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어청도 기준으로 고저차가 600까지 나오는 사리 물때이고 수온도 낮은 상태에서의 출조는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이동 중에 중국 철선을 가까이서 지나갔는데... 유령이 나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선체 대부분이 시뻘건 녹이 나있었습니다. 바다에 떠 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3월 14일 32번째 출조를 거문도로 다녀왔습니다.
수온이 낮은 영동철에는 남쪽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거문도로 출조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기 예보와는 다르게 아침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어 낚시를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철수 하였습니다. 여수 시내의 간장게장 집에서 점심 먹고 물고기 대신 간장게장을 사들고 집으로 왔습니다...^.^;;
3월 28일 33번째 출조를 목포로 다녀왔습니다.
21일은 파도가 쳐서 출조가 취소되고 28일 출조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울마나님과 아이들이 한마디 합니다. 회 먹고 싶어....너무 오래 회 못 먹고 굶었어....
이런 이런...... 이번에도 못 잡으면 양식이라도 사와야 할 모양입니다. 목포에 도다리가 큼직한 씨알로 나온다고 하여 곤쟁이님, 헐크님, 물안개님과 같이 가기로 하였습니다.
장비가 원투 채비가 필요하고 묶음추를 사용한다 합니다. 작년에 제주도에 가서 써보려다가 잊어버려서 가져가지도 못한 싸구려 원투대와 릴을 구석탱이에서 찾았습니다. 장비 준비는 됐고...... 출조가 기다려집니다...
드디어 출조날입니다. 일기 예보에서는 바람이 별로 없는 것으로 나오는데 어떨런지 걱정이 됩니다. 토요일 낮에 예보상으로는 바람이 많지는 않았는데...실제로는 바람이 많이 불었다합니다.
밤 11에 곤쟁이님을 모시고 출발 합니다. 가다가 남동구청에서 헐크님 합류하고 비봉에서 물안개님 합류했습니다. 원래는 헐크님 차로 움직이기로 했는데... 헐크님이 몸이 안 좋다하셔서 제차로 가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헐크님 차 타보나 했더니 아니었습니다. ^.^;;
3시경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야참겸 아침겸해서 밥을 먹었습니다. 목포에 도착하니 4시입니다. 아무래도 너무 일찍 도착한 것 같습니다. 목적지 부근에서 차를 세워두고 다들 차에서 새우잠을 청해 봅니다.
5시 반 조금 넘어서 선장님이 오십니다. 묶음추와 미끼를 구입하는데......미끼로는 홍거시라고 빨간 지렁이를 사용한다 합니다. 그런데......무신 미끼가 소고기보다 비쌉니다...... ㅠ.ㅠ
잠시 후 다른 분이 한분 오시더니 따라오라 하십니다. 제가 간 곳에 배가 여러척이라고 들었습니다. 그중 다른 배 하나를 타러 가는 모양입니다.
배를 타는데 물이 너무 많이 빠져서 사다리를 놓고 타야 합니다. 흠.....기분이 약간 쎄~~합니다. 목포 쪽이라서 고저차도 제대로 안보고 왔는데...... 혹시 물빨이 빨라서??? 일단 승선을 했습니다.
승선 후 자리 잡고 채비를 준비하고 하는 중에 배는 어느덧 포인트에 가까워진 모양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디가 육지이고 어디가 섬인지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섬들이 죽 둘러쌓고 있습니다. 김 양식을 하는 곳이라 곳곳에 깃대가 꽂혀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장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김 한 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들 원투 채비를 던져 넣습니다. 저도 던져 봅니다. 사실 원투 채비에 묶음추 달아서 던져 보는 건 처음입니다. 대충 다른 사람들 던지는 것 보고 흉내를 내어 봅니다.
옆에 않으신 곤쟁이님 낚시대에 어신이 옵니다. 올리시는데 제법 크기가 되는 도다리입니다. 연신 3마리 정도를 올리십니다. 다른 분들은 잠잠한데 곤쟁이님만 열심히 올리십니다. 역시 베테랑이시라 다르신가 봅니다.
저는 4cm짜리 복어가 올라왔습니다. 헐.... 그래도 복어라고 배를 부풀리고 볶~볶~하고 소리는 냅니다......^.^;;;
잠시 뒤에 곤쟁이님이 오시더니 미끼는 이렇게 끼는 거고 던지는 자세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릴을 왼손으로 감는 게 정석이라 하십니다. 잉?? 왼손으로 감기에는 더 불편할 터인데......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가르쳐 주신대로 미끼를 끼고 나니 잠시 후 저도 어신이 옵니다. 딴청 중이었는데 옆에 계신 물안개님이 얼른 낚시대를 들고 감으십니다.
도다리가 올라 왔습니다. 그런데 등에 하얀 점이 있습니다. 곤쟁이님이 돌도다리라고 하십니다. 다들 돌도다리가 도다리보다 맛이 좋다고 하시면서 썰어 먹자 하십니다. 아이들 먹어야 된다고 하면서 끝까지 사수했습니다...^.^
한참을 하다가 보니 곤쟁이님 말씀대로 릴을 왼손으로 감는게 더 편하더군요... 역시 고수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하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중물때가 되자 물빨이 쎄집니다. 게다가 바람도 불기 시작합니다. 힘껏 멀리 던져 놓아도 금방 배 옆으로 굴러가 있습니다. 도다리 입질이 뚝하고 끊어졌습니다. 지루해지기 시작합니다.
한참 지나서 점심때가 돼서 밥을 먹기로 하였습니다. 예약할 때 오천원에 도시락을 준다하여 시켰습니다. 받아보니 조금 심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11명이 승선했는데... 4가지 반찬이 들어 있는 반찬통 2개 김치찌개 2그릇, 공기밥 11개가 전부입니다. 김치찌개도 따뜻하게 덥혀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비닐봉지에 담아온 것을 그릇에 풀어 놓은게 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빵과 우유를 준비하는게 나을 뻔 했습니다.
오후가 돼서 물돌이가 시작됩니다. 그래도 입질이 감감 무소식입니다. 2시가 조금 지나자 같이 승선하신 조사님들이 한분씩 두 분씩 낚시대를 접고 정리를 하십니다.
선장님이 철수 한다는 이야기도 없었는데 전원이 낚시대를 접고 정리하여 자연스레 철수가 결정 되었습니다.
저는 도다리는 3마리를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조개가 지렁이를 먹으려고 입을 벌리고 붙어 있었구요... 쭈꾸미도 두 마리나 잡았습니다. 망둥어도 두 마리, 15cm짜리 놀래미 한 마리 이렇게 다양한 어종이 있기는 하더군요.. 참...4cm 짜리 복어도 있었네요.....^.^;;;
집에 돌아와서 회를 떠서 먹는데..... 돌도다리의 식감이 참....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오묘한 느낌입니다. 팜을 씹는 것과 비슷하기는 한데 훨씬 더 쫄깃합니다. 씹는 느낌이 팜과 홍어회를 섞어 놓은 느낌이랄까..... 하여튼 특이한 식감이었습니다. 아이들도 특이하다고 하면서 잘들 먹습니다.
큰애가 다음에 언제 가냐고 물어 봅니다. 11일 날 간다고 하니 엄마도 가냐고 물어봅니다. 아빠 혼자 간다고 하자 에이~합니다.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엄마랑 같이 가야 많이 잡아오쟎어~~~!!!
흐미...아무래도 양이 적은 모양입니다. 먼 수를 내야겠습니다....^.^;;;
이번 주는 쉬고 다음 주에는 진도로 가볼까 합니다... ^.^
대천과 거문도에서는 특별한 재미를 못보신 모양입니다. 아무래도 영등철이라.ㅠㅠ
하지만 역시 바다 나들이는 늘 즐거우시죠? ^^*
목포까지 먼 길을 다녀오셨네요.
봄 입맛의 대표어종인 도다리 사냥~~~
풍성한 조과였으면 더 좋았겠지만, 3남매의 미각을 자극할 특별한 맛을 잡아오셨네요. 축하드립니다. ^^*
겨울이 끝나고 봄기운이 바다에 퍼지면 다시 신명나는 타조님의 바다 춤사위(?)를 기대해 봅니다.
늘 변함없는 호흡으로 끌고 가시는 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