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가거초 이야기 2탄.
지난주는 똥글이님의 갑작스런 연락을 받고 다녀온 뒤 일주일만의 출조길입니다.
주말 날씨가 영 시원찮은 관계로, 가니 못 가니 하다가 추자도 쪽으로 방향으로 바꿔 간다기에
어초나 침선 3단 채비를 꾸리는 도중, 다시 연락이 옵니다.
가거도로 가기로 확정했다고 하여 부랴부랴 가거도 채비 6단을 5개 다시 준비하고 바늘도 핀도래를
묶은 24호로 40개를 맵니다.
남부지방에 폭설이 내리고 날씨가 올 들어 최고의 추위를 보이는 이때에 또 낚시 간다고 울 집사람
난리를 떱니다.
40년 가까이를 살아오면서 낚시꾼으로 한두 번 듣던 야단(?)이 아니던가...
그러거나 말거나 짐을 싸며 " 열심히 살면서 이런 취미도 없으면 난 무엇을 어떻게 살어.. 잘 다녀올게"
시흥의 논곡동 집결장소로 가는데, 완전무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씨가 정말 춥습니다.
저녁8시 반에 진도로 떠나는 차 안은 흥분의 도가니입니다.
몇 분들은 이미 이곳 어부지리의 지난주 올린 가거초 조행기를 보았다며 궁금한 부분에 질문을 주십니다.
간단한 순배에 일주일간의 생활전선에서 모두 피곤하셨던지 금방 술상은 정리되고 꿈속으로 들어갑니다.
진도에 도착했으나 날씨가 생각보다 춥지가 않네요.
바람도 불지 않고요... 앗싸!~~ 모두 기대에 찬 목소리와 표정이 너무 순소해 보입니다.
***
서망항을 떠난 배는 가거초에 8시 조금 넘어 도착했습니다.
와우!~ 예보상으로는 많이 꼴랑거릴 거라는 현지 날씨는 한낱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기지 부근의 심한 계곡을 탐색하며 비교적 잔 씨알을 뽑아냅니다.
아주 작은 씨알들은 무조건 방생하는 순간, 놀라 홉뜬 눈빛으로 물을 박차고 들어가는 녀석들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채비 뜯김과 옆사람과의 줄 엉킴은 이런 거친 바닥구조의 상황 속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
3물이라 물색은 모두 청물입니다.
포인트를 옮깁니다.
지난번 제법 큰 씨알들이 차고 올라오던 40m권. 다른 곳에 비해 채비 뜯김이 덜한 포인트이죠.
기지에서 서북쪽으로 약 1km지점. 벌써 배들이 일사불란하게 좋은 씨알을 빼먹고 있습니다.
11시에 이미 쿨러가 차 버리네요. 쉬엄쉬엄하며 옆사람께도 낚아드리는 여유를 부리게 됩니다.
여전히 가거초의 전설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12시에 철수한다는 방송이 나옵니다.
한 두 사람 빼고 가져온 쿨러를 거의 다 채웠기 때문입니다.
* 가시고자 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자문.
1) 가급적이면 채비는 자작이 좋습니다.
기둥줄 24호 정도에 6단이 좋더군요. 7단은 너무 길어 운용상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에
단차 40cm 정도로 6단이 속전속결로 훨씬 유리함을 느꼈습니다.
봉돌의 소비가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오니 채비 맨 밑에 봉돌 체결하는 핀도래는
여유분으로 2개 정도를 달아 주시고요.
기성채비보다 자작채비를 권장하는 이유는, 바닥에 걸렸을 경우 기성채비는 기둥줄이 가늘어
채비 전체가 뜯김으로 물고있던 우럭마저 다 놓치게 되며, 봉돌의 손실도 그만큼 높습니다.
자작채비는 걸린 바늘 또는 목줄만 손실, 나머지 물고있던 우럭들은 그대로 물고 올라옵니다.
2) 바늘은 22호나 24호가 적당합니다.
바닥이 험한 탓에 바늘이 크면 그만큼 걸리기 쉽고, 쉽게 부러지지 않아 다른 합사나 기둥줄 손실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더러 대상어의 순간 흡입시 훅킹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늘을 맨 목줄은 20cm정도가 좋습니다. 체결 핀도래는 빠른 채비보수에 도움이 되고 특히
저처럼 노안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권장하는 방법입니다.
3) 미끼는 오징어채(7cm정도)나 미꾸라지(10cm정도), 기타 작은 주꾸미나 웜도 다 반응이 좋습니다.
채비 손실이 많기 때문에 미끼는 평소보다 많게 준비하시고 항상 여분으로 웜도 준비하여 다니시기 바랍니다.
4) 바닥을 빨리 읽어 내시고 입질이 자주 오는 수심을 기억하셨다가 그만큼만 내리십시오.
더 욕심을 부려 내렸다간 영락없이 뜯김으로 연결됩니다.
바닥에 거칠고 물살이 센 곳이어서 바닥을 훑는 순간 옆사람과의 채비 엉킴은 피할 수 없는 민폐가 되지요.
챔질은 하지 마시고 입질이 오면, 두어 바퀴 감고 다시 입질이 오면 한 두 바퀴 감아 줄을 태우시면 됩니다.
5) 비옷을 챙겨 가십시오. 방풍으로 보온 효과와 함께 비말에 옷이 젖지 않게 예방할 수 있지요.
6) 기타 질문 사항이 있으시면 댓글로 질문하여 주시면 성심껏 응답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승선할 옆 배엔 쌓인 눈. 전날 목포를 비롯 서남해에 눈이 많이 내렸다기에 추위와 바람을 많이 걱정 했지요.
그러나 한낱 기우에 불과, 마치 초봄 같은 기온과 잔잔한 바다여서 마음 가볍게 출발...
입질이 아침부터 쏟아지기에 바다만 바라보다 하늘을 본 순간, 여름같은 파아란 하늘에 많은 갈매기떼의
환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창공을 날아다니는 갈매기 떼를 처음 봤습니다.
먹잇감이 풍부하여 이곳 가거초를 떼 지어 맴도는 것이 아닐까....^^
11시 무렵에 벌써 60짜리 쿨러를 채워버렸습니다.
나머지 한 시간은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키며
옆사람께 낚아 드리며 여유를 부리는 이 한가로움...^^
국정에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이곳 먼데까지 부디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우리 대통령...ㅋㅋㅋ
만쿨을 하고 귀항을 준비중인 순간, 허선장님과 우리 일행들과 찰칵. 표정 쿨러까지 만쿨,
쫄깃한 우럭회에 우리의 마음까지 촉촉이 적셔주는 이슬이는 역시 우리 낚시인들에겐 피와 같은 생명수죠.
가거도가 보입니다.
안전한 항해를 위해 모두 선실로 가서 쉬기로 했습니다.
2014년 격변의 한 순간을 맞은 세월호 사건. 영원한 역사의 슬픈 한 페이지를 장식한 팽목항을 지나 인근
서망항에 도착하는 순간입니다.
진도의 해상 관문 역할을 하는 한적한 서망항에 해경 관제탑도 우뚝서서 그간의 아픔을 거울삼아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인동주 마을' 고 김대중 대통령께서도 즐겨 마셨다는 누런 인동주 한 항아리 시키고..
음식 나오기 전에 먼저 마음이 고픕니다. 입속의 혀를 행복하게 해 줄 홍어삼합 안주 생각에...
간장게장에 홍어삼합, 그리고 홍어애국. 전라도 전통 음식상이며, 목포의 명품 음식점이죠.
백반상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께 더 환영을 받는 밥상 아니 술상...^^
눈이 소복이 쌓인 장독대가 더 친근감과 고향의 집에 온 듯한 포근함을 줍니다.
* 광주에서 정성 가득한 선물들고 인동주 마을까지 찾아와 주신 박경일님,
너무 반가웠고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가족이 건강해지고 맛나게 잘 먹었지요.
아까 12시에 집에 도착, 가거초 다녀온 글을 쓰다보니 새벽 3시 반이 넘었네요.
오늘도 출조가 가능한 가거초행 뱃길은 어제보다 더 잔잔하게 나옵니다.
만쿨하시고 안전하게 잘 다녀오십시오.
준비하며 애를 쓰신 심통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올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신 일행 여러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편안하게 잘 주무셔요..
헐!!~~
이번에도 대~~박~~~
축하합니다....
주야조사님
올 한해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