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3시 인천 남항에 도착, 배를 찾아 승선하니 조타실 좌우에 여러명의 조사님들이
포진해 있다. 아니 저분들은........, 내심 일찍왔다 생각했거늘 웃음이 나온다.
뒤쪽에 자리를 잡고 짐을 정리하자 선모님(선장 사모) 라면 드시라고 디민다.
마음먹고 기다리던 배라서 그런지 몰라도 라면맛이 일품이다. 넉스레 한소리 주고받고 이슬이 한잔에 라면추가로 연료통(뱃속)을 채우니 순간이나마 부러울것이 없다. 여기저기 눈부시게 밝혀진 선박들의 조명이 살아있는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식후연초는 불로장생이라..., 언제나 그래했듯, 담배한모금 빨아들아 물고 허공에 도우넛을 그려본다.
출항, 선실 차지가 안되어 밖에서 바다 바람맞으며 뒤로 멀어저가는 항구를 향해 이따가 괴기 매니매니 잡아오마 기다리거라.........
22명 정원, 선비 7만냥, 인천내만권, 30-40명타는 배가아니라서 우선은 맘에들고,
주말에나 가능한 출조때문에 이배는 좀처럼 승선하기가 어렵다(예약이거의....)
탁자에서 잠시 눈을 붙인것 같은데 영흥을 지나고 있다. 당진 앞바다쪽으로 향하고있음을 감지하고 낚시 채비와 입감을 정리한다. 안개가 얼른 없어져야되는데 하고 속으로읊어본다.
이윽고 선장님의 낚시 준비하시라는 방송이 나오고 조사님들의 움직임 말없이 빨라진다.
뚜......우, 풍덩 풍덩 덩...., 어이쿠 3걸이, 쌍걸이 여기저기서 아우성, 허나 조금은 실망 먹고살자고 어린 물고기들이 달려든다, 옆 조사님과 올라온 어린 우럭을
바다속으로 뒤돌려 보낸다, 앞쪽에서 연신 겉어올리는 우럭을 눈도장 찍으며 입감을 살펴본다, 올라오는 우럭들이 조사님들이 좋아하는 싸이즈가 아니라서 조금은 실망......, (다른조사님들은 큰싸이즈도 간간 올라온다)
간조시간이 가까우면서 입질이 뜸한다,
점심식사 시간, 제육볶음에 즉석에서 만들어낸 반찬,음식들, (김치제외)........
조사님들을 한식구처럼 대해주는 선모와,선장님의 행동은 이웃사촌처럼 느껴진다.
반찬 여기 더있어요, 밥도 있고요, 더드세요. 정감가는 권유에 다들 고마워하면서
웃음으로 포만감을 표시한다.
선모가 돌아서며 커피잔을 디민다. 식사후 설거지는 뒤로 미룬채 쟁반에다 뜨거운 커피를 나른다. 조사님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언제 준비했단 말인가?
출조시 많은 사람의 사무장이나 선모를 봐왔지만 새삼 다르게 느껴짐을 어부지리를 통하여 알리고 싶다.
얼마 지나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아진 기분을 괴기가 알았는지 묵직한 손맛이온다. 직감으로 제법 쓸만한 싸이즈군....ㅎㅎㅎㅎㅎ, 눈짐작으로 대략 50가까운
싸이즈, 오늘은 이것으로 만족, 크고 작은 우럭10여마리와 오늘 최고의 대어를 포획하였으니 이만족감 누구에게 야기하리요......
귀항하는 배에서 저마다 짐챙긴후 한명, 두명 주위의 쓰레기들을 주워서 모으고
통속에 넣는 모습, 어떤 조사님은 물호스를 잡고 주위 청소까지 과감하게 하신다.
아! 이거구나,
선장이나 선모의 친절한 써비스에 조사님들도 자발적인 행동이 나타남을.... 새롭게
뇌리에 각인시킨다. 선비인상에 여러 조사님들께서 목소리(글로표현)높여 나타낸것은 선비 인상때문만 아니고 그간 너무나 잘 받아온 써비스때문이 아닌가?
골프손님 수준의 대접?
이렇게 손님 한분, 한분을 최고의 고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우리 조사님들도 자발적으로 동요된다는 것을, 아직도 조사님들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유선사나 선장님들은 알아야 된다고 생각됨니다. 참고로 제가 승선한 선박은 남항에서
출항하는 천지5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