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름 보양식으로 잘 알려진 귀한 고기인 민어를 만나기위해 전남 영광의 자그마한 포구 계마항을 찾았다.
민어낚시에 대해 사전정보를 모아보았으나 특별한 장소, 시기, 낚시 방법 등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곳은 좀처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타조님의 민어낚시 후기가 올라왔고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타조님 감사합니다.)
출조지는 안마도와 해남 2군데를 생각 하고 있었는데, 민어는 목포이남 지역은 알아주지 않는다는 20년 베테랑 어부의 말을 듣고.. 안마도로 결정하였다.
드디어 23일 3개국의 일기예보가 안마도권의 바다가 장판이라는 예보를 보여주니 지체할 이유 없이 1박2일 출조를 하게 된다.
날짜 : 7월 23~24일(6/23,24)
물때 : 조금, 무시 06:59(434) 13:35(153) 19:53 (421)
파도 : 7/23 0.5m~1m, 7/24 0.5~0.5m (실파도 : 예보대로)
출항지 : 계마항
수온 : 24~25
인원 : 2명(악마)
휘발유 : 34리터(1939원/L)
Akma™
처음 접해보는 민어낚시는 낚는 맛도 가히 천하일품이라 할 만큼 대단 했지만, 먹는 입맛이야 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생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많은 어종을 낚아보고, 맛을 봤어도 민어만큼 맛있게 먹은 고기는 처음인 듯 하다.
70cm급 두마리는 시골 부모님을 위해 남겨 두고, 안산에서 기다리고 있던 삼실 식구들과 집에가져가서 당분간 밑반찬이 될 70cm급 두마리를 아이스박스에 얼음 채워서 가지고 올라 왔다.
생선이 크고, 칼이 전문 사시미칼이 아닌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육가공용 대형 칼로 포를 떠댈려니 만만치가 않다.
칼 상태가 좋아서 잘 나가기는 하는데, 발골은 칼이 너무 크기에 부담스러워서 인지 뼈에 살이 조금씩 뭍어났으며, 껍질은 너무 잘드는 날과 얇고 작은 도마의 엇박자로 정말 최고난이도를 보여줬다.. ㅡ,.ㅡ;;
뱃살은 뼈를 뽑아내고(조금 힘주면 잘 뽑혔다.) 두툼하게 썰어서 회로 한접시 준비하고, 나머지 살코기는 몽땅 포를 떠서 전을 만들었으며, 부레와 간은 따로 접시에 담아서 냉동실에 넣었다가 시원해진 후 부레는 잘라서 참기름소금에 찍어 먹게 준비를 했다.(간은 데쳐서 소금 찍어 먹으면 맛있다고 했지만, 귀찬아서 그냥 매운탕에 넣어버렸다.
그럼 그 맛을 평가를 하자면, 뱃살은 약간의 특유의 맛이 있으면서도 특이한 식감을 줬는데, 뭐랄까... 참치 뱃살 먹는거랑 비슷한데, 약간 다른 맛... 표현이 참 어렵..
전을 부친 살은 그야말로 생선 전중에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부드럽고, 비린맛이 전혀 없으며, 약간 달작지근한 그맛! 게다가 잡맛이 없어서 깨끗하고 깔끔한 뒷맛까지 최상이었다.
부레의 맛은 속은 껌을 씹는 듯한 식감이고 겉의 살(지방 같다)은 부드럽다.
맛은 괞찮은 듯 한데, 개인적으로 생선을 즐기지 않는 관계로다가 세점만 먹었는데, 기름기또한 한손을 거들어서 더이상 먹기는 힘들었다.
마지막으로 탕은 매우 기름지고 깔끔한 맛을 보여줬다. 거푸 두대접을 퍼서 쇠주와 함께 뚝딱 했다.
낚시도 낚시 였지만, 집에 가져와서 정말 여러가족이 맛나게 먹을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그야말로 속이 꽉찬 주말 낚시였다.
아... 새벽녘에 배를 무한흘림함서 한시간 반쯤 자고 일어났더니 내 채비에 달려있던 미꾸라지와 갯지렁이는 어딘가로 이사가고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바늘만이 남아있었고, 작두의 낚싯대는 연신 물속으로 인사를 해대고 있었다.
슬그머니 당겨보니 않따라온다...
바닥걸림인 듯 해서 끊으려고 당겨봐도 끊어지지가 않는다. 줄은 드랙을 다 풀고 거의 끝까지 풀려나간 상태였는데 당겨도 끊어지지가 않고 배가 반대로 끌려가고, 낚싯대 끝에 있는 그것도 조금씩 끌려왔다. 도저히 당길 수가 없어서 자고 있는 작두를 깨워서 배를 몰고, 늘어진 줄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니 거의 100m이상은 따라가진다.
뭔지모를 걸림의 바로 위까지 보트를 끌고가서 당겨보니 역시 끊어지지는 않고, 뭔가 묵직한 것이 따라 올라오는데.. 열심히 펌핑하면서 끌어올리느라 땀이 송글송글 맺히는 뒷등을 서늘하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 혹시 해경에 신고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것 아냐??
장비가 라이트한 장비라서 강제 집행도 어렵고 하니 천천히 펌핑하면서 끌어내는데, 이건 팔이 다 저릴 정도다.
쇼크리더 매듭이 가이드를 통과한다. 이제 끝이다.. 그러나 쉬이 물속이 들여다 보이지는 않는게.. 조금 전부터 갑자기 생각난 그 것 때문이었다.
수면으로 서서히 떠오른 그 물체를 보는 순간 웃음이 흐른다.
배에서 작업할 때 사용하는 망태기 였는데, 그 안에 갯펄이 그득해서 무겁고.. 또 고정된게 아니라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어렵게 꺼낸만큼 보람도 있는 것이 망태안에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었던 활 중하 대신 딱새우가 대여섯마리가 들어있었다.
사위를 둘러보니 이미 동은 터가고 있고, 시간은 피크 입질시간 대를 지난 듯 하여 서둘러 어제 민어를 배출 해줬던 포인트로 이동해간다.
보트가 서서히 멈추어서고 엔진 소리도 잦아들면서 작두선장 한마디
입수!!!!
새우를 끼워서 입수를 하니 첫입수에 무엇인가 입질을 하는데, 물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이 심상치 않다. 우럭인 듯한 손맛이었는데, 꺼내보니 40급이 넘어가는 능성어가 걸려 주었다.
부모님께 효도해드리라고 걸려 준녀석은 아이스박스로 직행했다가 시골 집에 가서 손질 되어서 냉장고에 들어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회를 떠서 드리고 왔을 텐데, 서둘러 올라오느라 손질만 해서 넣어 놓고 왔다. 평생 처음으로 민어도 낚아보고, 또 나름 귀한 능성어도 낚았으니 즐거운 낚시가 아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