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다, 그 속 이야기(가자! 만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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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낚시꾼에서 바다낚시출조점 출조기획실장으로 입장을 바꾼 제가
낚시꾼과 출조점의 입장을 양측면에서 충분히 고려, 여러 다양한 신선한 출조를 기획, 진행해 보고
그 결과를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자, 이 글을 적습니다.
제가 출조점과 엮여 있다 보니 자칫 홍보성 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도 있지만
그래도 제 글 안에는 여러분들이 관심 또는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이 많다 싶어
용기를 내어 제 글을 올립니다.
출조기획실장으로 제 하루, 일기처럼 편하게 적을 테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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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만재도로!
이번 출조의 주 포인트는
모두 다 꿈꾸는 대물 우럭의 손맛을 기대할 수 있는 만재도로 정했습니다.
만재도 포인트는 높이 30미터의 대형 만재침선을 비롯해 만재도 주변의 거친 여밭과
일대의 다양한 높이의 어초를 가지고 있어 스릴있고 재미 가득한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진도서망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맹골도 일대 새로이 발굴한 침선포인트도 공략,
부족한 쿨러를 채울 수도 있게 기획하였습니다.
자! 그럼 그 다양한 재미가 있는 현장으로 여러분을 모시고 떠나봅니다.
2012년 7월 14일 토요일
물때는 1물
파고는 약간 찰랑거리는 정도에 하늘은 짙은 해무가 자욱합니다.
더불어 비소식이 예보되어 있으니 힘든 낚시가 예상됩니다만
그래도 더위는 피할 수 있게 보이네요.
이번에 이용할 배는 진도 신신낚시점 소속 신신레져호입니다.
선실을 최대한 넓혀 조사님들의 장거리 이동에 편안하게 해놓았습니다.
전날 비소식 때문인지 갑자기 많은 예약 취소자가 생겼습니다.
사실 어떤 이유로든 갑자기 사정이 생겨 출조를 취소하는 것은 얼마든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 주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도 정말 이해하기 힘든 예약 취소가 생기네요.
낚시인의 에티켓... 아니 예약문화의 기본 중의 기본...
예약 후 예약 을 취소해야할 사정이 생기면 바로 전화하여 예약 취소를 해야지요.
예약도, 예약 취소도 우리의 출조서비스에 대해 댓가를 지불하는 조사님들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예약 취소 전화 정도는 예약조사님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출조 예약에 대한 선입금을 받지 않습니다.
기상악화 등 환불해야 할 사정이 생기면 일일이 다 연락드려 재입금해드리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그 보다는 기본적으로 우리 조사님들을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연락도 없이 출조를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일찌감치 예약마감을 해놓고 느긋하게 있었는데...
전 아직도 우리 바다를 즐기는 낚시꾼 중에는 이런 분들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게 예약하시는 조사님에게도 당연히 감사한 마음 가지고 있고
예약 취소 전화도 그 취소사정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감사히 취소 전화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상황은 누군가 우리를 음해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신진도 모출조점에서 경쟁출조점에 손해를 끼치기 위해 가라예약 걸어놓고
당연히 출조 당일 새벽 예약자는 나타나지 않고
결국 손님 대여섯명만 태우고 나가게 하는 걸 수차례 보았기 때문입니다.
좀 허탈합니다.
급히 친한(?) 분들께 연락드려 인원을 보강하고 최종 13분을 모시고 먼 길을 나섭니다.
저녁 9시 30분 광명 매장을 출발하여
1시간 정도 버스 안에서 만재침선의 형태, 낚시방법을 설명해드리고
이것 저것 낚시에 대해 여러 얘기를 나누면서 대박의 꿈에 젖어봅니다.
어느덧 새벽 2시 30분... 새로이 컨택한 음식점에서 새벽참을 해결합니다.
진도 내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 변변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해 늘 아쉬웠는데
이번에 찾은 식당은 뭐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고 정성이 담긴 음식들이라 생각이 되네요.
다행히 모든 조사님들의 깔깔한 새벽 입맛을 만족시킨 것 같습니다.
새벽 4시경 진도 서망항에 도착, 부랴부랴 먼 길을 나섭니다.
만재도 포인트는 2시간 정도의 항해면 가능하지만
오늘은 안개가 자욱해 얼마만큼 시간이 걸릴 지 모르겠네요.
오늘은 만재침선을 1차 포인트로 정하고
2차로 만재 여밭 및 어초를 집중공략하고 3차로 돌아오는 길에 맹골도 새 침선을 공략하기로 정합니다.
드디어 첫 포인트 도착! 만재침선입니다.
우선 포인트 진입 전에 개개인의 전동릴 수심체크를 한번하고 이어 만재침선을 공략합니다.
공략 지점은 수심 57미터권... 갑판과 조타실이 만나는 부분을 집중공략합니다.
헐... 엊그제만 해도 왕성한 입질을 보이던 포인트였는데 우럭이 입을 꽉 닫았나봐요.
두세번 같은 포인트를 공략하는데 영 입질이 없네요.
배를 지체없이 만재도 어초로 뺍니다.
5미터, 8미터, 3미터 정도의 어초를 연속 공략해 나가는데...
예상 적중... 모든 어초에서 바닥에 봉돌 안착 후 텐션 유지하는 순간 강력한 입질들이 쏟아집니다.
쌍걸이, 쓰리걸이... 흠... 사이즈가 기대치에 못미치네요.
3짜 후반급 우럭이 줄줄이 쏟아집니다.
헉! 비도 본격적으로 내리네요.
다들 우비 챙겨 입고 우중전에 대비합니다.
차곡차곡 쿨러가 쌓여갑니다.
앞으로 뒤로,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다양하게 배는 포인트로 진입하고
시원한 비바람이 불어오지만 좀 덥다 느껴질 정도로 손이 바쁘네요.
어느 정도 쿨러가 차오르고 나자 입질이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슬슬 놀래미가 극성을 부리고...
이곳 어초는 어느 정도 끝난거죠! 배를 다시 만재침선에 붙여봅니다.
폭발적인 입질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5짜, 4짜 우럭들이 기운찬 용틀임을 합니다.
제 바로 옆 조사님... 선상 우럭낚시는 처음이라는 데...
초릿대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5짜 우럭 예감...
전동릴이 힘겨운 숨을 몰아쉬며 드디어 수면에 우럭이 뜨는데... 역시! 5짜 우럭...
빵이 좋아서인지 바닷속에서 괴물이 푸악! 뛰쳐 나오는 것 같네요.
근데... 수면에서 바늘줄이 터집니다.
얼른 뜰채로 5짜 우럭 포획하고 나서 바늘을 보니... 헉... 18호 정도의 작은 바늘을 쓰고 계셨네요.
바늘 줄도 보통 10호, 가늘게 쓰면 8호 정도인데... 이분은 6호 정도의 가는 바늘줄을 쓰시네요.
이러니 들어 올리는 순간 터지지요.
바로 바늘과 바늘줄 교체를 권해봅니다.
만재 침선 우럭의 활성도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 것 같아요.
다시 만재도 여밭으로 이동...
우럭매운탕 익어가는 냄새 정말 정겹고요....
간단히 비를 피해 선실 내에서 소박한(?) 점심을 해결합니다.
우럭들은 뜨문뜨문 올라오고...
쿨러는 33리터 기준 7부 능선에 다달으네요.
지체없이 다음 포인트인 맹골도 침선포인트로 향합니다.
사전 정보에 따르면 이곳 침선엔 그물이 뒤덮혀 있다 하네요.
제 경험 상 이런 포인트는 낚시 자체가 힘겹기는 하지만 큼직한 우럭이 많이 있지요.
쌍걸이 노린다고 입질 후 잠시라도 지체하면 그물에 봉돌이나 바늘이 걸쳐 심하면 원줄까지 터집니다.
울 조사님들 잠시 적응시간을 가지신 후 본격적으로 큰 우럭을 빼내기 시작합니다.
1시간 이상 시간이 흘렀나...
이제야 쿨러뚜껑에 우럭 비늘이 묻어나오는 분들이 몇 분 계시네요.
전후좌우 가질 것 없이 대체로 모든 분들이 3짜 후반급 기준 20여수 이상은 하신 것 같네요.
계속 바다 수면을 때리던 빗줄기가 더욱 강렬해 집니다.
나중에 뉴스에 보니 진도에는 400미리 이상 폭우가 집중되었다 하네요.
아쉬움에 한번 더, 한번 더 하다보니 오후 4시를 다가서고 있네요.
한 분 한 분 아쉽지만 낚시대를 접으시네요.
마지막 포인트, 마지막 한 분, 마지막 입수에서 마지막 5짜 우럭이 얼굴을 보이고
그만 낚시대를 모두 접습니다.
이젠 모두의 얼굴에 아쉬움은 없으신 것 같네요.
솔직히 55리터 대장 쿨러가 차고 넘치는 대박조황은 아니지만
이 빗속에서 속옷 다 젖어가며 나름 충분한 조황을 올리고 만족해하는 조사님들을 뵈니
이것이 정말 대박조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열심히들 낚시하셨고 낚시 그 자체를 즐기셨으니 충분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계획보다 적은 인원을 모시고 나가 저희가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나
조사님 포함 출조팀장들 모두 이 비바람 속에 고생한 것이나
이런 것들은 이젠 아무런 문제가 아닙니다.
돌아서시는 조사님들 얼굴 면면에 새겨진 미소 가득하고 환하기에
전 이번 출조길은 너무나 큰 보람과 감사를 가지게 됩니다.
첫 출조를 나섰던 초보 조사님! 이젠 선상낚시 초기 환자가 되신 거 맞지요?
다음에 다시 같이 하게 되길 바랄께요.
다시한 번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챙기는 부분이 눈에 보입니다.
나름 좋은 조황으로 안도감을 느끼게 하네요.
즐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