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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후기]
2011.06.01 12:51

시즌 초반의 참돔 타이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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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6880 댓글 8




지난 주 오천항을 갔다가 참돔의 개체를 확인한 후 다시 번출에 나섰다.
물심이 적당히 가는 5물의 물때를 선택해서 참돔을 타작해 볼 요량…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지만, 결국 자주 두드리는 사람에게 문은 열리기 마련 아닐까.
하루 종일 구름이 낄 거라는 기상 예보가 마음 한 켠을 무겁게 만들지만, 날을 받아놓고 이런저런 조건이 안맞은 날이 한두 번도 아니고…  그저 팔자(?)려니 할 수 밖에 방법이 없다.
  부지런히 달려 홍원항에 도착했다.  새벽 일찍 출항하는 침선배는 환하게 불을 켜놓고 이미 손님들을 맞고 있고, 선장님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우럭의 개체 격감을 우려하시는 말씀을 듣고 다시 가슴 한쪽이 답답해진다.
선상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고기를 잡아 먹는데’에 있는데…
현실적인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천상 눈높이를 낮춰야 하지 않을까?
슈퍼 울트라 초 왕대박 따위(?)를 기대하기 보다는 그저 먹을만큼 잡고, 바다를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실망도 줄 터이고…

  부족한 잠을 차안에서 잠깐 해결하고 나자 드디어 사무실에 불이 켜진다.
참돔 시즌의 시작이라 활성도가 높지 않은데다, 입질이 예민해져 있어서 갯지렁이의 사용을 회원님들께 권해 드렸다.
정통(?) 루어를 하시는 분들이 들으면 혀를 찰 일일지는 모르지만, 보다 확률이 높은 방법을 외면할 일만도 아니다.
생활낚시라는 명제의 가장 큰 특징은 ‘나오는 고기를 잡자’아닐까.
고기가 나오는 시즌에 맞춰, 가장 확률이 높은 방법을 선택해, 식구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 줄 것.  기본만 숙지하고 있으면 쉽게 손맛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루어의 각종 머리 아픈 매듭법이나 테크닉을 구태여 다 알지는 못하더라도 (그건 전문가에게 맡기고), 바다를 만나 손맛을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장르의 확보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다.

  오늘의 첫 번째 포인트는 용섬.
지난주에 이미 왔던 곳이라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타이라바 전용대에 베이트릴을 장착했다.   원줄은 합사 1.2호, 쇼크리더는 카본 4호를 3m 가량 직결하고 타이라바는 핑크빛의 65g을 선택했다.
물심이 강해지면 타이라바의 중량을 더 높이기로 마음먹고, 일단은 다소 가벼운 중량으로 시작.  갯지렁이를 4~5마리 풍성하게 바늘에 끼우고 낚시 시작.
참돔 시즌의 초반이라 입질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차분히 바닥을 탐색해 보기로 마음먹었지만, 이런…  밑걸림이다.
평소 장갑을 끼지 않는 습관은 이런 상황을 더 곤혹스럽게 만든다.  다치긴 싫고 줄은 끊어야 겠고…
로드를 거꾸로 세워 스풀을 잡고 대를 잡은 손에 힘을 꽉 주고 배의 흐름을 기다리자 다행히 줄이 끊어져 나간다.
시작부터 아까운 타이라바를 수장시켰지만, 채비 수장이 무서워 입질 수심층을 포기한다면 낚시를 안하는 게 더 낫다.
공략해야 할 지점에선 철저하게 승부를 즐겨 나갈 것.
이번 출조에는 특별한 손님 한 분을 모셨다.  일본 유수의 낚시용품 메이커의 로드 설계 담당하고 있는 분인데  일본의 낚시 패턴과 우리나라의 그것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우리 실정에 맞는 로드 개발을 위함이 그 목적.
사용하는 장비를 흘낏 쳐다보니 어리둥절해 진다.  초경량의 볼락 캐스팅 대에 스피닝 릴 1000번, 원줄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호수라 문득 ‘한국 참돔을 너무 졸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킥킥 웃음이 났다.
이 양반은 낚시가 시작되자 타이라바를 멀리 캐스팅한 후 톡톡 바닥을 튕기면서 던지고 감기를 반복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볼락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입질을 받아낸 모양이다.   허걱!!!!
침착하게 참돔과 힘겨루기 끝에 50cm 남짓의 참돔이 모습을 보인다.
아무리 약한 장비라도 결국 ‘밸런스’만 맞으면 승부가 가능하다는 뜻.
  
  오전은  그 한 수로 마무리 되고 이리저리 참돔을 찾는 탐색이 계속 되었다.
오후 들어 만난 첫 입질을 순간적으로 챔질하면서 날려버린 후, 다시 입질의 기회가 찾아왔다.  제물걸림이 되어 로드를 가져갈 때 까지 무조건 참기로 작정했지만, 그 짧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진다.  드디어…  올 해 첫 참돔을 만났다.
그리 크지 않은 씨알이지만 일단 시작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참돔 타이라바를 예정하고 계시는 분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참돔이 바닥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철저하게 바닥을 노리시는 게 좋다.
타이라바와 쇼크리더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필수.
더 수온이 올라가서 참돔의 활성도가 좋아지면, 교과서대로의 방법으로도 참돔을 쉽게 만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참돔들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참고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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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 ?
    둘리(이영택) 2011.06.01 20:02
    감성킬러님~
    저랑 가서는 열심히 연습하시더니 미녀 얼굴 보셨네요....
    일단 축하드려욤...^^~
  • ?
    감성킬러 2011.06.01 20:34
    이단 감사합니다~~ㅋㅋ^^*
    참돔 얼굴 보기 정말 힘드네요.
    예전에 참돔을 푸대접한 벌을 톡톡히 받는 모양입니다.
    선상쪽으로 돌아선 후 해야 될 장르가 많아 낚시를 다시 배우다 보니 아무래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고 있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게...ㅎㅎㅎ ^^*
  • ?
    진아진선 2011.06.02 07:47
    축하드립니다...몇일전 날짜 받아 놓고 잠까지 설치고ㅜ,ㅜ 기대10%ㅡㅡ 걱정90%
    매일 짬나는데로 여기저기 눈팅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경험 하지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은듯 하네여 ...글중에 쇼크리더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굼하네여
    목줄을 의미하는것인지....쩝...얼굴이라도 볼수 있을라나..ㅠ.ㅠ
  • ?
    감성킬러 2011.06.02 07:54
    네. 진아진선님~
    '쇼크리더'는 그저 목줄로 편하게 부르셔도 상관없을 것 같습니다.
    목줄은 갯바위 낚시에서 주로 쓰는 용어이고, 루어쪽에서는 '쇼크(충격)'을 받아내는 완충 역할을 한다고 그렇게 부르는 모양입니다.
    참돔은 수온이 올라 갈수록 활성도가 좋아지는 어종이니까 충분히 얼굴 보고 오실 겁니다.
    즐낚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 ?
    무상천 2011.06.02 11:59
    핵심을 짚고가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첫 참돔(맞나?) 축하드립니다. ^^
  • ?
    zakdoo(김경중) 2011.06.02 21:54
    드디어 낚으셨군요 홍원항 참돔 ^^
    갯지렁이.. 블루님은 절대 안쓰신다고 하시더군요.
    같이가신 마쯔바라氏는... 지렁이 안쓰고 잡은건가요..? 갑자기 궁금해져서 ㅎㅎ

    이번 연휴에 삽시도권에서 참돔낚시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profile
    카파 2011.06.03 06:17
    시즌을 앞두고 그렇치않아도 한번 기웃거리고있었는데 좋은 정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주중에 충청이나 군산권으로 한번 다녀올랍니다.
  • ?
    감성킬러 2011.06.03 12:07
    무상천님~ 무상천님의 글에 비하면 어림도 없습니다. ㅎㅎ
    올해 타이라바 첫 참돔 맞습니다.
    얼굴 보기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려운 장르네요. 축하 감사드립니다~~^^*

    작두님~ 마쯔바라氏는 지렁이 안쓰셨습니다.
    말씀드린대로 토끼가 깡총깡총 뛰는 듯한 액션을 연출하더니 덜컥!!!!
    본격 시즌에 접어들면 저도 갯지렁이는 안쓰는데, 시즌 초반이라 생미끼의 유혹(?)을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그냥 아무케나 잡을래요. ㅋㅋㅋ

    카파님~ 제 생각이지만 충청권으로 가심이... 가깝잖아요. ㅎㅎㅎ (군산권에 맞아 죽을려나요? ^^::)
    부디 대박 치셔서 봉다리에 담아주시기 부탁드립니다~~ =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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