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休養)이란 사전적 의미는 편안히 쉬면서, 지치거나 병든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음.'이라 되어 있습니다.
쉼이 필요한 도시인들에겐 병든 몸을 아니지만, 가끔씩 일탈을 통해 바다를 만나면서
어질러진 마음을 회복하고 활력을 되찾는 휴양이 꼭 필요한 거죠.
또한 바다를 통해 더불어 겸손과 배려도 배우고요..^^
육지의 오염된 모든 강물을 낮은 자세에서 다 수용하고 정화하면서 건강한 해양 지원을
우리들에게 무한히 제공 하잖아요.
만약에 바다가 자신의 위치를 높인다면, 그 강물은 물론 바닷물이 역류하여 우리의 삶을
쓰나미처럼 순식간에 앗아갈 것이 뻔하지 않습니까...
'바다'의 어원은 '받아들이다'에서 왔다고 합니다.
이렇듯 감동과 배울 것이 참으로 많은 게 바다가 아닐까 싶어집니다.
* * *
지인들과 또 바다낚시를 처음 접하는 완초 후배들과 함께 일요일 안흥을 다녀왔습니다.
문자로 필요한 장비와 채비며 미끼까지 다 현지에서 해결할테니 몸만 오라고 한 것이 문제입니다.
완초 4명이 모두 쿨러도 가져오지 않고 왔네요.
저 역시 낚으면 모두 회를 뜨거나 나눠 줄 목적으로 쿨러없이 릴과 낚싯대만 챙기고 갔었죠. ^^
물때도 2물이고 날씨도 굿... 안흥은 우럭낚시 메카답게 회를 실컷 먹고도 기본 서너 마리 정도는
이 완초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 있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현지에서 쿨러 하나만, 낚싯대는 각자 빌리고 모든 준비물과 제일 중요한 생명수까지...ㅎㅎㅎ
4명은 풍부한 경험자들이기에 알아서 잘도 하지만, 이 5명의 완초들 일일이 설명하고 채비 정렬하고
미끼 꿰는 것과 투척 그리고 바닥을 읽기까지...
진지하게 경청하며 잘도 따라 합니다.
한 사람의 채비를 완결시키고 입수하며 바닥을 찍고 입질에 관련한 설명을 할 무렵, 어라!~ 어신이 옵니다.
투툭!~ 투두둑!~~ 올리니 25와 35정도의 쌍걸이...
이들은 홉뜬 눈으로 앙탈하는 우럭을 보며 손뼉을 치고 함성을 지르며 엄지척!~~
나도 갑작스런 이런 마수쌍걸이에 멈칫 놀라 으스대어집니다.ㅎㅎㅎ
아침 7시 대의 물돌이 시간대 쏟아질 어신들을 기대하니 가슴이 벌렁벌렁...
허나 주 선장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바다는 시원하게 입을 열어 주질 않았습니다.
우럭은 활동성이 다른 어종에 비교하여 적고 예민합니다.
어제 잘 낚이다가 주변의 여건이 변화되면 오늘은 민감하게 반응하여 답답할 정도로 입질을 하지않는
습성을 지니고 있는게 우럭 낚시의 특성이죠.
대부분 산출이 끝나고 본격적인 먹이 활동을 해야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오늘처럼 입질이
저조한 까닭은 습성이 그렇다 치더라도 더 큰 이유는 서해의 자원 고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때를 맞춰 주시는 재성호 아주머니의 정성껏 끓인 달콤한 뜨거운 커피...
이 한 잔이 긴장을 녹이며 마음의 여유를 줍니다.
국민커피라고 하는 인스턴트 커피(일명 봉지커피)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우리나라 인구가 약 5천만명, 그런데 1년 커피 소비량이 265억잔이라고 합니다.
1년에 한 사람이 500잔 이상을 소비하며 사랑받고 있는 대중커피죠.
편리성, 효율성, 그기에다가 한국인의 빨리 빨리의 성격을 잘 반영한 탓도 있겠고요..^^
억겁의 세월이 빚은 숨 막히는 비경. 이 한폭의 그림속을 거닐며 탄성을 자아냅니다.
갑갑한 일상을 잠시 벗어나 이들과 동무하며 깊이를 이해하고 사랑할 때, 진정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행복을 찾아 떠나는 사람은 낚는 것도 좋지만, 이런 사소한 일상 속의 것들과 교감하는 것에서 비로소 행복을
맛볼 수 있으며 거친 삶을 이겨나갈 수 있는 활력소가 되질 않을까 생각합니다.
속살스럽게 사근거리는 영롱한 물빛 위에 자연이 설치한 예술품이 즐비한 바다의 풍광에 몰입하면 몰입할수록
쌓인 세속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을 수 있습니다.
갓 잡은 우럭회의 단단한 식감과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이 맛에 보석 같은 생명수를 곁들이니
씹을 겨를도 없이 입안 가득히 풍기는 고소함으로 '바다는 우리들의 생존'이란 말이 실감 납니다.
정갈하게 정성껏 회를 썰어주신 재성호 아주머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혼자오신 YJ조사님...^^
큰 우럭과 노래미와 마음까지 선뜻 내어주셔서 푸짐한 횟상을 만들며 함께하여 주셨습니다.
바다를 닮은 마음에 정말 고마웠습니다.
매운탕의 지존 - 우럭 매운탕.
유명하다는 어느 전문 매운탕집에서도 절대 이 환상적인 풍미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걸쭉하고 칼칼하면서도
시원 산뜻한 맛.... 재성호의 특미 매운탕이었습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우럭은 색이 검고 어두운 곳을 좋아한다고 하여 검처귀(黔處歸)라고 불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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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시작되는 유월의 하순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부지리 여러 회원님들의 건안과 행복을 진심으로 원하며 어복 가득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