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수준의 신진도 문어낚시 조행기.
잠시라도 마치 속세를 떠나 피안의 세계로 가는 색다른 설렘이...
동묘역 도깨비 낚시에서 밤 12시에 신진도로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설날이나 추석에 모여 앉은 친인척 같이 모두 반가움으로 살가운 인사를 건넵니다.
차 안에서 자리 추첨 시작, 옴마나!~ 1번으로 당첨...
1번은 선두에 올라갈 수 있다 합니다.... ^^
전투적 에너지가 필요한 문어낚시를 위해 간단히 한 잔 하고 이내 불이 꺼집니다.
차가 속도를 줄여 선회를 하더니 정차합니다.
와우!~ 고즈넉한 밤바다가 보입니다.
은은한 달빛이 내려앉은 적막의 신진도 선착장에 이 시간의 실루엣들이 적잖게 보입니다.
우리가 탈 배를 보는 순간, 벌써 가슴이 콩콩콩!~ 몸에 힘이 들어갑니다...ㅎㅎㅎ
안돼!~ 용왕님의 계획된 순리에 맡겨야 돼!~ 그리고 온몸에 힘을 뺍니다.... ㅋㅋㅋ
바람이 조금은 부네요. 선선하고 바람도 적당하고... 물때도 3물로 굿이고...
무리한 집착만 내려놓는다면 호젓한 즐거움과 안식을 선물해 줄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태풍호 김선장 님... 반가운 포옹으로 인사하고...
지겹게도 더웠던 여름의 고수온 탓인지 불어오는 해풍이 따뜻합니다.
쌀쌀한 날씨에 해풍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하고요~
수면 위에 내려앉는 달빛 은물결을 배는 5시에 옹골차게 차고 나갑니다.
불교 용어를 피안(彼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저쪽 언덕'이란 뜻인데, 몸과 마음의 고뇌와 번뇌로부터
해방을 해탈이라 하며, 피안은 해탈 이후의 내세를 의미하죠.
고통과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운 피안의 세계로 가기 위해선 수행이 필요하고
수행에는 고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다에 오면 늘 욕심이 앞서지만 오늘은 집착을 과감히 내려놓고 바다가 주는 대로
감사하게 받겠다는 수행(?)을 합니다....^^
선실에 누워 잠시라도 잠을 청하는데, 잠이 올리 만무합니다.
도파민이라는 신경물질이 있지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의 전구체(前驅體)입니다.
아드레날린은 교감신경을 흥분시키고 혈당량을 증가시켜 심장 기능을 강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흥분되었을 때는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합니다.
오늘 같은 미지에 도전이라는 셀렘, 같은 공감대의 취미로 모인 조사님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은 반드시 아드레날린 분비가 촉진됩니다.
이러니 잠이 올리가... ㅎㅎㅎ
우리를 안은 배는 어둠을 뚫고 도전의 세계 - 즉 피안세계로 달립니다.
피안의 세계란 말이 이왕 나왔으니 우리가 즐겨 부르는 민요 아리랑의 뜻도 알아볼까요...^^
우리는 흔히 '아리랑'을 사랑에 버림받은 한 맺힌 어느 여인의 슬픔을 표현한
노래로 생각하는데, '아라랑'이라는 민요속에 그게 아니고 큰 뜻이 담겨 있습니다.
원래 뜻은 참 나를 깨달아 인간 완성에 이르는 기쁨의 노래로
'아(我)'는 참된 나(眞我)를 의미하고,
'리(理)'는 알다, 다스리다, 통하다는 뜻이며,
'랑(朗)'은 즐겁다, 밝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아리랑(我理朗)'은
암튼 좀 억지스럽지만 참된 나(眞我)를 찾아 바다로 향하는
어랑(漁郞)의 즐거움들이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것... ^^
* * *
* 그림으로 보는 주야조사의 간편형 문어 채비입니다. *
채비구성은 낚시 방법과 함께 문어낚시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봉돌을 위의 그림과 같이 에기 위쪽에 달아봤습니다.
민물에서는 봉돌이 바닥에 있고 에기들은 확연히 위쪽으로 떠 있지만 이 역시
조류와 수압이 발생하는 바다에서는 약간 떠 있는(1~2cm) 관계로 조류를 타며
마치 살아있는 새우처럼 유영하는 모습을 연출합니다.
그만큼 떠 있어 시인성도 높아 유인효과가 좋으니 약간의 조류가 있을
경우 사용해 보심이 좋겠습니다.
약간 떠 있다고 해서 문어 입질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건 좀 그렇고,
에기(먹잇감)가 오히려 도망갈까 봐서 빨리 더 강하게 움켜쥐는
경향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합니다.
주로 사용하는 왕눈이 에기는 배밑에 무게추가 달려 있긴 하나 실제 민물에서
실험을 해보면 에기가 떠 있거나 45도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인터락 핀돌래(3호, 곡선도래)에 에기 3개와 봉돌을
함께 달아 바닥 안착 시 에기를 강제로 눕히게 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입니다.
특히 민물에서는 조금은 뜨지만 조류가 있고 수압이 있는 바닷물에서는 바닥에
착 달라붙어 조류에 의해 꿈틀대는 성질이 있지요.
***
요즘 문어낚시는 인터넷이나 선사 조행기 훑어보면 대세가 고추장 야광에기,
색동에기, 금동에기, 흰동에기 등입니다.
이 에기들은 대부분 몸통 부분에 야광이 다른 에기들보다 확연히 밝게 보여
시인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어 선호하는 것이라 봅니다.
하여 간에 비교적 저렴하니 넉넉하게 준비해도 부담이 없는 에기들입니다.
요즘은 중국산이 대부분이지만 전보다 기술력 발전한 탓인지
침이 예리하고 하단에 무게추로 정립(正立)은 안 되나 누운 채로 수평유지가 잘 되네요.
* * *
문어낚시 장비와 채비 (도깨비 낚시에서 구매함)
물때: 문어낚시 황금물때 3물.
로드: 크레타 찐타코 B170(극강의 내구력에 충실한 문어대)
릴: 제압력 좋은 도요코바 BG(Black, 드랙력 9kg)와 200HG 시마노 금콩.
라인: 서픽스 X8 합사 3호 FIRE CAMO.
채비: 다양한 왕눈이 에기(40개)
봉돌: 30호와 40호 합해서 15개.
* * *
배는 5시에 출항... 40여 분을 달려 궁시도에 도착.
바람이 많이 부네요.
어둠이 가득한 이 시간에 궁시도 바짝 붙어 입수.
바닥은 거칠고 완전 돌밭이라 걸림이 많이 발생합니다.
도깨비낚시 강사장(똥글이 님)이 밴드 공지에 봉돌 30개 이상,
왕눈이 70개 이상 준비하라는 공지문이 실감됩니다.
여기저기서 히트!~ 히트~!~ 조짐이 좋습니다.
채비 손실도 많이 발생하고 또 걸림 탈출한 에기의 바늘 휨도 생깁니다.
수시로 바늘이 밖으로 휘어있는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교체 및 교정해 줘야겠습니다.
여기서 에기 바늘의 촉이 바깥쪽으로 휘어진 에기를 교체하지 말고 응급처치한 후
사용하는 요령은, 난간 스텐봉에 바늘을 대고 살짝살짝 밀어주면 바늘이 어느 정도는
원위치되어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만약 예리한 에기의 바늘 촉이 바닥 걸림으로 무디어졌거나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는
상태로 사용한다면 챔질시 설걸려 제대로 살 속에 박히지 않아 올라오다 떨굼이
많아지는 원인이 되는데, 웬만하면 새것으로 교체가 좋겠지요.
어제 이 배에서 제가 갑이 한 마리 빼고 19수로 장원했습니다...^^
자!~ 문어 시즌입니다.
어제 다녀온 제의 문어낚시 경험담을 지금부터 올려볼게요.
초보자 님도 중간 시력의 조사 님도 참고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 채비 구성.
봉돌(40호) 하나에 에기 3개(야광 고추장에기 2개, 색동에기 1개)를 달았습니다.
야광 고추장 에기가 잘 먹힌다는 정보 미리 입수...^^ 봉돌도 야광이 좋음.
가급적 반짝이는 조류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으니 달지 마시고 간결하게
물심에 따라 봉돌 30~40호에 에기 2~3개 정도만 달면 소위 '끝판왕' 채비로
제격입니다.
어필력에 따는 욕심에 더 많이 달면 그만큼 걸림도 많고 조류도 많이 타며
옆사람과의 채비 엉킴도 생길 수 있으니 득 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2) 운용 방법.
채비가 바닥에 잘 안착되었다 싶으면 살짝 당겨 채비가 배 흐르는 쪽으로
가지런히 바늘이 뒤로 가도록 정렬할 것.
그리고 텐션유지하며 배의 흐름 따라 당겼다 놓고 툭툭툭!~ 손목 스냅으로
초릿대를 쳐서 에기가 살아 움직이는 동작으로 문어를 유인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멈춘 상태에서 약 7~8초 정도 그대로 두는 즉, 스테이!~
입질이 없으면 조류의 힘을 타고 채비를 들어 살짝 또끼뜀 한차례 시키고
다시 텐션유지하며 멈춘 상태에서 툭툭툭!~ 손목 스냅으로 초릿대를 쳐주고
약 7~8초 정도 그대로 두는 즉, 스테이!~ 를 반복합니다.
이런 거친 바닥 상황에서는 사니질대 처럼 채비를 끌어 주고 멈추는 동작을
한다면 그만큼 채비 손실이 많아지겠지요.
3) 입질 대응.
그 중간에 초릿대가 휘어지면서 바다로 빨려 들어가면 입질 아니면 바닥 걸림
둘 중이 하나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초릿대를 보면 바닥걸림과 문어입질에는 차이가 나지요.
바닥 걸림은 초릿대가 바로 턱!~ 휘어지면서 쑥!~ 들어가지만,
문어 입질은 여유 있게 쓰윽!~ 하면서 텐션이 약간의 여유가 생깁니다.
이때 살짝 당겨 이런 느낌이 오면 바로 강한 챔질로 문어가 바닥의 돌에
흡착하지 못하도록 순간 들어올려야 합니다.
챔질에 있어 줄이 약 10~20cm 정도 늘어나는 느낌이면서 달려오질 않는다면
분명 문어가 바닥의 돌에 빨판으로 흡착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강제로 억지 집행보다 배가 조류에 따라 줄을 좀 풀어 주고 약간의 시간을 두고
도망가기 위해 빨판의 힘을 뺄 때 다시 강한 챔질로 들어올리면 대부분 달려 오지요.
수면으로 올리는 릴링시 반드시 일정한 속도로 너무 느리게 릴링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중간에 멈추기라도 하면 몸을 비비는 바늘털이로 빠지지 쉽지요.
들어뽕도 좋지만 크다고 생각되면 가급적이면 수면에서 뜰채로 떠 올리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에 설걸렸을 경우 수면 밖에서는 무게감이 두 배로 늘어나는 관계로
들어 올리면 그대로 바다뽕!~~^^ 많이 봤습니다.
4) 문어 습성.
문어는 사니질대의 돌밭에서 많이 서식합니다.
조류의 영향으로 조개들이 물살에 떠내려 가는 일반 사니질대에도 서식하는
조개를 먹기 위해 군집하는 포인트도 있지만, 대부분 거친 여밭에 은신처로
뿌리박고 사는 갑각류인 게나 새우들을 무척 좋아하며, 조류의 영향을 덜 받는
이곳에 사는 조개류도 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서해의 패각류인 키조개나 기타 조개류를 취하는 행태는 강한 다리로 조개를
움직이지 못하게 압착 조여서 질식시켜 스스로 숨을 쉬기 위해 입을 열게하여
독을 주입, 잡아먹는 무서운 포식자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도 경험을 해 봤습니다만, 키조개의 경우 껍질이 약합니다.
강한 빨판으로 압착하여 으깨서 먹는 깡패 같은 녀석들인데, 작년에
막 으깬 키조개를 물고 올라오는 문어를 낚았습니다.
주꾸미도 작은 조개를 감싸 질식시켜 스스로 입을 벌리게 하는 틈을 타서
이 역시 사람에게는 해가 없을 정도지만 독을 주입, 잡아먹는 바다의 육식동물입니다.
서해나 남해의 문어는 대체로 몸집이 왜소하여 '왜문어' 또는 돌틈에 사니까
'돌문어'라고 합니다.
그러나 동해 쪽에 사는 문어는 대체로 큽니다.
색이 붉어 피문어라고 하죠.
두족류 들은 위험이 감지되면 먹물을 뿜으며 도망갑니다.
이 먹물은 점성이 있어 일반 먹물처럼 바로 퍼지지 않고 띠를 이룹니다.
이 띠가 따라오는 포식자에게 자신을 숨기기 위한 위장 전술도 되겠지만
먹잇감으로 착각토록 유도함이 있는 머리 좋은 녀석들이죠.
오늘의 조과
맨 앞 왼쪽의 그물 망텡이가 저의 것입니다.
함께 해주신 도깨비 회원님들 모두 수고 하셨고요.
좋은 분위기로 끝까지 무탈하게 귀가 하심도 감사드립니다.
문어 대박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