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겨울 공백기 실종, 침선은 영해(領海)에도 수두룩
만 1년을 갓 넘긴 서해 침선낚시가 서해 배낚시 돌풍의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우럭 배낚시는 허탕이 없다는 장점 덕에 대중 레포츠로서 큰 역할을 해왔으나
이젠 동해의 대구 지깅과 더불어 나라 안 배낚시의 양대 산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간 서해에 가라앉아 있던 침선은 전문 어부들의 어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으나
본격 낚시터로 개발되면서 기존의 우럭 배낚시 판도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첫째 연중무휴의 시즌.
그간 근해권만을 주로 공략하던 우럭낚시는 12월 이후 4월경까지는 공백기를 갖던 것이 상례.
연안 수온이 급격히 하락해 우럭이 먼 바다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선낚시는
멀게는 90마일(약 160km) 밖의 공해로까지 출조를 나가기 때문에 근해권 겨울 수온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2월 중순 기자가 찾았던 해역의 수심은 최고 90m. 이 정도면 서해안 최초의 심해낚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온 역시 12도를 훌쩍 뛰어넘었다. 같은 시기 근해권 수온은 6~7도. 대륙 연안수의 영향을
직접 받는 근해권과 달리 서해 먼 바다로 흐르는 황해난류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직접 느낄 수 있다.
남해나 동해의 겨울 외줄낚시처럼 이제 서해도 겨울 배낚시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될 것.
둘째 어마어마한 씨알과 조과.
꾼들이 서해 침선낚시에 매료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역시 씨알에 있다.
근해 우럭낚시는 40cm만 넘어도 개우럭 취급을 받고 그것도 어쩌다 한두 마리씩 낚이는 게 고작이다.
그러나 침선낚시는 적어도 50cm는 넘어야 큰 씨알로 쳐주고
60cm가 넘을 때 비로소 오리지날 침선 우럭으로 인정을 해준다.
셋째 무시할 수 없는 대구 자원.
그간 대구는 동해에서만 낚이는 어종으로 알고 있던 꾼들이 많았다.
그러나 서해 대구에 대해서 모르고 있던 것은 우리 낚시꾼뿐이었다.
현지 어부들은 "동해 대구 자원은 서해 대구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지도 모르겠으나 어쨌든 우럭과 대구가 5:1 이상의 수준(겨울~봄 시즌)으로
낚이는 것만 봐도 그 자원이 적잖은 듯 보인다. 서해 대구는 낚시법은 물론 서식처와 회유 시기 등에 있어서
우럭과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서해 대구 지깅은 보다 면밀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수많은 침선 자원.
충남 안흥에서 침선낚시를 최초로 시도하고 최고의 캐리어를 갖고 있는 배권순 선장은
침선낚시에 따라붙는 '공해'라는 말을 이젠 생략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서해 침선은 공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영해와 공해의 경계점, 불과 2시간 거리의 영해에도
수없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지 전문 선장들은 4~11월까진 60마일(110km) 이내
근해(?) 침선으로 출조를 하지만 수온이 급격히 하락하는 12~3월 사이엔 90마일 밖의 공해까지 나간다.
근해냐 먼 바다냐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계절과 수온일 뿐이며 오히려 가장 굵은 씨알과 마리수 조과는
산란기 무렵 영해 내의 침선에서 터지기 때문이다.
자료 : 낚시춘추 2003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