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예정에도 없던 우럭배를 혼자 타게 됐습니다.
갑자기 발동이 걸려 안흥 선사들을 뒤적였는데 때마침 빈자리를 발견했습니다.
쿨러 보냉력을 시험한다는 핑계에 속아주는 아내에게 미안했지만
뱃삯도 이미 송금한터라 무조건 가야했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드립니다.
우럭용 오징어는 주로 어떤 걸 쓰시나요?
저는 어제 참 미련한 짓을 했습니다.
저희집 냉동고엔 선상낚시를 처음 시작한 작년 9월에 손질해 놓은 오징어가 꽤 되는데
그동안 염색을 한다 뭐 한다 해서 녹였다 얼렸다를 수십번 반복했습니다.
보통 출발 몇 시간 전에 담아둔 통 하나를 통째로 꺼내 녹여서 적당히 덜어
미끼로 가져가는 일이 그동안의 일과 중 하나였습니다.
결과는 노래미 두 마리에 우럭새끼 세 마리!
양옆 조사님들은 우당탕탕 하며 제법 덩치 큰 우럭들을 여러 마리 끌어냈는데
저만 혼자 쪼다짓을 떤 겁니다.
오징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더 문제였습니다.
식중독이란 관점에서 보면 이미 손상될대로 손상된 오징어채를
우럭들에게 들인댄지 한참만에야 비로소 그 잘못을 깨닫게 됐으니까요.
(냉동어패류는 일단 녹은 상태에서 다시 얼리면 식중독위험이 크답니다)
그나마 다른 조행길에서 고기들이 조금씩 물어줬던 건
오징어 냄새가 좋아서가 아니라 타이라바용 빨간색, 흰색 라텍스가
고기들의 눈을 현혹했기 때문입니다.
우럭들의 먹이선택이 첫째 후각, 둘째 시각이라고 했는데
저는 후자의 방법으로 낚시를 했으니 조과는 맨날 안 봐도 비데오였습니다.
어제 낚시를 하면서 색다른 입질을 뜨문뜨문 받았는데
낚시대를 들어 보면 연속해서 꽝이었습니다.
저는 왜일까 라는 고민을 했지만 답을 얻기엔 물속을 너무 몰랐습니다.
그러다가 돌아오는 배밑창에 누워서야 비로소 깨달은 겁니다.
" 고기들이 오징어채는 입에 대지 않고 라텍스만을 물고 당겼기에 색다른 입질이 온 것이고
너는 어리석게도 그것을 깨닫기까지 스무 번의 조행을 감행했다, 이 멍청아!!! '
더 웃긴건 오징어내장국물에 푸욱 절인 빨간 오징어라고
같이 간 일행들에게 한때 자랑을 늘어 놓기도 했답니다.
그 중 몇 분은 제가 잘 잡는 걸 보고는 제 미끼를 덜어 쓰기도 했지만
기억해 보건데 그걸로 뭔가를 끝어내는 걸 사실 보지 못했습니다.
당연한 게 그분들은 라텍스를 쓰지 않았으니까요.
신선한 오징어가 최고다 라는 답을 얻기까지
저의 무지함과 무모함은 실로 먼 길을 돌아가도록 저를 안내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걸 먹어 보았다면 해답은 진작에 알았을 겁니다.
분명 화장실문이 불이 났을 것이며 더 심하면 병원신세라도 졌을 테니 말입니다.
결국 오늘 아침에 냉동고에 있는 오징어는 모두 쓰레기가 됐습니다.
여기서 질문 하나 더 드립니다.
신선한 오징어라 함은 다음 중 어떤 것일까요?
1) 낚시점에서 파는 것
2) 국산 생물 오징어
3) 국산 냉동 오징어
4) 수입산 냉동 오징어 (선동하는 방식-선상에서 급랭시켜 수출하는 방식)
5) 염색오징어
6) 수입 냉동 오징어채
초보는 늘 그런 거 같습니다.
무식하고 용감하면 초보가 맞습니다.
오징어는 출조 전날 마트에서 구입하여 채를 썰어 냉동보관하여 사용합니다
(출항해서 낚시를 할 때는 알맞게 녹아 있습니다)
단 요즘처럼 저수온일 경우에는 7~10cm정도 짧게 쓰고.
수온이 올라 갈 때는 15~20cm 정로로 길게 사용합니다
.
미끼라는 선입견을 버리면 우리가 먹어도 괜찮습니다...
저는 미끼썰고 남는 부분은 집에서 오징어 볶음을 해서 먹습니다
그리고 저가 썰어간 미끼를 라이터로 구워서도 먹어 봤는데 맛이 있었습니다
깨끗하고 싱싱한 것을 사용합니다
오징어채가 안먹힐 때는 웜을 사용하기도 하며. 중국산 냉동낙지 다리도 사용합니다.
저 개인의 방법인데.저도 다른 분들의 미끼사용법을 알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