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낚시를 좋아서 중구리당당 여기저기 잘 다닙니다만 주로 독고다이로 출조를 많이 합니다.
쓸쓸할때도 많지만 때론 저런 친구와 동행을 하고싶다라는 생각도 하곤 하지요.
제가 2010년 어느날 출조할때의 감동이 새삼 떠올라 이런 선사도 있구나. 지금도 가슴 뭉클하여
가끔은 회상을 하곤합니다.
갈치출조를 하는 버스에 합류하기 위하여 대낮 11시 30분에 티업하여 머나먼 여수로 달려가고 있었내요. 고창 고인돌휴게소를 지나 장성을 지나가는데 산에는 온통 밤이 토실토실 익어가는 풍경과 군데군데 코스모스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가을이었지요.
남원에서 남원명품 칼도 사고 늦은 점심을 먹고 이래저래 커피한잔씩 치켜들고 오늘밤 있을 갈치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타임에 어느분한테 따르릉 전화가 옵니다.
여기 여수**** 선장인데요 다짜고짜 오늘 출조포기이니 그냥 올라가라는 일방통행 입니다.
아니 지금 우리가 남원까지 왔고 여수까지는 약 1시간 반이면 도착인데 무슨소리 하냐고요~~
아뭏든 선장님은 우리가 어디쯤이든지간에 그따위는 소용없다네요. 갑자기 해상파고가 변하여
도저히 출항 못한다고~~
여기저기 전화통 가지고 다니던 네다섯명이 나름대로 낚시에 방귀께나 뀌는 사람인듯 기상청에다, 여수 다른선사에다, 아는 지인에다, 오늘 귀항한 지인들에다 따 쑤석거려본다.
하지만 출조를 못할 이유가 없다는게 그들의 답이었을 뿐 단 한곳도 그 선장말이 옳다고 하지 않기때문에 결국 여수까지 가기로 출조객들끼리 합의를 봤던 것입니다.
현재는 이마빡 벗겨지게 더운 늦가을과 바람 한 점 없는 남원 날씨에 선장말에 찬성할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는게 당연한 거였죠.
버스안에서도 이구동성 말이 참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드디어 출조항에 도착 하였더니 아닌게아니라 포구안에 꽃파도가 있었는데 이정도로는 우리는 실감을 못하지요. 더욱이 여기까지 와갔고~~다른 선사는 출조를 하였다는데~~ 도저히 못믿겠다고 손님들은 거품물고 선장한테 항의하고 선장은 개거품 물고 출항 포기를 하였었죠.
(그래서 낚시꾼이 봉인가 봅니다. 안전이 최우선인데 죽을똥 살똥 여기까지 품팔아 먼 길 온 것만 생각하지요~~)
선장왈 : 지금 나가면 이중 절반은 낚시 못하고 전부 뻗어 버린다내요.
저라고 돈되는데 왜 안나가겠습니까? 막말로 지금 나가서 1시간이든 2시간이든 그때가서 돌아오면 저야 돈벌고 좋지요!
그래봤쟈 먼길 오신 손님들만 피고할 뿐이란다.
그래도 손님들은 꾸역꾸역 출항 하잔다.
역시나 선장님의 고집도 보통은 아니었다 . 하여 되려 의구심까지 들 정도 였다.
이쯤되니 어떤 성질급한 손님은 여기저기 전화질 하더니 저쪽 배는 출항한다고 당장 버스짐칸에서 아이스박스 들고 휑하니 택시 타고 가버리는 급박한 상황이다.
결국 선장이 우리 20명하고 내기를 걸었다.
다른배를 이곳에서 출항시켜 보통 30분거리를 2시간안에 도착 할 수 있으면 여기 계신 손님들한테 20만원씩을 드리겠단다. 얼마나 자신만만이던지~~
결국 그렇게 하기로하고 우리들은 포구에서 지켜보고 있는데 선장한테 전화가 온다.
다급한 음성으로~~ 파도가 배를 넘어가 버린단다. 도저히 배가 나가질 못한다내요.
이런사연으로 이날 출조는 우리 20명이 남원에서부터 부득부득 우기다가 결국 선장 한사람한테 지고 말았던 기억이 회자됩니다.
2011년 4월 11일 현재까지 그 선사를 즐겨찾기 하여놓고 매일매일 봅니다.
저런 선사가 있음을 알려준 그날이 고맙기도 하구요....
이게 바로 뱃사람들과 낚시인들의 차이입니다.
그 선장은 그게 업이기에 굳이 바다를 나가보지 않았어도 훤히 꿰뚫어 보는 지혜가 있었고 그로인해 손님을 잃지않고 지금까지 잘 운영되고 있더라구요.
굳이 매일 매일 호조황이다. 대박이다. 영업성 글을 이곳에 올리지도 않드라구요 그런거에는 관심조차 없는 듯 보이기까지...
그런데 그분이 제가 지금껏 낚시 다닌 선장들중 몇번째로 젊은 선장이었습니다.
컴퓨터는 더 잘하는 사람이었구요...
요샌날 이렇게 흉흉한 시기에 이런 훌륭한 선사가 나의 뇌리속에 있음을 혼자알기에는 쑥쓰러워 몇자적어보내요.
어둔운시기에 귀감과 기분전환도 되구요.
그 선사 쪽지 부탁하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