킹은 한마디로 패션모델이다.
저렇게 이쁜 여인이 이 밤중에 바닷가엔 혼자 뭐하러 왔을까?
보름달이 지나 달이 쪼개지니 달에서 내려온 월궁항아일까?
어느 잘난놈하고 이 곳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선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뒷좌석에 혹시 그 잘난놈을 태우고 다니는지... 모든게 궁금하다.
반사적으로 일어나 차의 내부를 확인했으나 안에는 아무도 없다.
나하고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이상하게 안도감이... ㅎㅎㅎ
와!~ 그 녀의 차는 요즘 유행하는 8천만원이 넘을 검정 외제차 빤스-E 클래식이다.
돈이 얼만나 많길래?.... 혹시 과부는 아닐까?
내 눈이 포로가 되었다.
만감이 교차하는 내 가슴은 갑자기 베토벤의 '운명'이 연주되기 시작한다.
눈의 화살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루고 있는 그 여인에게 꽃혀 버렸다.
소용돌이 치는 가슴, 폭풍전야이다.
이윽고 검정봉지에 뭔가를 사 들고 차로 돌아오고 있다.
편의점 밝은 빛을 뒤로한 실루엣속의 나이는 얼핏봐도 40대 중반인 것 같이 느껴진다.
그 여인이 내가 있는 차쪽으로 오고있다.
차로부터 멀어지고자 하는 내 발걸음이 갑자기 허든댄다.
그러다가 닻줄걸이에 발이 걸려 순간 발라당 뒤로 넘어졌다.
여인은 넘어진 나를 보고 "아저씨! 아저씨!~ 괜찮으세요?"
"네! ~ 괜찮습니다. 차가 너무 고급스럽고 멋있어서 구경하다가 그만..... "
툴툴 털고 일어서는 나를 보며 이렇게 쉽게 말을 걸어오는 것을 보면 아까부터
그리 나쁜 사람으로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뭘요.. 별로 비싼차는 아닌데요..호호호."
그렇게 말 붙이는데 성공했다.
" 아저씨! 아저씨는 실례지만 이 동네 사세요?"
억양은 전형적인 서울말씨로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예쁜 목소리이다.
"아~~네!~~~ 아닙니다. 저는 서울 사는데 오늘 혼자 이곳에 바닷바람 쐬러 놀러 왔습니다."
마스카라 짙은 눈썹, 오똑한 콧날, 빨려 들어갈 빨간 앵두 입술 그리고 별과 같이 반짝이는 눈,
놀라는 눈빛으로 나를 아래위로 훑어보고 말을 건넨다.
" 혼자 오시다니요.. 정말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세요? "
" 아닙니다. 무슨 일은요... 가끔 혼자 이렇게 오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차마 낚시꾼이란 소리와 낚시 때문에 이곳에 왔다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근데... 사모님께서는 여기 마량항에 어쩐일로 오셨는지요? "
내 질문에 바로 응답하지 않고 그녀는 뭔가 사들고 온 봉지를 자기차의 뒷 좌석 문을 열고 휙!~ 던져 두고서는
바다를 응시한채 한참을 지난 후
" 저요? "
"네"
"궁금하신가요?
"네"
쉽게 답할 분위기가 아니다.
"대답하시기 싫으시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
이해가 되질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 저기요? ~ 아져씨, 진짜 정말 혼자 오셨어요?"
"네"
"그러면 지금 저 방파제와 또 고금대교를 걷고 싶은데 실례가 안되면 동행해 주실 수 있나요? "
(아니 이 웬 횡재인가.... 꿈인가 생시인가...)
" ..................... "
"어려우시면 괜찮습니다. 저 혼자 걸어 갈 수 있어요."
"아!~아! 아닙니다... 저야 함께 가는것은 큰 영광이지요..당연히 모시고 싶습니다."
겨울이 숨이있는 북풍의 소스리 바람이 우리들 뒷쪽에서 샘을 낸 듯 밀어 부친다.
약간의 거리를 두며 침묵으로 그냥 뚜벅뚜벅 걷기만 하고 있다.
무슨 말을 어떻게 먼저 꺼내야 할지.... 나도 제법 말 주변이 있는 넘인데..
도저히 이 고운 여인앞에서는 용기가 나질 않는다.
가벼운 공포감에 입안이 마르고 바싹바싹 타 들어간다.
바람이 갑자기 돌풍 수준으로 불더니 우리를 앞으로 확~ 밀어 부친다.
그녀가 앞으로 넘어질듯하여 순간, 내가 뒤에서 허리춤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 고마워요~ 아저씨! 바람이 너무 세게 부는데, 제가 아저씨 팔장을 좀 끼어도 될까요?"
온몸이 경련을 일으킬 것 같다.
왼손을 내 오른팔로 감고서는 나를 힐끔 쳐다보며 배시시 웃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
나도 웃음으로 답례했다.
"아저씨! ~ "
"네"
"아저씨하고 저하고 정말 오래전부터 사귄 사이같이 편한데 이것두 인연이 될려고 그러나 봐요.."
" 저는 오래전에 잊어버린 애인을... 다시 만난 것 같아서.. 무척.. 설레이고 가슴이 막~ 두근거려요"
내가 더듬으며 떨리는듯한 말투와 예상치 못한 애인이라는 단어에 여인은 팔장을 풀고 멈칫서서 파안대소하며 웃는다.
"호호호호!~~ 정말요? "
" 네! ~ 정말! "
방파제를 한바퀴 돌아서 다시 고금대교를 건너고 있다.
야경이 너무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를 건너면서 부터는 우린 정말 연인같은 분위기로 매달리다시피하는 팔장을,
때로는 내가 이 여인의 어깨를 감싸며 복성스러운 이 항아(嫦娥)의 체온을 빼앗고 있다.
다리 중간에서 이 여인은 갑자기 팔장을 빼더니 앞에서 나를 가로막고 빤히 쳐다보며 무슨 말을 할 듯하다.
나도 같이 빤히 쳐다봤다.
그러고서는 여인은 몸을 돌려 다리 난간을 잡더니 조형물이 있는 저쪽 방파제를 말없이 응시하기만 한다.
그러다가 허공을 쳐다보며 긴 한슴을 쉬기도 한다.
이 여인이 무슨일이 있는 것일까?
밤하늘엔 수많은 별들과 조각달로 은가루 뿌려 수놓은 듯 눈부시게 찬란하다.
나는 이 여인에게 더 이상 말을 붙이지 못하고 멍하니 그녀의 옆에서 행동만 주시하고 있다.
가로등에 비치는 얼굴의 눈가엔 눈물이 고이는가 싶더니 한방울이 또르르 구른다.
얼굴에 묻지도 않고 마치 수은처럼....
여인은 다시 눈물을 그렁그렁하며 이번엔 줄줄이 흐름을 억제 못하더니 엉엉~ 울고 있다.
내가 휴지를 꺼내어 줬더니 그 휴지에 얼굴을 파 묻고 이번엔 쪼그려 앉아 하염없는 통곡으로 오열한다.
참, 난감하다. 당황도 되고.... 무슨 사연이 있길래?? .....
갑자기 일어나더니 다리난간을 타고 넘을 기세이다.
재빨리 달려들어 말렸다. 그리고 반항하는 양팔을 꽉 붙들었다.
나의 가슴을 파고들며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검은 마스카라 눈물을 마구 쏟아내며 내가슴을 치기 시작한다.
피카소의 그림 '통곡하는 여인'을 연상케한다.
그나저나 이게 뭐야!~ 이 꿈결같았던 좋은 밤이 갑자기 공포스러우니....
아이고!~ 도망가야겠다. 월하미인이 갑자기 달밤의 구미호로 보인다.
이쁘고 뭐고... 아! 쒸바!~ 잘못하다가는 나를 끌어안고 저 차가운 바다물에 마치 논개처럼...
풍덩!~ 으아아!!!~~
이러다가 오늘이 내 제삿날 되는거 아녀? ...
어부지리에 아무개가 젊은 누구와 어쩌고 저쩌고하여 바다에 두둥실... 방송에 나고...
윽!~~
훌쩍~훌쩍!~ 눈물을 거두기 시작한다. 실컷 울었던 모양이다.
바짝 몸을 움추리며 파르르~ 몸을 떨고 있는 그녀에게 내 외투를 벗어 입혀줬다.
" 아저씨 춥잖아요..."
빨리 이 공포의 다리위를 벗어나야겠다.
" 난 괜찮아요"
내가 이끌었다..
" 추워요~ 차로 가셔야지요."
"......................."
3월초 남쪽날씨라고 하지만 외투를 벗어주고 나니 나도 온몸이 한기가 느껴진다.
이를 악물고 으젓하게 참으려 했으나 한계를 넘은 떨고 있는 모습이 금방 덜켜버렸다..
다시 외투를 벗어준다.
" 괜찮다니까요..."
내 외투를 다시 입고 왼쪽 외투안으로 그녀를 잡아당겼다.
여자는 피식 웃으며, 한손으로 내 허리를 감는다. 탄력이 느껴지는 여인의 볼록한 가슴이 내 옆구리에
밀착되는 순간, 우두망찰, 온몸이 경직되고 숨이 컥컥 막혀온다.
" 저... "
여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모양이다. 멈칫거리고 있다.
" 말씀하세요~"
" 아저씨!~ 우리 같이 어디가서 술 한잔 하실래요... 제가 살게요"
"아뇨!~ 제가 사야죠.. 마침 혼자서라도 한잔하고 싶은 여행이었는데 잘 되었네요."
그녀의 고급 빤스(?)차를 탔다. 작은 이 항구도시는 그래도 있을건 다 있는 미항이다.
차로 동네를 두어바퀴 돌며 제일 그럴사한 분위기의 호프집을 찾아 들어갔다.
9시가 넘었는데도 도회지와는 달리 손님은 우리 말고 두테이블 정도로 한산하다.
뱃사람같은 허름한 차림의 시골스런 사람들이 역시 허름한 차림의 낚시시꾼 복장을 한
나와 이 고풍(高風)스런 월하의 절세미인 항아를 대조해 보며
신비스런 눈으로 하던 말을 멈추고 우리를, 우리의 관계를 계속 훔쳐보고 있다.
" 제가 한턱 쏠테니까 아저씨는 가만히 계세요.."
이것저것 주문에 젊은 호프집 여인은 신이 났다.
상에 가득차려진 과일안주와 이름도 첨 듣는 술로 우리는 잔을 기울이며, 알수없는 "위하여!~"를 외쳤다.
" 아저씨!~ 아까 정말 죄송해요.. 그리고.... 지금 기분이 너무 좋아요..."
" 다행이네요... 저도 이렇게 예쁘시고 좋으신 분 만나 함께 있으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하하하하. 호호호호!!~~~
이 무슨 횡재의 로또복권인가?
역시 착하게 살아가면 신이 이런 축복도 가끔 주시는구나... 아싸!~~
겨울엔 북서풍만 불지만 제갈공명이 하늘에 기도해서 남동풍을 불러와 그 막강한 조조의 군대를 무찔렀다는
전설의 그것처럼... 뜻하지 않은 꿈속같은 이 축복에 마음 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리고 있다.
"아저씨!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셔요? "
" 아? 네!!.... 미안해요... "
" 근데 궁금한 게 있어요.. 어떻게 혼자 ~ "
잔을 들며 부딪치기를 원하는 그녀는 내 말을 끊기 위해 쉿!~ 손을 내입에 갔다 댄다.
"우리요~ 서로 다른 이야기하지 말기로 해요... 기분 좋게 그냥 한잔해요.."
"......................."
이렇게 해서 우리는 그때부터 마치 오랜만에 만난 연인같이 난 주절주절, 그녀는 까르르~ 웃기도 하고
잔을 쨍!~ 맞대며 퍼 마시기 시작했다.
우리는 죽이 잘 맞았다. 술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벌성지광약(伐性之狂藥)이 독약이라 해도 오늘은 이 약을 많이 먹어야겠다.
취기가 오르니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어갔다.
"저기... 자기를 오빠라고 부르면 안돼요? "
아까의 그 아저씨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이젠 자기에서 오빠로 급관계로 발전하는 순간,
"오빠보다 '자기'라고 하는게 난 좋은데?...ㅎㅎㅎㅎ"
이 정도의 낚시에서 더 큰 대물을 잡기 위해서는 오빠보다 자기라는 호칭이 더 좋겠다 라는 생각에
그렇게 말했는데... 그녀의 대답은 명쾌했다.
" 그럼, 오빠~ 하지말고 자기야~ 하고 불러도 돼? " 이젠 반말까지 해도 되는 관계로 발전했다. ㅎㅎㅎ
" 으~ 응 응!!!~~ 자기야 하고 불러!"
예고편 없는 영화같은 순간들이다...
제발, 이 밤이 비애미(悲哀美)의 사랑이 아닌 비후미(悲後美)의 행복대박의 밤이 되었으면 좋겠다..
* * *
" 자기야!~ 우리.. 밤이 좀 깊은 것 같은~데~에~ 자러 같이가면 안돼?~ "
읔, !~~ 픽픽픽!~~ 머리가 갑자기 쥐가 나면서 혼돈스럽고 멍 해진다.
한대 쥐어 박았다. 아흐!~ 아프다...
아~~~ 이게, 진정 꿈이 아닌 현실이다...
그런데 혹시 방을 두개로 얻어 따로를 고집하면 워쩌?? 워~쩌??...
비몽사몽 약간 흐느적거리는 이 항아를 부추키며 뒷자석에 앉혔다.
내가 운전대를 잡았다.
나는 하늘이 내게 주신 일생에 딱 한번의 기회인 이 로또축복을 예상하고 혹시 모를 격전(?)을 대비,
아무개 전문가님이 줘 지갑 깊숙이 숨겨둔 거총탄약 VULTIS Film을 아까 화장실에서 먹어뒀다.
그리고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았다.
7층짜리 번듯한 모텔에 같이 들어갔다.
제발, 제발 여인아!~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 하던데... 그 마음이 변치 말기를...
눈치 9단인 모텔 카운트 조바께서 우리를 한번 힐끔 쳐다보더니, 알았다는 뜻으로
"특실이 있는디~~ 특실을 드릴까요? "
내가 모텔비를 계산하려 지갑을 꺼내려 하는 순간,
그녀는 앞을 가로채면서 재빠르게 노란돈 2장을 꺼내 쥐고서는
"특실방 한개 얼만가요?"
앗!~~ 분명 방 한개라고 했다...
야호! 야호!~~ 夜好!~~ 野虎! ....$&*%&#$@ ~~아싸!~~ 꿀꺽!~~ ㅋㅋ
겯눈질한 지갑 속에 최근 발행된 노란 돈들로 꽉 들어 차 있다...
옴마나????
도대체 어떤? ... 무슨 일을 하는 사업가인가?... 아니면 갑부 서방을 둔 세컨드일까?
이 여인의 작은 여행가방을 내가 들고, 우린 마치 신혼여행을 온 것 같은 느낌의 착각속에
함께 팔장을 낀채 방으로 들어갔다.
먼저 샤워를 하고 누웠다.
입에 침이 바짝 바짝 마르는 조갈증에 헛기침이 계속 나온다.
샤워의 물소리는 내 심장을 찟어놓고 손은 부들부들 마치 오짜우럭 3마리를 동시에 걸은
덜~덜~덜!~~ 달창난 전동릴 같다.
드디어 머리에 수건을 동여매고 또 수건으로 앞을 가린채 사워실을 빠져 나온 그녀....
백옥같이 눈부신 하얀 피부며 터질듯한 풍만한 가슴,
나이에 비해 군살없는 기타줄 같은 탄력 몸매,
촉촉히 젖은 귀밑머리 살짝 걷어 올리며 보내는 미소는.... 천사의 살인미소였다.
가방속에 꺼낸 얇은 잠옷을 돌아서서 갈아 입고서는 화장대에 앉아 토닥토닥 얼굴에 뭔가를
찍어 바르며, 애써 숨죽여 누워있는 나를 가금씩 힐끔 윙크로 쳐다보곤 콧노래까지 부른다.
금방이라도 멎을 듯한 이 사내의 가슴을 활활!~ 불태우며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숨을 깊이 들이 마시며 애써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평온한 척 그렇게 누워있는 것이 이 또한 고역이다.
기다리는 이 시간, 평소때 5분이 지금은 5시간 정도로 느껴지는 숨막히는 기다림이다.
약효탓일까?
곡사포는 이미 실탄이 장전되어 있고, 스위치만 누르면 북한의 장거리 유도탄처럼 세계
어디든지 발사 일보직전의 팽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사랑의 완성이 육체와 정신의 결합이라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그 완성사랑을 위해 조붓하게 기다리는 멋을 가진 남자가 진짜 남자지.... 그럼그럼!~
미등을 켜지 않아도 된다.
바깥의 가로등불이 훤하게 내실까지 비춰진다.
드디어 화장이 끝난 모양이다.
방의 메인 스위치를 내리고서는 사픈히 걸어와 침대 이불을 걷으며 안으로 단번에 들어왔다.
불타는 내몸, 뜨겁게 데펴진 열이 느낌으로 40도가 넘을 것 같다.
품안으로 파고드는 이 항아의 고급스런 향수와 향긋한 살 내음에
오늘밤은 이대로 죽어도 원이 없을 것 같은 황홀 그 자체이다.
실루엣을 더듬으며, 거친 징기스칸처럼 그리고 훨~훨~ 나비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말벌처럼,
강약을 주면서 그렇게 이 거대한 성을 무너뜨리고 있다.
아름다운 곡선을 따라 엉덩이 아래로 손을 뻗으니
그녀는 몸을 비틀며 숨이 가파지는 파고(波高) 2~3m의 거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온 몸의 신경세포를 하나하나 깨우며 은은한 핑크컬러의 잠옷을 벗겼다.
오디오 효과에 맞춰 웨이브로 요동하며 활처럼 휜 하반신,
허리와 엉덩이의 관능적 요분질 춤은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하나의 예술이다.
세찬 경련, 환희에 찬 광란의 밤...
우린 패자도 없는 공동우승으로 대만족의 알수 없는 향야가(香夜歌)를 속삭이고 있다.
땀이 시트를 헝건히 적셔 꿉꿉하다.
바람도 우리가 부러웠는지 아니면, 젖을 시트를 말려 줄 속셈인지...창을 노크한다.
냉장고에 두병의 맥주가 있는 것을 아까 물을 마시면서 확인해 뒀던 기억으로 꺼냈다.
이 정도의 시트가 젖을 정도면 갈증이 나는것은 당연지사이다.
비단 조화지만 장미꽃 한송이가 놓여진 러브의자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앉아
우리가 한몸됨을 확인하는 축하의 권주로 미련이 남은 사랑을 다시 확인하며 러브샷도 했다.
목을타고 넘어가는 시원한 맥주맛에 마음이 좀 안정이 된다.
그녀는 다시 잠옷을 입으며 먼저 침대로 홀랑 들어가더니 손짓한다.
나를 반듯이 누우라며 몸을 당기더니 내 몸을 덮친다.
바람에 나부끼는 일엽편주가 되어 어디로 떠날 모양이다.
기꺼이 이밤엔 그대의 옹골찬 배로, 징기스칸의 용마(勇馬)가 되어 주리라~~
번지도 알 수 없고 또 행운의 대박 로또인 이 여인의 정체가 궁금해 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잘못하다간 이 황홀밤이 쪽박날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음담이야기까지 하며 까르르~ 하하하~로 신혼여행 첫날밤같은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다.
12시가 넘었나보다 가로등이 꺼지니 방안이 어둡다.
여인은 일어나더니 화장실로 간다. 곧 이어 샤워를 하나보다.
아까보다는 샤워소리에 내 몸은 덜 반응되긴하지만 듣기는 참 좋다.
다시 내 품에 착~ 안기면서 노을바다의 불타는 석양처럼 두 입술을 포개기 시작한다.
'뽕'이란 영화의 이미숙같은 이미지...
이미 정복한 성이기에 이제는 주인인 내로서 여유와 기교를 부려보자!~~
그냥 내버려 뒀다.
기교는 8단이다...
안되겠다...
내가 다시 샤워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어나려고 하니 눈치를 챈 모양이다.
사정없이 양 어깨를 누르며, 힐끔 쳐다보고선 다시 이어간다..
경련이 일고, 입이 마르고, 발동하는 곡사포 포구는 하늘을 향해 빳빳히 섰다.
그리고 2차전도 아까보다 더 여유롭게 유유자적의 운우지락....
그렇게 밤하늘 은하수같은 화려한 밤을 수 놓았다.
적토마 같았던 나도 2번에 걸친 치열한 전투로 무너뜨린 성앞에서 그대로 넉다운되고 말았다.
관우도 유비도 이 상황에서는 이러했으리라~~
* * *
어젯밤 사랑의 전쟁이 너무 무리한 탓일까...
골이 덜렁거리며 깨질듯하여 일어났다. 커텐에 아침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난다. 일어나 보니 아침 9시가 넘었다. 그런데 여인는 흔적이 없고 달랑 메모지 한장 남겨져 있다. "오빠!~ 고마웠어요.. 행복했어요! 그리고 아마도 낚시 온 분 같은데 낚시비 보태쓰세요.." "........................" 자존심 구기는 봉투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배가 제법 부른 이 모텔의 여행홍보용 봉투를 열어봤다. " 엑!!~~켁켁켁!~~" " 하나~둘~셋~~~~~사십 !!~ " 빳빳한 오만원권 노란돈으로 40장이다... 부처님, 하늘님 감사합니다.. 놀고 있는 중생을 사랑하사 이 또한 금전적으로 보살피시다니... ^^ 창가로 걸어가 커텐을 홱 걷었다. 창문을 열고 주치장을 봤으나 어제의 그 차는 흔적도 없고 은가루 뿌려놓은 아침바다의 은은한 풍경만 눈에 꽉차게 들어온다. 아!~ 씨!~ 가만히..가만히 차 번호가 뭐더라?? 86더***2 .... 개차반 인생 역전될 수 있었는데..... 더 이상 번호가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넌픽션 아니냐구여? ...글쎄요..^^
실망하셨다구요?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ㅎㅎㅎ
지금은 사실상 영등철입니다.
춥기도 하겠지만 조황이 썩 좋지 못하는 계절에 한번 웃자고 나름대로 힘들게 쓴 허접스런 글입니다.
심려치 마시고 이쁘게 여기시며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기분좋게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이런 행운이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심상사성(心想事成)' 영어로는 'Where there is will, there is way'
마음에 그 무엇을 간절히 바란다면 그것은 곧 이루어진다는 사자성어입니다.
여러분도 로또 대박 꿈 꾸어 보셔요..^^
이루어지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2013,3,1 주야조사 ..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