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18번째 출조를 목포로 다녀왔습니다.
지난번 격포에서의 수중전을 치르고 난 후 추석이 있었습니다. 매주 정기적으로 가다가 한주를 쉬었더니 수전증이 생겨서 아주 죽을 맛이었습니다.
11일에 동호회 정출이 목포로 잡혀 있어서 하루하루 날짜만 꼽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태풍이 올라오는 것이 보입니다. 예상으로는 일본 쪽으로 비켜 나가긴 하지만 그 여파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가슴이 졸아듭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기상 예보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목요일 오후 감킬님에게 여쭈어 볼 것이 있어서 전화를 드렸더니만 갑자기 정출이 취소되었다고 하시면서 공지 올라왔으니 보라고 하십니다. 허거걱........너울성 파도가 예상된다고 하시면서 선사측에서 취소 요청이 왔다고 합니다.
흐미.............일요일에 콧구멍에 바닷바람을 집어넣어야 한주 또 열심히 일할 터인디....큰 일이 났습니다. 마음이 급해져서 여기 저기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뒤져보니 두 자리 남은 배가 있어서 얼른 예약을 합니다.
금요일 오전에 갑자기 우레기님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궁금해 져서 전화를 넣었습니다. 흠...............목포로 가신다 하십니다. 원래의 우럭 포인트로 가지는 못하고 갯바위꾼들 사이에 끼어서 섬 주위에서 살살 하는 거라 하십니다. 흠...그래도 목포인데.....썩어도 준치인데....생각하면서 저도 낑가주세용~~하니 콜 하십니다.
얼른 예약해 놓은 배에 전화를 걸어 취소를 하였습니다. 출조 이틀 전이기는 하나 죄송스럽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차는 제차로 움직이기로 하였습니다. 감킬님, 우레기님, 바닮이님, 저 이렇게 4명이서 가기로 하였습니다. 토요일 저녁 일을 마치고 근처 재래시장에 가서 미꾸라지를 구입하고 마트에 들려서 이것저것 사서 집으로 돌아와 보니 울 마나님이 오징어를 썰어 놓고 계십니다. 그것도 지퍼팩 여러 군데에 이쁘게 나누어 담어서 주십니다. 싱싱하게 쿨러에 넣어 놓고 조금씩 꺼내서 쓰라고 하십니다. (부러우시면 지는 겁니다..............^.^)
저녁도 거르고 바로 출발하여 김포로 가서 감킬님을 픽업하고.......우레기님 집으로 향합니다. 마음이 들떠서 일찍 출발 하였는데 고속도로가 적당히 막혀서 적절한 시간에 도착을 합니다. 잠시 뒤 바닮이님도 오십니다. 바닮이님은 이틀 연속 출조라서 피곤하신 모양이십니다. 출발 후 곧 잠이 드십니다.
가다가 휴게소에 들려서 식사도 하고 즐겁게 이야기 하면서 갑니다. 감킬님과 우레기님은 민물낚시부터 갯바위낚시를 오래 동안 하신 분들이라서 이야기 거리가 무궁 무진 하십니다. 목포까지 4시간 동안 이야기가 끊이지를 않고 계속 나옵니다.
목포에 도착하여 선사에서 승선명부 쓰고 국수도 먹고 항구로 이동합니다. 새벽 2시에 출항한다 합니다. 배에 타고서 자리를 잡고 누워서 잠을 청해 봅니다. 잠이 모자라서 인지 금방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 잠결에 배가 서는 것이 느껴집니다. 갯바위 낚시 하시는 분들을 내려 주시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푹 자고 나서 희미하게 주위가 밝아 오는 것을 보고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나서 배 뒤편에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배의 왼쪽 앞부분에서 하늘이 밝아 옵니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해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구름 사이 붉은 기운은 그곳에 해가 있음을 알려 줍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은 아니겠지요........^.^
저 멀리 만재도가 보입니다. 한참을 더 가서 만재도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갯바위팀들이 다들 내리십니다. 그런데 우레기님이 분위기가 이상하다 하십니다. 알고 보니 다른 곳에서 이미 내렸어야할 분들이 3분이나 안 내리셨다고 합니다.............ㅠ.ㅠ
배가 갯바위 낚시하시는 세분을 모셔다 드리고 만재로 다시 왔습니다. 선장님이 열기를 한다 하십니다. 열기 채비를 준비하고 입수 신호에 맞추어서 입수~~~
어라 그런데 바닥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여가 아주 거칩니다. 밑걸림도 자주 일어나고 심지어 원줄이 끊기기까지 합니다. 거기다가 열기가 물어 주지를 않습니다. 열기 한 마리의 입질을 받아서 반바퀴~한바퀴 감고 기다리면 다음 입질이 오는 게 아니라 밑걸림이 와버립니다. 당연히 열기는 방생........^.^;;;
두세번을 이렇게 하다가 빨리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일단 1-2마리씩 올리고 입질이 살아나면 열기를 태워보기로요.......간간히 1-2마리씩 올라옵니다......
한참을 이리하다가 침선으로 이동합니다. 전혀 입질이 없습니다. 다시 열기 포인트로 갑니다. 역시나 간간히 낱마리입니다. 소나 상으로는 열기가 가득 있는데 입질을 안 합니다. 수온이 어제까지 20도였는데.........16도라고 합니다. 갑작스런 수온 변화로 그러는 것 같다고들 하십니다.
그 와중에 귀한 물기기라 하는 쏨뱅이가 3마리나 올라왔습니다. 아....이게 쏨뱅이이구나..하고 처음 알았습니다........^.^;;;;
철수 시간이 다 되갑니다. 어초로 이동하였습니다. 어초 대마왕이신 감킬님이 쓸 만한 우럭 쌍걸이를 하십니다. 옆에 계신 바닮이님도 한수 하십니다. 저만 가운데 끼어서 손가락을 빨고 있었습니다.............^.^;; 계속 나와 주었으면 좋으련만.....우럭도 이걸로 끝입니다.....ㅠ.ㅠ
돌아오는 길에 우레기님이 한마디 하십니다. 도저히 분해서 안 되겠으니 올해 내로 복수전을 필히 해야 한다고 그러십니다. 저도 복수전을 해야겠습니다....
용왕님에게 물고기 내놓으라고 땡깡을 부렸더니 화가 나신 모양입니다. 다음에서 싹싹 빌어 봐야겠습니다.
다음은 18일에 마검포로 쭈꾸미와 갑오징어를 다녀올려고 합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용왕님께 비나이다 물렁가문 쭈씨와 갑씨를 많이 보게 해주세요~~~비나이다 비나이다........덩더쿵더쿵~~^.^;;;;;;;;
즐감했구요.
갑오징어가 높은 산이 되어서 보답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