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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요요마의 심플리바로크 앨범, 실로 오랜만에 들어보는 음악이다.
근 4년만에 켜보는 오디오다. 철컥, 파워가 On 되는 순간엔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음악을 아주 안 들었던 건 아니었다.
조그만 카셋트로 듣다보니 자연히 멀어지게 됐었다.

빨갛게 달아오르는 진공관이 새삼스레 눈길을 끈다.
음악 속에 그 따뜻함이 배어있는 듯하다.
마치 처음 음악을 듣는 사람처럼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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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손재주가 좋아보이는 이 사람을 알게 된 건 최근이다.
전동릴커넥터와 배터리를 자작하고
낚시용품을 이리저리 튜닝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선낚동 운영자이며 'kapa'라는 닉네임.

레귤레이터 이야기가 화제에 오른 적이 있었다.
배터리와 레귤레이터가 결합된 제품이 있다는 얘길 듣고 통화를 하던 중
오디오계에 종사했었다는 말을 잠깐 듣게 됐다.

"그럼 그런 레귤레이터는 아직 상품화하기엔 시기상조군요. 잘 쓰시구요,
자작 그 이상의 상품이 가능하다고 생각되실 때면 다시 연락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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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국내 오디오계에 있었다고 했는데... 국내 오디오 브랜드가 뭐가 있었지?

'진공관 오디오의 거장',
'kapa'님은 대충 오디오 매니아가 수준이 아니라
누가 꼽아도 손가락 안에 드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전문가였다.
현업에 종사할 때는 만나기 힘든 분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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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가 고장나서 수입사에 AS를 의뢰하려고 했다.
수입사는 없어지고  유명 오디오가 아닌 탓에 고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물어물어 프리랜서 전문가에게 의뢰하고 고쳤으나 2주만에 다시 고장.
그 사람은 연락 두절. 적지 않은 수리비만 날렸다.

'역시 어느 분야든 많이 쓰는 장비를 써야지'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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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아는 아니지만 우연찮게 구성한 오디오 탓에 아무 앰프나 쓸 수 없는 환경이다.
내 오디오 환경은 힘센 앰프가 필요하다.(스피커 효율이 낮아서)
전동릴로 치자면 시보그나 MT등의 고기능/고가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싼 기종이라도 1000시리즈가 필요하다고나 할까.

세월이 지나고 오디오계도 변해서 힘센 기종은 비싼 브랜드 제품만 들어와 있다.
보급형은 거의 단종. 내 스피커를 울릴 만한 앰프를 사자니...
그렇게 지난 시간이 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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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내 앰프에도 진공관이 들어있는데.... 혹시
벨벨벨~~
"카파님, 제가 오래전에 단종되고 수리처가 없어져서
이젠 버릴까 하는 앰프가 있는데요. 잘 안 쓰는 CP모델이구요."

"저한테 보내세요. 거기 쓰인 진공관은 비교적 흔한 러시아제 뭐뭐고
그 종류들은 아직도 제 책상에 굴러다니는 거 있을 거예요."

"허걱@*@~~~ 띠웅@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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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 오디오 제작 책 저자이기까지 한 'kapa'님의 오디오론을 다 이해할 순 없다.
관련한 얘기를 나누다보면 한 30% 정도나 알아들을까.
현업을 떠나고 요즘 오디오 쪽은 취미삼아 한다고 한다.
작년에 미니오디어 제작을 했고
내년쯤엔 책상용 꼬마 진공관 오디오를 낼까 생각 중이란다.

고가의 매니아용 수제오디오는 아닌 것처럼 느껴져
시판되게 되면 어부지리에 알려주십사 말씀드렸다.

그때 기회가 되면 kapa님의 역작,
현재 전국적으로 수백 명의 애호가가 사용중인 80Kg무게의 앰프를 소개하고 싶다.

기념으로 받아온 고장난 진공관이 그 80kg 파워앰프의 심장이라고 한다.(아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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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아닌 또 다른 공통 관심거리가 있었는데
제철엔 미처 모르고 지내온 분들이 있지 않을까?

물가에 자주 나서기 힘든 계절, 이런 인연을 낚아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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