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가 전북 부안 이다보니 자연스레 격포권 선상 출조점 예약란 부터 시선이 가는 건 천혜의 자연스런 현상 아니던가...
군산권 광어 출조점도 있었으나 그래도 가까운 격포로 출조를 하기로 하였으나 예약자가 한명도 없다. 전화를 해봤더니 무작정 기다려 달란다. 오후에 전화를 주겠단다.
일본기상을 봐도 그리 녹록치 않았지만 근해인데 뭘 저정도 쯤이야... 이미 출조 하기로 맘이 굳어진 상태인 것이다.
27일 오후 늦게 낚시점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8명이 출조하니까 4시반 까지는 출조점으로 와라고~~~잠을 자는둥 마는둥 설치다가 느즈막히 제일 곤하게 자는 시점에 마누라가 깨운다.
허걱. 비가 장난 아니게 쏟아지대요. 누구나가 그러하듯이 가. 말어 고민도 잠깐 있었지만 약속인데 가야지... 어부지리에 쓴 소리 보안관이 지금 일을 아무도 모른다고 이 정도에 흔들리면 안되것제~~~ 스스로 자위를 하고 어느덧 시컴한 시골길을 굽이굽이 빗길을 뚫고 갑니다.
아무도 와있지 않은 낚시점에 사장과 인사를 나눕니다.
싱숭생숭하게 않아 있기도 해서 요즘 광어가 무슨 웜을 잘 먹는지 등 이야기나 해볼양으로 이미 차에 충분히 봉돌, 웜이 있었지만 봉돌을 더 사기로 한다. 꼭 이렇게 하던 버릇이 있어서 우럭봉돌이며 웜이며 소품들이 너무 많이 내가 비치하는 것도 썩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람과의 첫 대면을 시작하려니 배 삯만 뻘쭘하게 내밀기도 뭐해서...
이렇게 28일 새벽 힘차게 출항 왕등도 에 도착하여 50호 봉돌을 달았지만 바닥을 찍을 수가 없고, 연 날리고~~ 바람은 태풍수준으로 불고~~
머리에 모자를 푹 눌러 써보지만 아예 벗지 않으면 날라 가버릴 기세니까 바람세기를 아실만 하시겠죠...
이렇게 불길하게 시작 된 낚시는 설상가상으로 개 꽝으로 ~~~ 그리곤 안하던 멀미기운도 있는지라 사람 안보이는 곳으로 가서 밑밥 좀 주려고 했지만 그것도 쉽지만은 않고...
오후 들어 바람도 잦아지고 잠깐 동안 여기저기서 푸닥거리는 광순이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끝내 오질 않고 야속하게도 버림을 받고 말았내요...
낚시대 릴을 두 셑트 가지고 나름대로 물색에 따라 루어 색의 운용, 단차적용, 슬로우지깅 등의 액션 을 연출해 보았지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낚시도 곁눈질로 봣지만 별반 특이사항도 없고... 전부다 기성채비에 직결연결 그런거는 찾아볼 수 없고 전부다 도래에다가... 그리고 웜도 위 아래 두 개씩 ... 그래도 물어주기만 하던데... 나의 현란한 기교를 부려보았지만 광순이들의 선택을 끝내 받지 못하였내요...
대충 낚시대 정리며 쿨러 정리를 해놓고 선실에 들어가 생각해보니 장인께서 회를 좋아하시기에 애타게 기다리고 계실 것을 생각하니 눈앞이 막막해 집니다. 지금껏 고기 욕심을 부려 본적 없이 다녓다고 자부하지만 지금 상황은 급 긴장상태가 틀림없습니다.
선장님! 혼자 꽝 쳤는디 선장님이 잡은거 한 마리 얻어 가면 안됩니까?
결국 구걸뱅이가 되었지만, 선장님 왈 이미 다른 분들 다 줬는데요. 네~~
에라 모르것다 항에 도착해서 사면 되것지... 잠이나 자자~~~~~~~~~~~
심하게 요동치던 뱃소리가 점차 잦아듭니다.
한명 두명 내리기 시작합니다.
나야 챙길 것도 없으니 그냥 한번에 들고 나가면 끝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낚시대며 보조가방이며 먼저 차에 싣고 와서 물칸에 있는 광어를 가져가야 하니 더 분주 하겄지요.
어라~~~ 내 낚시대가 없내요. 아이스박스 옆에 있어야 할 낚시대 2대.
요기저기 배 전체를 찾아봐도 없냉...
여기 내 낚시대 누구 본사람 없어요! 물칸에서 광순이만 죽을 날 아는지 푸다닥~~^.
내 옆에서 낚시한 사람 한테 물어봤더니 모르겠단다. 먼저 내린 사람이 있으니까 밖으로 나가보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배에서 내려 주차장을 가보니까 배에서 봣던 사람이 짐 정리를 하고있다.
포터 구석에 낚싯대를 눕혀 놓고 그 위에 짐으로 가려놓았고 그래도 신경이 쓰였는지 윗도리를 벗어 낚싯대를 가려놓았다.
그런데 약 한 뼘정도 하얀색 초리대 그리고 몇 개의 초리대가 더 보인다.
아저씨 그 옷 좀 치워봅시다.!
헉 내 낚시대가 거기 있대요.
요런 개 쓰벌쉑히 그냥 두면 안되 것지요?
(그 다음 일어난 일은 육두문자는 생략~~ 상상만 하십시오^^)
괴기도 못 잡고 서울 촌넘이 왔다고 코 베어가는 것 같은 느낌.
괴기 못 잡으니까 사람도 시원찮아 보였는가.
아무튼 내 머릿속이 무아지경이다.
괴기한테 외면 받고, 선장한테 한 마리 얻어 보자고 구걸했으나 거절당하고, 낚시대 까징~~~~~~~~~
일단 한템포 늦추고 심호흡 한번하고.,..
나의 애마 시동을 걸어 그 도적 넘의 쉑히 차 앞에다 슥 대놓았다. ( 기선제압용 )
그리곤 배에 있는 선장한테 요런 도적 넘의 쉑히는 앞으로 배 태우지 마이소!!!!!!!!!!!!
이렇게 즐겁지도 않은 낚시를 다녀 오면서 .
아직도 저런 사람들이 있구나 .
여기 어부지리에 가끔 올라오는 조사님들의 넋두리가 남의 일만 같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손님들 돈 거저 먹을 라고 하는 선사들도 있고요...
가끔 선상에서 물건을 잊어버렸다는 글을 접하였는데 제가 접하고 보니 요런일이 있긴있구나 해서 글을 올려 봅니다.
긴 장마철 섭생이 중요합니다.
조사님들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꾸벅
나처럼 어종별로 적당한 대나무 중간 잘라서
연결조인트 만들어 쓰면 안심ㅎㅎㅎ(농담이구요)
픽션이기를 바라지만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
모두 잊고 항상 즐낚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