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다도해 ♥
가슴까지 파고드는 비경, 풍광,
그리고 오감만족의 갈치낚시..
어찌 필설로 표현 할 수 있으랴!
(국립 수산과학원 출처) 갈치의 이동경로.
빨간선 안의 11~12월은 갈치들의 이동경로를 뜻 합니다.
서식환경이 좋은 백도권을 벗어나 11월~12월은 통영쪽으로 이동하여, 다시 대마도 부근에서 돌아
월동장을 향해 제주 해역 남단으로 빠지는 그림입니다.
이를 아시고 11월 26일~27일 여수권에 썰물처럼 빠져 통영권으로 이동하시는 갈치 낚시객들이시지만,
저는 윤달에 아직 가을같이 추위가 없는 관계로 이들이 아직도 여수권에서 머뭇거릴 것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출발합니다.
배는 물론 바람도 파도로 덜한 기상조건, 또 북서풍을 뒤로하고 달리는 항해지만,
신조선인 관계로 속력을 내어도 조용하고 바다를 마치 스키 타듯이 밀려가는 느낌입니다.
갈치는 서식수온이 대략 10~25'c이고, 5~130m까지의 큰 폭의 수심에서 생활한다고 합니다.
여름이면 배밑에서 불빛에 무리지어 빨간 띠를 이루고 있는 그들의 호이(好餌)인 곤쟁이 취이에
정신을 잃은 그들이 육안으로 보이기 까지 하지요.
지금같이 수온이 낮은 때에는 바닥층에서 부터 시작하여 40m권까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채비는 선사에서 주는 7단 일반채비를 이용하고, 바늘은 3호 비틈바늘을 사용하여
어부지리 '알려주세요 배낚시'편 3360번 바늘만들기 편에서 소개된 내용으로 자작하여 가지고 떠납니다.
목줄은 일반상식의 18호, 20호의 벗어난 25호를 사용한 이유는 줄꼬임이 현저히 줄고
설령 목줄이 기둥줄에 감겨 있다해도 잡고 분리하면 아주 쉽게 이탈합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단지 염려되는 부분은 갈치의 시인성에 기인하여 줄에 대한 경계심에 있지 않나? 했지만,
사용해 본 결과, 또 조과 부분에서 보듯이 그런 염려보다 오히려 빠른 채비 정렬에 도움이 되어
보다 좋은 결과를 낳게 되었답니다.
그 대신 목줄의 길이는 과감히 120cm로 줄여 한번에 잡아 챌 수 있게 하여,
빠른 손놀림에 도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입질이 뜸 할때는 별 문제가 없으나 입질이 소나기일 때의 관건은 빠른 손놀림으로 남보다 먼저 올리고
채비정렬을 빨리 한 다음 채비 입수를 하는 횟수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죠.
갈치낚시 특성상 미끼가 구조적으로 침잠하는 과정에서 빙빙 꼬여 기둥줄에 목줄이 쉬이 엉키는
것을 자주 목격하는데 이렇게 되면 갈치의 입질 반응이 없습니다.
특히 우리가 애용하는 원투보다 수직 입수시 많이 발생할 수 있지요.
원투의 장점은 목줄의 가지런한 안착이 있긴 하나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이 좀 더 소모되고
잘 못하면 던질 때 채비가 자주 엉키거나 초릿대에 걸리는 단점이 있어 시간낭비가 경우에 따라서 심합니다.
수직입수가 포인트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이 훨씬 빠르고 채비 엉킴이 없는 관계로
이를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줄꼬임이 덜한 굵은 목줄 사용인데, 저는 이를 선호합니다.
그 대신 물의 저항을 덜 받고 미끼가 그 영향으로 돌지않고 곧게 들어갈 수 있게
미끼를 좀 길게 썰고 꿸 때 미끼의 중간보다 윗쪽의 살짝 꿰는 방법을 씁니다.
밀도가 높아 입질이 왕성할 때는 역시 생미끼이죠.
갈치(풀치)를 뼈채 썰어 사용하면 물고만 있어도 빠지거나 잘라지는 꽁치 미끼보다 훨씬 질기니
단연 후속 입질(입안에 들이키는)로 연결된 개연성이 충분하지요.
또 갈치는 썰기가 참 편합니다.
등의 지느러미는 제거하고 약간 엇썰어 등부분 쪽을 살짝 꿰어 사용하기만 하면 끝이니까요.
재미있는 것은 지느러미 같은 소위 털이라고 하나요?
그런 것이 밑으로 향할때는 영락없이 입질이 없게 되는데 이는 꽁치 미끼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꽁치의 배 지느러미나 갈치의 등 지느러미는 반드시 제거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돌산과 화태도 간의 다리 공사, 상판이 모두 연결되어 거의 마무리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배가 목적지를 향해 떠날때는 누구나 가슴이 설레이지요.
이 뱃길로 한 식경(食頃) 지나면 남해의 다도해엔 절해고도들이 즐비하게 나열해 있습니다.
여수 앞바다는 약 300여개의 섬들이 있다고 합니다.
내가 유년시절 자란곳도 아주 작은 남해의 섬이라 그런지 이런 섬들이 주는 포근한 정감,
가슴을 풍선처럼 푸풀게하는 풍부한 산소들이 어릴 때 더듬던 엄마의 젖가슴 같이 느껴집니다.
가는 동안 해맑은 파란 하늘, 아름다운 쪽빛 바다, 갈매기떼의 정겨운 노랫소리,
천태만상의 기기묘묘한 섬들 등
몽환(夢幻)의 정취와 비경을 보며 느끼느라 선실에 눕기가 너무 아깝습니다.
저 섬을 넘고 넘어서면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하며 고산이 은순옥척 안주삼아
한잔 술 걸치고 노 저으며 읊던 추사(秋詞)가 환청으로 살아나는 듯 한데,
정말 이 순간 선경(仙境)이 따로 없습니다.
은순옥척이 몇이나 【시조】- 윤선도(尹善道)
은순옥척(銀脣玉尺)이 몇이나 걸렸나니 노화(蘆花)에 불 불어 가리어 구워 놓고
질병을 기울이어 박구이에 부어다고.
【어구 풀이】
<은순옥척(銀脣玉尺)> : 희고 큰 물고기. 물고기를 아름답게 일컫는 말
<걸렸나니> : 걸렸는가?
<노화(蘆花)> : 갈대꽃
<불 불어> : 불 붙여. 부시를 돌에 쳐서 일으킨 불을 부시깃에 붙이고,
다시 이 불을 마른 갈대꽃에 붙어서 불을 당긴다.
<질병> : 질병(土甁). 진흙으로 구워 만든 술병
<박구기> : 표주박으로 만든 술구기. 구기(杓)로 쓸 수 있게 된 바가지.
【현대어 풀이】
살지고 예쁜 물고기가 지금까지 몇 마리나 걸렸느냐? 많건 적건 나로서야 관계하랴.
갈대꽃에 불을 붙어 당기고서 낚은 고기 중에서도 살지고 맛있는 놈으로 가려내어 구워 놓자!
안주도 익어가니 어서 술병을 기울여서 박구기에다 탁주 한 그릇을 부어 주려무나!
【감상】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1587∼1671)가 지은 연시조(聯時調)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 중
추사(秋詞) 다섯 번째 수이다.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는 작자가 65세 되던 해인 1651년(효종 2) 가을 벼슬을 버리고 보길도(甫吉島)의
부용동(芙蓉洞)에 들어가 한적한 나날을 보내면서 지은 노래이다. 봄 노래(春詞)ㆍ여름 노래(夏詞)ㆍ
가을 노래(秋詞)ㆍ겨울 노래(冬詞)로 나뉘어 각각 10수씩 모두 40수로 되었다.
고려 때부터 전하던 <어부가(漁父歌)>를 이현보(李賢輔)가 9장으로 고쳐지었고,
다시 윤선도가 시조의 형식에 여음만 넣어 완성한 것이다.
이현보의 <어부사(漁父詞)>에서 시상(詩想)을 얻었다 하나,
그 한시구(漢詩句)의 어의(語意)나 어음(語音)에 상응하는 우리말로 전혀 새로운 자신의 언어를 능란하게
구사하여 속계를 벗어나 물외(物外)에 서서 자연에 합치한 어부의 생활을 아름답게 나타내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생활은, 속세를 멀리 떠난 곳에서 낚시질하는 어부의 생활이다.
그것을 모르고 명리에 허덕이는 세속 사람들은 어부의 생활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웃고들 있지만,
예로부터 많은 그림에 어옹의 그림이 있음은 무엇을 뜻하는가? 고고한 은사들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관조의 세계에 잠기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생활로 동경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연 친화의 길이요,
진세에서 초연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뿐만 아니라 시문에서도 어부의 생활을 찬양한 것을 수 없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조에서는 이와 같은 어부의 생활을 찬양하고, 특히 가을 낚시의 흥겨움을 노래했다.
가을밤이 깊어 서리가 내리고 있지만 작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낚싯배가 비좁지만
싸움과 시비가 끊이지 않는 속세의 집보다는 훨씬 낫게 생각된다.
바로 지척에 집이 있건만 거기도 속세이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오늘 뿐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속세와 떨어진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작자는 물아일체나 유유자적을 노래했다기보다는 불우한 정객으로서의 비감을
노래한 것으로 보아진다.
작자는 강직한 성격으로 많은 정적을 가지고 있어 유배지를 전전하기 20여 년에, 은거 생활도 19년이나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부세에 대한 절망도 컸을 것이다. 그래서 비좁은 낚싯배에서 살지언정
부세에는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사비추'의 심경을 노래한 것이다.
(이상 모셔 온 글입니다.)
초저녁 입질이 뜸하니 선장은 바로 포인트 이동을 결정합니다.
바람도 파도도 자는 듯, 바다는 장판 수준입니다.
원래 갈치낚시는 어느 정도 꼴랑거려야 입질이 잦다는 정설인데, 이런 고요한 바다위에 있으니
예감이 불안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동을 한 후 조금 지나자마자 3피~7피까지 허발스럽게 물고 늘어지는 중,대 갈치들로
배 안은 모두 조용한 정적속에 각자 빠른 손놀림으로 분주하기만 합니다.
밤새 좋은 씨알로 꾸준한 입질로 새벽 3시경, 55리터 쿨러에 도장(두껑 자국)을 콱!~ 찍었습니다.
바닷물을 붓고 빙장을 시작했습니다.
밑에 있던 얼음이 녹으면서 갈치 사이사이에 냉수가 스며들게 하여
전체적으로 선도를 유지 할 목적이지요.
그리고 30분 후 물을 빼고 나면 얼음이 녹아서 인지 쿨러에 담긴 양이 줄어 듭니다.
부산에서 오신 '바다 상록수' 님,
융단폭격 입질(?)로 꽁치 미끼가 일찌감치 떨어지자 생미끼로 대체해야 하는데
바다 상록수님이 삼치를 토막내어 주십니다.
과일 깎듯이 약 7mm두께로 빙 둘어 포를 뜨고 샘플로 주신 모양 삼아 가로 x 세로 1.5cm크기로
자르며 네모난 별난 삼치미끼를 네모 귀쪽으로 꿰에 입수해 봤습니다.
이향(餌香)이 달콤하고 모양이 크고 해서 또 짧은 미끼라 한입에 톡 털어 넣어서 그런지
입질이 아주 빠르게 반응하는 생미끼의 효능을 실감했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어려운 것 아니니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둘쨋날은 초저녁부터 정신없이 물고 흔들어 대며 특유의 경계심을 완전 상실한 채 한 바늘에
두마리씩도 물고 올라옵니다. 고의춤도 못 가릴 정도로..^^
모두 밤하늘 조각달 달빛속에 1타 3피~7피까지 올라오는 폭군(?)갈치들로 모두 환상에 젖습니다.
12시가 되기전에 준수한 씨알로 또 55리터 쿨러를 채웁니다.
풀치를 미끼로 전환하고자 하여도 2지의 풀치가 거의 없이 쏟아지는 이 순간들...
느낌이 이 수역에 수온의 큰 변화가 없으면 당분간 이런 화려한 무대가 이어지지
않을까 관망해 봅니다.
산들바람 같고 물결이 고운 은은한 오늘의 밤바다에 젖어드는 이 순간들..
이 후는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느긋해지고 여유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일찌감치 쿨러에 만쿨도장을 찍습니다.
2박(사실은 무박이지요)함께하신 아니오니님, 밤 12시경의 조과가 이러니
오늘은 끝날때까지 80리터 쿨러를 충분히 채우실 것 같습니다.
갈치낚시의 갈신(?)은 어딘가에 계시니 이분은 갈신이 아닌 갈달(달인)입니다. ㅋㅋㅋ
만나면 허튼소리 즐기는 막역한 내 친구, 광어잡이님 입니다.
술은 잘 못하지만 맥주 몇 순배돌면, 얼굴이 수줍은 소녀의 뺨처럼 붉게 변하고
걸죽한 우리들의 입담이 동서고금에 걸릴것이 없어집니다.
무슨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나름 싸구려 해학(諧謔)과 패설(悖說)로 한바탕 배설하고 나면
가슴 한켠에 시원한 느낌....
주위의 회중까지 즐거움을 함께하는 비결, 우린 이를 즐길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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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실컷 잡아 그동안 친척들께 은혜로운 지인들께 년말 선물로 몽땅 보내니 마음이
새털같이 가벼워졌습니다.
글을 쓰는 오늘까지 속보로 이어지는
대박의 기회를 잘 보시고 남해권에 한번쯤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12월 알찬 마무리 잘 하셔서 희망찬 새해가 온통 님들의 해가 되시길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출조땐 같이 하시죠.
연이틀 만쿨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