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하고 시원한, 완전의 해방감과 자유의 느낌, 마약같은 행복감이 아침 안개와 함께 스멀스멀
피어 오르는 홍천군 두촌면의 한 농가주택, 저의 방 입니다.
방치했던 폐가 수준의 지인 농가주택을 제 혼자 약 한달반에 걸쳐 멋지게 생명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폐가 수준의 이 농가주택, 쌓인 쓰레기만 치우는데 꼬박 5일이 걸렸습니다.
전기시설, 수도배관, 칠, 외부 화장실, 도배와 장판, 탈의실 및 샤워실 신설과 바닥 타일깔기 , 옥외 수돗가,
창고를 개조하여 모기장을 두른 바베큐장까지 서툰 솜씨지만 만들었습니다.
작업도중에 주인은 물론 지인들이 와서 격려해 주고 또 오면서 가져온 막걸리와 구이용 고기를 구우면서
나누는 정담과 칭찬에 제가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TV도 라디오도 인터넷도 거울까지 멀리하며 순수 자연인으로 살기가 가능한지를 테스트 해 보았습니다.
별 어려움이 없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전기밥솥에 하루분의 밥을 해 놓고 지천의 약초풀에 쌈장을 바른 후 냉장고의 매운 고추를 손으로 분질러
마늘 한 조각을 넣고 와작와작 씹으면 입안에 자연바람이 솔솔 붑니다.
일하는 중간 중간에 목이 마르면 바닥에 주져앉아 막걸리 두어잔 들이키고, 열무김치 한입 쳐넣고 씹으며
하늘을 보면, 나는 두둥실 구름배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일찍 자면 새벽 3~4시에 일어나 집니다.
이미 이 때 쯤이면 온갖 새들이 뒷산에서 앞마당 대추나무에 까지 진을 치고 합창으로 나를 깨웁니다.
방문을 열면 스트레스를 녹여주고 살균작용을 한다는 피톤치드향으로 경쾌하고 산뜻한 아침을
맞게 해 줍니다.
세상을 살면서 아름답게 살려면 꽃처럼 살면 된다고 합니다.
세상을 편하게 살려거든 바람처럼 살면 된다고 합니다.
꽃은 자신을 자랑하지도 않으며 남을 미워하지도 않는 답니다.
바람은 그물에 걸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산을 휘돌아 천만년의 세월 유장하게 흐르는 저 맑은 여름하늘의 파아란 구름,
깊어가는 여름밤, 쏟아지는 별빛에 책을 읽을 정도인 하늘에 뭇낚시를 합니다.
쌓였던 신산(辛酸)들이 구름과 바람 지우개로 말끔히 지워지는 별밤의 넒은川이 많은 홍천입니다.
問余何事棲碧山(문여하사서벽산)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냐고 나에게 묻길래
笑而不答心自閒(소이부답심자한)
웃으며 대답 아니해도 마음 절로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이 흐르는 물에 아득히 떠내려가니
別有天地非人間(별유천지비인간)
또 다른 세상이지 인간세상 아니로구나
당나라 시선(詩仙) 이백의 시 한구절 소개합니다.
왜 하필이면 바닷가에 가지않고 여기 산중에 사느냐고 묻는 광어잡이 친구!~
내가 이 별천지의 행복을 굳이 말 할 필요가 없다네...
미소로 화답하는 정신적 여유의 이백이 바로 날세!~ 친구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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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도 거의 끝나서 22날 서울 집에 왔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전화 한통이 옵니다.
"주야조사님! 아직도 홍천에서 도 닦고 계셔요?"
"아니? 지금은 지하철 안이야~ 왜?"
"내일 홍어골이나 가십시다. 오랫만에 뵐 겸,,, 오실래요?"
"알았어요. 곧 가부에 대한 연락을 줌세..."
감성킬러님의 전화였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를 그런대로 찾아주고 시간이 나면 가끔씩 안부 전화를 주는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은 내 인생이 성공한 삶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해해 주고 서로를 생각하며 외롭지 않게 아껴주는 존시간이라도 좋으니
이런 친구 2명만 있다면 누군가가 말했습니다. 성공한 삶이라구요.
24일 화요일밤 11시에 중동 호수공원 주차장에서 만났습니다.
칠흑같은 밤을 뚫고 중간 휴게소에 다달했을 때만해도 하늘에 별꽃들이 무성했으나
홍성에서 부터는 장대비가 차창을 세차게 두드립니다.
격포에 왔을때는 길거리가 홍수처럼 물이 넘칩니다.
배에 오르기전에는 희안하게 세찬비가 소강상태를 보입니다.
정말 오랫만에 와 보는 격포이고 또 우럭낚시입니다.
배에 누웠는데, 설레이는 그 느낌....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의 수상버스를 탄 기분입니다.
새벽 4시에 격포항에서 출항한 배는 3시간을 훨씬 넘게 달리며 망망대해에서 숨을 토합니다.
채비를 마치고 입수하는 순간부터 계속되는 이순복 선장님의 안내멘트는 하나의 예술입니다.
잔잔하면서도 구수하고 친근한 충청도풍의 그 멘트는 틀림없는 우리 식탁의 동반자인 친환경 된장국이었습니다.
더구나 대체로 수심이 깊은 이곳의 바다밑의 침선구조를 미치 잠수함의 창을 보듯 훤히 궤뚫고 있으며
침선의 입질층까지 정확히 잡아내어 방송하는 베테랑 혜안(慧眼)에 놀랄지경이었습니다.
저는 이 멘트를 하나도 빠짐없이 산수(算數)하면서 채비를 밀어 넣었습니다.
영락없이 말씀대로 맡걸림이 있고 또 없고하는 13m정도의 침선 포인트를 공략합니다.
왕열기 20수와 잔챙이 10수 그리고 우럭은 큰것 까지 합하여 10수를 했습니다.
서풍이 많이 붑니다.
도 아니면 모라는 먼바다인 홍어골 공략을 늦은 계절풍인 西風의 영향으로 끝내 포기하고 인근의 침선에서 채비를 내립니다.
내 옆에 있던 바다카바레 제비(?) 감성킬러님과 함께 저도 연신 먹음직스런 놈들로 뽑아내며 순간에 10마리를 낚아챕니다.
감킬님은 노련하게 미끼도 웜이란 가짜미끼로, 저는 싱싱 야들야들한 오징어채로 함께 공략해 보지만,
역시 싱싱미끼를 제치고 현란한 꼬시기 액션과 함께 야릇하게 추어대는 춤 동작에 우럭들이 맥을 못추고
두어마리씩 달려옵니다. 이런 입질이라면 쿨러 채우기는 식은죽 먹기이며, 조기 입항도 가능하리라 보고 더욱 신이 납니다.
수심 70~80m권에서 한두마리가 물고 흔들어 대는 이 놈들의 강력한 요분질 손맛은 오랫만에 느껴보는
진한 가슴떨림으로 다가옵니다.
기다릴 여우가 없습니다.
언제나 보아도 환한 그 모습,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시는 빛나리 사무장님께 11마리를 부탁했습니다.
정말 회는 너무 정갈하게 잘 뜨십니다.
가져온 각자의 옥주(玉酒)를 인사와 함께 권주하며, 이 싱싱한 회로 감아 넘기는 짜릿한 이 맛,
진정 힐링타임이요, 크게 봐서는 이렇게 행복하게 낚시꾼으로 사는 인생이 한마디로 예술입니다.
느낌이 좋은 사람들과 또 유유상종(類類相從)하는 이런 취미생활은 우리 낚시인들 아니면 누가 알겠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늘 곁에 있어 얼마나 큰 행복인가를 알고 나면, 더욱 곁에 있는 이런 분들이 소중해지는 것입니다.
힐링타임, 회를 뜨고 우리들 앞에 오기전에 벌써 옥주 몇병이 쓰러집니다.
깔깔이님 육자님 까만봉다리님 그외 여러분,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진정한 낚시인으로 사시는 어무욕(魚無慾)의 달인들이셨습니다.
감성킬러님의 사업에 누구보다도 애정과 관심을 주시는 분들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감킬님의 인복(人福)이요, 영원히 동행할 행운을 주는 분들이셨습니다.
어부지리 논객중에 바른말 잘 하시는 이 분.... '까만봉다리'님이십니다.
긴장히며 가슴을 열어보니 찬 공기는 없고 따스하고 정이 넘치는 분이셨습니다.
글로서 뵌지는 참 오래되었지만 용안을 뵌지는 처음이었습니다.
까만봉다리는 안에 것들을 보이지 않게 다 감추어주는 매력이 있으며 또 만인의 사랑을 받는 애용품 중에 하나지요.
만나서 무척 반가웠습니다. 까만봉다리님, 이제부터 자주 뵈어요...^^
간간히 올라오는 육자우럭들.... 육자님이 타셔서 그런지...
이런 놈으로다가 서너마리만 잡으면 웬만한 쿨러 차겠지요.
다음에 간다면 육지우럭들이 좋아하는 특수미끼를 가져가야겠습니다.. ㅎㅎㅎ
손이 비교적 덜 탄 서남해권 깊은 수심층에는 이런 개우럭들이 간간히 올라옵니다.
62cm정도인 이 정도의 개우럭은 정말 바다의 로또인 셈이지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육자는 아니지만 오짜 중반의 우럭 한수 했습니다.
비록 화백이요, 백수(白首)지만 아직은 조술에 있어서는 녹슬지 않았다는 반증...
" 밤낮 낚시 생각만 하는 사랑이지... 개뿔!!!~ 낚기는 뭘 잘 낚아!~" 하며 놀리는 분들!~~ ㅋㅋㅋ
이 참에 이 그림보고 반성하셔요...ㅎㅎㅎ
침선 위에서 노닐던 채비를 자꾸 뭔가가 토~독!~톡톡톡!~간지럽힙니다.
직감적으로 열기로구나..하고 선두 맨 앞에서 채비를 내리니 역시 씨알좋은 열기들로 줄사탕이 됩니다.
간혹 우럭채비에 올라오는 왕열기는 35cm가 넘는 것도 있는데, 선장님의 멘트에 의하면 썰물에 잘만타면
금세 씨알좋은 열기로 쿨러를 채울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갈매기호는 왕열기보다 개우럭 집는 배라고 하는 선장님의 멘트에 따라 포인트 이동을 합니다.
열기 전문으로 한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조행기를 약 석달만에 써 보니 글맥이 혼란스럽습니다.
허접한 조행기라고 나무라지 마시고 예쁘게 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은 홍천에 또 주중엔 알바일을 하기에 무척 바쁩니다.
지두요~~ 좀 벌어야 낚수가지유..^^
사랑하시는 조우 여러분 행운이 늘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주야조사 14-6-27 아침에
정이넘치는 까만봉다리님도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