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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행후기]
2014.07.08 23:54

태풍 전야의 대구 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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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4041 댓글 8
015-1.jpg


*  주말에 여수로 갈치낚시를 다녀왔더니 월요일 오전의 컨디션이 영 시원치 않습니다.

꼴랑대는 날씨에 비까지 맞아가며 봉돌을 던졌던 후유증(?)이 마치 잔상(殘像)처럼 몸에 남아있는 느낌입니다.

처리해야 할 몇 가지 일을 마치고 잠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꾀까리님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우럭 잡으러 안갈래?"

"날궂이 고기요?"

 

척하면 빡이라고...

태풍이 올라오기 전 한바탕 손풀이를 하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 오릅니다.

옆에서 슬쩍 툭~ 건드렸을 뿐인데 즉각 발동이 걸리는 이 저주받은(?) 낚시병은 어떤 유전인자 때문인지 피식피식 헛웃음이 나곤 합니다.  예방 백신도, 치료약도 없이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할 고질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선사의 예약 현황을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있는데, 다시 꾀까리님의 전화....

신진도에 자리가 남아있는 선사가 있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출발 장소와 시간을 정합니다.


012-1.jpg


참으로 오랜만에 찾은 신진도....

아직 출항 시간이 멀었음에도 항구는 활기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아침식사를 위해 찾은 식당, 선사 사무실, 선착장의 순서로 그 활기는 이어집니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 꽃을 피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활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 같은 동질감을 느낍니다.

 

오늘은 우럭,대구로 공지가 되어 있던 터라 오징어내장과 미끼, 얼음, 봉돌 등을 구입해 배에 오릅니다.

대구보다는 우럭을 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지만, 활성도가 높은 어종을 타겟으로 선정하는 몫은... 제 것은 아닙니다.

선실에 눕자마자 바로 곯아 떨어졌다 눈을 떴는데, 아직 포인트 도착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어 주섬주섬 채비를 준비합니다.


003-1.jpg


낚시자리에 붙어 있는 스펀지나 자석에 바늘을 꽂아두면 낚시를 하다 이리저리 밟히는게 영 성가시게 느껴지는데, 로드 벨트로 난간에 묶어두면 편하게 바늘을 뽑아 쓸 수 있습니다.

대구낚시부터 한다는 선장님의 안내에 따라 꾀까리님이 준비해 온 이중바늘을 하나만 달고 적극적으로 대구'만' 노려 보기로 했습니다.

서해 침선 대구는 한 번에 미끼를 덮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마치 쥐노래미의 입질처럼 토독거리는 듯한 입질을 할 때가 많은데, 이 때 성급한 챔질은 금물입니다.

미끼를 온전히 입에 넣을 때까지 기다려야 대구를 잡을 수 있는데, 이중바늘은 이런 서해 대구의 약은 입질에 대응하는 한 가지 대안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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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바늘 외바늘 전략(?)이 맞아 떨어졌는지 꾀까리님과 차례대로 씨알 좋은 대구를 연거푸 뽑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제 대구가 두 마리 모두  5cm 가량 작은 크기라고 놀려대는 농담이 싫지 않게 느껴지는 건, '고기를 잡았다'는 원초적인 쾌감이 이미 온몸을 훑고 지나갔기 때문일까요?

본능의 충족은 필연적으로 여유를 불러다 줍니다.

꾀까리님은 특유의 낚시 솜씨로 단연 돋보이는 조황을 기록해 나가고 있고, 저는 뜬금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습니다.

3단채비의 위쪽 두 바늘에 모두 미니리치를 끼워 나오지도 않는 우럭을 잡아보겠다고 헛힘을 쓰고 있습니다.

대구는 두 마리 정도만 잡았으면 좋겠고, 집에 돌아갈 때 횟감 우럭 두 마리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직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대구도 우럭도 잡지 못합니다.ㅠㅠ

대구만 집중적으로 노렸던 분들은 차곡차곡 쿨러에 대구를 채워 나가고, 꾀까리님은 배 전체의 점심 매운탕을 위해 애써 잡은 대구 두 마리를 선뜻 사무장님께 내어 놓습니다.

점심시간도 미뤄가며 집요하게 대구를 공략하던 선장님은 입항 시간을 늦추며 우럭 포인트를 하나 짚어보겠다고 하시네요.  지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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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또 집중....

천천히 높아지는 포인트인 것 같아 2m를 들었는데, 순간 입질이 들어옵니다.

시원하게 한 번에 삼키질 않고 토독토독~

 

'미끼가 우럭보다 위에 있거나 아래에 있는 걸까?'

 

순간적인 느낌에 높이를 낮추는 선택을 합니다.  내 미끼를 우럭이 있는 포인트까지 데려다 준 건 선장님이었지만, 우럭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높이를 찾아야 하는 건 전적으로 나의 몫입니다.

운좋게 이 선택이 맞아 떨어졌고 마치 6광구의 참우럭처럼 생긴 녀석 포함해서 쌍걸이에 성공....

참 행복한 순간이 꿈결처럼 찾아왔네요.

때론 기대보다 실망이 클 때도 있지만, 오늘은 어쨌든 목표한 바를 모두 이룬 날입니다.

 

뜨거운 여름과 함께 서해 침선 대구낚시의 핫시즌도 꿈틀거리고 있네요.

무더위를 가르는 고속정의 시원한 질주와 함께 몸짱 대구의 손맛 만끽하며 여름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북상하고 있는 태풍의 피해도....없었으면 좋겠구요.^^*


Who's 감성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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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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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晝夜釣思(주야조사) 2014.07.09 06:26
    참 행복한 순간이 꿈결처럼 찾아왔네요.
    때론 기대보다 실망이 클 때도 있지만, 오늘은 어쨌든 목표한 바를 모두 이룬 날입니다.

    본문 내용중에 가장 멋있는 말...
    작은 꿈을 가지면 이루어지는 기회는 많아지는 법을 잘 아는 넝감님!~
    꾀까리님도 올만에 사진으로나마 건강한 모습을 뵈니 참 좋습니다.
    항상 섬기는 모습으로 더욱 사랑받는 '감넝감'이 되길 빕니다..^^
  • profile
    감성킬러 2014.07.09 07:31
    레알(real) 영감님께서 아침 일찍 다녀가셨네요.
    근데 제게...넝감...이라니요? 할배가 된지 1년이 넘긴 했지만 아직 팔팔한 청춘인데, 넝감...소리 듣기엔 억울(?)합니다.ㅋㅋ
    문막에서는 좋은 시간 되셨는지요? 갈치낚시도 마다 하시고 달려 가신 연유가 무지 궁금하지만,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더 이상 여쭙진 않겠습니다. (영감님의 사생활은....중요하니까요.ㅋ)

    낚시라는 취미는... 어딘가 '불편하게' 느껴지면 재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부담을 안느끼게 섬기는 방법....갤챠 주시면 금과옥조로 삼을게요.
    갤챠 주세요~ 네? ^^*
  • ?
    옹달 2014.07.09 08:31
    저도 비슷한 날에 비슷한 장소에서 신진도 배를 보았는데요. 정말 6광구 참우럭 쏙 빼닮은 우럭이었죠. 뜰채 허리춤에 묶고 기념사진을 찍으시는 그 분이 감성킬러님이셨나 봅니다.~ 개인출조는 오랫만이신 듯한데요. 자유롭고 즐거우셨겠습니다. 로드벨트 팁 감사드리고요. 매운탕거리 봉사하신 꾀까리님에게 어복 충만 기원합니다.
  • profile
    감성킬러 2014.07.09 08:42
    네. 옹달님~ 서해에서 나오는 참우럭은 체형과 체색이 6광구의 그것과는 차이가 좀 나는데, 어제 올라온 녀석은 놀랄만큼 닮아 있더군요. 깊은 수심에서 나와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습니다.
    대구가 잘나오면 사무장님이 갸프질에 정신이 없을 때가 많은데, 좀 거들어 드리긴 했습니다. 갸프질도 이젠 숙달이 되어서인지 한 방에...ㅋㅋ
    로드벨트 팁은 사골입니다. 예전에 어부지리의 회원님이 주셨던 건데, 아직 모르시는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올렸습니다.
    옹달님의 어복도 늘 충만하시길 빕니다.
    주신 댓글....감사히 받을게요.^^*
  • profile
    윤따봉 2014.07.09 10:10
    즐거운 표정이 얼굴 가득 하네요....
    그래요 가끔은 훌훌 털고 본인만을 위한 출조도 하시고....한숨 쉬고 가도 늦지 않을겁니다..
    즐낚 축하 드립니다....
    근데 꾀까리님은 수염도 염색하셨나?? 전에는 허옇더니....까매졌네요 ㅋㅋㅋ
    사진으로라도 건강한 모습뵈니 좋으네요...
    두분...늘 즐거운 출조길 되세용~~~
  • profile
    감성킬러 2014.07.09 10:29
    원래는.... 서천의 모 선사 예약 현황에 윤따봉님의 성함이 올라와 있는 걸 보고 따라 붙으려고 했었는데, 자체 출항 취소 되는 바람에 신진도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우럭낚시의 '교과서'를 옆에서 보고 뭐 좀 훔쳐오려고(?) 했었는데요.ㅋㅋ
    낚시는... 늘 재미 있는 것 같습니다.
    먹고 사는 일만 아니라면 늘 바다에 있고 싶은데,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다녀오는 바다 여행이 더 행복하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푸줏간 2014.07.10 11:58
    감킬님 몇번 인가 동행출조 계획을 세웠다가
    하나님의 불허로 취소되어 아쉬웠는데 ....
    대구출조에 환한 모습을 보니 부럽슴니다
    대구 쌍걸이 를 한번 해 보시면 더 좋았을걸 .....
    마지막 릴에 손으로 감을 때 안감겨 안감겨 소리가 나와야 대구 낚시의 묘미인데 ㅋㅋㅋㅋ
    아무튼 칼치든 우럭이든 대구든 좋습니다 잡식성 이니 빈자리 나시면 문짜 주세요
    항상 예약이 바쁘신것 같어 열락 기다리 겠슴니다
  • profile
    감성킬러 2014.07.10 15:16
    그러게요. 푸줏간님~ 뵙고싶었는데, 겨울철 기상이 도와주질 않아 안타까웠습니다.ㅠㅠ
    하지만 겨울은 매 해 돌아오니까 언젠가는 뵐 수 있겠지요.^^*
    예약이 바쁜 건 딱 주말에 한정되어 있습니다.ㅋㅋ
    일주일을 열심히 사신 분들께 주말 휴식을 드릴 수 있어 다행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즐거움을 드리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좋은 일 있으면 연락 드리겠습니다. 늘 즐낚 이어가시길 빌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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