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까지 앗아갈 정도로 아름답고 벅찬
감동의 자연속에서 힐링...’
어둑신한 아침이지만 벌써 집집마다 섬을 움직이는 역동적인 불빛들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햇귀가 조용히 내려앉은 봄 바다 연안은 마치 그림엽서 같이 아름답습니다.
굴레의 고단으로 휘어든 우리들을 얼싸안아주는 어머니의 가슴처럼 평온함이 느끼지는 바다여행.
겨우 뱃길만 남겨둔 보길도와 소안도의 연안은 온통 미역 양식장과 전복 양식장으로 가득합니다.
역질해안(礫質海岸)이 잘 발달된 까닭에 연안의 돌 틈에 사는 갑각류나 치어 등, 작은 생물체의 서식처로
안성맞춤이죠. 이런 하급 생물들이 많으므로 인하여 먹이사슬이 잘 발달되어 다도해는 다양한 어류들의 산란장
내지는 서식지로 최적지라고 보는 것입니다.
또한 조류가 빨라 산소 공급도 원활하며 생물들의 숨쉬기가 좋고, 이처럼 건강한 먹잇감들이 영양소도 풍부,
자연적으로 생물 연쇄상 이를 취하는 상위 각 계군들의 분포가 많은 것이 완도권의 '왕열기 메카'가 된 것도
원인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어미 고래와 새끼 고래가 함께 유영하는듯한 고요 아침 몽환적 풍경입니다.
육지와 섬들은 온몸을 휘감는 연한 녹색 옷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고 있지만, 그 속에 아직 겨울이 숨어있는
심술의 찬 바람... 견딜만 하지만 추위를 느끼게 합니다.
어젯밤에 잠은 충분히 잔 탓에 혼자 물 위를 흐르는 배 후미에 앉아 수려한 해안경관을 실컷 구경하고 있습니다.
쪽빛 바다에 도열한 수 많은 섬들은 마치 돛단배 떠 다니듯한 풍광으로 눈앞에 펼쳐지니 매력적인 여행의
백미는 또 하나 추가됩니다.
파아란 가을 하늘처럼 맑은 하늘에 쌍엔진 비행기가 비행운을 뿜으며 지나가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내 뿜는 열이 높은 고도에서 아주 차가운 대기를 만나면서 생긴다고 합니다.
이것도 그림엽서처럼 참 아름답네요..^^
소안도 쪽에서 찬연한 아침 해가 떠 오릅니다.
온 바다가 붉게 물들어 가는 황홀한 이 순간의 아침을 여러분은 한 번쯤 제대로 만나 보셨나요?
영롱한 햇살, 어린아이 웃음 같이 깨끗하고 명량한 하늘, 나날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산들,
스쳐오는 맑고 향기로운 시원한 해풍에 마음속 모든 잡티가 일순간 다 사라지는 기쁨과 위안이 생깁니다.
절해고도의 작은 외딴섬, 파랑의 영향으로 해식애가 잘 발달되어 한 조각 예술품같이 바다 위에 서 있습니다.
호수같이 잔잔한 물결에 우뚝 솟아있는 이런 섬들은 단조롭기 그지없는 수평선의 풍경을 역동적으로 바꿔주죠.
이 곳 어부지리에 자주 오시는 논객 옵스님께서 둘째 날 동행해 주셨습니다.
글과 통화로는 자주 인사를 나눴으나 용안은 처음으로 뵈옵는 옵스님,
보성에서 막걸리와 남도의 그리운 향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된장과 직접 기른 버섯
그리고 맛깔스런 김치, 삶은 보성의 녹돈 돼지고기와 홍어까지 삼합을 준비해 오셨어요.
풀어 놓은 보따리를 보고,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감동 감동.....
실루엣 속 보길도가 손 잡힐 듯 보이는 바다 위에 고산께서 지인들과 함께 세월을 낚으셨던 음풍농월의 세연정을
잠시 뱃전에 옮겨 놓았습니다.
얼음에 쟁겨두어 시원한 병영설성 생막걸리 한 잔을 쭉~ 들이켜며, 김치를 깔고 고추,마늘,된장,홍어,돈육을
얹어 싸 먹는 삼합의 이 맛은 세상의 어떤 때라도 씻어낼 듯 리베로들의 온몸이 마법에 걸리기에 충분합니다.
배 전체의 분들까지 다 초대, 모두 감탄을 자아내게 했지요.
감사 드립니다. (왼쪽부터 옵스님, 잉어꾼님, 아니오니님)
첫날 잡은 열기는 많지 않아 함께한 일행께 나눔하고, 둘째 날은 왕열기와 씨알 좋은 우럭으로 제법 잡았습니다.
오후에 한 포인트에서 쏟아지는 입질에 혼비백산, 10마리 무게감이 장난이 아닙니다.
모두 산란이 끝나서 그런지 바다의 속살들은 몸통이 홀쭉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먹이활동으로 접어들어 드센
입질로 초릿대를 춤 동작이 신들린 무당같이 과감하여 손맛과 눈 맛을 즐겁게 해 주더군요.
대체적으로 요즘의 열기들은 약간 떠 있는 상태에서 입질이 활발합니다.
그러니 채비를 바닥에 찍고 바로 멈춰서 6바퀴를 감고 있으면 열기들이 줄을 타고 있어도 바닥으로 내려가지
않기에 옆사람과 줄엉킴 없이 원활한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옆사람과 똑 같이 바닥찍고 6바퀴를 감고 기다리는 것.... 꼭 명심해 주셨으면 합니다.
10단도 좋지만, 15단이 솔직히 유리합니다.
그 이유는 열기들이 산란을 마쳤기에 무리 지어 있는 상하 폭이 산란 전보다 넓어진 이유도 되겠지만,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한번 제대로 줄을 타려면 10단보다도 번거롭지만 15단이 한번의 찬스로
많이 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참고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면 요즘같이 저조한 시기엔 대박수준이죠..ㅎㅎㅎ
집에 와서 세어보니 이날 잡은 열기는 40여수.. 씨알이 좋아 재미있었습니다.
결혼 6년 차, 그간 마음고생이 무척 심했던 며느리가 이제사 아기를 가졌다고 합니다.
이물질 없게 정성껏 깨끗하게 씻어 손질하여 그늘에 말려 뒀지요....^^
봄바람에 며칠간 말려 꼬들꼬들 해지면 냉동해 뒀다가 수시로 찜과 구이를 해 줄 참입니다.
열기나 우럭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과 철분 함유량이 많아 새 생명의 세포 생성에 큰 도움이 되며,
또 출산 후, 미역국에 열기를 넣어 끓이면 영양도 있고 더 맛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꿀팁...^^
매번 생선 손질시 칼로 비늘 벗기기 참 힘이 드는데, 벗긴다 해도 비늘이 사방으로 튀기는 것도 문제이고요.
그래서 간단하고 아주 잘 벗겨지는 방법 하나 소개합니다.
숟가락이나 엇썰은 무우로 벗기는 방법과 시중에 판매하는 비늘치기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가미 밑까지 세세하게 비늘을 친다는 것은 좀 어려운데, 전복 껍데기로 한번 벗겨 보십시오.
껍데기 날이 날카로워 이런 구석구석까지 벗기는데 참 유용합니다.
좀 더 큰 전복껍데기는 세숫비누 담는 용기로 사용하시면 자연맛이 나서 더욱 운치 있고,
여러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물 빠짐도 좋은 용기로서 센스있다고 환영받을 것입니다.
즐거운 출조길 다녀오셨네요 ^^
한편의 아름다운 서정시를 즐감하고 갑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