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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 13번째 출조를 홍원항으로 다녀왔습니다.

원래 신진도로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선사의 사정상 최소가 되어 홍원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낚시대를 구매할 때 택배로 받았는데 포장이 PVC재질로 되어있었습니다. 낚시가방을 하나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PVC 파이프가 좋아보여서 이것으로 낚시가방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울 마나님에게 이야기 하였더니 이왕 만들 거 이쁘게 만들자고 하면서 시트지를 사서 멋지게 붙여주었습니다.
동네 아크릴판 집에 가서 PVC 파이프 아래와 윗 부분을 막을 원형 아크릴 판을 샀습니다. PVC 파이프와는 리벳을 이용해서 결합했구요. PVC 파이프 위에서 20cm 부분을 잘라서 경첩과 매미고리를 사용하여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끈을 달고 완성~~^.^

28일 저녁 육침 번개가 걸렸습니다. 흠....금요일까지 준비를 다하고 토요일은 자야 되는디....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을 보기 위해서 마나님을 모시고 인천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반가운 분들이 계시고 즐거운 만남과 이야기로 한참을 웃다가 돌아왔습니다.

29일 일기 예보에 비가 있습니다. 비가 조금만 오고 그치면 좋겠는데...걱정이 됩니다. 예보상으로 바람과 파도는 없는 것으로 나옵니다. 감성킬러님에게 전화해서 비가 올 때 특별한 준비물이 있나고 물어보니 우비만 있으면 된다고 하십니다.

일을 마치고 나니 5시입니다. 미장원에 들려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집에 와서 밥 먹고 미처 준비하지 못한 채비를 만들고 짐 챙기고 하니 벌써 11시입니다. 약속장소인 남동구청에 12시까지 도착하기로 하였으니 출발할 시간입니다.

남동구청에 도착하여 보니 이미 여러분이 와 계십니다. 반갑게 인사하고 타고 가기로 한 버스에 짐을 나르고 준비를 하였습니다. 제가 만든 낚시 가방을 보여 드리자 다들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 주십니다. ^.^

잠시 후 버스가 출발을 하고 비봉에 들려서 다른 일행 분들이 합류 하셨습니다.

세상에나.... 리무진 버스를 처음 타봤는데 뒤편에 탁자까지 있습니다. 탁자 주위에 모여 앉아서 족발과 머리고기를 안주 삼아 이슬이로 약간씩 목을 적셔 봅니다...^.^

잠시 자리에 앉아서 조는 동안 차는 벌써 홍성 휴게소입니다. 엇..비가 옵니다...제발 지금 잠시 내리다가 그쳤으면 합니다. 홍성 휴게소에서 해장국 한 그릇씩을 먹고 다시 목적지 홍원항을 향해 갑니다. 비가 점점 굵어지는 것 같습니다. 걱정이 많이 됩니다.

홍원항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는데 비가 제법 많이 옵니다. 우비를 꺼내 입고 짐을 챙겨 옮겼습니다.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리배정을 하는데 비가 오는 관계로 여성 조사분들이 선실에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다면서 맨 뒷자리를 주셨습니다. 배려에 감사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배가 출항을 합니다. 보통 같으면 다들 바깥에서 채비를 준비하고 하실 터인데 전부 선실에 들어와 계십니다. 2-3시간 지나면 비가 그쳤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선실에서 잠시 잠이 들은 후 배 엔진 소리가 잦아들어 눈을 떴습니다. 비몽사몽간에도 가장 먼저 지금 아직도 비가 오나요 하고 여쭈어 봅니다. 내 아까보다 많이 오는데요라고 돌아오는 소리에 아이고 소리가 나옵니다. 그래도 얼른 우비를 갖추어 입고 나가서 채비를 준비하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흠......예보에는 비만 있고 바람도 없고 파도도 잔잔한 걸로 되어 있었는데 비바람이 몰아치면서 파도도 일어납니다. 울 마나님이 걱정이 되어 옆을 흘낏 돌아보니 비바람 속에서도 끄떡 없이 씩씩하게 낚시를 하십니다. 저도 파이팅을 외치며 같이 낚시를 하였습니다.

입수 신호에 맞추어 봉돌을 던져 넣어 봅니다. 잉??? 왠 뻘밭?? 금세 선장님이 지금 들어 갑니다하십니다. 앞부터 들어가시나 봅니다. 앞쪽 조사님들에게 신호가 옵니다. 그런데 파도와 바람의 영향으로 배가 빙그르르 도는 것이 왕초짜인 저에게도 느껴집니다. 순간 헐~~오늘 불길하다싶습니다. 이렇게 바람과 파도가 있을 때 맨 처음부터 앞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포인트에 진입하는 것이 앞쪽이 편안한 형태의 배라는 이야기인데................. 이런 날에 불편한 뒤부터 들어가면 배를 포인트에 대기가 힘들 터인데.................. 바람과 파도가 잠잠해 지지 않으면 오늘은 어렵다 싶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시간이 갈수록 바람과 파도 그리고 비가 점점 강해집니다. 우비를 입어도 바지 아래부터 비에 젖어서 위로 물이 타고 올라옵니다. 급기야 속옷까지 몽창 젖었습니다. 비닐 우비의 모자를 썼는데 귀 옆에서 바람에 비닐이 펄럭 거리는 소리가 무지 하게 크게 들립니다. 선장님의 입수와 회수 방송 소리가 잘 안 들릴 정도입니다.

한참을 씨름하다 옆을 보니 울 마나님이 힘들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보니 물돌이 때도 지나고 하여 선실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선실에서 몸을 녹이고 잠시 누워 있었습니다. 그것도 잠시 다시 나가서 낚시를 시작합니다. 예상 한 대로 울 마나님과 저는 계속 뻘밭입니다. 그래 놀래미라도 나오것지 하면서 열심히 낚시를 해보지만 놀래미들은 전부 숨은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서도 우리 감성 킬러님과 풍산님은 연신 걸어 올리십니다. 역시 고수는 다르다라는 것을 몸으로 직접 보여주십니다. 거기다가 잡은 고기를 전부 회를 떠서 울 조사님들 먹을거리를 만들어 주십니다. 애고고......나는 언제 저런 고수가 되어보나.............ㅠ.ㅠ

출조를 안 하신 울 동호회 분들이 계속 전화와 문자로 격려해주시고 걱정해주시고 합니다.

갑자기 울마나님이 전원이 안 들어온다 합니다. 살펴보니 배터리의 양극 단자가 부러졌습니다. 이동 중에 눌려서 약해진 것 같습니다. 흠....장비 손실까지.......ㅠ.ㅠ

잠시 후 추운 몸을 녹이기 위하여 약간 이른 점심을 하고 다시 낚시에 집중을 해봅니다. ................소식이 없네요.........^.^

이번에는 제 전동릴 전원이 나갔습니다. 아차 싶어서 얼른 살펴보니 레귤레이터가 침수가 되었습니다. 스위치 옆에 미세한 틈이 있었는데 바닷물이 간간히 튀는 정도로는 물이 들어가지 않아서 내버려 두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가 쏟아지니 그 사이로 빗물이 들어간 것입니다. 에휴.........손본다는 것이 귀차니즘 때문에 내버려 두었더니 이렇게 되네요......ㅠ.ㅠ

우럭이 얼굴도 못보고 장비 손실 입고............... 춥고 배고프고 졸리고(거지의 3대 요소) 완전 그지꼴이네요.......ㅠ.ㅠ

울 조사님들 모두 이 악천후에서도 모두가 웃음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낚시를 합니다. 정말 멋져 보입니다.

시간은 흘러 흘러 귀항 시간이 되었습니다. 선장님의 철수 한다는 멘트에 반가운 느낌이 들 줄 알았는데 아쉬운 느낌이 듭니다. 이런 날씨에도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면 제가 단단히 병에 걸린 모양입니다. 항구로 돌아와서 짐을 옮기고 버스에 타고 출발을 합니다. 풍산님이 잡으신 고기를 가지고 회를 떠 오셨습니다. 다들 맛있게 먹고 잠시 쉬고 있으니 저녁을 먹으라고 깨우십니다. 우렁쌈장을 맛있게 먹고 다시 출발 하였습니다.

저희 아이들 먹성은 어케 감당했는지 궁금하시지요??? 같이 출초하신 분들이 아이들 먹이라고 건네 주셔서 아이들 먹일 고기는 챙겼습니다. 항상 너무나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럭이 얼굴을 못보고 꽝조사에 등극한 하루였습니다. 그러나 같이 함께 한 울 회원님들 덕에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관리를 잘못하여 장비의 손실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기소침해 졌습니다. 다음부터는 장비 관리를 철저해 해야겠습니다.

최악의 조건 하지만 최상의 멤버!!!
아무리 최악의 조건이라 하더라도 사람이 있으면 즐거울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주 일요일 9월 6일에는 동해로 복수하러 갈 생각입니다. ^.^
서해에서 뺨 맞고 동해에서 복수하기......꼭 성공하고 돌아오겠습니다. ^.^;;;;
Comment '6'
  • ?
    수언짱돌 2009.09.01 18:54
    최악의 낚시를 하셨군요...
    열두번째 출조에 드디어 인간으로써는 감내할 수 없는 자연의 크다란 장벽에 가로막혔군요!
    바람만 안불면 우중낚시도 나름 잼잇는뎅.....
    고생많으셨네요.
  • ?
    감성킬러 2009.09.01 19:45
    악전고투!!! 그 표현이 딱인 듯 듯 합니다.
    일본 기상청도 우리 '구라청'을 닮아 가는지 엉망인 예보를 내 놓았고...
    출항에서 입항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처음이었습니다.
    바람과 파도까지 가세해서 낚시를 어렵게 하더 군요.
    타조님 표현대로 이런 날은 포인트 진입이 무척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입문후 첫 꽝조사 등극...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경험의 폭을 넓힌 것으로 위안을 삼으셨으면 합니다.
    아쉬워 하셨던 장비 관리 부분도 새로운 노하우가 생기실 거 구요.
    타조님의 조행기에 넘쳐나던 '통통 튐'이 이번 우중 출조로 잠시 주춤...
    동해에선 원래의 활달을 다시 찾으시기 바랍니다.
    어복 충만, 즐낚을 기원합니다. ^^*
  • ?
    푸른들판 2009.09.02 17:04
    수중전투 두분 수고 많이 하셨읍니다
    배낚동 동우회 분들도 수고 많이 하셨읍니다
  • ?
    락피쉬 2009.09.02 17:27
    타조님의 이번 글을 보니, 갑자기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란 시가 생각나네요...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내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타조님의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으신 것 같은 느낌이 금방 느껴지네요...
    하지만 사모님께서 낚으신 이쁘디 이쁜 열기 한 마리로 모든 걸 용서(?)해드리겠습니다. *^-^*~~~!

    타조님께서는 제가 초기에 혼자 다니면서 여러번 꽝을 했을 때,
    남항에 입항하여 배에서 내리자마자 광어를 사가거나 어시장에 가서 우럭을 사다가 내가 잡은 것이라고 말할 때의 그 심정을 모르시죠?
    그 암흑기를 지나고 난 뒤부터는 아무런 악조건 하에서도 한 번도 꽝은 없었답니다.

    지금 타조님께서는,
    (비록 날개는 없지만) *^-^*
    힘차게 나래를 펴고 자유비행을 하기 위해서
    잠시 쉬신다고 생각하십시오...
    아마도 실력이 더 UP되기 위한 통과의례가 아닐까요?
    (실례가 되었되면 죄송...)
    저는 다음 조행기가 궁금해지네요...
  • ?
    자유비행 2009.09.02 18:12
    잔잔한 느낌이 전해지는 조행기였습니다.
    다음 출조에는 대박하실겁니다. ^^
    저는 워낙 꽝을 많이 해서
    나중에는 빈통으로 돌아가도 전혀 창피하지 않았던 적이 불과 얼마전이라
    이 글을 읽고 있으니 절로 생생한 기억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
  • ?
    앵두 2009.09.03 16:23
    타조님도 드뎌 꽝조사에 등록 하셨네요 ..ㅎㅎㅎㅎ
    쿨러조황 & 꽝조황의 반복은 고수로 가는길 인거 같습니다.
    다음 조행기 또 기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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