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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일반]
2018.05.11 17:57

오징어에 대한 고민

조회 수 9582 댓글 12

어제는 예정에도 없던 우럭배를 혼자 타게 됐습니다.

갑자기 발동이 걸려 안흥 선사들을 뒤적였는데 때마침 빈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쿨러 보냉력을 시험한다는 핑계에 속아주는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뱃삯도 이미 송금한터라 무조건 가야했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립니다.

우럭용 오징어는 주로 어떤 걸 쓰시나요?  


저는 어제 참 미련한 짓을 했습니다.

저희집 냉동고엔 선상낚시를 처음 시작한 작년 9월에 손질해 놓은 오징어가 꽤 되는데

그동안 염색을 한다 뭐 한다 해서 녹였다 얼렸다를 수십번 반복했습니다.

보통 출발 몇 시간 전에 담아둔 통 하나를 통째로 꺼내 녹여서 적당히 덜어

미끼로 가져가는 일이 그동안의 일과 중 하나였습니다.


결과는 노래미 두 마리에 우럭새끼 세 마리!


양옆 조사님들은 우당탕탕 하며 제법 덩치 큰 우럭들을 여러 마리 끌어냈는데

저만 혼자 쪼다짓을 떤 겁니다.


오징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더 문제였습니다.

식중독이란 관점에서 보면 이미 손상될대로 손상된 오징어채를

우럭들에게 들인댄지 한참만에야 비로소 그 잘못을 깨닫게 됐으니까요.


(냉동어패류는 일단 녹은 상태에서 다시 얼리면 식중독위험이 크답니다)


그나마 다른 조행길에서 고기들이 조금씩 물어줬던 건

오징어 냄새가 좋아서가 아니라 타이라바용 빨간색, 흰색  라텍스가

고기들의 눈을 현혹했기 때문입니다.


우럭들의 먹이선택이 첫째 후각, 둘째 시각이라고 했는데

저는 후자의 방법으로 낚시를 했으니 조과는 맨날 안 봐도 비데오였습니다.


어제 낚시를 하면서 색다른 입질을 뜨문뜨문 받았는데

낚시대를 들어 보면 연속해서 꽝이었습니다.

저는 왜일까 라는 고민을 했지만 답을 얻기엔 물속을 너무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돌아오는 배밑창에 누워서야 비로소 깨달은 겁니다.


" 고기들이 오징어채는 입에 대지 않고 라텍스만을 물고 당겼기에 색다른 입질이 온 것이고

너는 어리석게도 그것을 깨닫기까지 스무 번의 조행을 감행했다, 이 멍청아!!!  '


더 웃긴건 오징어내장국물에 푸욱 절인 빨간 오징어라고

같이 간 일행들에게 한때 자랑을 늘어 놓기도 했답니다.

그 중 몇 분은 제가 잘 잡는 걸 보고는 제 미끼를 덜어 쓰기도 했지만

기억해 보건데 그걸로 뭔가를 끝어내는 걸 사실 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한 게 그분들은 라텍스를 쓰지 않았으니까요.


신선한 오징어가 최고다 라는 답을 얻기까지

저의 무지함과 무모함은 실로 먼 길을 돌아가도록 저를 안내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걸 먹어 보았다면 해답은 진작에 알았을 겁니다.

분명 화장실문이 불이 났을 것이며 더 심하면 병원신세라도 졌을 테니 말입니다.

결국 오늘 아침에 냉동고에 있는 오징어는 모두 쓰레기가 됐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더 드립니다.

신선한 오징어라 함은 다음 중 어떤 것일까요?


1) 낚시점에서 파는 것

2) 국산 생물 오징어

3) 국산 냉동 오징어

4) 수입산 냉동 오징어 (선동하는 방식-선상에서 급랭시켜 수출하는 방식)

5) 염색오징어

6) 수입 냉동 오징어채


초보는 늘 그런 거 같습니다.

무식하고 용감하면 초보가 맞습니다.





Comment '12'
  • ?
    김포신사(젠틀피싱) 2018.05.11 22:55
    개인의 생각을 말씀드립니다...저가 사용하는 미끼입니다
    오징어는 출조 전날 마트에서 구입하여 채를 썰어 냉동보관하여 사용합니다
    (출항해서 낚시를 할 때는 알맞게 녹아 있습니다)
    단 요즘처럼 저수온일 경우에는 7~10cm정도 짧게 쓰고.
    수온이 올라 갈 때는 15~20cm 정로로 길게 사용합니다
    .
    미끼라는 선입견을 버리면 우리가 먹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미끼썰고 남는 부분은 집에서 오징어 볶음을 해서 먹습니다
    그리고 저가 썰어간 미끼를 라이터로 구워서도 먹어 봤는데 맛이 있었습니다
    깨끗하고 싱싱한 것을 사용합니다

    오징어채가 안먹힐 때는 웜을 사용하기도 하며. 중국산 냉동낙지 다리도 사용합니다.

    저 개인의 방법인데.저도 다른 분들의 미끼사용법을 알고 싶습니다
  • ?
    행운조사 2018.05.12 08:38
    미끼라는 선입견을 버리면 우리가 먹어도 괜찮다는 말씀에 절실히 공감합니다.
    저도 이제부터는 출조 전에 마트에 들르는 부지런함과 성의를 잊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
    루어초보 2018.05.12 13:30
    신사님말씀대로싱싱하고먹음직스러운게최고라고생각합니다
    저역시2~3일전먹기좋게썰어서식용색소에염색해쓰기도하고
    하얀채그대로쓰기도합니다 준비를잘하더라도우러기가먹어줘야
    기분도좋고조과도좋겠지요~~손맛보는그날까지회이팅
  • ?
    행운조사 2018.05.12 14:04
    우럭을 미물로 과소평가했던 제 자신이 미워집니다.
    우럭입이나 저의 입이 마찬가진 걸......
    얼른 신선한 오징어를 준비해 우럭배를 타고 싶습니다.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 ?
    맹워리 2018.05.12 20:12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럭은 특성상 수온,물흐름,바다색등에 따라 활성도가 결정됩니다..
    즉 활성도 좋을때는 빤스쪼가리만 걸어놔도 문다는 말도 있습니다..
    저도 오징어 미끼를 사용하는데 얼렸다 녹였다를 여러번 반복해 사용해도 입질받을때는 전혀
    다른 조사님들에 뒤쳐지지 않습니다..그리고 자동차 트렁크에 잘못보관하여 썩어 고약한냄새가 진동한
    오징어를 사용해도 잘물더군요..
    우럭은 후각이 있긴하지만 거의 역할을 못합니다..
    어류의 대부분 후각이 발달된 고기들은 야행성고기들입니다..
    입질을 못받은 영향은 다른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 ?
    행운조사 2018.05.15 09:23
    빤스쪼가리에서 빵 터졌습니다.ㅎㅎ
    활성도가 좋고 먹탐이 심해질 땐 닥치는대로 먹어치우는 게
    우럭이라고 저도 지금까지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시기를 경험하다보니 미끼에 대한 저의 잘못된 생각을
    바꾸자고 마음먹은 겁니다. 재밌는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 ?
    틈만나면 2018.05.12 23:14

    하루의 낚시를 돌이켜보고 개선점을 찾으시려는 자세에 찬사를 보냅니다.
    미끼에 관해서는 맹워리님의 의견과 신선함을 강조하신 김포신사님의 의견에 공감하며,
    저는 오징어 미끼는 대형 마트 식자재 매장에서 구입을 합니다.
    오징이 몸통, 오징어 다리, 오징어 몸통 링, 오징어 몸통 솔방울....... 여러 가지 냉동제품이 있읍니다.
    요즘은 가격이 올랐는데 1.6키로 냉동 제품 기준으로 몸통 12마리, 2만원 가량 됩니다.
    저는 이중에서 "오징어 몸통 솔방울" 선호합니다.
    한번은 같은 몸통인 줄 알고 잘못 구매를 했는데 사용해보니 더 좋은 것 같더군요.
    12마리/ 2만원 기준으로 1회 2마리 대략 3,300원 입니다.
    솔방울은 오징어 몸통에 가로/세로로 칼집을 낸 것입니다.
    적당히 해동된 상태에서 개인의 선호도 대로 썰어 주시면 됩니다.(다시 냉동)
    사용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껍질쪽은 칼집이 닿지 않아 적당한 질기기가 유지 되면서도 물속 액션이
    정말 좋습니다.
    오징어 몸통이나 다리는 물속에서 시간이 경과하면 뻣뻣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흐느적거려서 우럭이나 대상어가 쉽게 흡입하여 후킹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가끔 중간에서 끊어지기도 하는게 단점이긴 하지만 강추합니다.
    식자재 매장에서 구입을 했으니 선도도 좋겠지요.
    주꾸미, 문어도 사이즈 별로 다양한 냉동 제품이 있으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 ?
    맹워리 2018.05.12 23:31
    저도 식자재마트 구경하면서 오징어 사서 우럭미끼로 써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몸통솔방울? 이놈 사서 써봐야겠네요..감사합니다..
  • ?
    행운조사 2018.05.15 09:26
    당장이라도 식자재매장에 달려가 솔방울 뭔가를 찾아보고 싶네요.ㅎㅎ
    상세한 정보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profile
    晝夜釣思(주야조사) 2018.05.13 07:41

    뱃전에 올라온 우럭 녀석들 토사물을 보면 거의가 싱싱했던 새우나 작은 치어들입니다.
    어느 땐 내용물 중엔 살아있는 것들도 보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보면 역시 우럭들도 생물을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오래된 것보다 비교적 싱싱한 생물 수준의 미끼가 단순 비교로 보더라도
    유연한 시각적, 또 후각적으로 보다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징어 채나 미꾸라지 크기 정도라면 우럭을 보는 순간, 위험을 감지하여 도망가거나
    은신처에 숨기 바쁜데(생물일 경우), 미끼들은 눈 앞으로 다가와 짐부럭 대며 달려드는
    이 겁없는 녀석들...
    좋은 호이(好餌)라고 판단하여 입질하기보다 보다 영역 보존에 대한 공격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요즘 서해는 저 수온의 정점을 찍고 서서히 수온이 오를 때입니다.
    입질 패턴이 아직은 까다롭고 움직임이 덜 활발한 때 입니다.
    오월 하순 정도(보리 익을 무렵) 부터의 서해 우럭들은 적서수온이 유지되고 산란이 끝나면
    게걸스런 입질 행태가 보일 것이며, 이럴 때는 어떤 미끼든지 아니면 가짜 미끼(웜)든지,
    겁없이 덤벼들면서 초릿대로 느껴지는 심한 요분질 맛의 오르가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니, 서서히 워밍업 하시며 가슴 떨리는 설렘을 가져 보시길...^^

  • ?
    행운조사 2018.05.15 09:30
    글로 쓴 표현임에도 마치 낚시대를 들고 있는듯
    손맛이 찌릿찌릿 전해옵니다.
    고수님의 답변글 감사드립니다.^^
  • ?
    백발감시 2018.05.16 12:39
    낚시가 하나같이 쉬운게 없습니다.
    세월을 낚는것도 좋지만 이젠 제대로 된 낚시(? ^^)를 해보고싶습니다.이론적으로 배우는것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실전 경험이 젤로 중요한듯합니다.
    자주 출조해서 내공을 쌓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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