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가게 된 경위
작년 10월경으로 기억 됩니다. 목포에도 침선 낚시가 있다는 말을 듣고 연락 후, 12명 예약을 했습니다. 그래서 출발하기 4시간 전, 저녁밥을 먹던중 낚시점 사장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갯바위 낚시를 하고 들어 왔는데 오늘 선상 조황이 좋지 않으니 오지 않는 것이 나을성 싶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저녁을 먹다 말고 부랴부랴 동호회 회원들에게 연락을 해서 회의를 한 결과 출조 철회를 하기로 하고 연락을 해서 다음을 기약 하기로 하였습니다.
당시 조황이 좋지 않으니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 라는 전화를 낚시를 몇 년씩 다녀도 어떤 곳으로부터 받아 본 적이 없어 황당 했지만 제 느낌 상 사장은 속칭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 그런 스타일, “뒤통수(뒤담화)치는(까는)스타일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고맙기 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용케 날짜 - 1. 17(토요일), 물 때 13물, 파고는 장판에 니스칠( 0에서 0.5 사이 일본 해상날씨 기준)가 있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0. 낚시점 도착
새벽 1시경 도착을 하자마자 사모님이 내 놓는 국수를 정신없이 먹고(나중에 들으니 조미료 일체 넣지 않고 국물을 냈다고 하네요)나서 담배를 피우면서 노가리(잡담)를 까고 있었고, 거기서 어느 한 분과 명함을 주고 받은 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학교 선배님을 만나게 되었지요. 처음으로 간 낚시점에서 학교 선배를 만났으니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반가운 나머지 이것저것 물어보니 이 곳 침선은 이상해서 높이 15미터 침선에서 바닥찍고 15미터를 올려도 밑걸림이 생기는 경우가 있고, 10미터만 올렸음에도 밑걸림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채비 손실은 감수를 해야 할 것이다 라는 말씀(결국 나중에 보니 침선에 그물이 많이 걸려 있어서 이렇게 편차가 심한 것 같음)
부랴부랴 회원들에게 채비 넉넉하게 준비를 하라고 하고 전 봉돌 14개(평상시 7-8개), 바늘 호수 별, 열기채비(바늘 6-7개 짜리)4개를 준비 하였습니다. (역시 로마법을 따라야........)
0. 출발 후 낚시 시작
남들이 말하는 “꽝” 아니면 “대박” 이라고 말을 하는 홍어골 침선(길이 128미터 높이 24미터)로 약 3시간 20분 가량을 달려 도착을 하였는데, 그 날 날씨가 좋아 너무 빨리 도착을 하였음인지 약 2-30분 가량 지체를 하고 낚시를 시작하였는데......
수심 85미터(제 전동릴 수치)바닥찍고 살 살 올려 약 20미터 올리고 기다리다가 “드르륵 득득” 그 순간 걸림현상....그리고 봉돌과 목줄은 바다속으로.......이런 닝기리 첫 판부터 재수없게 시리....옆에 형님 또한 낚시대 부여잡고 올렸다 내렸다....ㅎ ㅎ ㅎ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만...여기서 느끼는 동질감....
망망대해 바다속에서 침선이 있긴 있구나 라는 느낌만 받고 전체적으로 입질은 받지 못하고 이동(이 곳은 제 느낌으로 우럭의 활성도가 좋을 때, 즉 수온이 어느정도 올라 왔을 때, 혹은 활성도 좋은 계절(시기)에는 좋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저기 이동을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인지 잘 모르겠고, 여밭을 갔다가 몇 사람 그럭저럭 입질이 있었고, 저는 입질은 한 번 받았는데 낚아 내지를 못하고 그 곳에서는 밑걸림이 없어서 채비 손실 없어 편했습니다.
이동 후 10미터 침선
바닥찍고 10미터 까지 올려서 기다리다가 몇사람은 씨알 좋은 우럭 걸어내고 난 또 밑걸림. 그리고 봉돌 수장 시키고, 이에 다시 바닥에서 15미터 까지 올려서 손바닥 보다 조금 큰 우럭 3마리....그리고 잠잠...이럴 때 느끼는 이질감.....
다시 여기저기를 이동 하다가 7미터 짜리 침선
선장 왈 : 여기서는 채비 뜯김을 각오하고 바닥찍고 약 1-2미터 들고 있다가 천천히 7-8미터 까지 올리라는 말씀.
이쪽 저쪽 올라오는 우럭마다 씨알은 아주 좋았는데 정작 나와 내 옆에 있는 형님은 입수 후 바닥 찍고 바로 밑걸림....서로 번갈아 가면서.....아주 환장을 하지요.
허나, 사무장님 열심히 날라 주시는 커피만 홀짝 홀짝 마시다가 형님과 맥주에 마른 오징어 씹어 가면서 노가리로 풀어 버리지요.
에이 씨부럴...오늘 조 ㅅ 데 부렷네...사무실 직원들 한데 자연산 회 로 배 터지게 먹여 주겠다 고 큰 소리 뻥뻥 쳐 놨는데.......... 손이나 실컷 빨아라 하고 다음을 기약 할 수 밖에 ....
넣으면 밑 걸리고, 또 넣으면 밑 걸리고 그러다가 용케 쌍걸이(한마리는 씨알이 좋았고, 다른 한 마리는 보통)....그리고 마감.....
우리가 어부가 아닌 낚시 꾼 이기에 우럭 한마리에 일희일비 할 하등의 이유가 없고, 단지 손맛(젊은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서 최고조에 도달 하였을 때 방사 한 느낌)을 느끼기 위하여 난 왔을 뿐이고, 그래서 그것을 느끼면 난 행복 할 뿐이고.......
선장님은 어케든지 우럭을 낚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점심도 거르면서 오후 2시까지 노력을 하였고,.....낚고 못 낚고는 선장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하느님도 모르고...
회항 하면서 점심은 돼지고기 김치찌개, 얼렁뚱당 먹고 나서 물으니 4시간 이상을 가야 된다 는 선장님 말씀.....아이고 참 멀리도 나왔네...
배 밑으로 기어 들어가 노가리 까다가 잠이 들었는데 배가 정지 한 느낌이 들어 나가보니 목포 도착 20분 남겨두고 엔진의 유압 호스가 고장이 났다는 말씀...
이에 갑판에서 뻘 물을 보고 낙지를 잡자 며 노가리 까던중에 어는 한 분이 저녁 7시 20분 서울행 KTX 를 끊어 놓아서 이를 취소 해야 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우리 회원들 모두 감동......캬......
견일 할 배가 우리 배를 찾지 못하여 헤매다가 예인이 되었는데 그 때 온 전경들이 지들 보고용으로 할려고 하는지 연신 디카로 찰칵 찰칵 이에 우리도 옆에서 손으로 브이 를 그리며 답례....
예인중에 선장님 왈 : 낚시점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늦었으니 저녁을 먹고 가라고 하신다고......
우리 회원들은 그래봤자 백반 이겠지, 라고 생각을 하고 의향을 물어보니 “어차피 젖은 몸(술), 한 잔 빨고 가자” 이에 모두 동의.
0. 도착 후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모두 짐을 차에 싣고 나서 낚시점 사장님이 알려준 횟집의 2층으로 올라가자 마자 손님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줌마에게 “얼릉 소주부터 줘요” 그래서 안주도 오기전에 한 잔씩 쪼 옥......그리고 나서 이상하게 백반용 반찬이 아닌 스끼다시(일본 말로 적어서 죄송)부터 나오면서 전복 까지.........술 안주 하라고 주는 갑다 라는 생각에 홀짝 홀짝 각 1병.....
얼굴이 붉어져 보기 좋게 되었을 무렵 큰 접시에 올라 온 “회” 이를 보고 우린 좀 놀랐습니다. 전경들 까정 챙기고 우리들 까정 챙기면 한 상에 못 잡아도 6-7만원 할 낀데, 거기다가 기름 값, 또 거기다가 견인 비용, 또 또 거기다가.......남는 것도 없을 낀데.......낚시를 못 한 것도 아니고, 많이는 못 낚았지만 낚고 못 낚고는 하느님이 아니라 하느림 할애비도 모르는 법, 나중에 합류 한 사장님께 고맙다고 하니 사장님 왈: 우리 회원들이 시원 시원 해서 좋았다 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중에 2월경에 배가 한 척 더 오기 때문에 포인트(어초및 침선)를 약 40개인가(술에 취해서 정확한 개수는 정확히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확보를 해서 탐사를 갈 계획이라는 말씀.( 그 때 학교 선배님 말씀: 탐사를 갈 때에는 죽자 살자 가야된다. 왜냐하면 그 탐사 때 가면 봉돌이 바닥에 다 내려 가기도 전에 우럭들이 달려 든다고.......1곳 침선에서 6년 이상을 빼 먹어도 계속해서 나오는데 처녀 출조를 갔을 때는 오죽 하겠냐 면서 그때 5자 6자가 나온다고.............)하지만........1박 2일 이라는 말을 듣고 그 꿈을 접을 수 밖에......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직업상.....
0. 귀가
식당을 나오면서 술을 너무 많이 먹어 미안하기도 해서 술값의 일부 쬐끔(5만원)을 사장님 모르게 지불하고 나서 오다가 목이 너무 말라 휴게소에서 물과 음료수를 싣고 전주 도착.....시간이 저녁 12시.........씻자마자 곧바로 쭉 뻗어 버렸습니다.
0. 경험칙상 결론
이렇게 우럭들의 활성도가 떨어져 있을 때에는 거의 바닥권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밑걸림을 감수(또는 침선에 박치기)하고 바닥에서 살짝 띄워 승부를 걸어야 한다 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 선장님이 한번씩 알려주는 멘트에 신경을 서서 들어야지 자신의 경험만을 중시해서 이를 무시하여서는 아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유비무환, 채비 준비는 철저히 하여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오징어 한 마리만 가져 갔다가 나중에 막판에는 잘 쓰지도 않는 오징어 다리까지 아껴 가면서 사용을 하였습니다.
낚시를 갔다와서 이렇게 생각을 하고 저렇게 생각을 해도 낚시에는 정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제가 생각나는 그대로 막 써 내려 갔기 때문에 순서가 없더라도 이해를 바랍니다.
혹 제 글에 대하여 좋은 의견이나 반대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로 활발한 토론이 되었으면 하네요........
정말 바다속은 알다가도 모를 숙제를 우리에게 늘 던져주지요.
그래서 미련이 더 생기고 또한 바다를 자주 찾게 만드나 봅니다.
소위 말하는 똥침선 외의 침선들은 저수온기라고 하더라도
1) 바닥 확인 후 서서히 릴링하다가 채비 걸림으로 인한 손실이 많거나,
그에 따른 입질이 저조한 경우
2) 선장이 요구하는 높이 만큼 처음부터 아예 셋팅하면서 입질을 기다리는
수확하는 경우( 이 경우는 채비뜸김 손실이 적겠지요)
이 두 방법을 한두번 실험해 보아 빨리 한 방법을 선택하시거나, 아니면
함께 탄 일원중에 탁월한 입질을 유지하고 있는 분께 가서 자문을 받아 확인한
후 그 방법으로의 선택이 그날 조황을 좌우하는 필수방법입니다.
겨울철 저수온기는 봉돌과 채비 손실을 감수, 바닥부터 훑어가며 침선을 타고
넘어가라는 기존 학설(?)에 너무 기인하시지 말고, 어느 방법이 효과적인지,
더 많은 수확이 오는지를 빨리 간파, 그 방법대로 실행하는것이 오히려 더 좋은
조황을 가져올 수 있는 정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먼곳까지 가셔서 고생하신 만큼, 만족한 조황을 얻지못해 섭섭하시더라도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 다도해 그림중에 한때는 님도 하나의 섬이 되어
그 섬들과 영겁의 세월동안 받았던 海氣를 듬뿍 받으셨잖아요....
하루 시작하기 전, 바다구경을 잘~ 시켜주신 님께 감사....
행복한 조행기 잘 보았습니다... ^*^