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오천항을 갔다가 참돔의 개체를 확인한 후 다시 번출에 나섰다.
물심이 적당히 가는 5물의 물때를 선택해서 참돔을 타작해 볼 요량…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지만, 결국 자주 두드리는 사람에게 문은 열리기 마련 아닐까.
하루 종일 구름이 낄 거라는 기상 예보가 마음 한 켠을 무겁게 만들지만, 날을 받아놓고 이런저런 조건이 안맞은 날이 한두 번도 아니고… 그저 팔자(?)려니 할 수 밖에 방법이 없다.
부지런히 달려 홍원항에 도착했다. 새벽 일찍 출항하는 침선배는 환하게 불을 켜놓고 이미 손님들을 맞고 있고, 선장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우럭의 개체 격감을 우려하시는 말씀을 듣고 다시 가슴 한쪽이 답답해진다.
선상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고기를 잡아 먹는데’에 있는데…
현실적인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천상 눈높이를 낮춰야 하지 않을까?
슈퍼 울트라 초 왕대박 따위(?)를 기대하기 보다는 그저 먹을만큼 잡고, 바다를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실망도 줄 터이고…
부족한 잠을 차안에서 잠깐 해결하고 나자 드디어 사무실에 불이 켜진다.
참돔 시즌의 시작이라 활성도가 높지 않은데다, 입질이 예민해져 있어서 갯지렁이의 사용을 회원님들께 권해 드렸다.
정통(?) 루어를 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혀를 찰 일일지는 모르지만, 보다 확률이 높은 방법을 외면할 일만도 아니다.
생활낚시라는 명제의 가장 큰 특징은 ‘나오는 고기를 잡자’아닐까.
고기가 나오는 시즌에 맞춰,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을 선택해, 식구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 줄 것. 기본만 숙지하고 있으면 쉽게 손맛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루어의 각종 머리 아픈 매듭법이나 테크닉을 구태여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건 전문가에게 맡기고), 바다를 만나 손맛을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의 확보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오늘의 첫 번째 포인트는 용섬.
지난주에 이미 왔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타이라바 전용대에 베이트릴을 장착했다. 원줄은 합사 1.2호, 쇼크리더는 카본 4호를 3m 가량 직결하고 타이라바는 핑크빛의 65g을 선택했다.
물심이 강해지면 타이라바의 중량을 더 높이기로 마음먹고, 일단은 다소 가벼운 중량으로 시작. 갯지렁이를 4~5마리 풍성하게 바늘에 끼우고 낚시 시작.
참돔 시즌의 초반이라 입질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차분히 바닥을 탐색해 보기로 마음먹었지만, 이런… 밑걸림이다.
평소 장갑을 끼지 않는 습관은 이런 상황을 더 곤혹스럽게 만든다. 다치긴 싫고 줄은 끊어야 겠고…
로드를 거꾸로 세워 스풀을 잡고 대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고 배의 흐름을 기다리자 다행히 줄이 끊어져 나간다.
시작부터 아까운 타이라바를 수장시켰지만, 채비 수장이 무서워 입질 수심층을 포기한다면 낚시를 안하는 게 더 낫다.
공략해야 할 지점에선 철저하게 승부를 즐겨 나갈 것.
이번 출조에는 특별한 손님 한 분을 모셨다. 일본 유수의 낚시용품 메이커의 로드 설계 담당하고 있는 분인데 일본의 낚시 패턴과 우리나라의 그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는 로드 개발을 위함이 그 목적.
사용하는 장비를 흘낏 쳐다보니 어리둥절해 진다. 초경량의 볼락 캐스팅 대에 스피닝 릴 1000번, 원줄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호수라 문득 ‘한국 참돔을 너무 졸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킥킥 웃음이 났다.
이 양반은 낚시가 시작되자 타이라바를 멀리 캐스팅한 후 톡톡 바닥을 튕기면서 던지고 감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볼락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입질을 받아낸 모양이다. 허걱!!!!
침착하게 참돔과 힘겨루기 끝에 50cm 남짓의 참돔이 모습을 보인다.
아무리 약한 장비라도 결국 ‘밸런스’만 맞으면 승부가 가능하다는 뜻.
오전은 그 한 수로 마무리 되고 이리저리 참돔을 찾는 탐색이 계속 되었다.
오후 들어 만난 첫 입질을 순간적으로 챔질하면서 날려버린 후, 다시 입질의 기회가 찾아왔다. 제물걸림이 되어 로드를 가져갈 때 까지 무조건 참기로 작정했지만, 그 짧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 드디어… 올 해 첫 참돔을 만났다.
그리 크지 않은 씨알이지만 일단 시작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참돔 타이라바를 예정하고 계시는 분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참돔이 바닥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하게 바닥을 노리시는 게 좋다.
타이라바와 쇼크리더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필수.
더 수온이 올라가서 참돔의 활성도가 좋아지면, 교과서대로의 방법으로도 참돔을 쉽게 만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참돔들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참고 하시길~~~^^*
저랑 가서는 열심히 연습하시더니 미녀 얼굴 보셨네요....
일단 축하드려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