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황열기 낚시를 다녀온 조행기 및 채비법.
가자!~ 떠나자!~ 동해의 황금색 열기 만나러...
강원도 임원항, 옹고집 단골 선장님이 황열기가 붙기 시작했다는 전갈을 받고 저에게 연락이 옵니다.
그래서 기꺼이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날을 받고 20여 일을 기다리는 마음은, 제발 용왕님이 보우하사
당일 날씨만 좋아지기를 바랄 뿐... 매일 은근한 초조함속에 기도로 나날을 보내던 3일 전, 다행스럽게
기도가 응답되었나요... '굿데이'로 나옵니다. 야호!~~
황열기(노랑볼락)는 동해에만 서식하는 특성이 있지요.
한정된 시기에 한정된 장소에만 나오는 별난 어종으로 쏨뱅이와 함께 최고의 회맛을 자랑합니다.
이런 진가와 진미를 아는 조사님들은 벌써부터 을씨년스러운 동해 새벽 항구를 깨우고 있었습니다.
작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식당에서 시원한 황태해장국으로 우리 일행도 아침을 엽니다.
열기와 함께 지역 계군을 이루며 서식, 심심치 않게 줄을 태울 수 있는 황열기는 지금부터
3월을 기점으로 4월 중순까지 사실상 시즌이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씨알도 큰 녀석은 아래 사진에서도 보시는 바와 같이 45cm까지 나오니, 줄을 타며 한 두 녀석씩
대물이 올라온다면 가슴 떨리는 겨울철 특별 장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에 다녀온 기행을 나름 정리하여 올려드립니다.
계획이 잡힌 분들께 즐겁고 행복한 조행이 되는 참고 자료가 되었으면 고맙겠습니다.
* 장비 및 채비:
3m 정도의 인터라인대와 전동릴 그리고 7단 정도의 바늘 13~15호 카드채비.
(남해 열기낚시 장비와 채비와 유사함)
* 합사:
동해 지역 특성상 수심 80~100권이고 빠른 조류의 영향을 덜 받는 3호 정도가 적당하지만,
이미 감겨져 있는 전동릴 원줄이라면 5~6호도 사용은 가능하지요. 그러나 옆사람과 줄이
잘 엉키는 폐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득이 5~6호 줄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면
20호 구멍 봉돌을 별도로 준비하셨다가 추가로 달아 사용하면 어느 정도 상쇄되어 발란스를
맞추는 효과 있음. 아니면 150호 봉돌 사용.)
* 미끼:
미끼도 토막 낸 2~3cm 정도 미꾸라지나 오징어채(붉은 착색의 오징어채를 많이 권유),
2~3cm 지렁이 인조미끼나 기타 웜은 중간중간에 꿰면 대구의 반응에 효과적입니다.
* 봉돌:
120호 또는 150호로 모두 통일하는게 옆사람과 줄엉킴 방지에 도움.
* 낚시 방법:
① 채비 입수 후 바닥찍고 1~2m정도 빠르게 감아 텐션을 유지하세요.
조류를 타고 배가 흐르는데 이에 맞춰 텐션을 유지하며 흘리다가 7초~10초 후 줄 풀고 다시 바닥 확인,
또 1~2m 감아 들고가는 형태로 계속 낚시를 이어가는 단조로운 조법입니다.
② 입질이 두두둑!~ 오면 훅킹에 필요한 전동릴 한 바퀴 정도 살짝 감아 주십시오.
남해와 달리 많은 집단 계군의 밀도가 적다는 점을 감안, 연속 입질이 오면 줄을 살짝 풀어 주어 채비가
입질 지역을 벗어나질 않게 하는 방법도 구사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가져봤습니다.
특히 동해는 배를 조류에 따라 흘리고 또 모두 한쪽 방향에서 낚시하기 때문에 앞뒤 줄 엉키는 사례가
거의 없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줄을 풀어줘도 무방하지요.
③ 남해안 열기 포인트처럼 무덤을 이루는 군집이 아니라서 자리 배정에 따른 큰 조과 차이는 없지요.
그래서 배를 앞뒤로 이동시키며 포인트 진입하는 남해권 열기낚시와 방법이 좀 다르지요.
그런고로 자리와는 큰 상관이 없으므로 채비와 함께 미끼의 선택이 중요하게 됩니다.
만약에 잘 낚아내는 옆 조사님이 있다면, 미끼나 채비 방법을 유심히 관찰해 보시고 잠깐이라도 자문을
받아 보세요. 그기에 정답이 있습니다.
④ 바닥에 채비를 붙이면 횟대가 극성을 부리니 가급적이면 채비를 약간 띄우시고 황열기를 노리십시오.
참고로 고등어 어피로 만들었다는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 중국산 일제 사사*. 모리* 카드 채비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미끼를 전혀 꿰지 않았는데도 황열기나 대구의 입질이 잦아 신기했습니다.
몇 분이 사용하여 짭짤한 재미를 봐서 저도 얻어 사용하여 효과가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⑤ 심심치 않게 황열기에 잔 씨알의 대구, 횟대, 임연수가 올라옵니다.
특히 우럭처럼 처박는 느낌의 입질이 연속 된다면 이는 임연수입니다. 물고 난리치면서 옆 사람과 줄이
잘 엉키게 되므로 한두 마리 탔다싶으면 빨리 올려셔야 합니다.
줄이 엉킨 느낌이 온다면 엉킨 분과 동시에 같은 속도로 올려야 엉킨 줄을 쉽게 풀 수 있습니다.
* 기타 맺는말.
동해 전역이 황열기 서식처지만, 특히 지형이 잘 발달된 삼척과 울진 지역이 핵심 포인트입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왕돌초 같은 복잡한 바다 도랑의 해구(海溝)와 언덕 같은 해퇴(海堆)의 암초대가
있기 때문에 조류 소통이 좋고 작은 먹잇감들이 풍부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죠.
3월은 대구낚시 금어기입니다. 이 짬을 이용하여 한번쯤 다녀오십시오.
마음만 조금 비우시고 남성 기질의 동해바다와 웅장한 태백산맥을 감상하며 떠나는 여유만만 여정이라면
반드시 좋은 조과도 따라오질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따스한 날씨라도 육지와 달리 바다 상황은 좀 다릅니다. 옷 단단히 껴입고 가셔서 더우면 한 겹 한 겹
벗으며 대처하는 방법 그리고 혹시나 모르니 멀미약도 함께 챙겨가세요.
▲ 낚시선 선명(船名)이 황금마차호. 배 전체의 도색이 황금색으로 단장되어 있고 비교적 깨끗하여 설렘이 배가됩니다.
젊은 선장님도 싹싹하여 같이 호흡만 잘 맞추면 오늘 좋은 조과와 함께 태백산맥에 쌓인 눈이 녹아내리듯
우리의 정신적 스트레스도 말끔히 치유되는 힐링이 될 것 같습니다.
▲ 동해 바다 수평선을 박차고 타오르는 황금색 아침을 바다의 황금마차가 본능 질주를 합니다.
오늘 설렘과 기대가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터지는 화산처럼 막을 수 없는 '봉선화 연정'이라고 할까요..
아!~~ 사는 맛이 납니다.^^
고 백설희 님이 부른 '하늘의 황금마차' 가 생각나 무섭게 질주하는 선미에 앉아 불러봅니다.
백마가 끌고가는 하늘의 황금마차 꿈을실고 허공을 훨훨 날아간다
흰구름을 헤치며 짤랑짤랑 짤랑짤랑 날아서 가자 에덴의 꿈나라로
천국에 가자가자 에덴의 꿈나라로 하늘의 황금마차.
(3절 가사를 개사하여 올려봅니다.)
우리의 설렘담은 수평선 황금마차 꿈을실고 바다를 쌩쌩 달려간다.
물보라 일으키며 철석철석 철석철석 달려서 가자 에덴의 꿈나라로
꿈바다 가자가자 에덴의 꿈세계로 바다의 황금마차.
▲ 임원항에서 북동쪽으로 약 40여분 달려온 배가 멈추면서 시원하게 뿌~웅!~ 방귀를 뀝니다.
수심 85m, 봉돌에서 느껴지는 바닥은 딱딱한 암석층과 질퍽한 사니질대(沙泥質帶)를 이루는 굴곡 지형으로
고저차가 3~5m를 보입니다.
바닥 찍고 빨리 약 한두 바퀴 정도 감고 텐션을 유지하며 흘리다가 7초~10초 후 줄 풀고 다시 바닥 확인,
또 한두 바퀴 감는 형태로 계속 낚시를 이어가는 단조로운 조법입니다.
첫 마수걸이로 상기된 표정의 옹고집님... 아침 햇살을 품은 동해 귀족 황열기(노랑볼락)를 들고 찰칵!~~
축하와 함께 이를 본 모두는 바로 긴장모드로 돌아갑니다.
▲ 카드채비에 대구와 황열기가 함께 바다 피아노 건반을 힘차게 내려치며 등장합니다.
사일구님 표정도 사뭇 긴장...
▲ 귀족 생선이라고 불리는 동해의 황금열기를 저도 한 수 올렸습니다.(45cm로 오늘 장원했습니다..^^)
▲ 인정(人情)의 샘이 넘쳐야 나 자신의 삶도 그만큼 아름다워진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름다워진 삶을 가리켜 '시들지 않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법정스님께서 말씀 주셨지요.
자유롭고 여유 있는 아름다운 영혼의 삶 열쇠는 멀리 있는 게 아니고 항상 내 옆에, 근접한 거리에 상존합니다.
열쇠를 갖기 위해서는 우리는 수시로 마음의 신선도를 유지해야지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신비한 자연을 찾아 보고 듣고 그 속살의 아름다움까지 느껴보면서
생활의 활력을 찾는 사람들.... <활찾사>
▲ 본인의 차로 그 먼 곳까지.. 손수 왕복 운전해 주신 배려와 봉사 정신의 옹고집님.
5명이 타니 짐이 많아졌습니다. 지붕 캐리어를 설치하여 꼼꼼하게 단단히 그물망도 씌우고...
동해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웃음말 섞어가며 땀을 뻘뻘 흘리시는 모습에 존경심이 절로 납니다.
* * *
집에 도착하니 밤 9시입니다.
미리 전화했기에 가족들이 반기며 쿨러를 열어보고 눈부신 황금 열기를 보고 화들짝 놀랍니다.
간단히 씻고 귀족 생선 황열기 옷을 벗겼습니다.
이름값 하듯 단단하고 탄력 있는 육질의 꼬들한 식감, 계절적으로 지방 함량이 높아 고소한 맛이 더해지는 탓에
곁들이는 시원한 생명수가 온몸을 타고 흐르면서 몸이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함께하신 일행님들, 수고 많으셨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