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는 아직 시즌 초반이라 아주 마니아가 아니면 선뜻 도전하기가 어렵고, 한창 피크로 달리고 있는
우럭, 참돔은 이미 다녀왔고… <어부지리>의 남해 조황란을 살펴보다가 오징어가 눈에 들어왔다.
갈치낚시를 하다가 초반 안주거리를 위한 선사의 써비스 품목 정도로 여겼던 오징어를
주된 테마로 한다는 사실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사실 갈치낚시를 하다가 오징어를 잡을라 치면 어느 정도의 눈흘김은 각오하는 게 좋다.
갈치와 오징어, 한치는 서로 천적관계에 놓여 있어서 오징어 떼가 붙으면
그 귀한 대우(?)를 받는 갈치의 조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정설.
그렇기 때문에 마음 놓고 오징어를 잡을 수 있는 기회 역시 흔한 게 아닌 듯하다.
갈치낚시를 하면서 한 번도 오징어 채비를 담구어 본 적이 없어 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다.
모를 때는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속 편하다.
통영의 선사에 전화를 걸어 궁금한 점을 여쭤보았다.
“대는 짧은 게 유리한가요?”
“아뇨. 연질의 긴 대가 낫습니다.”
“오징어 채비는요?”
“스무 개에 11,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봉돌은요?”
“80~100호를 씁니다.”
일단 기본 채비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 되었다. 7:3 액션의 3m 열기대를 챙기고 전동릴을 체크하고,
100호 봉돌이야 상시로 휴대하고 다니니까 3개 정도면 충분하고…
버스 안에서 한 잠 늘어지게 자고나니 벌써 통영이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수려한 미항(美港).
선사의 사무실에서 야광(축광)인 것과 야광이 아닌 오징어 뿔을 각 10개씩 구입했다.
처음에는 지그재그로 하나씩 달아서 어느 쪽에 오징어가 더 잘 붙는지 확인한 후 결정하면 된다.
1시간 반을 달려 포인트에 도착하고 드디어 풍이 내려간다.
오징어 낚시 역시 어부의 조업 장르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자새를 이용한 전통적인 방법이 조과면에서는 월등한 걸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취미 생활을 즐기는 낚시인 아니던가.
배에 탄 사람들이 호흡을 맞추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즐기면 그만일 일이다.
“자 한 번 담가 보이소. 술 취한 오징어가 올라올 낍니더.”
아직 집어등을 밝히기 전이라 지금 나오는 오징어는 정상(?)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온다는 얘기.
배를 타고 가는 동안 젊은 사무장(최연소 선장 면허 기록을 가지고 있는)은
오징어 낚시의 tip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탐색층은 바닥에서 표층 10m권 까지입니더. 시마노 전동릴은 4, 다이와는 8의 속도로 감아올리시다가
오징어 입질이 들어오면 여러 마리 태울 욕심을 내지 마시고예. 빨리 감아야 오징어가 안 빠집니더.
오징어가 보일 때 까지 릴을 계속 감아서 대가 출렁거리지 않게 해야 오징어를 잡을 수 있습니더.
바늘에 미늘이 없기 때문에 채비가 아래 방향으로 내려가게 되면 걸어놓은 오징어 다 빠지니까 잘 들 하이소”
‘O.K 오징어 다 주거쓰. ㅎㅎ’
정말 집어등을 켜기도 전에 입질이 들어온다.
배운대로 빠른 속도로 감아 올려 포획에 성공.
주꾸미 낚시가 그렇듯 손맛이 없으면 어떠랴. 차곡차곡 쿨러에 쌓여가는 재미 또한 만만치 않은데다,
낚시후의 성과물이 뿌듯하니…
다섯 마리를 연거푸 걸어내는 동안 모두 야광 오징어 뿔에만 반응하는 걸 보고 전부 야광으로 교체.
오징어 낚시를 좋아하시는 선배와 통영 현지 사정에 밝은 후배에게 들은 바로는
오징어 역시 대구(大口)와 마찬가지로 falling(떨어뜨리는) 동작에 입질이 빠르다니까,
채비를 내리면서도 오징어를 노려보기로 했다.
스풀을 손으로 잡고 전동릴의 수심계를 보면서 50~70cm 정도 순간적으로 줄을 풀었다가 멈추고 잠시 대기.
표층으로 집어가 되자 내렸다가 멈추는 순간 어김없이 입질이 온다.
여러 마리 줄을 태울 욕심을 버리고 속전속결 모드로 돌입.
내가 쓰는 방법을 몇 분께 일러드리고 다시 낚시에 몰입하려는데,
이런 … 저녁부터 추적추적 뿌리던 빗방울이 새벽이 되자 세차게 퍼붓기 시작한다.
제법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쿨러를 모아놓고 보자 거의 꼴찌 수준이다. 허걱!!!!
1타 5피까지 성공하신 분께 낚시 방법을 여쭈어 보았다.
입질이 들어오는 층에 감았다 내렸다를 반복하자 여러 마리의 오징어를 태울 수 있었다는 말씀.
역시 어느 방면에나 숨은 고수는 늘 있는 법이다.
계절별로 활성도가 높은 어종을 쫓아 꽝의 확률을 줄이는 하나의 대안으로
오징어 낚시를 가보심은 어떨는지… ^^*
새로운 장르에 몸을 담갔다 오셨군요....
나두 오징어 낚시하구 싶어지네요...
오징어 낚시는 가족끼리 즐겨도 좋을거 같은 테마로 생각되는데요...ㅎㅎ
오징어회에 소주한잔... 캬~~!!
좋은 정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