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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세요 배낚시

[조행후기]
2011.07.25 13:41

눈팅만 하다 올리는 첫 조행후기

조회 수 4309 댓글 12
어부지리님들 덕분에 간신히 초보를 면한 선상낚시 3년 경력차입니다.
큰맘먹고 2일 연속 출조를 감행하여 그동안 얻은 지식에 보답하고자 홍보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려봅니다. 편의상 존칭은 생략합니다. ^^*

오랜만에 동행출조를 결정하고 3명씩 2개조로 선사를 예약했다. 인기있는 선사의 주말 출조는 어디서나 예약이 치열하기에 자리가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태풍의 영향인지 자리가 있다. 올초 ㄱㄱㅊ 때문에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 선사지만 동행의 일정을 바꿀수 없고 어차피 대박 아니면 쪽박인 태풍후인지라 출조를 확정하고 나혼자 선발대로 간만의 2일 연속 출조를 위해 목요일 밤 선사에 도착했다.
수도권에서 출조하기엔 너무 먼 곳이라 자주 가지도 못하지만 지인들이 멀미를 많이 해서 파도가 조금이라 있으면 취소를 하는 불량고객으로 알려진터라 직원들 보기가 민망해서 겉인사만 하고 지나갔다. 아 물론 최소 3일전에 취소하긴 했다.

신장개업한 가게 구경을 하며 배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손님접대를 끝낸 사장님이 선물 하나를 내게 건네주신다. 단골도 아니고 불량고객인지라 따로 말을 안했지만 개업준비 때문에 바쁠텐데도 불우이웃돕기 쌀기증을 한걸 알았나보다. 인상이 워낙 독특한데다 여느 선사와 같이 이름따로 얼굴따로 안면만 익힌 처지라 대면대면했는데 역시 사람은 직접 겪어야 좀 알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불량고객이란 사실은 모르는 눈치다 ㅋㅋ

3시간 정도 배를 타고난 후 눈을 비비며 일제히 추를 내렸지만 바람에 순식간에 날아가버린다. 우려했던대로 태풍의 영향이 아직 남아있어서 시원찮다. 젊은 선장이 여기저기 가보고 1시간이나 더 가서 다른 섬도 가봤지만 3자 전후 5마리와 4짜 1마리로 마감했다.  평소보다 무려 2시간이나 더 낚시를 하고 7시에 귀항했지만 선사의 명성에 걸맞지 않은 조과로 선장이하 모두 의기소침하다.

나의 2일 연속 출조를 아시고 사장님이 내일은 먼 침선에서 대박칠거라고 위로하신다. 하지만 경험상 어느 선사에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라고 기대를 낮추면서 1등으로 선명부를 작성했다.
일행 중 낚시대를 안가져온 분을 대신해 대여를 요청하니 신장개업의 북새통에 창고에서 어렵게 대를 찾아 빌려준 사무장에게 감사드리고 찜질방에서 잠시 눈을 붙인 후 일행들과 합류해서 다시 출조를 준비했다. 어제와 같은 자리배정이길 기대하면서 기대반 우려반으로 배를 탔는데 다행히 그대로였다.  평일의 어떤 물때라도 대기자가 넘치는 ㅅㅎㄹㅈ도 취객으로 인한 사고까지 있었지만 어떻게 정해도 불만이 있어서 선착순으로 낚시대를 꽂아 위치를 정한다는 룰을 절대 바꾸지 않는다. 어느 선사를 가나 자리배정 때문에 말이 많지만 투명한 룰대로 움직이면 불만이 적어진다.  여기도 전엔 단골 우대가 좀 있었지만 어제나 오늘이나 뒷자리 단골은 거의 없는것을 보면 이제 룰이 정착된 것 같다.

어제와 달리 항구의 바람이 가라앉은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되면서 부산스럽게 배를 타고 자리에 누워 3시간을 보냈는데 낚시대통이 사라진걸 알았다. 오랜만의 동행출조로 기분이 들뜬 나머지 항구에서 챙겨오지를 못한 것이다. 낚시대는 조립해서 챙겨왔기에 이왕 사라진거 액땜했다고 치고 대박나기를 기원했다.
- 부두에서 낚시가방 가져가신 분 잘 쓰세요 비록 허름한 가방이지만 초보조사때부터 지니고 다녀서 애착이 가고 채비와 바늘이 좀 있습니다.^^&-

  기나긴 항해끝에 다시 삑 소리와 함께 봉돌을 던졌는데 높이가 7미터 침선이란다. 선사에서 가기로 한 곳이 아닌것 같아 불안햇지만 물때에 맞춰서 선장이 이동하겠지 생각하고 낚시를 계속했다.
동행출조한 일행들은 오랜만의 출조라 침선에선 고전을 했지만 여밭에선 그런대로 조과가 있었다. 기대했던 사이즈보다 적은 조과가 연이어졌지만 마지막에 들른 침선에서 고기가 줄줄이 올라와서 매연에 고생을 좀 했지만 평균 조황으로 돌아와 항구에서 매운탕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출조를 주관한 처지라 기대했던 대박조과가 빗나가서 일행들에게 미안했지만 오히려 최근 출조 중 가장 좋았다고 위로를 해주는 일행들 덕분에 연속 출조의 피로가 가시는 듯 했다.

처음 만난 일행들과 이전 동호회에서 알던 분들이 섞여서 연속 출조로 지친 몸과 마음의 허전한 마음을 그런대로 채우고 출발하는 순간 선사에서 전화가 왔다.
애초에 가기로 했던 먼침선을 못가고 다른 곳으로 갔기 때문에 비용을 일부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같이 출항한 2척의 배가 행선지가 바뀌어서 조과자체가 차이가 있었다. 더구나 다른 배는 대박으로 입항했기에 사장님이 미안했는지 처음 방문한 동행들까지도 이것저것 챙겨주시고 다음에 꼭 다시 오라고 하신다. 이것저것 대화도중 올초 ㄱㄱㅊ 출조시 고생한걸 아시고 직원들과 최선을 다했지만 새 배라 어쩔수 없었다고 다시 사과를 하셨다.
  우리 일행들은 거의다 경상도 출신이라 선사 사장님과 사무장들의 전라도식 유머와 독특한 억양에 여전히 적응을 잘못한다. 하지만 1년에 1번을 오더라도 다시 올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일요일 등산 중에 선사에서 전화가 왔다. 정말 미안하니까 다음에 꼭 다시 오라고 한다.
자주 가기엔 수도권에서 너무 멀어요 가까운 곳으로 이사오시죠 ^^* -

Comment '12'
  • ?
    꽝조사-andy 2011.07.25 13:59
    무협님! 올만에? 뵈어요?
    나몰래 그새...연이틀 출조를 하시다니...무튼 부럽그만요?
    사진이라도 좀 올려주셨으면....방에 콕 틀어박혀 있던 내 수전증을 쬠이라도 덜어주련만....
    암튼..
    안낚과 즐낚하신거 같아...또한 부럽습니다^^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11.07.26 05:14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자주 담백한 맛의 조행기 올려주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
    행운 2011.07.26 11:16
    같은날 같이 동행출조하셨었군요... 마지막날 마지막 포인트에서는 좀 아쉬웠습니다... 좀 더 일찍 도착했으면 좋은 조항이 될 수 있었을텐데... 그래두 일행 분들의 즐낚 모습은 젊은 세대인 우리가 이끌어나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항상 즐낚하시구요..다음에 또 뵈요~~
  • ?
    무협광인 2011.07.26 18:55
    앤디님 안녕하세요? 간만에 큰맘먹고 간건데 대박이 피해갔습니다 담에는 같이 한번 가시죠 ㅎㅎ
  • ?
    무협광인 2011.07.26 18:56
    주야조사님 글에 항상 감동하고 있습니다. 글솜씨 부족한 것을 담백하다고 평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 ?
    무협광인 2011.07.26 18:58
    행운님과 그런 인연이 있었네요 다음엔 인사하고 지내시죠 마지막 포인트 물때가 끝날때라 1시간 정도 버틴게 최선을 다한것 같습니다. 그곳에 고기가 없을 경우 바로 귀항해야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었다죠 ㅎㅎ
  • ?
    우럭대장 2011.07.26 23:18
    무협님 오랫만입니다..낚시를 사랑하는 진정한 꾼임을 새삼 느낌니다..
    이젠 여인을 사랑하심이..ㅎ ㅎ ㅎ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11.07.27 00:43
    '아름다울 美' 는 아름답다라는 뜻으로 보편적 사용하나
    '맛나다' '맛이좋다' 라는 뜻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글이 빠알갛게 익은 사과처럼 자두처럼 아름다울수도 있지만
    맛이 없으면 대접 받던가요?
    님의 글에서 묻어나오는 할머니 손맛같은 담백하고 구수한 맛...
    제 글보다 솔직히 그리움이 더 있습니다.. ^(^
    자주 올려주세요..
  • ?
    무협광인 2011.07.27 12:37
    우럭대장님 올만입니다. 어부지리까지 오시고 과연 대장님다우셔 ㅎㅎ 킹과 일욜출조 잘 다녀오시고 회장님 다나까님 모두 행복하시라고 전해주세요^^*
  • ?
    무협광인 2011.07.27 12:40
    주야조사님 57침선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맛깔나는 글솜씨 부럽습니다. 그리고 다시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 ?
    박감독 2011.07.28 20:11
    광인님 글잘읽었습니다 워낙 상복이 있으신 분이라서 ...
    그래도 조행기가 참신하니 좋습니다 ㅎㅎㅎ
    시간이 나는대로 같이 출조를 하도록 하시지요
  • ?
    무협광인 2011.07.28 23:44
    박감독님 어부지리도 오시고 부지런도 하세요, 전 8월 초에 휴가입니다. 연락주시면 맞춰볼게요 비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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