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조 3일전 감성 킬러님께서 아는 횟집 있냐고 하시길래 있다고 하니 "그럼 오징어
내장좀 구해봐" 하십니다. "넵" 하고 대답 후 전화를 걸어 보니 후배 녀석 요즘 오징
어 안쓰고 있답니다. 그래 알았어 하고 풀죽은 목소리로 전화를 끊고 이리저리 고
민한다. 시장을 뒤져볼까.. 동네 조금만 마트 생선가게에 가봅니다. 오징어도 있고
내장도 있는데.. 상태가 영 아닙니다. 발길을 뒤로 하고 현지 출조점에서 사자하고
맘을 먹었습니다. 그 다음 날 둘리님 한테 전화가 옵니다. "혹시 오징어 내장 구하
셨나요? " "아니요 못 구했습니다." 둘리님께서 "가서 사면되죠" 하신다. 괜스리 미
안해 집니다. ㅠㅠ 출조 전날 저녁 8시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횟집하는 후배 녀석
에게 전화해서 오징어 내장 내놓으라고 닥달 합니다. 온갖 협박은 다하니 후배 녀
석 아주 죽을라 합니다.결국 후배 녀석 "기다려 봐요 다시 전화할게요" 합니다 .. 30
분후 전화가 옵니다. 아는 횟집에서 오징어 쓰는데 내장은 버리고 없고 수족관에서
명줄 놓을라고 하는 놈 몇마리 가져 가랍니다. ok 쾌재를 부릅니다. 역시 후배들은
갈구면 되더군요. 흐흐흐 성남까지 차를 타고 쏜살같이 달려 갑니다. 막상 가서 보
니 아직은 회로 먹어도 될꺼만 같습니다.
그냥 가져가라 하시는데 미안해서 약간의 값을 지불하고 가져옵니다.. (공짜나 다
름 없는 가격) 5섯마리 구해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겠다 하고 뿌듯해 하면
서 집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왔습니다. 출조 준비 모두 마치고 나니 10시 조
금이라도 자려고 했는데 잠이 안옵니다.잠자는것 포기 12시 출발해서 12시30분 비
봉에 도착 하니 아직 아무도 도착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비봉에는 낚시꾼들이 많습
니다. 성남 최사장님이라고 하시는분과 이야기나주던 도중 일행들이 도착 하고 1시
경 다시 안흥으로 출발합니다. 안흥 도착 둘리님 일행 과 조우 합니다....
이야기 나누던 도중 오징어 내장 이야기가 나옵니다. 5섯마리 구했다고 자랑 하려는
데...이런 둘리님과 일행분들이 무려 오징어 내장을 150개나 준비해 오셨습니다. 허
걱 말이 안나 옵니다.쿨러에 가득 찰꺼 같다는 생각 밖에 안 듭니다. 안흥 주변횟집
을 돌면서 쓸어 오셨다고 합니다. 이정성을 대구들이 알아 줘야하는데....하는 생각
이 듦니다. 승선 명부 작성 하고 배에 올라 채비 준비합니다.
선장님에 안내 맨트가 나옵니다. 4시간 30을 나간다고 합니다. 지금껏 3시간 30분정
도만 나갔는데4시간 30은 처음입니다. 일단 선실에 누었습니다. 날이 덥고 끈적거리
기는 해도 선풍기 바람쏘이면서 있으니 어느 순간 다른세상으로 빠져 듭니다. 한참
을 잔거 같다는 느낌.. 슬며시 눈을 뜨니 날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다시 눈을 감고
한숨 더 청합니다. 한참을 자는데 꿈속에서 애인이 제 머리랑 얼굴을 간지럽힙니
다. 그런데 순간 이상해서 눈을뜨니 시커먼 감성킬러님이 잠든 저를 보고 장난을 하
고 있습니다. 놀랐습니다. 뽀얀 애인 얼굴에서 시커먼 감성 킬러님으로 변했으니 오
죽 했겠습니까? 안당해 보신분들 말을 마세요. 그냥 봐도 놀라는 인상인데 잠결에
시커먼 얼굴이 바로 앞에 있다고 생각 해보셔요... 순간 맘을 안정시키고 안놀라는
척 합니다. 놀라면 킬러형님 재미 있을 거 같아 절대 놀란척 안 합니다. 놀란 가슴
에 결국은 잠을 더 청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담배한대 피우며 시간을 보니 2
시간 정도 더 나가야 합니다. 지루 해지려고 합니다. 담배 한대 피으면서 배의 여기
저길 둘러봅니다. P호 처음 타 봅니다. 주변 분들의 호평이 많았던 배인줄은 알고
있지만 놀랐습니다.배가 너무도 깨끗 합니다. 배 구석구석 보면 오징어나 미꾸라지
점액들이 배 여기저기 눌러 붙어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하나도 안보입니다. 너무
나 깨끗 합니다. 선실 내부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선실내부는 합판 같은 걸로 천장
이나 벽에 덧데는데 삐죽 하게 튀어나오거나 들어간 부분이 하나도 없습니다.
전선들도 새로 따서 쓰거나 할때 는 대충 선만 끌어다 쓰는데 케이블 타이 처리며
고정 clamp 고정 간격등이 자로 잰듯 일정하게 고정 되어 있습니다. 지금껏 많은
배를 타 보았지만 이렇게 관리가 잘되어 있는 배는 처음 타 봅니다. 화장실 선실 갑
판 모두 하나씩 뜯어 보는데 도저히 흠 잡을데가 없습니다.
군대에서 취짐 점오 받기 전과 너무 흡사 합니다. 선장님 과 사무장님 얼굴을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
감탄 하던 중 드뎌 낚시 시작 선장님의 맨트 대구 Point이며 2.5m 침선 이랍니다.완
전히 바닥을 긁으며 침선 타고 넘던 중 침선 가장 위쪽에 서 입질이 옵니다. 인내
을 갖고 기다리다 만세를 부릅니다.힘쓰는게 애대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끌어 올
려보니 첫수 에 30후반 우럭이 올라 옵니다.
옆에있는 킬러형님 확 째려 보면서 의기 양양한 표정 집니다. 지금껏 킬러 형님이
항상 먼져 잡았거든요. ㅎㅎ 흐믓 한 마음 가라 앉히고 다시 두번째 입수 바닥을 긁
는데 묵직하게 한번 입질이 옵니다.
대구라는 직감 긴장 합니다. 갑자기 훅 하고 낚시대가 인사를 하는데 숙일 줄만 알
지 고개를 들줄을 모릅니다. 저도 있는 힘껏 낚시대를 들어 봅니다. 낚시대가 옆으
로 휘어 집니다. 저보다 이녀석힘이 더 좋아 보입니다. 그때 선장님이 오셔서 장갑
낀 손으로 합사를 당겨 주십니다. 이제 감으세요 합니다.
전동릴로 감는데도 힘들어 죽겠습니다. 왜이리 무겁나 하는데 대구 두마리가 한번
에 올라 옵니다. 한마린 뒤에 계신 분이 잡은건 데 줄이 엉켜 결국 제가 혼자 감아
올리는데 무게가 장난이 아닙니다.
배에 올려보니 대구 싸이즈 장난 아닙니다. 길이는 9자 조금 안되는거 같은데 빵이
장난이 아닙니다.빵만으로 따지면 지금껏 잡은 놈 중 최고입니다. 그런데 큰일 났습
니다. 쿨러에 안들어 갑니다.반 접어서라도 넣으려 했는데 택도 없습니다. 결국 둘
리님 쿨러에 신세 집니다. 둘리님 감사 합니다.
그때부터 감성킬러님의 태클이 들어 옵니다. 자기 마든 채비에 밑걸림 방지 노하우
바늘로 잡았다고 자랑 하십니다.저도 질수 없어 한마디 합니다. 같은 채비에 같은
바늘 인데 누구는 잡고 누구는 못잡으니
실력 차이가 확실히 보이네요 하고 맞받아 칩니다. 감성 킬러님 꿀먹은 벙어리마냥
아무말도 못하고 웃기만 하십니다. 그렇게 몇번을 염장질 합니다. 그때 킬러님도 대
구에 입질을 받습니다.끌어올리는데 전동릴이 힘을 못씁니다. 손으로 힘껏 감아 올
립니다. 대구입니다. 일단 축하한다는 말을 전 합니다. 그리고 나서 싸이즈가 ...별
로라고 염장 한번 더 지릅니다. ㅎㅎㅎ 그때부터 킬러 형님 말이 많아 집니다. 이제
시작이라고.. 결국 킬러님 대구는 1마리로 끝입니다.
뜨거운 8월에 출조하여 이렇게 즐거운 낚시를 하기는 처음입니다. 역시 좋은 사람
과 함께하는건 무엇이든 좋은가 봅니다. 또한 정말 선장님의 프로정신에는 혀를 내
두룹니다. 비밀포인트에 들어가서 우럭 씨알이 작으니 여기는 치면 안되다고 다음
에 가을쯤에 다시 오자고 하시고 줄엉킴이 많으니 낚시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고기
못잡으면 점심 안먹이고 낚시 할거라고 엄포도 놓으십니다.
정말 고기 잡아 주시려고 필사의 노력을 하십니다.
그렇게 시간은 어느덧 회항 시간이 돌아 옵니다. 일행 모두 대구 손 맛 보았습니다.
쿨러에는 대구와우럭들이 얼음에 잘 갈무리 되어 있습니다.
월요일 출조했는데 지금이 목요일 이지만 아직도 기분이 좋습니다. 역시 좋은 사람
과 함께하는것그리고 선장님의 최고의 노력이 지금껏 해본 선상 낚시 중에 최고의
출조 중 하나 였습니다.
다른 조사님들도 좋은 사람과 낚시 하셔요. 글재주 없는 앵두가 첨으로 조행기 올립니다.
남의 채비 괴기까지 올리느라고 ....손맛은 아니고 몸맛 쥑여주죠.
알밴 대구잡으려면 12월중순에서 1월말사이에 가시면 되고요.
암놈하나만 제대로 잡아 내장에 알넣어 매운탕 끓이면~~ 아주그냥쥑여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