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송나라 학문 지침서인 '근사록'에 보면 '접인칙운시일단화기(接人則運是一團和氣)'란
말이 있습니다.
만났을 때 냉정한 느낌이나 모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보다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온화한 느낌의 사람에게 사람들이 모인다는 말이지요.
내면 깊숙한 곳에 은은하게 발아해 겉으로 들어나는,
마음이 따뜻한 춘풍같은 그런 사람들..
그런 사람 곁에만 있어도 한참 모자라는 나의 모든 영육이 쑥쑥 자라나게 하는
물과 햇빛같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떠나는 6월11일 토요일밤,
매년 이맘 때 모두 만사를 제쳐두고 모여 떠나는 오래된 선상모임입니다.
회장은 없고 다만 총무격인 둘리님이 늘 수고해 주시는 바다사랑 좋은 친구들
즉, '아라아띠 씨밀레' 셈인 것이죠.
중동 주차장에서 나와 우리 동심의 회장님인 원바다님, 허리케인님, 후크선장님,
위니-포세이돈님과 그의 장인이 타셨고
남동에서 몽쉘통통 준매(俊邁)-감성킬러님, 쎄시봉-인갈(도다리)님과 일행 1분,
그리고 도니님과 오늘의 홍일점인 도니의 짝꿍 샤르망-까망님까지 타면서
토요일밤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어 갑니다.
안산에서 다시 빠삐용-둘리님, 헬렌의 등대님, 스텔라의 앵두님, 빠방님까지 합세
각자 가져온 진미들로 본격적인 주연이 시작됩니다.
딩동댕 딩동댕 오아시스 유치원, 옹기종기 매달린 삶의 무게들을 모두 일순간 내려놓습니다.
가슴에 촛불켜고 모두 그토록 조아리며 기다려온 시간들인 것 같습니다.
차가 몹시 좌우로 흔들거려 차창을 보니 꼬부랑길 안흥가는 2차로 길에 접어 들었습니다.
안흥항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던 밤하늘 섹스폰같은 남자 - 이어도님이
얼싸안으며 마중합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하신 정강이님, 로미오님과 함께 알이 꽉찬 시원하고 어꾸수한 바지락국으로
새벽밥을 먹습니다.
반찬까지 맛이 감칠맛나고 단백하니 모두 한그릇 뚝딱 비웁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선창의 상야등밑에 모여 배를 기다립니다.
하늘은 맑고 바람이 상연하며 파도도 잔잔하니 오늘 예감이 상서롭습니다.
P호 이 선장님과 사무장인 김조사님께 반가운 인사 나누었습니다.
곧 이어 멘트가 흐릅니다.
" 오늘은 날씨와 물때, 물색, 조류의 흐름도 너무 좋습니다.
약 3시간을 넘게 나가겠으며 목적지 도착 10분전에 깨우겠으니 손님 여러분은 선실에서
편안히 푹 주무시길 바랍니다."
물때도 황금의 2물, 배는 해각을 돌며 거친 호흡으로 본능질주 적토마로 변신합니다.
잠이 쉽게 올리가 만무하지만 그래도 모두 자리에 누웠습니다.
셀레임을 달래며 달콤한 꿈나라로 잠시 떠났지만 곧 이어 깹니다.
아직도 1시간을 더 달려야한다고 합니다.
모두 깨어 있고 웃음꽃 만발한 선미에는 벌써부터 이슬이 사랑이 시작되어 있습니다.
옅은 연무사이로 솟아오르는 태양의 아침햇살이 부챗살처럼 퍼져갑니다.
아!~ 바다가 너무 잔잔합니다.
눈을 감습니다.
하얀 구름, 잔잔한 파도,
눈부신 아침햇살의 망망대해
인고의 세월을 이겨내며
바람불어 출렁이는 금빛파도에
자유의 날개를 달고
나 지금 행복의 나라로 가고 있다네.
행복 비타민을 먹고 있습니다.
이 먼바다까지 누가 대패로 깍아 놓은 듯 합니다.
물색이 파란 거울처럼 바닥이 휀히 보이는 것 같은 착각입니다.
일주일전 여수 갈치낚시 갔을때 젊은 사무장 선주께서 새벽녘에 쓰다남은 미끼 꽁치를
해동되어 다시 쓸수가 없다며 바다에 버리기에 우럭미끼로 한번 사용해
보고 싶다고 하여 달라고 해서 열마리 정도 가져왔습니다.
우럭 미끼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해서 길게 썰어 냉동시켜 뒀었지요.
오늘 실험해 보기 위해서이지요.
맨 뒤의 좌석에 자리를 배정받았습니다.
60m권 작은 침선입니다.
선수쪽엔 감킬님을 비롯한 몇 분의 미끼는 주로 웸을 사용하고 있고
중간과 후미쪽엔 거의가 오징어채 총알을 장진하고 있습니다.
저는 같은 미끼를 피해 이 요염한 꽁치미끼를 사용하며 추파를 던져봅니다.
" 현재 작은 침선으로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배는 앞 우측 좌현부터 들어갑니다. 준비하세요"
10초도 안되어 선수의 초릿대들의 큰 춤동작이 시작되더니
후미쪽으로 낚싯대가 파도타기를 합니다.
정말 놀랍고 화려한 배의 운용술은 이미 알려진 명성대로 입니다.
다시 뒤로 배를 댑니다.
거의가 마수걸이로 2~3걸인데 하나같이 체장이 35~45정도 헤비급 들입니다.
올리는 손들이 파르르 떨고 있습니다.
탄성을 지르며 모두 놀란 표정들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간의 이어도님이 갑자기 휘우듬하더니 초릿대가 그대로 바다로 쳐 박습니다.
얼굴이 상기되어 쩔쩔맵니다.
큰 사고를 칠 모양입니다.
이윽고 나타난 녀석은 58쯤되나요? 40부부 우럭까지 합세 3걸이를 올리는데
모두 축하 박수를 보냅니다.
나도 물고 늘어지며 격렬이 쳐박는 이 쾌감, 짜릿한 손맛의 오르가즘에 미치고 싶습니다.
하얀 백옥피부, 침실의 뽀얀 아침햇살 속에 몸이 두둥실 떠오르게 하는
젊은 시절의 달콤하고 꿈같은 활력의 Morning sex를 지금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사무장님, 선장님, 감성킬러님까지 합세한 촬영팀들이 동치서주합니다.
3군데의 포인트도 밑걸림이 거의 없이 이 앙탈스런 2~3걸이의 마술에
모두 넋을 잃고 허둥대고 있습니다.
5걸이도 나옵니다.
전동릴이 제 기능을 발휘 못하자 수동으로 감습니다.
둘리님과 함께 배 후미에서 나란히 앉은 등대님도 계속 2~3걸이입니다.
이 어부지리난을 통해 잘 알려진 정말 노력파인 둘리님은 타고난 꾼입니다.
엄청난 힘으로 왕성하고 생동감있는 입질은 이들이 산란이 끝나고 몸을 불려야 하는
시기임을 알려주는 것 같고 포획한 이 녀석들의 몸은 모두 수척해져 있습니다.
바닥을 찍고 1m정도 들고 있으면 입질이 오는데 서서히 릴링하면 덩달아 물고 늘어지는
느낌이 옵니다. 낚시하기가 너무 쉽습니다.. ^*^
특히 P호의 단골 조사님이신 정강이님의 발군실력이 뛰어납니다.
바다를 자주 가면서 갖고 있는 노하우를 언제쯤 전수 받아야 될 것 같습니다.
미끼는 계절적인 영향에서 인지 어떤 미끼에 상관하지않고 다 호이(好餌)인 듯
깔끔한 단번흡입으로 골고루 입질합니다.
살이 연한 꽁치미끼는 다음에 다시 제대로 실험해 봐야겟습니다.
평균 10~20수 정도를 올렸는데 씨알이 굵어서 그런지 웬만한 쿨러는 금세 차 버렸습니다.
역시 칼춤의 달인 무당(舞當) 감성킬러님과 둘리님이 몸수고로 회덮밥을 위한 요리가 시작됩니다.
저렇게 쉽게 우럭의 옷을 벗기는 것 보니 두 사람 다 과거 화려한 경력(?)이 있을 듯 합니다.
지란지교 옥배에 나누는 어회 한점은 황홀함 그 자체입니다.
푸짐히 썰어 넣은 회의 회덮밥은 정성과 함께 그 맛을 더욱 감칠맛 나게합니다.
돌돌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을 채 감상할 틈도없이 목을타고 후다닥 넘어가는 생쾌함.
저지방 고단백, 칼슘함유량이 높으며 열량이 낮아 웰빙시대 최고의 식재료로서
일반인은 가히 범접치 못할 이 고급 음식을 우리는 축복스럽게도 원없이 먹고 있답니다.
어두육미라고 했나요? 우럭의 대가리(ㅎㅎ)만 넣어 끓인 매운탕은 이런 선상 아니고서는
느껴보지 못할 특미입니다.
댓병의 이슬이들이 쓰러지며 우리들의 몸을 흠뻑 젖게합니다.
배 이동을 하면서 나누는 옥배에 정이 더욱 새록새록 깊어집니다.
표층수온이 13도를 넘습니다.
입질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다들 잡을만큼 잡았으니 여유가 있어보입니다.
5시경에 안흥항에 도착했습니다.
다시 회를 뜨고 끓인 매운탕에 서산의 노을을 답습니다.
지혜와 용기와 믿음을 주셔서 더욱 가치있는 삶을 살자고 하는 둘리님의 건배 제창에
이제 헤어져야하는 아쉬움이 생각납니다.
좋은 사람들입니다.
사진첩에서 꺼내 보고픈 얼굴처럼 풋풋하며 청포도처럼 싱싱한 맑은이들이 되자고 하며
내년을 기약합니다.
좋은 대접을 주신 뽀수기님, 프로의 근성 이선장님, 형님같은 사무장님,
그리고 함께한 아리아띠 씨밀레 여러분!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그외 한정된 정원으로 함께 하지못한 존경하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리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더욱 기쁜 만남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우리 한사랑님.... 미안합니다.. ^*^
새로 시작되는 한주간 월요일입니다.
모든 분들, 보람차고 행복 넘치는 한 주 되시길 소원합니다.
앗, 어제 좀 무리를 했나요?
감기 기운을 무시하고 다녀왔더니
목감기가 심하여 말이 제대로 나오질 않습니다.
전화하지 마셤...ㅋㅋㅋ
주야조사
2011년6월13일, 월요일 아침에..
큭큭 낄낄 깔깔 ㅎㅎ
낑낑-( 감킬님 우러기 홀딱 벗기느라,,역쉬 낮이나 밤에도 고수일듯한 느낌이,, ㅋㅋ)
조황에 상관없이 함께 한다는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우셧겟어요
더불어서 용왕님께서 찬조찬조까지 해줫으니 더없이 좋은 날이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