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이젠 환자일세....
가을 하늘 구름은 사라지고 은행나무의 잎은 노오란 빛으로 물들고
은행나무 옆 감나무 가지에 매달려 빨갛게 익어가는 감이 익었을 무렵
비둘기는 나뭇가지에 앉아 먹을까 말까 눈치보고 잘 익은 모과를 떨구는
소년들도 비둘기에 시선 돌려 장난치고 실실 웃는 소년들 사이로 비둘기는
못내 아쉬움만 남기고 날개 펼쳐 저기로 가는 구나
간밤에 하늘 바라보고 갈구한 맑은 날씨!
예쁜 햇님 아침부터 깨끗이 단정하고 출발 전
혼동은 이내 쓰린 냉가슴이야!
배를 타고 나감은 자유를 그리워하는 것일까?...
갈매기 벗 삼아 오락가락 그리운 포말의 물보라
허연 물보라 속에 일어나는 환한 미소에
그리운 얼굴들이 하나, 둘, 셋,... 떠오른다.
카메라 사진 복 터진다, 대박이다
웃음꽃 바다 위를 뒤덮고 머리위로 날아가는 갈매기에 흥겨워 추파를 던진다.
멀리 뵈는 가르다란 교량 와보니 그게 아니구려.
어엿함 이여라! 인천대교! 그 위용을...
엄마가슴 모로 누워 세워진 팔미도 등대 아담함이 내 엄니 키다
바다 위에 서면 행복한 우리의 모습 기억 하리 기억 하리라..
우리 모두 사랑함을..........
동호회 정출이 용왕님의 시샘인지 바다상황으로 무산되고 모처럼 찾아온 이틀 연휴를 생각 하기전에 수전증에 몸부림치는 흰님들 출조를 위하여 여기 저기 전화가 불이난다.
영흥도 모배에 세자리를 만들어 흰님들께 연결해주고 다행스럽게 연안부두의 모 선박에 우리 흰님께서 진작 예약했던 자리를 내게 한자리 건네주신다.
토요일 아침! 늦은 조반을 챙겨 묵고 일요일 출조 준비를 한다. 묶음바늘, 채비 등....
연안부두의 이른 저녁시간!
아가씨 비슷한 한 여인이 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입에 녹음기 테이프라도 설치 한것 처럼 연신 손님들에게 맨트를 날린다. 모처럼 시간내여 유람선을 타고자 하는 사람들...
손님들을 유혹하려는 유람선에서 흘러나오는 철지난 유행가 노래 소리와 즐거운 주말을 보내려는 사람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즐거워하는 모습들이다.
더러는 당당하고, 수줍은듯,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이 저물어가는 연안부두의 선창을 환하게 미화 시킨다.
내친길에 내일 출조 배를 찾아보니 뵈질 않는다. 왠 일일까? 이내 궁금증은 해소된다.
오늘 조황이 별로인것 같다.
덕분에 늦께 까정 바다와 함께한 조사님들이 하나, 둘 배에서 내려 바쁜 발걸음을 옮기지만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더러는 가벼운 쿨러를 짊어지고 사랑하는 보금자리로 향 할 때도 있는법 항상 무거우면 어께 고장나유~~~~,
나도 오늘은 속물이 되어 볼까나? 항상 애마에 실려 있는 쿨러와 버려도 누가 집어가지 않을 로드를 들고 조사님들을 내려준 후 자리한 배를 향하여 몇 척의 배를 지나 내일 출조할 배에 자리를 정한다.
누군가를 위하여 자리를 점하려했던 선박 종사자는 내가 먼저 선점한 자리를 보고 의아해 한다. 허거나 말거나 내것이라고 말 허고 나니 괜스레 쑥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다음날 알고 보니 내가 선점한 자리는 어느 조사님의 고정석? 죄송합니다)
가면을 취하다가 일어나라는 모닝콜님의 호된 소리를 듣고 일어나보니 앞만 보고 달리던 시계는 새벽 01시를 넘어간다.
준비한 물건을 챙겨 차에 옮긴 후 연안부두를 향하여 출~발.
연안부두의 새벽은 잠도 없다.
오고가는 사람은 별로인데 반짝이는 네온싸인과 쿨러를 메고 어느 출조 배인지로 열심히 발걸음을 옮기는 조사님, 걷다가 넘어질세라 환하게 길 밝혀주는 가로등, 출조 객들을 상대로 장사 준비하는 아주머니의 손길이 바쁘다.
같이 동행할 흰님으로 부터 전화가 온다.
출조점 사무실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호주머니 속에 있는 돈을 기다리는 출조점 아자씨에게 선비를 건넨 후 배로 향한다.
전날 자리한 곳에 보조가방을 모셔놓고 남은 시간이 아쉬워 새벽 이슬이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이어지는 새벽 이슬이 타령에 오뎅한입 가득 삼킨다.
많은 사람들이 무거워 보이는 짊과는 상관없이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출조길에 오르며 저마다 오늘의 행운을 자신 하는듯 하다.
새벽술 한잔이 취기가 온다.
배에 돌아와 장비 셑팅 하는데 선미쪽에서 출조객인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다.
선부 아주머니와 큰소리가 오간다.
새벽부터 왜 지랄들이람! 하고 싶지만 괜스레 휘말려 눈총받기 싫어 속으로 더 크게 짖어라 하고 빌어본다.
선상에서 제공하는 아침도 거절하고 선실에 들어가 잃어버린 새벽잠을 보충하려 드러눕지만 이내 동행한 흰님이 찾는다.
이배에 자주 등장하는 메니아들이 선실에 둘러 앉아 누군가 홍원항에서 잡아온 문어에 한잔 돌리고 있다.
어부지리에서 눈팅 많이 했다며 나이 지긋한 조사님이 한잔 권한다. 넙죽~일순 한순배의 술잔이 돌고 나니 출항이 임박한것 같다.
여기 저기서 출항준비중인 배들의 엔진 소리가 요란하다.
이윽고 잠자리를 박차고 출항을 알리는 선박들이 요리조리 몸을 비틀며 항구를 빠져나와 넓은 바다를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출조배의 잠자리는 점점 멀어지며 이내 부족한 새벽잠을 보충하듯 눈이 감긴다.
쾌속항진 하던 선박의 발걸음이 이내 느려지고 선실에서 꿈을꾸던 조사님들은 어둠을 헤치고 나타난 햇빛에 눈살을 찌푸리며 기지개를 켠다.
선장의 낚시준비 맨트에 다들 손놀림이 바쁘다.
첫포인트, 여밭이다. 침선은 아직 물때가....해서 여기서 낚시 하다가 침선으로 이동한다고...
입수와 함께 바닷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봉돌과 채비들의 입수소리에 잠자던 우러기들을 얼마나 놀래여 일어날까?
역시 자리가 좋은 것인가? 입질이 온다. 좀더 기다려...됐어 릴링에 손맛을 느끼며 첫수의 통쾌함을 느낀다. 횟감으로 좋다는 싸이즈의 우러기....
바닥이 상당히 거칠다. 밑걸림 방지용 채비를 사용하는 나와 동행한 흰님은 잘도 빠져나오는데 여기저기서 합사줄 부여잡고 씨름을 한다.
옆자리 흰님의 로드가 제법 힘을 쓴다. 이어 내게도 이어지는 어신의 촉감이 나를 흥분 시킨다.
준수한 싸이즈의 우럭이를 끓어내고 계속되는 낚시에 옆 흰님의 로드가 사정없이 아래로....
뜰채를 찾는다 바쁜 발걸음으로 다가온 선장의 손에 들린 뜰채속으로 생을 포기한 광어가...
포인트 이동을 한다. 이슬이 즐기는 시간, 옆자리 흰님은 앞 포인트에서 노획한 광어를 칼질해달라고 선부 아줌께 들고 간다.
선부 아줌의 손놀림으로 먹기 좋게 변해버린 광어회..준비해간 속 내용물 없는 김밥에 양파, 와사비를 준비하여 양파조각위에 김밥 한 조각, 겨자, 회 한 조각을 올려놓고 이슬이와 함께한 제2라운드의 선상 술자리가 벌어진다. 이런 회는 처음 먹어본다며 좋아들 하신다.
두 번째 침선 포인트에서 올려진 우러기 한 마리, 열기가 눈에 보이니 열기 채비 있는 분은 열기 낚시를 해보란다.
다시금 옮긴 침선 포인트, 열기가 여기저기서 눈에 보인다.
계속 뒤쪽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나와 거리가 먼~ 물고기인가?
점심 식사하라는 선장의 맨트에 시간을 보니 평소 보다 늦은 점심이다. 식사후면 귀항할 준비에 오늘은 여기까지가......
많은 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열기로 손맛보신 조사님들, 서운하지만 조황에 만족하지 못허는 조사님들..., 어제, 오늘의 조황이 인천 뿐 아니라 다들 그런것 같다.
목포로 내려간 흰님 한테 전화가 온다. 페팩트 꽝이라고....여기도 별로라네....
허나, 무산된 정출을 위로한다고 바다에 나왔으며 이슬이에, 처음 뵙는 조사님들 얼굴 익혔으며 넓은 바다위에서 갈매기를 만나니 이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토요일 영흥에 이어 목포까지 내려간 흰님과의 통화를 끝내고 이젠 너도 환자아닌 환자 반열에 올랐구나, 하는 생각을 가슴속에 갈무리한다...
2주후에 동호회 번출을 기다리며 오늘 출조를 여기서 마무리한다.
풍랑 도원님 광어 잘 묵었습니다.
시월 두 번째 일요일 인천 출조를 ....
풍 산 올림
P.S:추석 연휴끝자락에 잡아온 쭈꾸미를 입감으로 사용하였는데 입질이 압권임을...
이제 신선에 반열에 오르시려는 건지..오르신건지..^.^;
점점 조행기에 농익은 향기가 나는것이..
노련함과 여유로움에서 묻어나는 잔잔한 조행기를 난 언제나 써보나 하는
두려움에 감히 조행기를 쓰지 못하게(?) 만드시는 휘갈림...^.^:
그런데 신선에게 꼭필요한 노래방 두루말이 휴지는 요즘 안보이시네요??
정보를 차단한게 틀림없는 듯..=3=3=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