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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주세요 배낚시

[조행후기]
2006.11.01 11:46

훈훈한 조행..

조회 수 5567 댓글 8
한 달이면 2,3번의 유선사와의 갈등을 표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서로의 입장을 양자의 처지에서 본다면 둘다 이유가 있을것이고,,
아무튼 자본주의의 악칙이 낚시를 취미로 하는 사회에도 물들어 감이
안타깝습니다..
10월28일 배낚시를 취미 삼은 아마추어 조사에게 훈훈한 조행의
경험이 있기에 이 자리를 빌어 그날의 감회를 같이하고자 합니다.

일상에 찌들은 무미함을 일신의 피곤함도 잊게 해주는 유일한 낙이 바다와 동화되는 일이다.
사는 곳이 인천이다 보니 조황좋구 씨알좋은 안흥, 태안권은 그림에 떡이고..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인천남항 부두를 찾아 손맛도 보고, 입맛도 보고,
속세의 때도 벗고.
덤으로 가족의 식 문화를 한 단계 업 그래이드 하는 어복의 욕심도 내고...
주말의 남항은 항상 분주하다.
대객기의 물때를 노려 많은 조사들이 부푼 어욕이 안면 가득하다.
예보와는 다르게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도 잔잔하다.
아직까지 정해두고 타는 배가 없어 오늘도 뜨내기로 H낚시점의 H호를 탄다.
오늘따라 유독 단체도 많고, 손님이 많다.
연안 출조가 많은 인천권에서 20인승이면 작은배에 속한다.
이날 탄 배는 20인승이다.
선장과 갑판장이 젊다. 30대 중후반쯤 나중에 안일이지만 부부란다.
가끔 있는 부부가 운영하는 유선들이 있는데.. 내가 그런 배를 만났다.
나름대로 열심히 아침과 커피 기타 조사들의 수발(?)을 맞춘다.
금일 동호회 모임이 있는 듯 서로 안 식견이 있는 조사들이 많은 것 같다.
피곤하겠다 생각했는데..
딱 맞다.. 자기들 끼리 상을 차려놓고 아침부터 부산스레 먹고, 마시고, 떠든다..
옆에 조사들도 불러 피곤한 아침 출조를 더 피곤케 한다.
시간 반 거리의 포인트에 도착하여 낚시를 시작하는데..
물때에 비해 조류도 쎄고,, 바람도 생각보다 쎄다.
이래저래 오늘 손맛보기는 틀린 거 같고,,
매운탕 거리나 장만할 생각으로 채비를 담근다.
수심이 얕은 연안낚시가 종일 진행되다 보니.. 씨알보다는 마리 수..
선장이 미안했던지.. 광어 포인트로 안내한다..
잘나온다.. 확률이 50%는 되는 거 같다..
20명중 반 이상이 광어 1수.. 또는 2수씩 걸어낸다.. 기대이상의 조과다.
쭈꾸미를 기대했는데, 바람 때문에 포기한단다. 낚시 접고… 피곤한 몸을 정리한다.
선미에서 시끌시끌하다. 자기들끼리 조과에 대한 시상식도 하고, 다과회도 하고.
오라고 부르는데, 그냥 모른채..
선장의 잠시 멘트가 이어진다.. 오늘 출조한 조사님들 감사합니다.
“오늘은 H호를 찾아주신 조사님들의 성함으로 선비를 이웃돕기에 쓰는 날 입니다.
기상이 생각보다 좋지않아 조과 또한 떨어집니다.
차후에 또 뵐 수 있다면 좀더 좋은 조황과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금일 고생하셨습니다.”. 첨엔 뭔 소린지 몰랐다..
갑판장에게 물어보니.. 그냥 웃고만다.. 그래서 동호회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 배는 1년에 한번 출조선비를 좋은일에 사용합니다.
배를 이용해주시는 조사들의 이름을 빌어 감사의 표시로.
작년에는 이 배의 조사 중 급성 백혈병에 걸려 사경을 헤메는 딸아이
병원비로 보태어 졌으며.. 오늘 모인 단체는 동호회가 아니고,
이 배의 단골들이란다.
배의 선비외에 단골들이 따로 성의 껏 모금하여 선장의 선행에 보조한다고 했다.
그날에 맞춰 출조일을 잡은 거란다..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한다..
작년에 그 아이의 수혈 시 도움이 되라고,,
선비대신 헌혈증서를 받아 조사에게 건 낸 적도 있단다.
서로 아는 사이냐고 물어보니 그냥 배낚시를 통해 친해진 선장과 손님조사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다.. 선장이 잘사느냐고 물으니..
그분들이 살짝 미소만 짓는다..
남항 선장 차중에 가장 소음심하고,, 볼품없는 차가 선장 차란다..
경운기인지 차인지 구분하기 힘들단다.
사전에 공지라도 하지 그랬냐고??? 선장이 원래 성격이 그렇단다..
부인도 마찬가지고.
그 배에는 그런 선장과 갑판장의 인격 때문에 조황은 크게 불만이 없단다..
그날의 어복은 선장의 능력도 필요하겠지만.. 하늘의 뜻이란다..
주방과 기타 배에 필요한 도구들은 단골들이 한가지씩 선물로 기부 한거란다..
도마,횟칼..
(시상식의 우승상품은 단골이 사비로 준비한거고, 첨 배타셨던 분이 가져갔다.)
조용히 입항에 몰두하는 선장을 다시한번 바라봤다..
첨보는 느낌은 조폭(?)이라 해도 믿을거 같은 인상이다..
그 속은.. 글쎄.. 아직 안 들어 가봐서 모르겠다..

아무튼 단순히 고기를 잡고, 먹고,, 스트레스 해소하는 취미를 넘어선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따스하게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하늘이 세상사는 또 하나의 배움을 뜨겁게 선물해준.. 훈훈한 조행 이었다.

PS..
딸아이가 아프다는 조사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사람들에게 사정사정하여 찾아봤다..
1년8개월의 병상일지와 병들어 꺼져가는 자식을 지키려는 부모의 눈물나는 일기들이 같은 부모입장에서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주위의 많은 도움과 기도 덕분에 호전되던 병이 올 추석 전에 재발하여
두번째 병마와 사투를 벌이는 가족의 사랑과 아빠의 자식 사랑이
애처롭다 못해 목이 메인다..
소설 "가시고기"의 실생판 이라 할까??

http://blog.naver.com/taropa/100015256976

유선사의 홍보도 아니고,,(그배는 홍보 안 해도 되겠더군요.)
환아를 돕자는 글도 아닙니다.
각박한 세상에 낚시를 취미로 유선사와의 갈등, 환경오염, 어족고갈..
많은 이유로 낚시인들과 유선사들이 싸우고, 욕먹는데..
이렇게 이해하고 베푸는 훈훈한 조행이 있어 소개합니다.
Comment '8'
  • ?
    여행공간 2006.11.01 12:02
    멋집니다...
    그래서 세상은 아직 살만 한가 보네요^^
    훌륭한 조행기 잘 봤구요...가능하다면 블러그를 알고 싶군여...
    무슨 도움되는 일이 있을지도....
  • ?
    최영호 2006.11.01 13:00
    이런분들이있기에 살맛나는거........갑자기 행복해질라카네..
  • ?
    조리 2006.11.01 16:17
    정말로 좋은 글입니다..선장님과 일반 고객들이 그런 선행을 한다는게 감동입니다.
    어딘지 그런 유선은 공개를 하셔도 무방하고 정감가는 곳인듯합니다. 좋은글 감사드리며 저도 동호회를 운영하지만 귀찮을 정도는 아닌듯한데..조금은 좋은 눈으로 바라 봐 주시길 바랍니다..
  • ?
    하늘사랑 2006.11.01 16:40
    그배에 타셨던 분이군요..좋은일을 행하는 분들이 있어서 더 없이 좋았습니다.
    다른사람을 배려하는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이 열리고 또한 본인도 닥칠수 있는 일이기에 더 정감이 가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너무 알려지면 배타는데 힘이 드는데..
    target=_blank>http://www.hjfish.com

    알리는것도 나쁘지 않은듯 합니다.
    다음에 또 뵐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
    해피짱 2006.11.02 09:50
    같이 동승했던 조사입니다.
    일행중에 워낙 장난과 이벤트를 좋아하시는 분이 계셔서
    조행중에 민폐를 끼쳤습니다.. 일행을 대표해 사과 드립니다.
    좋은 곳에 글 올려주신 점 감사드리고..
    저도 잘 모르는 사실들도 있네요.. 새삼 부끄럽 습니다.
    차후 선상에서 좀 더 좋은모습으로 뵈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
    바다 나그네 2006.11.02 21:35
    남항의 호05호!
    몇번 이용해 봤지만,
    왠지 타보면 타볼수록 정감이 가는 배 임이 확실합니다.
    조폭같이 생겼고,말수도 없고,잘 웃지도 않지만
    조황이 좋을때나,나쁠때나,우리들에게 항상 미안해하는 선장님과,
    낚시를 하는 동안 행여나 불편함이 있을까봐.
    항상 바쁘게 왔다갔다 하시는 사모님이셨는데,
    또 이러한 모습이 있었다니,놀라웠고요.
    우럭사랑님이 남겨 놓으신 블러그에 들어가,
    아빠와 아이의 일기를 보고 한참을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역시 아직까지 세상 살맛나게하는 글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
    에프엘케이회원 2006.11.04 11:59
    정말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낚시를 자주 다니지만 이글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아이와 부모님께
    빠른 괘유를 빌고 싶습니다.... (저희 동호회에도 올렸으면 합니다... 퍼갑니다.)
  • ?
    우럭다죽었어 2006.11.06 12:08
    인천 남항 ?진 5호
    바다 나그네님은 선장님이 조폭처럼 생기셨다는데 남자답게 잘 생기겼던데요 ㅋㅋ
    일요일(5일) 바람 때문에 못나가자 선장님과 사모님 왈 "이곳까지 힘들게들 오셨으니 해장국이나 한그릇씩 하고 들어가시죠" 말씀 한마디 한마디가 가족을 대하는듯 남을 배려해주시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업 번창하세요 다음주도 벌써 꽉차 대기자 명단에 올렸는데 어떻게 안될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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