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내리기 시작한 폭설이 100년만에 서울 신기록을 갈아 치우고
그 때 쌓였던 눈이 녹아들 즈음...
한동안 참았던 수전증이 재발한 것을 보면...
내 마음도 녹아 바닷가 모래밭으로 흘러갔나 보다
바다가 날 유혹하는걸 보면..
22일 퇴근 무렵,,내일이면 번출을 떠나실 카파형님께 전화를 건다..
형님! 조심해서 잘 다녀 오십시요~하고
인사를 건네며,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과 다음엔 함께 떠나자는 약속으로
안낚과 즐낚을 기원한다.
간만에 늦잠과 주말의 여유로움을 즐기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들의 키와 작아진 신발때문에
마눌이 아들 신발 하나 사자며.. 외출을 재촉한다.
아들의 신발을 사고,,,
떡본김에 제사지낸다고~ 나온김에 외식으로 마눌의 이마에 주름살을 하나 더 만들어 주니
이게 행복인가 보다싶다.
외식 후 집에 들어와 인터넷을 뒤적뒤적이며
아..잠시후면 번출팀이 1차 집결지에 모일거 같고, 또 조금 있으면 비봉에서 만나겠네...
또 술판이 벌어지려나? 하고...이 생각, 저생각,,
에고...나도 바다 가고 싶다!라는 푸념과 한숨속에
신진도 이쪽 저쪽 유선사 홈피를 살펴보다 보니
꽤 이름있는 내만배 중 "1자리"가 빵구?
어제..금요일 저녁에만 해도 분명 예약 완료였는데!!!
때는 이 때다~싶어
아~ 오늘 낚시가면 대박이겠네~하며 마눌 눈치를 살짝 본다
잘못 걸리믄, 말 한마디 잘못하면 죽음이기에..ㅠㅠ
더구나,,,밤 12시 10분쯤에 낚시 가고 싶다는 둥 말하는 그 자체가 엄벌에 처할 중대한 실수이기에...
그런데...
마눌의 눈꼬리가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리나 있어? 자리 있으면 갔다와! " 하는것이 아닌가?
세상에 이런 변이 있나 싶은 마음도 잠시
마누라 마음이 변하기 전에 잽싸게 00호에 전화를 건다
" 한자리 볏쥬? 내가 갈텡께 그리 알아유~" 하며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채비를 챙기고 출발!
김수철의 "나도야 간다"라는 노래가 절로 나올판이다.
출발을 하며 카파 형님에게 전화를 건다
엇! 나도 간다고....
한데~ 전화를 받지 아니한다! ㅠㅠ
암튼 신진도에 도착! 나홀로조사가 되어 승선명부를 작성하고, 자리를 잡고
출발, 2시간여 달렸나 보다
첫 포인트는 외연열도 근처..입수! 소식이 없다.
오는길에 수온을 살펴보니 5.6도!
낮은 수온으로 우럭이가 입을 닫았나~ 하며 선장이 조금 더 나가 보자 한다.
다시 약 30분쯤 이동! 그리고 입수
입질! 우럭이다~
한달여 만에 마주하는 우럭이 얼굴! 반갑다~ 그리고 고맙다! 내게 물어주어서!
그런데....
나와 몇몇 사람만 우럭이 몇마리 상봉하고, 나머진 형편없다...
나의 좌측 조사님은 우럭 깜팽이 형님뻘?1마리, 우측 조사님은 아직 상봉도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12시 30분쯤의 점심!
점심 식사를 마친 1시...
선장이 바람도 터지고, 물색도 않좋구,,
(바람이 터졌다 하나 낚시 못할 그 정도의 바람도 아니고....)
이런날은 더해바야 고생이라며, 안쪽으로(항구쪽으로) 들어가다 한군데 들려서 던져 보고 그만 들어가잔다.
순간 좌,우측 조사님의 찡그러지는 얼굴...
나 역시도 " 그래도~ "하는 일말의 기대를 하면서, 담배만 연신 피워댄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나 들어왔을까?
밖에서(내만배라도 그래도 밖으로 근 2시간여를 나간는데...) 안좋았던 물색이 안으로 들어오면 좋아질까?
뭍에서 가까울수록 물색이 안 좋아지는 것은 당연지사 아닌가?
처음 입수 장소에서도 물색이 안좋아 30분쯤을 더 나간건데...
뭍쪽으로 들어와서 하는 말이
"물색이 안좋단다."
"물색이 뻘건색"이란다.
어쨌든 입수 신호가 들려오고, 채비 두세번 내리고 올리더니
우럭이 안문다고...
그만 들어간단다!
2시 50분 철수! 25분? 30분만에 신진도에 도착하니 3시 20분쯤....
나의 짧은 낚시인생에..귀항 신기록 작성하고 마네..
선비 9만원에 4시간 오픈 유람선 타고(선실이 비좁아 밖에서 오들들 떨며...),2시간 30분간 꼴랑 1마리, 한마리도 못잡으시고
헛노동하다 들어가신 조사님...
과연 그분은 00호를 다시 탈까?
나 엮시 꽝매니아 조사이라서 조황에 일희일비 할지라도
꽝이면...내 복이려니 하지만
손님을 모신 선장이라면
......
아참!
난 손님도 아니요..고객도 아닌 "봉"이었구나!
이제
두번 다시 00호는 타지 않으리라!
-by 선낚동의 an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