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동해(冬海)를 다녀오다..
짙은 서정의 군청색 겨울바다...
모든 생명의 시원(始原)이며, 무한한 생명력과 포용력으로 우리를 언제나 변함없이
조건없이 안아주는 어머니 품속 같은 곳,
예보가 한주내내 계속 질풍노도의 남해 바다지만 마약같은 강한 중독으로 인하여
포세이돈 말들을 앞세워 달려드는 험랑도 전혀 겁나질 않습니다.
그 변덕스럽고 거만한 겨울바다, 그렇지만 도도하다가도 정겹기만 한 그런 바다 매력에
빨려들어 6~7일날 다녀왔습니다.
별따기 보다 힘들다는 황금같은 주말 예약인데도 불구하고 성난 바다가 무서워서 인지
단출한 출항으로 다도해 섬들을 돌아 바다와 함께 달리기 합니다.
우리들은 명마 포세이돈 말들을 타고 파도타기를 합니다.
날씨는 반청반담, 바람은 거세지만 차거운 해풍은 꿉꿉한 여름바다와 달리 몸과 마음을
가볍게 상쾌하게 만들어 줍니다.
붉게 타오르는 일몰의 여유에 삶의 성찰을 얹고선 채비를 준비합니다.
입수 하자마자 괜찮은 씨알들이 서너마리씩 계속 올라옵니다.
옴마나!~ ..... 이러다간 지난번 처럼 12시 이전에 만쿨 도장?
이거 안되겠는데?..... 쿨러 밑에 넣어 둔 얼음을 다 버리고 약간만 깔았습니다.
앗싸!~ ..... 금세 바닥이 보이질 않을 만큼 재미난 수확이 연속입니다.
음력 15일, 보름달이 두둥실 뜨면서 입질이 희안하게 뚝 끊깁니다.
"환장 하겠네! 저 놈의 달!!" 중얼거리게 됩니다.
월명의 저주가 시작되는 모양입니다.
배 주위는 세찬 바람을 뚫고 힘겨운 나래짓을 하는 갈매기떼가
마치 천하장사 우승 때 뿌려지는 오색종이처럼 휘날리듯 몰려들어 아우성입니다.
소강상태, 잠시 여유를 타고 따끈한 커피 한잔을 즐깁니다.
수평선에 걸쳐진 불야성을 이루는 집어등 불빛들, 갈매기들의 환상춤,
환하게 밤바다를 밝히는 달빛 윤슬, 뱃전에 부서지는 파도소리,
이러한 겨울 밤바다의 낭만, 그 속에 나,
어울리지 않겠지만 이럴 때, 감미로운 발라드 음악만 있다면...
어디선가 들려옵니다.
80년대 유명한 우리들 친구, 유영석의 '겨울바다'
겨울바다로 가자 메워진 가슴을 열어보자
스치는 바람 보며 너의 슬픔 같이하자
너에게 있던 모든 괴로움들은
파도에 던져버려 잊어버리고
허탈한 마음으로 하늘을 보라
너무나 아름다운 곳을
겨울 바다로 그대와 달려가고파
파도가 숨쉬는 곳에
끝없이 멀리보이는 수평선까지
넘치는 기쁨을 안고..
겨울바다는 이런 얼토당토치 않는 내가 얄미운지 거센파도에
내 마음을 한없이 내동댕이 칩니다.
그러고서는 곧추세우더니 감성을 한바탕 뒤집어 씌우고 물러갑니다.
1시 까지는 입질이 없기도 하고 너무 추웠는지..
거의 다 선실에 들어가 나와 함께 두 사람만 낚시를 합니다.
2시경에 "에라!~ 어느 정도 잡았으니 오늘은 월명인지 뭔지 이렇게 바람까징... 다 틀렸어!~ "
짐을 다 싸 놓고 선실로 직행!~ 그리고 달콤한 꿈나라로 향했지요.
아침을 맞이 하는데, 이런 황당무계한 일이..
달이 진 3시부터 쏟아진 갈치로 내 옆에 계셨던 분의 만쿨도장을 보란듯이 찍었고
다들 쿨러조황을 보입니다.
나만 자고 있었고 다들 일어나 톡톡한 재미를 보았다고 하네요...
"허허허!!~ "그렇게 입질이 좋았으면 좀 깨우지"
"주야조사님은 채비를 다 걷고 들어 가셨길래 낚슈생각 엄는줄 알고 깨우지 않았쥬."
"옴마?!~~~~" 할 말이 없습니다.
내일 두고 보자!...
그 다음날은 웬수 같은 달이 떠 오릅니다.
별들이 하늘을 별바다를 만들고, 장판같은 수준의 잔잔바다...
옴마!~ 입질이 어제와 달리 첨부터 무반응입니다.
우째 이런 일이...
어제 같으면 쿨러 밑바닥을 충분히 깔았을텐데...
달을 보니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구름이 달을 어디로 데리고 간 모양입니다.
올~커니!!.. 어제 새벽에 놓친 황금 기회가 오늘은 일찍 오는구나...
이제부터 환장하는 입질이 오겠지....
허나....
간간히 바닥층에서 한두마리씩 간사한 입질에 재수없이 걸려 올라 온 놈들 뿐입니다.
수심 80m, 수온이 14.5'c, 붉은 무리속에 파란 물질들이 줄을 타는 어탐기엔
분명 갈치군이 잘 형성되어 있건만....
시계는 새벽 4시를 가르키는데, 어시장은 파장(罷場)기운이 감돕니다.
갑자기 계절풍인 북서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하면서 파고가 높아지고 비가 내립니다.
옴마!~ 웬일이야~~ 비가 내리면서부터 입질이 잦아 듭니다..
"우짤꺼나!!... 이 무슨 조화인감.."
비옷으로 갈아입고 열심히 수류탄을 던지며 총질을 해 댑니다..
3~5피씩 끌려 올라오넹...
아직까지 쿨러 바닥을 겨우 면했고, 이런 상태로 잘 하면 반쿨은 되겠는데...
"에! ~ 날씨가 계속 나빠지고 비도 세차고 바람이 거세어지니 철수를 해야겠습니다."
1호의 정선장님의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뱃전에 울려 퍼집니다.
방송에 갈매기들도 알아 들었는지 미련을 접고 보금자리로 떠나갑니다.
옴마! 벌써 5시....
배만타면 시간이 우째 이리도 잘 갈꺼나...
밤배건 낮배건 간에... 배만타면 웬수... 시간이 총알이여!~~ ㅋㅋㅋ
미국이나 일본 또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가 거의 정확했습니다.
둘쨋날, 둥근해가 바다위로 환하게 떠 오르면서 윤슬의 아름다운 물비늘을 만들어 냅니다.
11시가 되더니 달님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새벽 3시가 되더니 바람도 거세지며 비가 내리면서 세찬비로 바뀝니다.
어이구!~ 이때부터 입질이 제대로 오기 시작하는데, 기상악화로 철수를 명합니다.
'배철수' 정말 제가 싫어하는 가수입니다.. 안철수가 좋은데..ㅋㅋㅋㅋ
(1) 갈치김장 담기
잔 갈치만 골라 알류미늄 수세미로 비늘 벗기고 토막을 내어 씻은 다음, 물기를 빼고
김장 양념에 버무려두고 4시간 정도 숙성시켜 둡니다.
비늘을 벗겨내는 이유는 혹시 먹는 사람이 갈치비늘에 함유된 '구아닌'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분이
드시면 혹시 모를 복통을 일으킬 염려가 있어서 입니다.
(이런 은비늘의 구아닌 성분은 60도 이상 가열하면 쉽게 소멸합니다.)
12월 9일날은 우리집 김장하는 날, 마누라와 단 둘이 함께 만든 갈치김장 및 젓갈담기 레시피입니다.
김장을 담을 그릇 맨 밑에 양념된 갈치토막을 널려 놓습니다.
이제 완성된 갈치김장인데, 밑에 깔린 갈치는 약 2~3달간의 숙성기간을 거치면
그때부터 갈치를 꺼내 드셔도 됩니다. (더 오래 되어도 좋습니다.)
이 때부터는 갈치의 뼈는 숙성기간을 거치면서 뼈가 다 삭아 뼈의 이물감을 느끼지 못하게 될 정도가 되지요.
드실 때, 김치와 함께 싸서 드시면 비리지도 않으면서 칼칼하면서도 담백하고
감칠맛 나는 시원한 느낌의 식감을 맛 보실 수 있지요.
칠성사이다가 부럽지 않다고나 할까?..ㅎㅎ
이럴 때 궁합은 소주보다 막걸리가 더 잘 맞다고 봅니다....^^
이런 방법으로 갈치김장 담으시는 분도 계시고 또 양념을 배추속에 넣을 때,
위의 양념된 갈치토막을 함께 사이 사이에 끼워넣는 분도 계십니다.
그 방법도 아주 좋은 방법이나
가족 모두가 갈치김장을 선호하면 속속히 넣어 드실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고 비위가 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이 방법으로 올려 봤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갈치육젓 담기
이번에는 갈치육젓 담기입니다.
잡아 온 갈치가 싱싱한 몸매를 자랑하며 눈을 깜빡이면서 얼음속에 편안히 누워 계십니다..^^
내장속에 부유물이 전혀 없는 깨끗한 내장만 골라 별도로 모아 둡니다.
내장속에 갈치의 미끼가 잔뜩 들어있는 내장은 손질하기가 버거우니 이런 것은 그냥 버립니다.
알단 두토막을 낸 갈치를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합니다.
일반 천일염을 사용하여 절이게 되면 맛이 약간 쓸 수 있습니다.
반드시 천일염의 간수를 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쓰지않는 맛과 빗깔도 곱게 나오게 되지요.
소금의 비율은 약 25%가 좋고 아파트 베란다 같이 기온이 좀 올라가는 곳에는 30% 정도가
무난할 것으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유리그릇에 꼭꼭 눌러 넣어둡니다.
프라스틱 용기는 유해물질이 염려되어 비추입니다.
가능하면 숨을 쉰다는 질항아리에 넣어 숙성시키면 더 좋겠지요.
그러나 구하기가 어려워 가까운 시장 그릇 가게에서 유리그릇을 구입하여 담아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금을 위에 넉넉히 넣어 마감하면서 깨끗한 돌을 얹어 밀봉시켜 시원한 곳에 둡니다.
돌 구하기가 어려우시면 작은 페트병 2개 정도에 물을 담아 넣어 두셔도 좋지요.
숙성이 되어가면서 젓국이 많이 생겨납니다.
곰삭은 젓국 위로 갈치육이 나오질 않게 주기적으로 눌러 주시고 돌이나 물 담은 작은 페트병으로
함께 누르게 하여 주시면 1년후에 제대로 된 믿을 수 있는 최고의 갈치육젓이 탄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응달에 보간 후 일년정도 숙성을 거치면 살이 어느 정도 곰삭아 양념에 버무려 먹을 수 있습니다.
머리와 꼬리는 잘라내 다시 그대로 넣어 보관하고 몸통만 잘게 썰어 매운 풋 또는 붉은고추와 마늘을 잘게 썰고
양파에 무쳐 그기에다가 하얀밥을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절로 됩니다.
또한 깍두기, 총각김치에 잘게 썰은 곰삭은 갈치를 넣어 먹으면 고유의 비린내 없는 씹임성과 함께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내어 줍니다.
좀 더 오래 숙성시켜 생긴 이 젓국을 고추장 담을 때 또는 김장 양념에도 요긴하게 쓰이지요.
젓갈은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칼슘함량이 높은 알카리성 식품이라고 합니다.
우리 몸에 적당히 섭취하면 아주 좋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저는 어떤 젓갈이던지 무척 좋아합니다.
어머니께서 전라도 분이시라 단지마다 담아놓고 먹던 젓갈..
무엇이든 대충 버무려도 손끝에서 나오는 진한 감칠맛 나던 맛과 향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삽니다.
그래서 서울에서 살면서 전라도 식당(여수식당,군산식당,목포식당,광주식당, 전주식당 순천식당 등등)이라면
무조건 들어가 백반을 시키지요.. 지금까지 맛에 대한 실망을 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ㅎㅎㅎ
최면에 걸린 이런 전라도 음식의 특징은 삭힘과 절임이 결정체이며, 발효음식의 종합 예술인 김치로 완성하지요.
간이 잘 맛고 대체로 풍성하며, 깊고 은은한 개미진 음식들...
나아가 풍류스럽기까지 하다고 할까...
곰삭은 맛의 대명사인 젓갈들이 그 음식에 요소요소에 들어가서인가 싶습니다.
젓갈중에 갈치젓이 귀하게 대접 받으며 무척 비싸게 팔립니다.
이 갈치젓... 한번 빠져들면 그 맛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는 貴하고 高한 삭힘의 미학음식...
조금만 수고하신다면
우리 낚시인들만이 누리는 특권이면서 영광이요,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3) 갈치속젓 담기
갈치속젓 이야기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깨끗한 내장만 분리시킨 것을 소금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소금 약 15% 정도만 넣고 휘휘 저어 둡니다.
소금과 함께 저어 둔 갈치속젓의 모양이 벌써부터 너무 먹음직스럽지요.
시중에서 파는 갈치속젓은 이런 내용물만 별로로 모아 청결하게 제조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내장은 그대로 머리와 꼬리까지 한꺼번에 모아 비 위생적으로 만들어 낸 것들이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위생적인, 제대로 된 '갈치속젓'을 여러분도 좀 귀찮겠지만
한번 도전해 보십시오.
내 가족 건강은 내가 지켜줘야지요..^^
이렇게 날자를 적어 냉장고 구석에 쳐박아 두고 6개월 후 꺼내 보시면 완전 곰삭은 상태로 주인을
환하게 맞아 드릴 것입니다.
이쁜 삭깔을 내기 위해 고춧가루를 좀 풀고 싱싱한 풋고추에 빨간 익은 고추에 마늘 썰어 넣고,
생강 좀 갈아 넣고 당근도 작게 썰어 넣고 무쳐 다시 냉장고에 보관하여 두세요.
그리고 먹을 때마다 적당하게 덜어 참기름과 잘게 썰은 양파와 파 그리고 후춧가루 뿌려 먹으면 덜 짜고
입맛을 완전 사로잡는 맛의 양귀비가 될테니까요...
맛있게 드시면 그것이 보약이요 정력제 아닌감유..ㅎㅎㅎ
하나도 버릴것이 없는 귀한 국민생선 갈치...
생활에 좋은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야조사 씀
14.12.11
진작 좀 알켜주시지여 갈치시즌이 끝나버려서 천상 내년에나 써먹어여겠읍니다.
요거 만드시느라 고생많았겟읍니다.
정말 귀한 정보이고 자료입니다... 애쓰시는 주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